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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간호사들 먼저 대피시키다…” 故 임세원 교수는?
입력 2019.01.03 (08:31) 수정 2019.01.03 (09:23)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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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간호사들 먼저 대피시키다…” 故 임세원 교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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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마지막 날, 서울의 한 대형병원 정신과 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해 47살인 임세원 교수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 권위자로 자살 예방에도 힘써왔는데요.

이번 급박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안전을 먼저 챙긴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죠.

이번 사건으로 의료진의 안전 문제도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어제 마련된 고 임세원 교수의 빈소에는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백종우/동료 의사 : "저희 동료들 누구나 새해(를 앞둔) 마지막 날에 믿을 수 없는 일을 겪었고 충격을 받아서 서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동료를 잃은 의료인들은 물론, 임 교수에게 의지해왔던 환자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주OO/故 임세원 교수 환자/음성변조 : "내가 여기 온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감사했다고 고맙다고 그걸 전하고 싶어서…."]

환자와 주치의로 인연을 맺은 지 12년.

누구보다 환자에게 헌신적이었기에 이번 일이 믿기지 않습니다.

[주OO/故 임세원 교수 환자/음성변조 : "마지막으로 제가 한 10일 전인가 뵀거든요. 환자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고 상상이 안 가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기분 장애를 앓고 있는 30살 박 모 씨가 임 교수를 찾아왔습니다.

그날 마지막 환자였던 박 씨.

그가 돌변한 건 한 순간이었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잠그고 미리 준비해온 흉기를 꺼낸 겁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임 교수는 바로 옆 진료실로 피했는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복도로 나와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렸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진료실) 문 옆에 있던 간호사한테 도망가라고 소리치고 간호사랑 반대 방향으로 도피하셨고…."]

병원 CCTV 확보한 경찰은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박 씨가 흉기를 휘두르는 상황에서 임 교수는 동료들의 안전을 먼저 살폈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중간에 멈춰 서서 되돌아서 간호사가 도망가는지를 지켜보는 그런 모습이 있어요. (피의자가) 간호사 쪽으로 가려다가 다시 의사 쪽으로 쫓아가니까 그제야 다시 돌아서서 도망가시고…."]

간호사는 곧바로 112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습니다.

피의자 박 씨가 임 교수를 따라잡고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두른 뒤였던 겁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제 앞을 지나갔죠. 여러 명 되는 것 같더라고요. 간호사까지….]

가슴 부위에 상처가 심했던 임 교수는 곧바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피의자 박 씨는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의자는) 앉아있는 상태였어요. 난동을 부리고 그러면 제압을 했을 텐데 의자에 앉아있는 상태였어요."]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했고, 어젯밤, 구속됐습니다.

["흉기는 언제 준비 하셨습니까?"]

하지만, 박 씨는 살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박 씨 주변 조사 등을 통해 범행동기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임 교수를 환자들과 동료들은 이렇게 기억합니다.

[주OO/故 임세원 교수 환자/음성변조 : "저는 아무 힘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뭐도 없지만 자상하시고 항상 웃는 얼굴로 제가 불편한 걸 많이 물어봐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백종우/동료 의사 : "환자한테는 정말 친절하고 겸손하고 공감하려고 완벽한 최선의 진료를 하려고 했고요. 반면에 본인에 대해서는 굉장히 좀 강박적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꼼꼼하고 엄격했었고…."]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 권위자로 한국형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자살 예방에도 힘써왔는데요.

[이명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 : "돈이 되건 안 되건 상관없이 예산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국가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프로그램도 만들고 최근에도 새로운 버전으로 개선할 아이디어가 생각났다고 하면서 또 즐거워했던 그런 것들이 주로 많이 생각이 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 함께 살자."며 SNS 등을 통해 환자에게 다가갔고, 주변의 반대에서 불구하고 본인이 앓고 있는 우울증을 책으로 펴내 세상에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백종우/동료 의사 : "정신과 의사도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는 것 이상으로 편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 있는 행동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본인도 경험했던 그런 아픈 것을 통해서 발견한 해결의 방법들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했습니다."]

유족들도 이런 임 교수의 뜻을 마지막까지 따르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명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 :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어 달라. 그리고 마음이 아픈 분들이 편견 없이 적절하게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의료계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이른바 '임세원 법'을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위협받고 있는 의료진의 안전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박종혁/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2017년에 의료진에 대한 폭행과 협박이 한 890여 건 정도 신고됐다고 돼 있거든요. 실제로 이거보다는 훨씬 많을 겁니다. 합의를 종용받기 마련이거든요."]

응급실에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진료실은 아직 예외입니다.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자는 국민 청원도 다시 힘을 얻고 있는데요.

[김영준/서울시 서초구 : "정신과 치료를 받은 환자로서 이번 살인 사건에 대해서 되게 유감을 표하고 조의를 표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의 자랑이었던 임 교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유족들은 기원했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간호사들 먼저 대피시키다…” 故 임세원 교수는?
    • 입력 2019.01.03 (08:31)
    • 수정 2019.01.03 (09:23)
    아침뉴스타임
[뉴스 따라잡기] “간호사들 먼저 대피시키다…” 故 임세원 교수는?
[앵커]

지난해 마지막 날, 서울의 한 대형병원 정신과 의사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올해 47살인 임세원 교수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 권위자로 자살 예방에도 힘써왔는데요.

이번 급박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안전을 먼저 챙긴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죠.

이번 사건으로 의료진의 안전 문제도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어제 마련된 고 임세원 교수의 빈소에는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백종우/동료 의사 : "저희 동료들 누구나 새해(를 앞둔) 마지막 날에 믿을 수 없는 일을 겪었고 충격을 받아서 서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동료를 잃은 의료인들은 물론, 임 교수에게 의지해왔던 환자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주OO/故 임세원 교수 환자/음성변조 : "내가 여기 온다고 해서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감사했다고 고맙다고 그걸 전하고 싶어서…."]

환자와 주치의로 인연을 맺은 지 12년.

누구보다 환자에게 헌신적이었기에 이번 일이 믿기지 않습니다.

[주OO/故 임세원 교수 환자/음성변조 : "마지막으로 제가 한 10일 전인가 뵀거든요. 환자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고 상상이 안 가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건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기분 장애를 앓고 있는 30살 박 모 씨가 임 교수를 찾아왔습니다.

그날 마지막 환자였던 박 씨.

그가 돌변한 건 한 순간이었습니다.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잠그고 미리 준비해온 흉기를 꺼낸 겁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챈 임 교수는 바로 옆 진료실로 피했는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복도로 나와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렸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진료실) 문 옆에 있던 간호사한테 도망가라고 소리치고 간호사랑 반대 방향으로 도피하셨고…."]

병원 CCTV 확보한 경찰은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박 씨가 흉기를 휘두르는 상황에서 임 교수는 동료들의 안전을 먼저 살폈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중간에 멈춰 서서 되돌아서 간호사가 도망가는지를 지켜보는 그런 모습이 있어요. (피의자가) 간호사 쪽으로 가려다가 다시 의사 쪽으로 쫓아가니까 그제야 다시 돌아서서 도망가시고…."]

간호사는 곧바로 112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습니다.

피의자 박 씨가 임 교수를 따라잡고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두른 뒤였던 겁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의사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제 앞을 지나갔죠. 여러 명 되는 것 같더라고요. 간호사까지….]

가슴 부위에 상처가 심했던 임 교수는 곧바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피의자 박 씨는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의자는) 앉아있는 상태였어요. 난동을 부리고 그러면 제압을 했을 텐데 의자에 앉아있는 상태였어요."]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인정했고, 어젯밤, 구속됐습니다.

["흉기는 언제 준비 하셨습니까?"]

하지만, 박 씨는 살해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박 씨 주변 조사 등을 통해 범행동기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임 교수를 환자들과 동료들은 이렇게 기억합니다.

[주OO/故 임세원 교수 환자/음성변조 : "저는 아무 힘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뭐도 없지만 자상하시고 항상 웃는 얼굴로 제가 불편한 걸 많이 물어봐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백종우/동료 의사 : "환자한테는 정말 친절하고 겸손하고 공감하려고 완벽한 최선의 진료를 하려고 했고요. 반면에 본인에 대해서는 굉장히 좀 강박적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꼼꼼하고 엄격했었고…."]

우울증과 불안장애 분야 권위자로 한국형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자살 예방에도 힘써왔는데요.

[이명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 : "돈이 되건 안 되건 상관없이 예산이 있건 없건 상관없이 국가 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프로그램도 만들고 최근에도 새로운 버전으로 개선할 아이디어가 생각났다고 하면서 또 즐거워했던 그런 것들이 주로 많이 생각이 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 함께 살자."며 SNS 등을 통해 환자에게 다가갔고, 주변의 반대에서 불구하고 본인이 앓고 있는 우울증을 책으로 펴내 세상에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백종우/동료 의사 : "정신과 의사도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는 것 이상으로 편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 있는 행동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본인도 경험했던 그런 아픈 것을 통해서 발견한 해결의 방법들을 같이 나누고 싶다고 했습니다."]

유족들도 이런 임 교수의 뜻을 마지막까지 따르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명수/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 :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어 달라. 그리고 마음이 아픈 분들이 편견 없이 적절하게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의료계는 유족의 뜻에 따라 이른바 '임세원 법'을 추진하기로 했는데요,

위협받고 있는 의료진의 안전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박종혁/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2017년에 의료진에 대한 폭행과 협박이 한 890여 건 정도 신고됐다고 돼 있거든요. 실제로 이거보다는 훨씬 많을 겁니다. 합의를 종용받기 마련이거든요."]

응급실에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은 국회를 통과했지만, 진료실은 아직 예외입니다.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자는 국민 청원도 다시 힘을 얻고 있는데요.

[김영준/서울시 서초구 : "정신과 치료를 받은 환자로서 이번 살인 사건에 대해서 되게 유감을 표하고 조의를 표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의 자랑이었던 임 교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환자들이 사회적 낙인 없이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유족들은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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