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이후 철거한다더니…‘천호동’은 여전히 영업 중

입력 2019.01.09 (21:41) 수정 2019.01.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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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연말 서울 천호동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불이 나며, 2명이 ​​참변을 당했던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업주들은 일대 철거가 곧바로 예정돼 있었다 했지만, 지금까지도 이들 업소는 여전히 불법 영업 중입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강푸른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 혼자 갈 수가 없다고요, 연기 때문에..."]

단 10여분의 불길에 6명의 사상자가 난 '천호동 성매매 업소 화재'.

철거를 사흘 앞뒀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천호동 상인회 관계자/음성변조/지난달 22일 : "여기가 다 철거해서 나가는 중이거든요. 내일 모레 비우는 걸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철거 중인데 이런 일이 나 버린 거죠."]

사람이 다 떠났다는 거리, 정말일까?

["오빠, 들어가서 잠깐 좀 보자 오빠. 이리 와."]

몇 걸음 떼기도 전에 집요하게 말을 겁니다.

바로 옆에 서 있는 경찰차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상관없어. 그냥 거기 서 있는 거야. 뒷문 다 있어, 우리는."]

화재가 있지 않았냐고 묻자,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최근에 여기 불 났었잖아요?) 예, 앞전에 한 번 불났어요. 그래서 장사를 지금 불을 끄고 하는 거예요."]

사람이 없는 것처럼 하고, 영업은 그대로 한다는 겁니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영업)하는 데가 별로 그렇게 많지는 않아. 앞에 불 나 가지고. 아무 상관이 없어. 불만 끄고 할 뿐이지."]

취재진이 확인한 성매매 업소만 열 곳 이상,

여성단체는 백 명 넘는 여성들이 여전히 일하고 있다고 추산합니다.

업주들이 철거되는 마지막까지 절대 영업을 멈추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미례/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 : "영업이 중단되면 예를 들면 권리금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요구할 수 없는 위치가 될 거 아닙니까."]

경찰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서울 강동경찰서 관계자/음성 변조 : "자기는 아가씨 아니다, 이래 버려요. 밥해 주는 이모고 저는 여기 청소하는 아줌만데요, 이래 버려요."]

사고 공동대책위원회는 언제든 같은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며, 강력한 단속과 지원 방안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화마가 휩쓴 뒤에도 대책없이 방치된 천호동 성매매 업소들,

성매매 여성들이 같은 위험에 여전히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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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이후 철거한다더니…‘천호동’은 여전히 영업 중
    • 입력 2019-01-09 21:43:25
    • 수정2019-01-09 22:24:50
    뉴스 9
[앵커]

지난 연말 서울 천호동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불이 나며, 2명이 ​​참변을 당했던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업주들은 일대 철거가 곧바로 예정돼 있었다 했지만, 지금까지도 이들 업소는 여전히 불법 영업 중입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강푸른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나 혼자 갈 수가 없다고요, 연기 때문에..."]

단 10여분의 불길에 6명의 사상자가 난 '천호동 성매매 업소 화재'.

철거를 사흘 앞뒀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천호동 상인회 관계자/음성변조/지난달 22일 : "여기가 다 철거해서 나가는 중이거든요. 내일 모레 비우는 걸로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철거 중인데 이런 일이 나 버린 거죠."]

사람이 다 떠났다는 거리, 정말일까?

["오빠, 들어가서 잠깐 좀 보자 오빠. 이리 와."]

몇 걸음 떼기도 전에 집요하게 말을 겁니다.

바로 옆에 서 있는 경찰차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상관없어. 그냥 거기 서 있는 거야. 뒷문 다 있어, 우리는."]

화재가 있지 않았냐고 묻자,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최근에 여기 불 났었잖아요?) 예, 앞전에 한 번 불났어요. 그래서 장사를 지금 불을 끄고 하는 거예요."]

사람이 없는 것처럼 하고, 영업은 그대로 한다는 겁니다.

[성매매 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영업)하는 데가 별로 그렇게 많지는 않아. 앞에 불 나 가지고. 아무 상관이 없어. 불만 끄고 할 뿐이지."]

취재진이 확인한 성매매 업소만 열 곳 이상,

여성단체는 백 명 넘는 여성들이 여전히 일하고 있다고 추산합니다.

업주들이 철거되는 마지막까지 절대 영업을 멈추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미례/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대표 : "영업이 중단되면 예를 들면 권리금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요구할 수 없는 위치가 될 거 아닙니까."]

경찰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서울 강동경찰서 관계자/음성 변조 : "자기는 아가씨 아니다, 이래 버려요. 밥해 주는 이모고 저는 여기 청소하는 아줌만데요, 이래 버려요."]

사고 공동대책위원회는 언제든 같은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며, 강력한 단속과 지원 방안이 함께 나와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화마가 휩쓴 뒤에도 대책없이 방치된 천호동 성매매 업소들,

성매매 여성들이 같은 위험에 여전히 노출돼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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