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퇴진·대남 대미 주역 약진…달라진 北 권력층 구도

입력 2018.12.28 (09: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통일부는 해마다 연말이면 북한 새해 주요일정과 인물정보, 주요기관·단체 인명록 등을 펴냅니다. 어제(27일)도 4종류의 저작물을 공개했는데요. 한 해 동안 달라진 북한 권력층의 변화나 주목해야 할 인물들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올해 발간한 저작물에서도 뚜렷한 특징이 나타났는데요. 북한 고위층을 차지하던 군부 인사들이 퇴진한 반면, 대남·대미 협상 일선에 나섰던 인사들은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때 '핵심 2인방' 황병서, 일선에서 퇴진

김정은 위원장 옆에 군복을 입고 서서 김 위원장에게 보고할 때마다 입을 가렸던 남성 기억하시나요? 바로 황병서라는 인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기에는 최룡해 현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이른바 핵심 2인방으로 꼽혔는데요. 지난해 총정치국장에서 실각한 뒤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지난 6월 김 위원장 현지지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연히 황병서의 거취와 직위에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이에 대해 통일부는 황병서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제외됐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책에서도 내려왔다고 통일부는 밝혔는데요. 통일부는 황병서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단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군부 지고…그 자리에는 온건파, 경제 강조

북한의 주요 요직을 점했던 군부 인사의 퇴진도 뚜렷합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북한군 장성 중 한 명이 당시 인민무력상인 박영식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박영식은 인민무력상 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 자리를 노광철이라는 인물이 맡게 되는데요. 이러면서 박영식은 정치국 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서도 물러나게 됩니다. 통일부는 새롭게 인민무력상이 된 노광철이 박영식이 맡고 있던 중앙군사위원직도 맡게 됐다고 분석했는데요. 노광철과 함께 새로운 중앙군사위원을 맡게 된 또다른 인물은 현재 북한군 총정치국장인 김수길입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올초 통일부에서 발간한 자료를 보면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이 정치국 위원직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해 "북한군의 3대 핵심실세인 김수길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리영길 총참모장 모두 정치국 후보위원 그룹에 들어가 있어 경제총력집중노선으로 전환 이후 군부의 위상이 현저하게 추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리만건은 당 군수공업부 부장으로 알려져 있죠. 북한의 군수산업과 핵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부서를 맡았던 건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실험과 함께 매체에 등장하던 인물이었습니다. 통일부 분석 결과 리만건은 노동당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그 직위가 한 단계 하락했고 국무위원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4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경제 집중 노선을 채택하면서 핵무기와 관련된 부서의 위상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2013년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은 2015년 숙청설이 돌기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시찰과 4.27 정상회담 만찬, 6.12 북미회담에도 배석하면서 건재함을 드러냈습니다. 북미회담 당시에도 한 부장이 제재 완화와 관련한 실무를 챙기면서 경제집중노선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은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남측 언론 조명받은 대남 인사, 북미 협상 실무진 추가

통일부에서 매년 펴내는 북한 '주요인물정보'에는 올해 18명의 새로운 인물이 추가됐습니다. 가장 주목할 사람은 평창 올림픽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을 밀착 수행하던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입니다. 김 실장은 4.27 남북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북미 고위급회담에도 배석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 북한 주요 인물 정보에 추가됐습니다.

이밖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그림자처럼 모든 주요 일정과 동선을 챙겨 이른바 김 위원장의 '집사'로 평가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북미 핵 협상의 실무를 맡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추가 확인 필요)도 추가됐습니다.

올해 각종 남북 실무협상에서 새로 등판한 원길우 체육성 부상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 남북 경협과 관련해 남북 고위급회담을 포함한 어제 착공식까지 자리한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과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회장과 악수했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택건 부위원장도 눈에 띕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군부 퇴진·대남 대미 주역 약진…달라진 北 권력층 구도
    • 입력 2018-12-28 09:01:34
    취재K
통일부는 해마다 연말이면 북한 새해 주요일정과 인물정보, 주요기관·단체 인명록 등을 펴냅니다. 어제(27일)도 4종류의 저작물을 공개했는데요. 한 해 동안 달라진 북한 권력층의 변화나 주목해야 할 인물들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올해 발간한 저작물에서도 뚜렷한 특징이 나타났는데요. 북한 고위층을 차지하던 군부 인사들이 퇴진한 반면, 대남·대미 협상 일선에 나섰던 인사들은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때 '핵심 2인방' 황병서, 일선에서 퇴진

김정은 위원장 옆에 군복을 입고 서서 김 위원장에게 보고할 때마다 입을 가렸던 남성 기억하시나요? 바로 황병서라는 인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기에는 최룡해 현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이른바 핵심 2인방으로 꼽혔는데요. 지난해 총정치국장에서 실각한 뒤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 지난 6월 김 위원장 현지지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연히 황병서의 거취와 직위에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이에 대해 통일부는 황병서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제외됐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직책에서도 내려왔다고 통일부는 밝혔는데요. 통일부는 황병서가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단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군부 지고…그 자리에는 온건파, 경제 강조

북한의 주요 요직을 점했던 군부 인사의 퇴진도 뚜렷합니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북한군 장성 중 한 명이 당시 인민무력상인 박영식입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박영식은 인민무력상 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 자리를 노광철이라는 인물이 맡게 되는데요. 이러면서 박영식은 정치국 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서도 물러나게 됩니다. 통일부는 새롭게 인민무력상이 된 노광철이 박영식이 맡고 있던 중앙군사위원직도 맡게 됐다고 분석했는데요. 노광철과 함께 새로운 중앙군사위원을 맡게 된 또다른 인물은 현재 북한군 총정치국장인 김수길입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올초 통일부에서 발간한 자료를 보면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이 정치국 위원직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해 "북한군의 3대 핵심실세인 김수길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리영길 총참모장 모두 정치국 후보위원 그룹에 들어가 있어 경제총력집중노선으로 전환 이후 군부의 위상이 현저하게 추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리만건은 당 군수공업부 부장으로 알려져 있죠. 북한의 군수산업과 핵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부서를 맡았던 건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실험과 함께 매체에 등장하던 인물이었습니다. 통일부 분석 결과 리만건은 노동당 정치국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그 직위가 한 단계 하락했고 국무위원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4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대신 경제 집중 노선을 채택하면서 핵무기와 관련된 부서의 위상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2013년부터 김정은 위원장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은 2015년 숙청설이 돌기도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시찰과 4.27 정상회담 만찬, 6.12 북미회담에도 배석하면서 건재함을 드러냈습니다. 북미회담 당시에도 한 부장이 제재 완화와 관련한 실무를 챙기면서 경제집중노선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은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남측 언론 조명받은 대남 인사, 북미 협상 실무진 추가

통일부에서 매년 펴내는 북한 '주요인물정보'에는 올해 18명의 새로운 인물이 추가됐습니다. 가장 주목할 사람은 평창 올림픽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을 밀착 수행하던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입니다. 김 실장은 4.27 남북정상회담뿐만 아니라 북미 고위급회담에도 배석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 북한 주요 인물 정보에 추가됐습니다.

이밖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그림자처럼 모든 주요 일정과 동선을 챙겨 이른바 김 위원장의 '집사'로 평가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북미 핵 협상의 실무를 맡고 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추가 확인 필요)도 추가됐습니다.

올해 각종 남북 실무협상에서 새로 등판한 원길우 체육성 부상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 남북 경협과 관련해 남북 고위급회담을 포함한 어제 착공식까지 자리한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과 금강산 관광 20주년 행사에서 현정은 현대그룹회장과 악수했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택건 부위원장도 눈에 띕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