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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시리아 철군’으로 명확해진 트럼프의 세계전략…한반도 영향은?
입력 2019.01.10 (08:14) 수정 2019.01.10 (12:11) 글로벌 돋보기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은 반기를 든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퇴까지 이슈화되면서 전 세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유감을 표시했고 미국 공화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주류 언론도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를 깜짝 방문해 "미국은 계속 세계의 경찰일 수 없다"며 시리아 철군에 쐐기를 박았다.

시리아 철군은 트럼피즘(Trumpism: 트럼프 주의)의 부상으로 미국의 세계 전략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건이다. 미국의 주요 전략적 타깃(target:목표)은 중국임도 명확해졌다. 미국 정치 구도의 변화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세계전략 재편은 한반도 정세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측 불가’ 트럼프?…시리아 철군은 ‘대선 공약’

시리아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막무가내로 내린 결정일까? 시리아 미군 철수는 그의 대선 공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IS 격퇴'를 선언하며 철군 결정을 밝혔다. 'IS 격퇴'도 대선 공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발트 3국 정상들과의 회견에서도 "지난 17년 동안 중동에 최소 7조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죽음과 파괴 외에 미국이 얻은 것은 없다. 시리아에서 빠져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대선 때부터 일관되게 시리아 철군을 얘기했고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예측 불가'하거나 '충동적인' 결정은 아니라는 얘기다. '시리아 내 IS 잔당 소탕' 등을 약속하며 적절한 속도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공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 주도 연합군은 2017년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의 근거지를 모두 탈환했다.


"끝없는 전쟁들, 특히 수년 전 판단 실수로 치른 전쟁들, 부자 나라들이 금전적 혹은 군사적 도움은 거의 주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매우 큰 이익을 얻어가는 전쟁들은 결국 종말을 맞을 것" 철군 발표로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이 소신과 원칙을 재확인하며 트위터에 한 말이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여러 세력의 개입으로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돼왔다.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러시아가 알 아사드 정권(정부군)을 도왔고, 반정부군에는 IS가 가세했다. 그런데 IS의 적인 이스라엘은 정부군에 맞서 참전했다. 적의 적이 동지가 될 수 없는 싸움이었다. 미국 역시 IS 격퇴를 위해 참전했지만, 정부군 편도 아니다. 미군을 도운 시리아 내 쿠르드족은 미군이 나가면 앙숙인 터키에 공격당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IS의 근거지를 모두 장악하자 미국은 '더는 할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다. 주변 당사국들에 맡기자"며 발을 빼려는 것이다.

“매파적 고립주의” vs “속 시원한 결단”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결정하자 미국 정치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정치적 우군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반대했다. 이념이나 정파와 상관없이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들은 시리아 철군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타임지 백악관 출입기자인 브라이언 베넷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매파적 고립주의(hawkish isolationism)"라고 비판했고 워터게이트 취재기자인 엘리자베스 드루는 시리아 철군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탄핵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스티븐 월트 교수의 ‘포린폴리시’ 기고문스티븐 월트 교수의 ‘포린폴리시’ 기고문

하지만 이념적 기반이 탄탄한 학자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공세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이론가인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언론 기고를 통해 "시리아 철군 결정이 속 시원한 결단(good riddance)"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철군으로 인한 진부한 논쟁(all-too-predictable debate)이 '강경 개입주의자(Hard-line hawks)'와 '비 개입주의자(Non-Interventionists)' 간 대결 구도"라고 규정했다.

월트 교수는 강경 개입주의 진영과 마찬가지로 좌익과 우익 세력이 모두 포함된 비개입주의자들은 시리아가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 철군 결정을 환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패한 이라크 전쟁을 거론하며, "이라크 침공이 없었다면 IS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후세인 제거가 이란에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았다"며 그런데도 '워싱턴의 주류 외교정책 세력'은 시리아 철군 문제로 '진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성 권력 vs 신진 권력’ 구도로 전개되는 논쟁

'워싱턴의 주류 외교정책 세력'은 수십 년간 미국을 이끌어온 기성 권력(Establishment)의 주축이다. 미국의 기성 권력은 2차 대전 이후 막강한 군사력 등을 앞세운 미국 패권 전략을 추구해왔다. 그들에겐 소련이 주적 개념이었고 냉전 시대 대결의 장이었던 '중동' 중심적 시각을 지닌 걸로 평가받는다. 또, 자유민주주의와 세계화, 인권 등을 중시한다. 이런 그들에게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위협적인 존재일 수 있다. 1993년 클린턴 행정부 출범 이래 지금까지는 집권당이 바뀌어도 미국의 세계 전략 노선에 큰 차이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이론으로 뒷받침하는 학자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VS 반 트럼프' 싸움을 '기성 권력'과 아웃사이더인 '신진 권력' 간 대결로 보고 있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기존 공화당과는 다른 트럼프 세력을 '극보수, 대안 보수(Alt right)'로 부르기도 한다. 국경 장벽 예산 50억 달러 때문에 '셧다운'사태를 맞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이 투입되는 시리아 주둔 요구를 납득하지 못한다.


기성 권력인 강경 개입주의와 비개입주의 가운데 미국 국민들은 어느 쪽을 더 지지할까?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은 저서 '바보들의 배(Ship of fools)'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지배 계층을 향한 미국 국민들의 경멸 몸짓, 분노의 울음"이며 "수십 년 동안 이기적이고 현명하지 못한 지도층이 만든 마지막 결과"라고 힐난했다.

‘실존하는 위협’ 중국에 전력 집중하는 트럼프

월트 교수는 "시리아의 전략적 가치는 '고비용 수렁(costly quagmire)'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군의 전략은 실존하는 미래 위협을 대비해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을 가리킨 것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경찰국가는 포기하면서도 중국의 패권 도전에는 단호히 맞서는 트럼프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중 무역전쟁은 휴전에 들어가 협상이 진행 중이다. 관세 폭탄으로 일격을 당한 시진핑 주석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연일 "협상이 잘 되고 있다"며 난관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목표한 대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전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적당히 봉합할 일이면 시작도 안 했을 싸움이다.

지난 7일 남중국해를 항행한 美 구축함 ‘맥켐벨함’지난 7일 남중국해를 항행한 美 구축함 ‘맥켐벨함’

중국과의 대치는 최근 군사 분야에서 더 도드라지고 있다. 과거 소련과 맺었던 INF 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탈퇴로 중국 인근에 지상 미사일 배치가 가능한 여건을 조성한 미국은 최근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 작전을 펴면서 올해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지대함 미사일 전개 훈련을 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철군 결정은 '중동'에서 '중국'으로 전략적 목표를 바꾸는, 세계 전략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역할론’ 강조…북핵 문제 순항할까?

미국이 중국의 힘을 빼면서 공을 들여온 것이 북핵 문제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둔 현지시각 7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과 별개로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좋은 파트너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도 무역전쟁 휴전을 합의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직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100% 협력하기로 했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질 때마다 '중국 배후론'을 제기한 것과 사뭇 달라진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의 9·9절 열병식에 핵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모든 사람이 틀렸다는 것을 우리 둘이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둘'은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이고 '모든 사람'은 자신의 대북정책에 우려를 표하는 기성 권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베이징에서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는 "새해에도 불확실한 '트럼프 요인'이 세계의 모든 영역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기성 권력과 충돌하며 옳다고 공언해온 자신의 선택이 정말 옳은 길이었는지 증명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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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0 08:14:04
    • 수정2019-01-10 12: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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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은 반기를 든 매티스 국방장관의 사퇴까지 이슈화되면서 전 세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유감을 표시했고 미국 공화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주류 언론도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를 깜짝 방문해 "미국은 계속 세계의 경찰일 수 없다"며 시리아 철군에 쐐기를 박았다.

시리아 철군은 트럼피즘(Trumpism: 트럼프 주의)의 부상으로 미국의 세계 전략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건이다. 미국의 주요 전략적 타깃(target:목표)은 중국임도 명확해졌다. 미국 정치 구도의 변화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세계전략 재편은 한반도 정세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측 불가’ 트럼프?…시리아 철군은 ‘대선 공약’

시리아 철군은 트럼프 대통령이 막무가내로 내린 결정일까? 시리아 미군 철수는 그의 대선 공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IS 격퇴'를 선언하며 철군 결정을 밝혔다. 'IS 격퇴'도 대선 공약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발트 3국 정상들과의 회견에서도 "지난 17년 동안 중동에 최소 7조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죽음과 파괴 외에 미국이 얻은 것은 없다. 시리아에서 빠져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대선 때부터 일관되게 시리아 철군을 얘기했고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예측 불가'하거나 '충동적인' 결정은 아니라는 얘기다. '시리아 내 IS 잔당 소탕' 등을 약속하며 적절한 속도로 추진하기로 한 것은 공약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 주도 연합군은 2017년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의 근거지를 모두 탈환했다.


"끝없는 전쟁들, 특히 수년 전 판단 실수로 치른 전쟁들, 부자 나라들이 금전적 혹은 군사적 도움은 거의 주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매우 큰 이익을 얻어가는 전쟁들은 결국 종말을 맞을 것" 철군 발표로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이 소신과 원칙을 재확인하며 트위터에 한 말이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발발한 시리아 내전은 여러 세력의 개입으로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돼왔다.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러시아가 알 아사드 정권(정부군)을 도왔고, 반정부군에는 IS가 가세했다. 그런데 IS의 적인 이스라엘은 정부군에 맞서 참전했다. 적의 적이 동지가 될 수 없는 싸움이었다. 미국 역시 IS 격퇴를 위해 참전했지만, 정부군 편도 아니다. 미군을 도운 시리아 내 쿠르드족은 미군이 나가면 앙숙인 터키에 공격당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IS의 근거지를 모두 장악하자 미국은 '더는 할 것도 없고 얻을 것도 없다. 주변 당사국들에 맡기자"며 발을 빼려는 것이다.

“매파적 고립주의” vs “속 시원한 결단”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결정하자 미국 정치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정치적 우군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반대했다. 이념이나 정파와 상관없이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들은 시리아 철군이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타임지 백악관 출입기자인 브라이언 베넷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매파적 고립주의(hawkish isolationism)"라고 비판했고 워터게이트 취재기자인 엘리자베스 드루는 시리아 철군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탄핵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스티븐 월트 교수의 ‘포린폴리시’ 기고문스티븐 월트 교수의 ‘포린폴리시’ 기고문

하지만 이념적 기반이 탄탄한 학자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공세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이론가인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언론 기고를 통해 "시리아 철군 결정이 속 시원한 결단(good riddance)"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철군으로 인한 진부한 논쟁(all-too-predictable debate)이 '강경 개입주의자(Hard-line hawks)'와 '비 개입주의자(Non-Interventionists)' 간 대결 구도"라고 규정했다.

월트 교수는 강경 개입주의 진영과 마찬가지로 좌익과 우익 세력이 모두 포함된 비개입주의자들은 시리아가 미국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 철군 결정을 환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패한 이라크 전쟁을 거론하며, "이라크 침공이 없었다면 IS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후세인 제거가 이란에는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았다"며 그런데도 '워싱턴의 주류 외교정책 세력'은 시리아 철군 문제로 '진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성 권력 vs 신진 권력’ 구도로 전개되는 논쟁

'워싱턴의 주류 외교정책 세력'은 수십 년간 미국을 이끌어온 기성 권력(Establishment)의 주축이다. 미국의 기성 권력은 2차 대전 이후 막강한 군사력 등을 앞세운 미국 패권 전략을 추구해왔다. 그들에겐 소련이 주적 개념이었고 냉전 시대 대결의 장이었던 '중동' 중심적 시각을 지닌 걸로 평가받는다. 또, 자유민주주의와 세계화, 인권 등을 중시한다. 이런 그들에게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고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위협적인 존재일 수 있다. 1993년 클린턴 행정부 출범 이래 지금까지는 집권당이 바뀌어도 미국의 세계 전략 노선에 큰 차이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이론으로 뒷받침하는 학자들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VS 반 트럼프' 싸움을 '기성 권력'과 아웃사이더인 '신진 권력' 간 대결로 보고 있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기존 공화당과는 다른 트럼프 세력을 '극보수, 대안 보수(Alt right)'로 부르기도 한다. 국경 장벽 예산 50억 달러 때문에 '셧다운'사태를 맞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이 투입되는 시리아 주둔 요구를 납득하지 못한다.


기성 권력인 강경 개입주의와 비개입주의 가운데 미국 국민들은 어느 쪽을 더 지지할까?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은 저서 '바보들의 배(Ship of fools)'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지배 계층을 향한 미국 국민들의 경멸 몸짓, 분노의 울음"이며 "수십 년 동안 이기적이고 현명하지 못한 지도층이 만든 마지막 결과"라고 힐난했다.

‘실존하는 위협’ 중국에 전력 집중하는 트럼프

월트 교수는 "시리아의 전략적 가치는 '고비용 수렁(costly quagmire)'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군의 전략은 실존하는 미래 위협을 대비해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을 가리킨 것이다. 세계를 지배하는 경찰국가는 포기하면서도 중국의 패권 도전에는 단호히 맞서는 트럼프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미·중 무역전쟁은 휴전에 들어가 협상이 진행 중이다. 관세 폭탄으로 일격을 당한 시진핑 주석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연일 "협상이 잘 되고 있다"며 난관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목표한 대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전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적당히 봉합할 일이면 시작도 안 했을 싸움이다.

지난 7일 남중국해를 항행한 美 구축함 ‘맥켐벨함’지난 7일 남중국해를 항행한 美 구축함 ‘맥켐벨함’

중국과의 대치는 최근 군사 분야에서 더 도드라지고 있다. 과거 소련과 맺었던 INF 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 탈퇴로 중국 인근에 지상 미사일 배치가 가능한 여건을 조성한 미국은 최근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견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항해의 자유 작전을 펴면서 올해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지대함 미사일 전개 훈련을 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철군 결정은 '중동'에서 '중국'으로 전략적 목표를 바꾸는, 세계 전략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역할론’ 강조…북핵 문제 순항할까?

미국이 중국의 힘을 빼면서 공을 들여온 것이 북핵 문제다.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둔 현지시각 7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과 별개로 중국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좋은 파트너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도 무역전쟁 휴전을 합의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 직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이 100% 협력하기로 했다"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북미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질 때마다 '중국 배후론'을 제기한 것과 사뭇 달라진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의 9·9절 열병식에 핵미사일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모든 사람이 틀렸다는 것을 우리 둘이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둘'은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이고 '모든 사람'은 자신의 대북정책에 우려를 표하는 기성 권력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베이징에서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매트는 "새해에도 불확실한 '트럼프 요인'이 세계의 모든 영역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기성 권력과 충돌하며 옳다고 공언해온 자신의 선택이 정말 옳은 길이었는지 증명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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