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에 신음하는 남극…‘빙하를 지켜라’

입력 2019.01.09 (06:23) 수정 2019.01.0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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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후변화 연구의 핵심은 남극 빙하 분석입니다.

수억년 동안의 기상 정보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받는 게 남극의 빙하이기 때문입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과학자들이 남극 빙하를 연구하는 현장을,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설원.

오랜 세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을 동토의 땅.

빙하 연구팀이 자리잡은 곳입니다.

5미터 간격으로 빙하 시추 지점을 표시하고, 원통 모양으로 잘라 꺼냅니다.

[한상영/서울대 빙하고기후연구실 연구원 : "샘플링을 할 장소를 지정을 해서, 이 지역에서 1미터는 드릴로 눈을 걷어내고, 그 밑에 있는 1미터를 샘플링을 통해서 이 지역의 1미터짜리 빙하 20개 정도 얻으려고 생각 중입니다."]

빙하 중에 유독 푸른빛을 띄는 것은 '블루아이스', 청빙입니다.

이렇게 남극에서 시추한 블루아이스 안에는 몇십만년 전 온실기체가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안진호/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여기는 표면부터 딱딱한 얼음이에요. 그래서 햇빛을 받으면 푸른색으로 보여요."]

그런데 갑자기 불어닥친 눈보라.

남극의 '블리자드'가 예고도 없이 캠프를 덮쳤습니다.

남극 한복판에 꼼짝 없이 갇힌 연구팀과 KBS 취재팀.

체감 온도 영하 30도, 초속 30미터 강풍에 제대로 서 있기조차 어렵습니다.

[양유정/서울대 빙하고기후연구실 연구원 : "너무 너무 추워요..."]

아무리 퍼내도 계속 쌓이는 눈.

급기야 연구팀 텐트마저 눈보라에 무너졌습니다.

["(정리하시는 거예요?) 예, 어제 묻혀 가지고. 텐트 무너졌거든요.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극심한 공포 속 일주일.

날씨가 개면서 빙하 연구를 재개했습니다.

[정지웅/극지연구소 선임기술원 : "지름 9.5cm 대략 길이가 73cm 정도.. 고환경을 복원해서 이 시대의 기후변화를 저희가 연구하게 됩니다."]

빙하 연구의 중요성은 지구 온난화 시기에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상 정보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네이처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할 과학 이슈로 남극 스웨이츠 빙하 연구를 꼽았습니다.

온난화 탓에 이미 붕괴가 진행되고 있는 스웨이츠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을지, 이로 인해 해수면은 얼마나 상승할지 등을 연구합니다.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연구에 전세계 과학자 백명이 참여했는데, 한국 극지연구소 연구원들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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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난화에 신음하는 남극…‘빙하를 지켜라’
    • 입력 2019-01-09 06:24:07
    • 수정2019-01-09 07:57:02
    뉴스광장 1부
[앵커]

기후변화 연구의 핵심은 남극 빙하 분석입니다.

수억년 동안의 기상 정보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받는 게 남극의 빙하이기 때문입니다.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과학자들이 남극 빙하를 연구하는 현장을,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방으로 끝없이 펼쳐진 설원.

오랜 세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을 동토의 땅.

빙하 연구팀이 자리잡은 곳입니다.

5미터 간격으로 빙하 시추 지점을 표시하고, 원통 모양으로 잘라 꺼냅니다.

[한상영/서울대 빙하고기후연구실 연구원 : "샘플링을 할 장소를 지정을 해서, 이 지역에서 1미터는 드릴로 눈을 걷어내고, 그 밑에 있는 1미터를 샘플링을 통해서 이 지역의 1미터짜리 빙하 20개 정도 얻으려고 생각 중입니다."]

빙하 중에 유독 푸른빛을 띄는 것은 '블루아이스', 청빙입니다.

이렇게 남극에서 시추한 블루아이스 안에는 몇십만년 전 온실기체가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안진호/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여기는 표면부터 딱딱한 얼음이에요. 그래서 햇빛을 받으면 푸른색으로 보여요."]

그런데 갑자기 불어닥친 눈보라.

남극의 '블리자드'가 예고도 없이 캠프를 덮쳤습니다.

남극 한복판에 꼼짝 없이 갇힌 연구팀과 KBS 취재팀.

체감 온도 영하 30도, 초속 30미터 강풍에 제대로 서 있기조차 어렵습니다.

[양유정/서울대 빙하고기후연구실 연구원 : "너무 너무 추워요..."]

아무리 퍼내도 계속 쌓이는 눈.

급기야 연구팀 텐트마저 눈보라에 무너졌습니다.

["(정리하시는 거예요?) 예, 어제 묻혀 가지고. 텐트 무너졌거든요. 바람이 세게 불어서..."]

극심한 공포 속 일주일.

날씨가 개면서 빙하 연구를 재개했습니다.

[정지웅/극지연구소 선임기술원 : "지름 9.5cm 대략 길이가 73cm 정도.. 고환경을 복원해서 이 시대의 기후변화를 저희가 연구하게 됩니다."]

빙하 연구의 중요성은 지구 온난화 시기에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기상 정보를 토대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네이처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할 과학 이슈로 남극 스웨이츠 빙하 연구를 꼽았습니다.

온난화 탓에 이미 붕괴가 진행되고 있는 스웨이츠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을지, 이로 인해 해수면은 얼마나 상승할지 등을 연구합니다.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연구에 전세계 과학자 백명이 참여했는데, 한국 극지연구소 연구원들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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