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승객 또 택시기사 폭행…“망막 손상돼 일 못해”

입력 2018.12.28 (07:16) 수정 2018.12.2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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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 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망막이 손상돼 택시 기사는 2개월 째 생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이 계속 반복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더디기만 합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술에 취한 한 20대 남성이 택시를 잡습니다.

예약 손님을 기다린다는 기사의 말에도 아랑곳 없이 택시에 올라탑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예약이에요? 아니 예약이에요 손님. 예약받고 가고 있어요."]

그러자 다짜고짜 먼저 욕을 합니다.

택시 기사도 화가 나 말다툼을 하는 순간 폭행이 시작됩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택시 기사를 10여 차례 가격합니다.

택시 기사는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너 얼마 줄까?' 아들 같은 놈한테 그 소리 들으니까 속이 뒤집어지더라고요. 젊은 친구나 술만 먹은 사람만 보면 피해서 가버리게 되는 거예요. 일을 계속 해야 될지 안 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눈 망막이 손상되서 두 달이 넘도록 일을 못 하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깜깜한 밤인데 번갯불이 번쩍번쩍 치는 거예요. 병원에 가서 보니까 잘못하면 큰일난다고 그러더라고요. 운전을 하려고 해도 나가서 못 하게 되고."]

택시나 버스 운전기사 폭행 사건은 매년 3천 건 내외로 발생합니다.

하루에 8건 정도 생기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선 처벌 강화보다 운전자 보호 대책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이성적,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 강화만으로 해결될 수 없고요.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방지해주는 것이 우선적이어야 됩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는 내년부터 택시 운전기사를 보호하기 위해 격벽 설치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250대를 지원하는 시범 단계여서 전체 택시에 다 설치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버스는 2006년부터 모든 운전석에 보호 칸막이가 의무적으로 설치됐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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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 승객 또 택시기사 폭행…“망막 손상돼 일 못해”
    • 입력 2018-12-28 07:19:13
    • 수정2018-12-28 07: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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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승객이 택시 기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망막이 손상돼 택시 기사는 2개월 째 생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이 계속 반복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더디기만 합니다.

이현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술에 취한 한 20대 남성이 택시를 잡습니다.

예약 손님을 기다린다는 기사의 말에도 아랑곳 없이 택시에 올라탑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예약이에요? 아니 예약이에요 손님. 예약받고 가고 있어요."]

그러자 다짜고짜 먼저 욕을 합니다.

택시 기사도 화가 나 말다툼을 하는 순간 폭행이 시작됩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택시 기사를 10여 차례 가격합니다.

택시 기사는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너 얼마 줄까?' 아들 같은 놈한테 그 소리 들으니까 속이 뒤집어지더라고요. 젊은 친구나 술만 먹은 사람만 보면 피해서 가버리게 되는 거예요. 일을 계속 해야 될지 안 해야 될지 모를 정도로."]

눈 망막이 손상되서 두 달이 넘도록 일을 못 하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깜깜한 밤인데 번갯불이 번쩍번쩍 치는 거예요. 병원에 가서 보니까 잘못하면 큰일난다고 그러더라고요. 운전을 하려고 해도 나가서 못 하게 되고."]

택시나 버스 운전기사 폭행 사건은 매년 3천 건 내외로 발생합니다.

하루에 8건 정도 생기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선 처벌 강화보다 운전자 보호 대책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이성적,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 강화만으로 해결될 수 없고요.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방지해주는 것이 우선적이어야 됩니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는 내년부터 택시 운전기사를 보호하기 위해 격벽 설치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250대를 지원하는 시범 단계여서 전체 택시에 다 설치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버스는 2006년부터 모든 운전석에 보호 칸막이가 의무적으로 설치됐습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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