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뉴스] KBS가 외면해온 화력발전소 사고…‘미안합니다’

입력 2018.12.21 (07:00) 수정 2018.12.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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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새벽, 24살 꽃다운 청년이 태안화력발전소 차가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석탄가루가 날리던 그곳에서 고 김용균 씨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혼자였습니다.

KBS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1987년 1월 1일부터 다시 볼 수 있는 KBS 9시뉴스. 이때부터 김용균 씨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30여 년간 가동중인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가 9시뉴스에 몇 건이나 보도됐는지 살펴봤습니다.(전국방송 기준)

관련 뉴스는 2010년에서야 처음 9시 뉴스에 등장합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증기가 누출돼 한명이 다치고 발전이 중단됐다는 소식입니다. 뉴스 끄트머리에 단신으로 20초 방송됐습니다.

2012년 3월 보령화력발전소 수리 중 13명이 추락해 1명이 숨졌다는 단신 뉴스가 역시 9시뉴스 끄트머리에 20초 나갔습니다. 같은 해 4월 25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나자 드디어 처음으로 리포트 형식의 뉴스가 나갑니다.

그리고 이게 끝입니다. 조금 더 후하게 평가하자면 올해 9월 5일 인천영흥화력발전소 추락사고 현장 중계차를 경기도에서만 볼 수 있는 경인 9시뉴스에 방송한 것도 포함할 수 있겠네요.

화력발전소 인명사고가 없어서 9시뉴스에 안 나올 걸까요? 아닙니다. KBS 홈페이지에서 화력발전소 사고를 검색해보면 관련 기사가 셀 수 없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대부분 방송을 타지 못했습니다.

지난 10년간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12명이 사고로 숨졌습니다.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사이 사람은 계속 죽어 나갔고 '위험의 외주화'는 시스템으로 정착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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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뉴스] KBS가 외면해온 화력발전소 사고…‘미안합니다’
    • 입력 2018-12-21 07:00:38
    • 수정2018-12-21 07:05:07
    그때 그뉴스
지난 11일 새벽, 24살 꽃다운 청년이 태안화력발전소 차가운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석탄가루가 날리던 그곳에서 고 김용균 씨는 눈을 감는 순간까지 혼자였습니다. KBS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1987년 1월 1일부터 다시 볼 수 있는 KBS 9시뉴스. 이때부터 김용균 씨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30여 년간 가동중인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가 9시뉴스에 몇 건이나 보도됐는지 살펴봤습니다.(전국방송 기준) 관련 뉴스는 2010년에서야 처음 9시 뉴스에 등장합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증기가 누출돼 한명이 다치고 발전이 중단됐다는 소식입니다. 뉴스 끄트머리에 단신으로 20초 방송됐습니다. 2012년 3월 보령화력발전소 수리 중 13명이 추락해 1명이 숨졌다는 단신 뉴스가 역시 9시뉴스 끄트머리에 20초 나갔습니다. 같은 해 4월 25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가 나자 드디어 처음으로 리포트 형식의 뉴스가 나갑니다. 그리고 이게 끝입니다. 조금 더 후하게 평가하자면 올해 9월 5일 인천영흥화력발전소 추락사고 현장 중계차를 경기도에서만 볼 수 있는 경인 9시뉴스에 방송한 것도 포함할 수 있겠네요. 화력발전소 인명사고가 없어서 9시뉴스에 안 나올 걸까요? 아닙니다. KBS 홈페이지에서 화력발전소 사고를 검색해보면 관련 기사가 셀 수 없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대부분 방송을 타지 못했습니다. 지난 10년간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12명이 사고로 숨졌습니다. 언론이 주목하지 않는 사이 사람은 계속 죽어 나갔고 '위험의 외주화'는 시스템으로 정착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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