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안민석 “새 술은 새 부대에, 대한체육회 임원진 총사퇴해야”

입력 2019.01.10 (11:24) 수정 2019.01.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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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은 메달지상주의 엘리트 체육이 가져온 구조적 폐해
- 메달만 잘 따면 좋은 선수, 좋은 지도자라는 인식이 괴물 지도자를 탄생시켜
- 스포츠 강국이 아닌 스포츠 선진국이 되기 위한 새로운 비전 필요
- 이번 사태의 1차적인 책임은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
- 폭행 지도자 ‘원 스트라이크 아웃’ 내용으로 하는 체육회 폭력 방지법 발의 예정
- 선수, 지도자, 선수 부모에 대한 교육으로 재발 막아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월 10일(목)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안민석 의원(민주당,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 김경래 : 모두들 참담한 심정이셨을 것 같아요. 상습 폭행인 줄 알았는데 거기에 성폭행까지 그리고 미성년자 시절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들을 아무도 몰랐다는 부분들이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용기 있는 고백을 했는데요. 한국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라고 할 수 있죠. 10년 전, 물론 그전부터 문제가 있었겠지만 10년 전에 대대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지금 다른 선수들도 나서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앞에서 스포츠 브리핑에서 말씀드렸듯이요. 정치권에서도 당연히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심석희법, 이른바 조재범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예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 위원장이시죠.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의원님.

▶ 안민석 : 네, 안민석 의원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문화체육관광 위원장이시니까 이번 사태를 보시는 시각이 더 뭐라고 할까요, 참담하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단은?

▶ 안민석 : 제가 2004년 초선 시절부터 문화체육관광상임위에 쭉 있으면서요. 이러한 체육계의 폭행 문제를 계속 접해왔고요. 그런데 이번 건은 세계 랭킹 1위의 선수가 폭행을 당해왔고 심지어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은 이거는 세계적으로도 아주 부끄러운 일이 돼버렸어요. 그래서 저는 참 분노에만 그치고 말 게 아니라 해당 상임위원장으로서 20대 국회에서는 체육계의 폭력과 성폭행 이 문제를 반드시 근절해야겠다, 그런 약속을 드립니다.

▷ 김경래 : 어제 보도가 된 바에 따르면 젊은빙상인연대라는 모임이 있더라고요. 지도자들하고 선수들하고 같이 있는 모임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지금 성폭행 피해자가 2명이 더 있고 확인된 사람들은 더 많은데 지금 공개할 수 있는 사람들이 2명이 더 있고 조만간 가해자의 실명도 공개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이게 심석희 선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 안민석 : 저는 한국 체육의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초래한 그런 사건들이라고 보고요. 그러니까 그 구조라는 것은 메달지상주의적인 그런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스포츠 강국을 달려오다 보니까 초래된 그런 구조적인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쇼트트랙 메달을 더 많이 따게 하고 그리고 메달이 더 많이 나오는 종목에서 더 심하게 되는 것이죠. 쇼트트랙이 심할 거라고 보고요. 그러나 이것은 어느 특정 종목에 한정된 게 아니라 모든 종목 그리고 학창시절부터 심지어 성인 선수들까지 광범위하게 만연되어 있는 어떤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이게 체육계의 어떤 특성이 있지 않습니까? 다른 분야와 조금 다른. 그러니까 예컨대 위계질서가 굉장히 강하고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아주 약간 뭐라고 할까요? 동네가 좁잖아요. 보는 사람들 계속 보고 지도자가 계속 같은 지도자고 이러다 보니까 위계질서가 더 강화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상황들을 본질적,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자체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안민석 : 이미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안을 제시하신 바가 있어요.

▷ 김경래 : 어떤 거죠?

▶ 안민석 : 진천 선수촌을 가보시면 중간 로비에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는 그런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으로요. 뭐냐 하면 이제는 더 이상 우리가 메달지상주의 그런 스포츠 시스템이 아니라 또 메달 따기 위해서 선수들의 인권과 인격을 무시하는 그런 시대를 넘어서 하여튼 스포츠가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여가 향상에 기여하도록 하는 그런 가치를 우선적으로 두는 유럽이나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고 대통령께서는 대안을 제시하셨고요.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선진국들이 그렇게 실천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우리는 이게 유신시대 때부터 시작됐는데요. 스포츠가 냉전 전쟁의 일종의 총성 없는 전쟁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스포츠를 통해서 이데올로기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그런 시대에서 시작된 이 엘리트 지상주의가 현재까지도 뿌리 깊게 고착되어 있는 것이죠. 그 속에서는 선수들의 인권이나 인격보다는 메달에 우선적으로 가치를 두게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그런데 이게 메달지상주의라든가 이런 어떤 본질적인 문제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예컨대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조재범 코치 같은 경우도 그 전임 코치도 성추행으로 문제가 돼서 나간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조재범 코치가 됐고 그리고 영구 제명이 그 전 코치도 영구 제명이 결정됐다가 3년 뒤에 징계가 풀렸고 이런 것들은 현실적으로 좀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체육계에서.

▶ 안민석 : 아니죠. 메달지상주의 이 체제 하에서는 메달 잘 따는 선수, 메달을 따기 위해서 선수를 때리더라도 메달을 잘 따게 하는 지도자가 좋은 선수,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체제 하에서 조재범이라는 괴물이 나오고 전명규 과거에 빙상계 대부라는 그런 괴물이 나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괴물을 한국 체육계가 용인을 해 주었고 심지어 아주 평가를 높게 해 준 그러한 시절이 계속적으로 이어져온 것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지금도 그런 거 아니냐는 말씀이에요.

▶ 안민석 : 그렇죠. 이 판에 변화가 없는 것이죠. 여전히 메달을 우선시하는 스포츠 강국의 판 위에서 한국 스포츠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신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는 걸로 대한체육회나 빙상연맹이나 다른 종목의 협회나 연맹이 어떤 메달의 가치보다도 국민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그런 스포츠 선진국의 판을 우리가 지금 짜야 될 그런 거고 이것이 바로 심석희 사건이 주는 가장 저는 중요한 교훈이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심석희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한국 체육의 새로운 판을 짜야 하고 그 새로운 판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시하신 스포츠 선진국이라는 새로운 판을 짜야 하고 이것을 대한체육회가 해야 되는데 대한체육회는 그것을 지금 감당할 그런 역량이라든지 비전을 전혀 갖고 오지 못한다는 것이 이 사건이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는 그런 구조에 놓여 있는 것이죠.

▷ 김경래 : 대한체육회가 약간 공교로운 일인데요. 이번에 이 사건 직전에 공개한 성폭력 실태조사가 있었어요, 실제로. 있었는데 거기서는 성폭력이 계속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렇게 나와버렸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심석희 선수 이 사태가 터진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대로 대한체육회는 그런 비전도 없고 능력도 없다. 그러면 누가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지금은?

▶ 안민석 : 일단 대한체육회의 실태조사, 전수조사는 이미 10년 전부터 그런 방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통계 데이터만 보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데 지금은 폭력이 은밀하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면 전명규라는 지도자는 본인 말로는 자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선수들을 때렸지만 그 이후로는 안 때렸다고 하거든요. 그분 같은 경우에는 자기는 안 때렸지만 요즘은 코치를 통해서 그런 폭행을 사주하거나 묵인한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드러나지 않는 것을 아무리 전수조사를 이런 식으로 해봤자 데이터상으로는 줄어들게 되어 있는데 전수조사 방식을 이미 10년 전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놓은 매뉴얼이 있습니다. 우선 선수들이 성추행이 무엇인지 개념조차도 희박하거든요. 선수들에게 무엇이 성추행인지에 대한 개념 교육을 시키고 그리고 다 모아서 본인이 어떤 제보하고 고발했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는 그런 환경을 조성해서 선수들의 피해 사례를 받아내야 되는 것인데 처음 보는 사람이 찾아가서 “당신 폭행 당한 적 있느냐?” 그러면 2차 피해 때문에 결코 선수들이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의 대한체육회 실태조사는 어떤 형식적이고 면피용인 그런 측면이 강한 것이죠. 그리고 이 역시 대한체육회가 진정으로 선수들의 권익과 인권을 보호할 그런 생각이 있으면 10년 전에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스포츠 선수를 성폭행 조사했던 그 매뉴얼을 보면 그거 따라 그대로 하면 지금보다 훨씬 제대로 된 신뢰할 만한 그런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안 하고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이번에 국회 차원에서도 그렇고 정부 차원에서도 그렇고 대한체육회 그 상위로 올라가면 물론 문화체육관광부가 되겠지만 어떤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빨리 물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긴 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안민석 : 저는 이 사태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 있다고 보고요. 이 사항들을 인지를 하지 못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다음에 인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죠. 왜냐하면 지난해에 평창올림픽 끝나고 빙상의 어떤 비리 조사를 위한 TF팀까지도 정부가 대한체육회 구성을 위해서 몇 달 동안 조사를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고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되고요. 그리고 이 사태에 대해서는 저는 협회의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대한체육회가 어떤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임원 총사퇴에 준하는 그리고 이후에 새로운 국민적 기대나 또 대통령이 아까 하신 스포츠 선진국에 대한 비전 그리고 시대적인 요구를 담은 새로운 대한체육회의 어떤 실천 방안이 단기적으로 나오는 것이 이 사태에 대한 재발을 막는 것이라고 보고요. 조재범은 이미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요.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어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유로운 환경에서 원하고 싶은 운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환경과 제도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랬을 때 대한체육회 변화 없이는 이것은 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러면 국회 차원에서는 예컨대 상임위라든지 청문회라든지 이런 것들이 예정이 되어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안민석 : 일단 오늘 체육회 폭력 방지법을 발의를 하고요. 그 내용은 폭행을 행사한 지도자는 한 번으로 영구 퇴출시키는.

▷ 김경래 : 이른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요?

▶ 안민석 : 원 스트라이크 아웃, 아주 무거운 법을 오늘 발의를 하고요. 그다음에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 폭행이 발생되는 즉시 지도자의 자격 정지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까지 했으니까 그러나 이러한 엄벌주의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요. 선수와 지도자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요. 심지어 학부모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 또 무엇보다도 제가 말씀드린 한국 체육의 새로운 판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짜야지 이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 김경래 : 마지막으로 아까 새로운 판을 짠다고 몇 번을 반복해서 강조해주셨는데요. 그러면 새로운 판을 짜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법안 발의 말고 다른 어떤 방법들이 뭐가 있습니까?

▶ 안민석 : 아니, 그러니까 이미 대통령께서 진천 선수촌에 메시지를 남기셨어요. 어떤 메달을 우선시하고 메달 잘 따는 지도자, 선수들을 최고로 여기는 그런 스포츠 강국 승리 지상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여가 향상을 위한 그런 스포츠에 가치를 두는 선진국형의 체육으로 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고 지난 한국 체육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새로운 대한체육회의 비전이 필요하고 정부는 그에 걸맞은 체육 정책에 새로운 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그걸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예컨대 지금 청취자 여러분 중에 콤파스라는 분이 대한체육회 관련자들 교체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 대거. 이런 어떤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의견들이 있어서 여쭤보는 거였어요.

▶ 안민석 : 제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된다고요. 지금 이 정도의 사안은 세계적인 아주 창피한 뉴스거리고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것이 1차적으로 대한체육회 임원진이 총사퇴를 하고서 새로운 부대에 새 술을 담아내겠다는 그러한 각오가 필요한 아주 엄중한 그런 사건이 되어버린 거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그러면 기자회견을 하시나요? 법안 발의요.

▶ 안민석 : 예, 11시에 합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안민석 : 네, 수고하십시오.

▷ 김경래 :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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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안민석 “새 술은 새 부대에, 대한체육회 임원진 총사퇴해야”
    • 입력 2019-01-10 11:24:44
    • 수정2019-01-10 18:02:01
    최강시사
- 심석희 선수 폭행 사건은 메달지상주의 엘리트 체육이 가져온 구조적 폐해
- 메달만 잘 따면 좋은 선수, 좋은 지도자라는 인식이 괴물 지도자를 탄생시켜
- 스포츠 강국이 아닌 스포츠 선진국이 되기 위한 새로운 비전 필요
- 이번 사태의 1차적인 책임은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
- 폭행 지도자 ‘원 스트라이크 아웃’ 내용으로 하는 체육회 폭력 방지법 발의 예정
- 선수, 지도자, 선수 부모에 대한 교육으로 재발 막아야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2>
■ 방송시간 : 1월 10일(목)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안민석 의원(민주당,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 김경래 : 모두들 참담한 심정이셨을 것 같아요. 상습 폭행인 줄 알았는데 거기에 성폭행까지 그리고 미성년자 시절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들을 아무도 몰랐다는 부분들이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용기 있는 고백을 했는데요. 한국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라고 할 수 있죠. 10년 전, 물론 그전부터 문제가 있었겠지만 10년 전에 대대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지금 다른 선수들도 나서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앞에서 스포츠 브리핑에서 말씀드렸듯이요. 정치권에서도 당연히 이 문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심석희법, 이른바 조재범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요. 예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 위원장이시죠.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의원님.

▶ 안민석 : 네, 안민석 의원입니다.

▷ 김경래 : 지금 문화체육관광 위원장이시니까 이번 사태를 보시는 시각이 더 뭐라고 할까요, 참담하셨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단은?

▶ 안민석 : 제가 2004년 초선 시절부터 문화체육관광상임위에 쭉 있으면서요. 이러한 체육계의 폭행 문제를 계속 접해왔고요. 그런데 이번 건은 세계 랭킹 1위의 선수가 폭행을 당해왔고 심지어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은 이거는 세계적으로도 아주 부끄러운 일이 돼버렸어요. 그래서 저는 참 분노에만 그치고 말 게 아니라 해당 상임위원장으로서 20대 국회에서는 체육계의 폭력과 성폭행 이 문제를 반드시 근절해야겠다, 그런 약속을 드립니다.

▷ 김경래 : 어제 보도가 된 바에 따르면 젊은빙상인연대라는 모임이 있더라고요. 지도자들하고 선수들하고 같이 있는 모임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지금 성폭행 피해자가 2명이 더 있고 확인된 사람들은 더 많은데 지금 공개할 수 있는 사람들이 2명이 더 있고 조만간 가해자의 실명도 공개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이게 심석희 선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 안민석 : 저는 한국 체육의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초래한 그런 사건들이라고 보고요. 그러니까 그 구조라는 것은 메달지상주의적인 그런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스포츠 강국을 달려오다 보니까 초래된 그런 구조적인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은 쇼트트랙 메달을 더 많이 따게 하고 그리고 메달이 더 많이 나오는 종목에서 더 심하게 되는 것이죠. 쇼트트랙이 심할 거라고 보고요. 그러나 이것은 어느 특정 종목에 한정된 게 아니라 모든 종목 그리고 학창시절부터 심지어 성인 선수들까지 광범위하게 만연되어 있는 어떤 구조적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이게 체육계의 어떤 특성이 있지 않습니까? 다른 분야와 조금 다른. 그러니까 예컨대 위계질서가 굉장히 강하고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아주 약간 뭐라고 할까요? 동네가 좁잖아요. 보는 사람들 계속 보고 지도자가 계속 같은 지도자고 이러다 보니까 위계질서가 더 강화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런 상황들을 본질적,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자체는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안민석 : 이미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안을 제시하신 바가 있어요.

▷ 김경래 : 어떤 거죠?

▶ 안민석 : 진천 선수촌을 가보시면 중간 로비에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는 그런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름으로요. 뭐냐 하면 이제는 더 이상 우리가 메달지상주의 그런 스포츠 시스템이 아니라 또 메달 따기 위해서 선수들의 인권과 인격을 무시하는 그런 시대를 넘어서 하여튼 스포츠가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여가 향상에 기여하도록 하는 그런 가치를 우선적으로 두는 유럽이나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고 대통령께서는 대안을 제시하셨고요. 그리고 이미 오래전부터 많은 선진국들이 그렇게 실천하고 있거든요. 그러나 우리는 이게 유신시대 때부터 시작됐는데요. 스포츠가 냉전 전쟁의 일종의 총성 없는 전쟁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스포츠를 통해서 이데올로기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그런 시대에서 시작된 이 엘리트 지상주의가 현재까지도 뿌리 깊게 고착되어 있는 것이죠. 그 속에서는 선수들의 인권이나 인격보다는 메달에 우선적으로 가치를 두게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그런데 이게 메달지상주의라든가 이런 어떤 본질적인 문제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예컨대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조재범 코치 같은 경우도 그 전임 코치도 성추행으로 문제가 돼서 나간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조재범 코치가 됐고 그리고 영구 제명이 그 전 코치도 영구 제명이 결정됐다가 3년 뒤에 징계가 풀렸고 이런 것들은 현실적으로 좀 할 수 있는 부분인데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체육계에서.

▶ 안민석 : 아니죠. 메달지상주의 이 체제 하에서는 메달 잘 따는 선수, 메달을 따기 위해서 선수를 때리더라도 메달을 잘 따게 하는 지도자가 좋은 선수,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런 체제 하에서 조재범이라는 괴물이 나오고 전명규 과거에 빙상계 대부라는 그런 괴물이 나오는 것이죠. 그리고 그런 괴물을 한국 체육계가 용인을 해 주었고 심지어 아주 평가를 높게 해 준 그러한 시절이 계속적으로 이어져온 것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지금도 그런 거 아니냐는 말씀이에요.

▶ 안민석 : 그렇죠. 이 판에 변화가 없는 것이죠. 여전히 메달을 우선시하는 스포츠 강국의 판 위에서 한국 스포츠 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신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는 걸로 대한체육회나 빙상연맹이나 다른 종목의 협회나 연맹이 어떤 메달의 가치보다도 국민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그런 스포츠 선진국의 판을 우리가 지금 짜야 될 그런 거고 이것이 바로 심석희 사건이 주는 가장 저는 중요한 교훈이라고 봅니다. 한마디로 심석희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한국 체육의 새로운 판을 짜야 하고 그 새로운 판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시하신 스포츠 선진국이라는 새로운 판을 짜야 하고 이것을 대한체육회가 해야 되는데 대한체육회는 그것을 지금 감당할 그런 역량이라든지 비전을 전혀 갖고 오지 못한다는 것이 이 사건이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는 그런 구조에 놓여 있는 것이죠.

▷ 김경래 : 대한체육회가 약간 공교로운 일인데요. 이번에 이 사건 직전에 공개한 성폭력 실태조사가 있었어요, 실제로. 있었는데 거기서는 성폭력이 계속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렇게 나와버렸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심석희 선수 이 사태가 터진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대로 대한체육회는 그런 비전도 없고 능력도 없다. 그러면 누가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지금은?

▶ 안민석 : 일단 대한체육회의 실태조사, 전수조사는 이미 10년 전부터 그런 방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통계 데이터만 보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데 지금은 폭력이 은밀하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면 전명규라는 지도자는 본인 말로는 자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선수들을 때렸지만 그 이후로는 안 때렸다고 하거든요. 그분 같은 경우에는 자기는 안 때렸지만 요즘은 코치를 통해서 그런 폭행을 사주하거나 묵인한다고 저는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드러나지 않는 것을 아무리 전수조사를 이런 식으로 해봤자 데이터상으로는 줄어들게 되어 있는데 전수조사 방식을 이미 10년 전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만들어놓은 매뉴얼이 있습니다. 우선 선수들이 성추행이 무엇인지 개념조차도 희박하거든요. 선수들에게 무엇이 성추행인지에 대한 개념 교육을 시키고 그리고 다 모아서 본인이 어떤 제보하고 고발했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는 그런 환경을 조성해서 선수들의 피해 사례를 받아내야 되는 것인데 처음 보는 사람이 찾아가서 “당신 폭행 당한 적 있느냐?” 그러면 2차 피해 때문에 결코 선수들이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의 대한체육회 실태조사는 어떤 형식적이고 면피용인 그런 측면이 강한 것이죠. 그리고 이 역시 대한체육회가 진정으로 선수들의 권익과 인권을 보호할 그런 생각이 있으면 10년 전에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스포츠 선수를 성폭행 조사했던 그 매뉴얼을 보면 그거 따라 그대로 하면 지금보다 훨씬 제대로 된 신뢰할 만한 그런 실태조사를 할 수 있는 건데 그걸 안 하고 있는 거죠.

▷ 김경래 : 그러면 이번에 국회 차원에서도 그렇고 정부 차원에서도 그렇고 대한체육회 그 상위로 올라가면 물론 문화체육관광부가 되겠지만 어떤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빨리 물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긴 해요. 어떻게 보십니까?

▶ 안민석 : 저는 이 사태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이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 있다고 보고요. 이 사항들을 인지를 하지 못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다음에 인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죠. 왜냐하면 지난해에 평창올림픽 끝나고 빙상의 어떤 비리 조사를 위한 TF팀까지도 정부가 대한체육회 구성을 위해서 몇 달 동안 조사를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고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되고요. 그리고 이 사태에 대해서는 저는 협회의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대한체육회가 어떤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임원 총사퇴에 준하는 그리고 이후에 새로운 국민적 기대나 또 대통령이 아까 하신 스포츠 선진국에 대한 비전 그리고 시대적인 요구를 담은 새로운 대한체육회의 어떤 실천 방안이 단기적으로 나오는 것이 이 사태에 대한 재발을 막는 것이라고 보고요. 조재범은 이미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요.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고 어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유로운 환경에서 원하고 싶은 운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그런 환경과 제도와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랬을 때 대한체육회 변화 없이는 이것은 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러면 국회 차원에서는 예컨대 상임위라든지 청문회라든지 이런 것들이 예정이 되어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 안민석 : 일단 오늘 체육회 폭력 방지법을 발의를 하고요. 그 내용은 폭행을 행사한 지도자는 한 번으로 영구 퇴출시키는.

▷ 김경래 : 이른바 원 스트라이크 아웃이요?

▶ 안민석 : 원 스트라이크 아웃, 아주 무거운 법을 오늘 발의를 하고요. 그다음에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 폭행이 발생되는 즉시 지도자의 자격 정지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까지 했으니까 그러나 이러한 엄벌주의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요. 선수와 지도자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요. 심지어 학부모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고 또 무엇보다도 제가 말씀드린 한국 체육의 새로운 판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짜야지 이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 김경래 : 마지막으로 아까 새로운 판을 짠다고 몇 번을 반복해서 강조해주셨는데요. 그러면 새로운 판을 짜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법안 발의 말고 다른 어떤 방법들이 뭐가 있습니까?

▶ 안민석 : 아니, 그러니까 이미 대통령께서 진천 선수촌에 메시지를 남기셨어요. 어떤 메달을 우선시하고 메달 잘 따는 지도자, 선수들을 최고로 여기는 그런 스포츠 강국 승리 지상주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자. 국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 여가 향상을 위한 그런 스포츠에 가치를 두는 선진국형의 체육으로 가자.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고 지난 한국 체육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새로운 대한체육회의 비전이 필요하고 정부는 그에 걸맞은 체육 정책에 새로운 철학을 담아낼 수 있는 그걸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되는 것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예컨대 지금 청취자 여러분 중에 콤파스라는 분이 대한체육회 관련자들 교체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 대거. 이런 어떤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의견들이 있어서 여쭤보는 거였어요.

▶ 안민석 : 제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된다고요. 지금 이 정도의 사안은 세계적인 아주 창피한 뉴스거리고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것이 1차적으로 대한체육회 임원진이 총사퇴를 하고서 새로운 부대에 새 술을 담아내겠다는 그러한 각오가 필요한 아주 엄중한 그런 사건이 되어버린 거죠.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그러면 기자회견을 하시나요? 법안 발의요.

▶ 안민석 : 예, 11시에 합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안민석 : 네, 수고하십시오.

▷ 김경래 :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 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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