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 계단 있었는데도”…방치된 ‘성매매 집결지’

입력 2018.12.23 (21:12) 수정 2018.12.2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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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2일) 서울 천호동의 성매매업소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는데요.

불과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인명피해가 이렇게 크게 발생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창 밖으로 한 여성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나 혼자 갈 수가 없다고요, 연기 때문에... (올라갔어, 올라갔어)."]

쇠창살 때문에 탈출도, 구조도 어려웠습니다.

건물 뒷편 외벽의 비상용 계단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밤늦은 영업 탓에 불이 날 때까지 잠을 깨지 못한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이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제가 저녁에 여기 자주 돌아다니는데, 불나기 전까지 영업은 했어요."]

철거를 앞둔 상황, 건물 내부 소화 장비는 점검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외관을 주로 보게 되는데 안에도 들어가서 보게 되면 좋은데, 사람이 없을 때가 많을 거고요."]

특히 피해자들은 50년이나 된 건물에서 칸막이로 방을 나눠쓰고 있었습니다.

[인근 업소 종사자/음성변조 : "(방 크기가) 고시원, 고시텔 그사이? 그렇게 보시면 돼요. (앞에 보니 연탄 봉지 있던데요?) 저희도 다 연탄이에요."]

서울의 또다른 성매매집결지, 이 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는 방이 몇 개 있어요?) 방 한두 개 있어."]

제대로 된 지붕도 없는 오래된 건물, 전선들도 어지럽게 얽혀 있습니다.

불법인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갈 곳없는 종사자들이 떠나지 못하다보니 사고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강현준/한터전국연합 대표 : "(여성들이) 외부에 숙소를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없어요. 여러 개 조각방을 만들어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굉장히 취약하죠."]

경찰은 내일(24일) 오전 소방과 전기 등 관계당국과 합동 감식에 나설 예정입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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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피 계단 있었는데도”…방치된 ‘성매매 집결지’
    • 입력 2018-12-23 21:14:09
    • 수정2018-12-24 09: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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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2일) 서울 천호동의 성매매업소에서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는데요. 불과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인명피해가 이렇게 크게 발생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최은진 기자가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리포트]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창 밖으로 한 여성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립니다. ["나 혼자 갈 수가 없다고요, 연기 때문에... (올라갔어, 올라갔어)."] 쇠창살 때문에 탈출도, 구조도 어려웠습니다. 건물 뒷편 외벽의 비상용 계단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밤늦은 영업 탓에 불이 날 때까지 잠을 깨지 못한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이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제가 저녁에 여기 자주 돌아다니는데, 불나기 전까지 영업은 했어요."] 철거를 앞둔 상황, 건물 내부 소화 장비는 점검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외관을 주로 보게 되는데 안에도 들어가서 보게 되면 좋은데, 사람이 없을 때가 많을 거고요."] 특히 피해자들은 50년이나 된 건물에서 칸막이로 방을 나눠쓰고 있었습니다. [인근 업소 종사자/음성변조 : "(방 크기가) 고시원, 고시텔 그사이? 그렇게 보시면 돼요. (앞에 보니 연탄 봉지 있던데요?) 저희도 다 연탄이에요."] 서울의 또다른 성매매집결지, 이 곳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여기는 방이 몇 개 있어요?) 방 한두 개 있어."] 제대로 된 지붕도 없는 오래된 건물, 전선들도 어지럽게 얽혀 있습니다. 불법인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갈 곳없는 종사자들이 떠나지 못하다보니 사고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강현준/한터전국연합 대표 : "(여성들이) 외부에 숙소를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없어요. 여러 개 조각방을 만들어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 굉장히 취약하죠."] 경찰은 내일(24일) 오전 소방과 전기 등 관계당국과 합동 감식에 나설 예정입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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