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물 건너 왔더니 값이 3배”…군 통신 발전기 납품비리
입력 2018.12.19 (21:30) 수정 2018.12.19 (22:03) 뉴스 9
동영상영역 시작
“물 건너 왔더니 값이 3배”…군 통신 발전기 납품비리
동영상영역 끝
[앵커]

국산장비를 수입품으로 둔갑시켜 3배나 비싼 값으로 납품하는 방식의 방산비리가 적발됐습니다.

이런 엉터리 수입품이 천 대 넘게 납품이 됐는데도 군 당국은 그동안 이런 비리를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군이 사용할 차세대 지휘통신체계, 이른바 'TICN' 장비입니다.

이 장비에는 발전기가 사용되는데, 발전기의 주요부품인 '회전자 축'은 해외업체가 만든 수입품으로 방사청에 신고돼 있습니다.

KBS 취재진이 미국에 있다는 이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일반 주거시설일 뿐, 사무실이나 공장은 없습니다.

[건물 주민 : "(OOO라는 이름의 회사를 아시나요?) 여기 사무실은 없습니다. (여기는 아파트가 맞죠?) 네. 아파트 건물이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등기를 확인해 보니 이 업체의 발행 주식은 불과 열 주.

당연히 상장은 안 돼 있습니다.

등기 이사는 부부가 전부.

직원도, 생산활동도 일절 없는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만들었다는 부품은 대체 어디서 생산한 것일까?

관련 업계를 통해 추적해 보니 실제 국내의 한 하청업체가 만들었고 이후 미국에 수출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수출을 중개했다는 업체를 찾아가 봤는데,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였습니다.

["계세요?"]

알고보니 발전기를 군에 납품한 원청업체 S사 부사장의 자택입니다.

이 부품이 거쳐간 또 다른 업체도 S사의 자회사로 확인됐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대표님이 그 쪽에 회장도 하시기 때문에, 자회사잖아요. 자회사고 민수(사업)만 하고 군수(사업)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어요."]

하청업체의 제품이 원청업체의 자회사를 거쳐 미국으로 수출된 뒤,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해외 수입품으로 둔갑한 겁니다.

해외 운송과 국내 재반입을 거치며 국산 제품은 수입품으로 뒤바뀌었고, 당초 135만 원이었던 회전자 축 가격은 400만 원 이상으로 크게 뛰었습니다.

제품 자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납품 단가만 3배 올린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안에 완전히 봉합이 된 상태고 완전히 마감된 상태니까 손 댈 일이 없는 거죠. 조립만 하면 되는…"]

이같은 수법이 이용된 건, 수의계약을 맺은 방산물자의 경우 국내 제품은 '생산원가'만 지급하는 반면, 해외 수입 물품은 '수입 통관 가격'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S사는 발전기에 들어가는 다른 수입 부품의 경우에도, 미국 생산업체로부터 곧바로 수입하지 않고 '페이퍼 컴퍼니'의 중개를 거쳐 납품 단가를 올린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군에 납품된 발전기의 수량은 1,000대 가량.

S사는 이같은 수법을 통해 최소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 대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영수/국방권익연구소 소장 : "'과연 수사기관이나 감사원이나 방사청이 이것을 확인할 수 있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라고 봤을 때는 저는 의문이 듭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달 초 S사 최 모 부사장을 원가 부풀리기 혐의로 구속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 “물 건너 왔더니 값이 3배”…군 통신 발전기 납품비리
    • 입력 2018.12.19 (21:30)
    • 수정 2018.12.19 (22:03)
    뉴스 9
“물 건너 왔더니 값이 3배”…군 통신 발전기 납품비리
[앵커]

국산장비를 수입품으로 둔갑시켜 3배나 비싼 값으로 납품하는 방식의 방산비리가 적발됐습니다.

이런 엉터리 수입품이 천 대 넘게 납품이 됐는데도 군 당국은 그동안 이런 비리를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정새배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군이 사용할 차세대 지휘통신체계, 이른바 'TICN' 장비입니다.

이 장비에는 발전기가 사용되는데, 발전기의 주요부품인 '회전자 축'은 해외업체가 만든 수입품으로 방사청에 신고돼 있습니다.

KBS 취재진이 미국에 있다는 이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일반 주거시설일 뿐, 사무실이나 공장은 없습니다.

[건물 주민 : "(OOO라는 이름의 회사를 아시나요?) 여기 사무실은 없습니다. (여기는 아파트가 맞죠?) 네. 아파트 건물이죠.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등기를 확인해 보니 이 업체의 발행 주식은 불과 열 주.

당연히 상장은 안 돼 있습니다.

등기 이사는 부부가 전부.

직원도, 생산활동도 일절 없는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만들었다는 부품은 대체 어디서 생산한 것일까?

관련 업계를 통해 추적해 보니 실제 국내의 한 하청업체가 만들었고 이후 미국에 수출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수출을 중개했다는 업체를 찾아가 봤는데,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였습니다.

["계세요?"]

알고보니 발전기를 군에 납품한 원청업체 S사 부사장의 자택입니다.

이 부품이 거쳐간 또 다른 업체도 S사의 자회사로 확인됐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대표님이 그 쪽에 회장도 하시기 때문에, 자회사잖아요. 자회사고 민수(사업)만 하고 군수(사업)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어요."]

하청업체의 제품이 원청업체의 자회사를 거쳐 미국으로 수출된 뒤,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해외 수입품으로 둔갑한 겁니다.

해외 운송과 국내 재반입을 거치며 국산 제품은 수입품으로 뒤바뀌었고, 당초 135만 원이었던 회전자 축 가격은 400만 원 이상으로 크게 뛰었습니다.

제품 자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납품 단가만 3배 올린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안에 완전히 봉합이 된 상태고 완전히 마감된 상태니까 손 댈 일이 없는 거죠. 조립만 하면 되는…"]

이같은 수법이 이용된 건, 수의계약을 맺은 방산물자의 경우 국내 제품은 '생산원가'만 지급하는 반면, 해외 수입 물품은 '수입 통관 가격'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S사는 발전기에 들어가는 다른 수입 부품의 경우에도, 미국 생산업체로부터 곧바로 수입하지 않고 '페이퍼 컴퍼니'의 중개를 거쳐 납품 단가를 올린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군에 납품된 발전기의 수량은 1,000대 가량.

S사는 이같은 수법을 통해 최소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 대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영수/국방권익연구소 소장 : "'과연 수사기관이나 감사원이나 방사청이 이것을 확인할 수 있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느냐'라고 봤을 때는 저는 의문이 듭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달 초 S사 최 모 부사장을 원가 부풀리기 혐의로 구속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뉴스 9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