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약자’의 힘겨운 하루살이…‘흙수저’는 웁니다

입력 2019.01.01 (21:22) 수정 2019.01.0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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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첫날 KBS뉴스는 우리 사회 부의 불평등 이대로 괜찮은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상위 10% 가구의 순자산이 전체의 42%를 점유하고,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3%를 차지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불평등의 정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부의 불평등은 단순한 물질적 차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갈등과 차별을 부르고 분열을 촉발시켜 2차, 3차부작으로 이어지는데요.

먼저 불평등의 바닥에 있는 80대 노인, 40대 실직자, 고시원 청년의 상황을 보시죠.

홍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을 에는 한파가 몰아치는 날, 여든이 다 된 노인이 폐지를 줍습니다.

[나송남/79세 : "백 원이라도 벌려면 몸부림해야지. 추운 것 따지면 돈 버나."]

하루 종일 주운 폐지를 팔아 손에 쥔 돈은 1,300원.

다달이 받는 기초연금 25만 원만 갖고는 각종 약값에 끼니 해결하기도 벅찹니다.

["내가 폐지 주워서 과일이라도 사 먹으려고."]

6남매를 키우며 30년간 생선 가게에 담배 가게에, 가리지 않고 장사를 했지만 형편이 나아진 적은 없었습니다.

["내가 돈이 없으니까 못 가르쳤어, 아이들을. 그러니까 (자식 형편이) 그래. 내가 열심히 벌었어도…"]

2018년 마지막 날 아침 평상시처럼 출근 준비를 하는 함혁민 씨, 지금 회사에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일하던 부서의 업무를 외주업체가 맡게 되면서 실직자가 돼 새해를 맞게 됐습니다.

[함혁민/40세 : "그쪽(타부서)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또 아웃소싱 업체에 남는 것도 포기하다 보니까 희망퇴직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남들보다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운전 강사, 보험설계사, 닥치는 대로 일하다 보니 어느덧 마흔, 결혼은 아직 꿈꾸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결혼하게 되면 자녀도 생길 텐데 그러면 경제적인 부담이 더…."]

이제 삼십대로 접어든 이 청년, 2년째 고시원에서 먹고 자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데 취직해서 중산층이 돼 보는 게 꿈입니다.

[손○○/30세/취업 준비생 :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서 그냥 잘 살고 싶어요. 지금 현실은 그럴 형편이 안되니까."]

물려받을 것도, 물려줄 것도 없는 이른바 '흙수저'들을 더 힘들 게 하는 건, 노력해도 삶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절망감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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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적 약자’의 힘겨운 하루살이…‘흙수저’는 웁니다
    • 입력 2019-01-01 21:25:08
    • 수정2019-01-01 22: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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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해 첫날 KBS뉴스는 우리 사회 부의 불평등 이대로 괜찮은지,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자 합니다.

상위 10% 가구의 순자산이 전체의 42%를 점유하고,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3%를 차지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불평등의 정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부의 불평등은 단순한 물질적 차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갈등과 차별을 부르고 분열을 촉발시켜 2차, 3차부작으로 이어지는데요.

먼저 불평등의 바닥에 있는 80대 노인, 40대 실직자, 고시원 청년의 상황을 보시죠.

홍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을 에는 한파가 몰아치는 날, 여든이 다 된 노인이 폐지를 줍습니다.

[나송남/79세 : "백 원이라도 벌려면 몸부림해야지. 추운 것 따지면 돈 버나."]

하루 종일 주운 폐지를 팔아 손에 쥔 돈은 1,300원.

다달이 받는 기초연금 25만 원만 갖고는 각종 약값에 끼니 해결하기도 벅찹니다.

["내가 폐지 주워서 과일이라도 사 먹으려고."]

6남매를 키우며 30년간 생선 가게에 담배 가게에, 가리지 않고 장사를 했지만 형편이 나아진 적은 없었습니다.

["내가 돈이 없으니까 못 가르쳤어, 아이들을. 그러니까 (자식 형편이) 그래. 내가 열심히 벌었어도…"]

2018년 마지막 날 아침 평상시처럼 출근 준비를 하는 함혁민 씨, 지금 회사에 출근하는 마지막 날이기도 합니다.

일하던 부서의 업무를 외주업체가 맡게 되면서 실직자가 돼 새해를 맞게 됐습니다.

[함혁민/40세 : "그쪽(타부서)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또 아웃소싱 업체에 남는 것도 포기하다 보니까 희망퇴직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남들보다 일찍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운전 강사, 보험설계사, 닥치는 대로 일하다 보니 어느덧 마흔, 결혼은 아직 꿈꾸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결혼하게 되면 자녀도 생길 텐데 그러면 경제적인 부담이 더…."]

이제 삼십대로 접어든 이 청년, 2년째 고시원에서 먹고 자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데 취직해서 중산층이 돼 보는 게 꿈입니다.

[손○○/30세/취업 준비생 :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서 그냥 잘 살고 싶어요. 지금 현실은 그럴 형편이 안되니까."]

물려받을 것도, 물려줄 것도 없는 이른바 '흙수저'들을 더 힘들 게 하는 건, 노력해도 삶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절망감입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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