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오방신 이희문 “전통, ‘틀’ 가두면 나도 관객도 재미없어”

입력 2019.01.11 (15:57) 수정 2019.01.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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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TV<도올아인 오방간다>, 원래 내 팬 자처해왔던 유아인 섭외로 출연
- 어린시절 좋아한 음악은 ‘민해경’과 ‘마이클 잭슨’, 20대 후반에 국악계 뛰어들어
- 국악인들도 클럽 다녀, 내 무기인 ‘경기민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표현하고 싶을뿐
-일제강점기 지나며 경기민요 전수자 대부분이 여성. 남자 소리꾼으로서 어려움 많았어
-튀는 의상? 전통음악의 뿌리인 무속음악인의 화려함 현대적으로 표현한 것
-해외공연 다녀보면 한민족처럼 ‘흥’ 많은 민족 없음을 실감해, 반응은 “어메이징!”
-전통음악 관객 점점 줄어가, 현란한 연주 걷어내고 내 ‘목소리’ 하나로 관객과 만날 준비중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초대석
■ 방송시간 : 1월 11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희문 (소리꾼)



▷ 오태훈 : 판소리나 민요가 요즘 세대가 듣기에는 좀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분의 음악을 한번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서 모셨습니다. 시사본부 초대석 국악은 지루하다, 고루하다는 편견을 부수어버린 분인데요. 소리꾼 이희문 씨 자리하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 이희문 : 안녕하세요? 이희문입니다.

▷ 오태훈 : 저는 이희문 씨를 잘 알고는 있습니다만 청취자분들께서는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 이희문 : 아주 많죠.

▷ 오태훈 : 직접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희문 : 저는 일단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이고요. 그다음에 지금은 이희문컴퍼니라고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소소하게 하고 있는 예술단체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대표와 또 예술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경기민요 이수자?

▶ 이희문 : 예.

▷ 오태훈 : 국악을 전통적으로 정통 국악을 하셨던 분이시잖아요.

▶ 이희문 : 그렇죠. 지금도 하고 있고요.

▷ 오태훈 : 그런데 이번에 저희 KBS가 3.1운동 100주년 프로젝트로 기획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오방신으로 활약하시는 모습을 저희가 봤어요.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출연하시게 된 거예요?

▶ 이희문 : KBS에서 3.1절 올해가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특집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사실은 원래는 도올 선생님의 역사상 뭔가 기획이 됐던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도올 선생님이 뭔가 젊은 세대랑 소통하기가 조금 어려우시다 그러면서 그때 마침 또 배우 유아인 씨랑 뭔가 오고 가는 게 있었나봐요. 그때 유아인 씨를 섭외를 하셨고 젊은 세대 중에서 자기 발언을 당차게 하시는 분이니까. 그리고 또 유아인 씨가 제가 했었던 ‘씽씽’이라는 팀이 있는데 그 팀의 전도사였대요, 본인 말로는.

▷ 오태훈 : 그러니까 이희문 씨가 운영하고 있는 ‘씽씽’이라는 밴드를...

▶ 이희문 : 아, 제가 운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고 제가 속해 있었던 제가 리드보컬을 했었던 ‘씽씽’이라는 팀의 홍보대사를 하고 계셨다고 본인이.

▷ 오태훈 : 전도사 역할을 유아인 씨가 직접. 그걸 이희문 씨는 몰랐어요?

▶ 이희문 : 아니, 그러니까 약간 전해들은 건 있었어요, 소문으로는. 그런데 직접적으로 만나거나 이런 친분은 없었는데 그거를 ‘오방간다’에 박동민 PD가 있는데 그 PD한테 추천을 했나봐요. 그런데 마침 또 박 PD님도 생각을 했었는데 딱 떠올리지는 못했다가 유아인 씨가 추천하는 바람에 “아, 이거다, 이 사람이다.” 이래서.

▷ 오태훈 : 첫 방송이 나갔죠?

▶ 이희문 : 예, 나갔죠. 저번주에 나갔죠.

▷ 오태훈 : 저도 봤는데 거기서 상당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해 주시고 또 그 기획에 오방신으로 이름 불리는 이희문 씨의 활동이 상당히 인상 깊었거든요. 그때 불렀던 노래 잠깐만 여기서 한소절만 좀 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희문 : 그런데 뭐 세 곡이나 있는데.

▷ 오태훈 : 그 중에서 하나.

▶ 이희문 : 아, 밀고 있는 노래가 청춘가라는 노래예요.

▷ 오태훈 : 청춘가? 잠깐만 좀 부탁드릴게요.

▶ 이희문 : “청춘홍안을 네 자랑 말어라~ 덧없는 세월에 백발이 되누나.” 뭐 이런 노래입니다.

▷ 오태훈 : 자,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도올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오방신 이희문은 방탄소년단처럼 국위선양을 하는 소리꾼이다.” 이런 극찬을 해 주셨는데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이 소리를 듣고서.

▶ 이희문 : 아이, 뭐 감사드리죠. 사실 그런데 저는 국위선양을 일부러 하려고 한 건 아니고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있는 전통음악을 사실은 저도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잖아요, 사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또 제가 유년기를 거치면서 좋아했었던 음악들이 사실은 그때부터 제가 막 전통음악을 듣고 자란 사람은 아니어서 물론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하셨기 때문에 듣고는 자랐지만 제가 좋아했었던 건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가수 민해경 씨라든가 마돈나라든가 마이클잭슨 이런 사람들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제 몸속에 있었고 그래서 그런 그러니까 제 무기인 어떤 경기민요라는 걸 가지고 다양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던 것뿐이었어요, 사실은. 그런데 그중에 ‘씽씽’이라는 게 툭 튀어나왔던 거고 그게 또 미국에 NPR이라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하는 타이니 데스크라는 유튜브 채널 거기에 소개되면서 사실 갑자기 이렇게 된 거지 그냥 쭉 저는 하고 있었던 건데 그러네요.

▷ 오태훈 : 어머니께서 소리를 하시는 분이시고 헌데 본인은 소리보다는 팝이라든가 가요가 좋았던 분이었고 그렇게 해서 그러면 국악을 본격적으로 본인이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어요?

▶ 이희문 : 저는 좀 사실 기존의 국악 명창 소리 듣는 분, 요즘에 활동하시는 분들보다는 확실히 좀 늦죠. 저는 20대 후반에 시작을 했어요.

▷ 오태훈 : 20대 후반에. 보통 어렸을 때부터 주로 하지 않습니까?

▶ 이희문 : 그런 분들이 많죠. 그리고 최근에 하는 친구들 같은 경우는 대학 가려고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사실 좋아서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보통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분들이 많죠. 그런데 이제 저 같은 경우는 아시다시피 배 속에서부터 듣고 자랐으니까 그런데 그냥 이게 몸에는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빨랐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다시 돌아가서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오방신이라는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이 오방신은 어떤 의미입니까?

▶ 이희문 : 글쎄요, 오방이라는 게 사방을 뜻하고요, 동서남북. 그래서 이제 여러 가지 측면으로 우리가 얘기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 모든 이야기들을. 그러니까 다 사실은 다른 그러니까 모르겠어요. 우리나라가 좀 유교사상도 있고 그래서 뭔가 이렇게 이게 맞다고 그러면 그걸로만 몰리는 그런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제 다 각자 다른 스타일도 있고 생각도 있고 이런 것들이 다 존중받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의미에서 그런 것 같은데요.

▷ 오태훈 : 그 안에서 저는 의상이라든가 분장이라든가 머리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좀 독특하다고 해야 될까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 이희문 : 뭐 독특할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 오태훈 : 그러니까 남성인데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 있고 머리가 막 귀신처럼 풀어내리는 흰색의 머리를 하고 있고 그리고 딱 달라붙는 그러한 옷을 입고 있고.

▶ 이희문 : 예, 코르셋도 하고 있고요.

▷ 오태훈 : 그런 의상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희문 : 글쎄요, 지난번 방송에서도 제가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런 질문들이 들어오더라고요, 또 방송국에서. 그래서 제가 그냥 내 마음이라고 했어요.

▷ 오태훈 : 내 마음이다? 그런데 그런 옷을 입고 국악을 한다는 게 일반분들에게는 낯설지 않을까 싶은데.

▶ 이희문 : 그러니까 전통 음악을 한다고 하면 어떤 기존에 생각하시는 틀이 있는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렇죠. 예스러운 복장을 해야 되고 이런 느낌들.

▶ 이희문 : 그런데 지금 사실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전통 음악하는 친구들 보면 클럽에도 가고 다 해요. 그런데 굳이 꼭 그렇게 해야 되는가. 그러니까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어떤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어요. 제 개인적인 작업에서부터 이런 것들이 출발을 했었고 그런데 이제 제가 경기민요라는 것을 경기소리라는 것을 했었을 때 뒤늦게 시작을 했지만 들어와서 보니 경기소리하시는 분들이 그러니까 제가 태어날 때부터도 제 어머니가 소리하는 걸로 들었고 전부 여자 선생님들이 많으시더라고요.

▷ 오태훈 : 아, 경기민요를 하시는 분들이.

▶ 이희문 : 그런데 제가 역사를 좀 들여다보면서 공부를 해보니 그러니까 역시 시작은 우리나라는 남자분들이 소리를 먼저 또 활동을 하시고 그런 기록도 남아 있고 그리고 남자분들의 어떤 소리의 활동 뭐라고 그럴까. 스타일이라고 그럴까, 그런 것들은 지금 사실 홍대에 가면 인디밴드들 활동을 하잖아요.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들이 많잖아요. 예전에도 그랬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뭔가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어떤 그런 기생문화가 들어오고 그러면서 소리를 남자 소리꾼이 상품화를 시키기 위해서 여자분들한테 소리를 가르치고 그런 과정에서 도제식 교육으로 뭔가 틀이 잡혀가고 정형화되면서 뭔가 여자 소리꾼들이 훨씬 더 상품성이 강하니까 여자 소리꾼들이 많이 살아남고 남자 소리꾼들은 점점 사라져간 거죠. 그 안에서 제가 소리를 시작했기 때문에 남자로서 이 경기소리를 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사실 많았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왜 이렇게 힘들까 그리고 또 소리가 굉장히 여성화 많이 되어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확실히 남자의 어떤 입장에서 음역대라든가 뭔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하는 것들이 좀 힘든 점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소리를 여자 선생님한테 소리를 배우니까 여성스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그냥 자연스러움인데 그러면 내가 여성이 되어보자, 여성의 옷을 입어보자, 이런 마음도 있었고 또 그리고 한국 전통 음악의 뿌리라는 게 무속 음악이에요. 그래서 그 무속 음악을 관장하던 게 무속인들이고 그래서 그 무속인들의 어떤 이미지를 따온 것도 사실은 있어요. 굉장히 화려하고 뭔가 그런 것들을 현대판으로 바꿔보자, 그래서 현대적인 굿판을 만들면서 그런 이미지를 갖다 쓰면서 화려해지고 반짝반짝거리는 걸 하고 이런 여러 가지 의미가 있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 소리꾼 이희문 씨와 함께 초대석 꾸며가고 있는데요. 경기민요의 특징을 좀 나타낼 수 있는 소리 잠깐만 부탁드릴게요.

▶ 이희문 : 가장 대표적인 게 창부타령이라는 노래예요. 그게 무속 음악에서 나온 건데 가락 자체가.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창문을 닫쳐도 스며드는 달빛 마음을 달래도 파고드는 사랑~” 이렇게 간드러지잖아요.

▷ 오태훈 : 미치겠네요, 지금.

▶ 이희문 : 미치겠죠?

▷ 오태훈 : 소리에 너무 감동이 일어나서. 이희문 씨가 그동안 작업해온 음악들을 이렇게 보면 ‘씽씽’이도 그렇고요. 또 이희문컴퍼니에서 하는 작업들도 그렇고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참 많이 받게 됩니다. 그게 우리 국악이 가야 될 방향인 것인지 아니면 나는 그렇게 가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가시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 이희문 : 제가 제 몸 속에 체화된 지금의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것들을 제가 가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일인데 제가 꼭 생각하시는 그런 전통하는 사람은 이래야 한다는 틀에 갇혀서 하면 제가 재미가 없으니까 그 재미없음이 그대로 전달되면 관객분들도 사실 재미없어요. 제가 무대에서 재미있어야 관객분들도 그 에너지를 똑같이 받아가시고요.

▷ 오태훈 : ‘씽씽’이도 그렇고 해외에 나가서 이러한 활동을...

▶ 이희문 : 프렐류드랑 같이한 한국남자라는 프로젝트도 그렇고 그건 재즈로 한 건데 그것도 나름대로 해외에서 해외 공연 가서 좋은 반응 얻고 있고 그러고 있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뒤에 밴드가 재즈 밴드랑 같이 협업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러면 이게 국악으로 외국에서 국악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좀 독특한 재즈 장르라고 이해를 합니까? 아니면 국악이라는 게 가미가 되어 있다는 걸 인식을 하시나요?

▶ 이희문 :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 가미됐다는 인식은 못하죠. 그냥 그건 어떤 텍스트로 봤을 때 아는 거고 그냥 사실 사운드로 접했을 때는 자기네들이 즐겨듣던 그런 사운드니까 듣는데 ‘어? 노래하는 사람의 스타일이 다르다. 창법이 다르다. 뭐지?’ 그런 데에서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고 또 저는 해외 공연을 많이 다녀보면서 느낀 게 참 대한민국의 우리 민족처럼 흥이 많은 민족은 없구나. 그래서 이 흥 많은 민족의 그러니까 저라든지 같이하고 있는 팀들의 멤버들이 막 즐거워서 하는 그런 흥이 나서 하는 퍼포먼스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냥 그대로 전달되면서 ‘어머, 쟤네 저렇게 놀아. 뒤집어져.’ 막 처음에는 생판 모르시는 분들이 눈 휘둥그레져서 계속 앉아서 보시다가 나중에는 결국 나와요, 앞으로. 앞에서 같이 춤 추고 뭔지도 모르지만 막 소리 지르시고.

▷ 오태훈 : 이 창법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깜짝깜짝 놀라시지 않나요?

▶ 이희문 : 뭐 깜짝 놀라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뭐 신기해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메이징 항상 외쳐주시니까.

▷ 오태훈 : 많은 팬을 보유하고 계시고 또 팬들이 아쉬워하는 게 왜 해외에서 공연을 많이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가 없을까라는 아쉬움들 많이 토로하시는데.

▶ 이희문 : 아니, 한국에서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아무래도 뭐라고 그럴까. 우리나라 공연 문화가 사실 예전 같지는 않거든요.

▷ 오태훈 : 어떤 뜻이죠?

▶ 이희문 : 공연장을 찾는 관객분들이 사실 많이 줄어가고 있어요.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특히나 전통 음악 같은 경우는 무료 공연 이런 걸 해도 사실 힘들 정도니까 그러니까 어떤 스타가 나오지 않으면 그 공연장을 찾아오게까지 하는 그 작업이 사실 작품을 만드는 자체도 너무 힘든데 그 작업이 더 힘든 거예요, 그 일이. 그래서 좀 그렇게 막 쉽사리 공연을 펼친다는 게 그러니까 이게 대중 예술이 아니다 보니까 어디서 투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저는 저희 어머니가 다 투자하시는 거예요.

▷ 오태훈 : 오늘 공연이 있다면서요

▶ 이희문 : 잠실에 거기 JUST KPOP이라고 새로운 공간이 생겼는데 거기서 이제 프렐류드랑 놈놈이랑 같이하는 한국남자라는 공연을 제가 합니다.

▷ 오태훈 : 한국남자 어떤 의미인 거예요?

▶ 이희문 : 그냥 한국남자, 모인 한국남자...

▷ 오태훈 : 사람들이 다 한국남자라서. 어떨 때 보면 상당한 의미를 두셨다가도.

▶ 이희문 : 상당한 의미가 없어요.

▷ 오태훈 : 또 어떨 때는 상당한 의미가 없는. 그것이 이희문 씨의 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떤 작업들을 계획하고 있고 또 어떤 꿈들을 꾸고 있는지가 참.

▶ 이희문 : 당장 제 앞에 놓인 어떤 그런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데 사실 급급해요. 어떤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래도 그냥 올해 사실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제가 기존에 해왔던 많은 작업들이 보면 뭔가 화려하고 뭔가 많고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이 그래서 제 목소리 하나로만 뭔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어떤 그런 작업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굉장히 무서운 작업인데요. 그런 걸 이제는 좀 해야 정말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제 자신한테 또 어떤 답이 나올 것 같고.

▷ 오태훈 : 저는 처음에는 이희문 씨가 국악 쪽에서 이단아가 아닐까 싶었는데 오늘 말씀을 좀 나눠보니까 정말 국악의 가장 핵심이 될 수 있는 그런 고민들을 참 많이 하고 있는 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참 좋은 말씀 많이 들었네요. 오태훈의 시사본부 초대석 독특한 우리 음악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소리꾼 이희문 씨와 함께했습니다. TV로 ‘오방간다’ 계속해서 마칠 때까지는 저희가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죠?

▶ 이희문 : 예, 중간에 사라지지 않는 한 프로그램이.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소리꾼 이희문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희문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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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오방신 이희문 “전통, ‘틀’ 가두면 나도 관객도 재미없어”
    • 입력 2019-01-11 15:57:27
    • 수정2019-01-14 16:21:00
    최영일의 시사본부
-KBS1TV<도올아인 오방간다>, 원래 내 팬 자처해왔던 유아인 섭외로 출연
- 어린시절 좋아한 음악은 ‘민해경’과 ‘마이클 잭슨’, 20대 후반에 국악계 뛰어들어
- 국악인들도 클럽 다녀, 내 무기인 ‘경기민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표현하고 싶을뿐
-일제강점기 지나며 경기민요 전수자 대부분이 여성. 남자 소리꾼으로서 어려움 많았어
-튀는 의상? 전통음악의 뿌리인 무속음악인의 화려함 현대적으로 표현한 것
-해외공연 다녀보면 한민족처럼 ‘흥’ 많은 민족 없음을 실감해, 반응은 “어메이징!”
-전통음악 관객 점점 줄어가, 현란한 연주 걷어내고 내 ‘목소리’ 하나로 관객과 만날 준비중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초대석
■ 방송시간 : 1월 11일(금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이희문 (소리꾼)



▷ 오태훈 : 판소리나 민요가 요즘 세대가 듣기에는 좀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분의 음악을 한번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 싶어서 모셨습니다. 시사본부 초대석 국악은 지루하다, 고루하다는 편견을 부수어버린 분인데요. 소리꾼 이희문 씨 자리하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 이희문 : 안녕하세요? 이희문입니다.

▷ 오태훈 : 저는 이희문 씨를 잘 알고는 있습니다만 청취자분들께서는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 이희문 : 아주 많죠.

▷ 오태훈 : 직접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희문 : 저는 일단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이고요. 그다음에 지금은 이희문컴퍼니라고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소소하게 하고 있는 예술단체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대표와 또 예술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 오태훈 : 경기민요 이수자?

▶ 이희문 : 예.

▷ 오태훈 : 국악을 전통적으로 정통 국악을 하셨던 분이시잖아요.

▶ 이희문 : 그렇죠. 지금도 하고 있고요.

▷ 오태훈 : 그런데 이번에 저희 KBS가 3.1운동 100주년 프로젝트로 기획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오방신으로 활약하시는 모습을 저희가 봤어요. 이 프로그램은 어떻게 출연하시게 된 거예요?

▶ 이희문 : KBS에서 3.1절 올해가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특집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사실은 원래는 도올 선생님의 역사상 뭔가 기획이 됐던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도올 선생님이 뭔가 젊은 세대랑 소통하기가 조금 어려우시다 그러면서 그때 마침 또 배우 유아인 씨랑 뭔가 오고 가는 게 있었나봐요. 그때 유아인 씨를 섭외를 하셨고 젊은 세대 중에서 자기 발언을 당차게 하시는 분이니까. 그리고 또 유아인 씨가 제가 했었던 ‘씽씽’이라는 팀이 있는데 그 팀의 전도사였대요, 본인 말로는.

▷ 오태훈 : 그러니까 이희문 씨가 운영하고 있는 ‘씽씽’이라는 밴드를...

▶ 이희문 : 아, 제가 운영을 하고 있는 건 아니고 제가 속해 있었던 제가 리드보컬을 했었던 ‘씽씽’이라는 팀의 홍보대사를 하고 계셨다고 본인이.

▷ 오태훈 : 전도사 역할을 유아인 씨가 직접. 그걸 이희문 씨는 몰랐어요?

▶ 이희문 : 아니, 그러니까 약간 전해들은 건 있었어요, 소문으로는. 그런데 직접적으로 만나거나 이런 친분은 없었는데 그거를 ‘오방간다’에 박동민 PD가 있는데 그 PD한테 추천을 했나봐요. 그런데 마침 또 박 PD님도 생각을 했었는데 딱 떠올리지는 못했다가 유아인 씨가 추천하는 바람에 “아, 이거다, 이 사람이다.” 이래서.

▷ 오태훈 : 첫 방송이 나갔죠?

▶ 이희문 : 예, 나갔죠. 저번주에 나갔죠.

▷ 오태훈 : 저도 봤는데 거기서 상당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해 주시고 또 그 기획에 오방신으로 이름 불리는 이희문 씨의 활동이 상당히 인상 깊었거든요. 그때 불렀던 노래 잠깐만 여기서 한소절만 좀 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희문 : 그런데 뭐 세 곡이나 있는데.

▷ 오태훈 : 그 중에서 하나.

▶ 이희문 : 아, 밀고 있는 노래가 청춘가라는 노래예요.

▷ 오태훈 : 청춘가? 잠깐만 좀 부탁드릴게요.

▶ 이희문 : “청춘홍안을 네 자랑 말어라~ 덧없는 세월에 백발이 되누나.” 뭐 이런 노래입니다.

▷ 오태훈 : 자,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도올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오방신 이희문은 방탄소년단처럼 국위선양을 하는 소리꾼이다.” 이런 극찬을 해 주셨는데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이 소리를 듣고서.

▶ 이희문 : 아이, 뭐 감사드리죠. 사실 그런데 저는 국위선양을 일부러 하려고 한 건 아니고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있는 전통음악을 사실은 저도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잖아요, 사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또 제가 유년기를 거치면서 좋아했었던 음악들이 사실은 그때부터 제가 막 전통음악을 듣고 자란 사람은 아니어서 물론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하셨기 때문에 듣고는 자랐지만 제가 좋아했었던 건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가수 민해경 씨라든가 마돈나라든가 마이클잭슨 이런 사람들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제 몸속에 있었고 그래서 그런 그러니까 제 무기인 어떤 경기민요라는 걸 가지고 다양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던 것뿐이었어요, 사실은. 그런데 그중에 ‘씽씽’이라는 게 툭 튀어나왔던 거고 그게 또 미국에 NPR이라는 라디오 방송국에서 하는 타이니 데스크라는 유튜브 채널 거기에 소개되면서 사실 갑자기 이렇게 된 거지 그냥 쭉 저는 하고 있었던 건데 그러네요.

▷ 오태훈 : 어머니께서 소리를 하시는 분이시고 헌데 본인은 소리보다는 팝이라든가 가요가 좋았던 분이었고 그렇게 해서 그러면 국악을 본격적으로 본인이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어요?

▶ 이희문 : 저는 좀 사실 기존의 국악 명창 소리 듣는 분, 요즘에 활동하시는 분들보다는 확실히 좀 늦죠. 저는 20대 후반에 시작을 했어요.

▷ 오태훈 : 20대 후반에. 보통 어렸을 때부터 주로 하지 않습니까?

▶ 이희문 : 그런 분들이 많죠. 그리고 최근에 하는 친구들 같은 경우는 대학 가려고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사실 좋아서 시작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보통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분들이 많죠. 그런데 이제 저 같은 경우는 아시다시피 배 속에서부터 듣고 자랐으니까 그런데 그냥 이게 몸에는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빨랐던 것 같아요.

▷ 오태훈 : 다시 돌아가서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오방신이라는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이 오방신은 어떤 의미입니까?

▶ 이희문 : 글쎄요, 오방이라는 게 사방을 뜻하고요, 동서남북. 그래서 이제 여러 가지 측면으로 우리가 얘기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 모든 이야기들을. 그러니까 다 사실은 다른 그러니까 모르겠어요. 우리나라가 좀 유교사상도 있고 그래서 뭔가 이렇게 이게 맞다고 그러면 그걸로만 몰리는 그런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이제 다 각자 다른 스타일도 있고 생각도 있고 이런 것들이 다 존중받아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의미에서 그런 것 같은데요.

▷ 오태훈 : 그 안에서 저는 의상이라든가 분장이라든가 머리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좀 독특하다고 해야 될까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 이희문 : 뭐 독특할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 오태훈 : 그러니까 남성인데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 있고 머리가 막 귀신처럼 풀어내리는 흰색의 머리를 하고 있고 그리고 딱 달라붙는 그러한 옷을 입고 있고.

▶ 이희문 : 예, 코르셋도 하고 있고요.

▷ 오태훈 : 그런 의상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이희문 : 글쎄요, 지난번 방송에서도 제가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런 질문들이 들어오더라고요, 또 방송국에서. 그래서 제가 그냥 내 마음이라고 했어요.

▷ 오태훈 : 내 마음이다? 그런데 그런 옷을 입고 국악을 한다는 게 일반분들에게는 낯설지 않을까 싶은데.

▶ 이희문 : 그러니까 전통 음악을 한다고 하면 어떤 기존에 생각하시는 틀이 있는 것 같아요.

▷ 오태훈 : 그렇죠. 예스러운 복장을 해야 되고 이런 느낌들.

▶ 이희문 : 그런데 지금 사실 젊은 친구들 그러니까 전통 음악하는 친구들 보면 클럽에도 가고 다 해요. 그런데 굳이 꼭 그렇게 해야 되는가. 그러니까 저 같은 경우는 사실 어떤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어요. 제 개인적인 작업에서부터 이런 것들이 출발을 했었고 그런데 이제 제가 경기민요라는 것을 경기소리라는 것을 했었을 때 뒤늦게 시작을 했지만 들어와서 보니 경기소리하시는 분들이 그러니까 제가 태어날 때부터도 제 어머니가 소리하는 걸로 들었고 전부 여자 선생님들이 많으시더라고요.

▷ 오태훈 : 아, 경기민요를 하시는 분들이.

▶ 이희문 : 그런데 제가 역사를 좀 들여다보면서 공부를 해보니 그러니까 역시 시작은 우리나라는 남자분들이 소리를 먼저 또 활동을 하시고 그런 기록도 남아 있고 그리고 남자분들의 어떤 소리의 활동 뭐라고 그럴까. 스타일이라고 그럴까, 그런 것들은 지금 사실 홍대에 가면 인디밴드들 활동을 하잖아요.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들이 많잖아요. 예전에도 그랬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뭔가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어떤 그런 기생문화가 들어오고 그러면서 소리를 남자 소리꾼이 상품화를 시키기 위해서 여자분들한테 소리를 가르치고 그런 과정에서 도제식 교육으로 뭔가 틀이 잡혀가고 정형화되면서 뭔가 여자 소리꾼들이 훨씬 더 상품성이 강하니까 여자 소리꾼들이 많이 살아남고 남자 소리꾼들은 점점 사라져간 거죠. 그 안에서 제가 소리를 시작했기 때문에 남자로서 이 경기소리를 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사실 많았어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왜 이렇게 힘들까 그리고 또 소리가 굉장히 여성화 많이 되어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확실히 남자의 어떤 입장에서 음역대라든가 뭔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하는 것들이 좀 힘든 점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소리를 여자 선생님한테 소리를 배우니까 여성스러운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그냥 자연스러움인데 그러면 내가 여성이 되어보자, 여성의 옷을 입어보자, 이런 마음도 있었고 또 그리고 한국 전통 음악의 뿌리라는 게 무속 음악이에요. 그래서 그 무속 음악을 관장하던 게 무속인들이고 그래서 그 무속인들의 어떤 이미지를 따온 것도 사실은 있어요. 굉장히 화려하고 뭔가 그런 것들을 현대판으로 바꿔보자, 그래서 현대적인 굿판을 만들면서 그런 이미지를 갖다 쓰면서 화려해지고 반짝반짝거리는 걸 하고 이런 여러 가지 의미가 있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 소리꾼 이희문 씨와 함께 초대석 꾸며가고 있는데요. 경기민요의 특징을 좀 나타낼 수 있는 소리 잠깐만 부탁드릴게요.

▶ 이희문 : 가장 대표적인 게 창부타령이라는 노래예요. 그게 무속 음악에서 나온 건데 가락 자체가. “아니, 아니 노지는 못하리라 창문을 닫쳐도 스며드는 달빛 마음을 달래도 파고드는 사랑~” 이렇게 간드러지잖아요.

▷ 오태훈 : 미치겠네요, 지금.

▶ 이희문 : 미치겠죠?

▷ 오태훈 : 소리에 너무 감동이 일어나서. 이희문 씨가 그동안 작업해온 음악들을 이렇게 보면 ‘씽씽’이도 그렇고요. 또 이희문컴퍼니에서 하는 작업들도 그렇고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참 많이 받게 됩니다. 그게 우리 국악이 가야 될 방향인 것인지 아니면 나는 그렇게 가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가시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 이희문 : 제가 제 몸 속에 체화된 지금의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것들을 제가 가지고 있는데 그런 것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일인데 제가 꼭 생각하시는 그런 전통하는 사람은 이래야 한다는 틀에 갇혀서 하면 제가 재미가 없으니까 그 재미없음이 그대로 전달되면 관객분들도 사실 재미없어요. 제가 무대에서 재미있어야 관객분들도 그 에너지를 똑같이 받아가시고요.

▷ 오태훈 : ‘씽씽’이도 그렇고 해외에 나가서 이러한 활동을...

▶ 이희문 : 프렐류드랑 같이한 한국남자라는 프로젝트도 그렇고 그건 재즈로 한 건데 그것도 나름대로 해외에서 해외 공연 가서 좋은 반응 얻고 있고 그러고 있죠.

▷ 오태훈 : 그러니까 뒤에 밴드가 재즈 밴드랑 같이 협업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러면 이게 국악으로 외국에서 국악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좀 독특한 재즈 장르라고 이해를 합니까? 아니면 국악이라는 게 가미가 되어 있다는 걸 인식을 하시나요?

▶ 이희문 : 우리나라 전통 음악이 가미됐다는 인식은 못하죠. 그냥 그건 어떤 텍스트로 봤을 때 아는 거고 그냥 사실 사운드로 접했을 때는 자기네들이 즐겨듣던 그런 사운드니까 듣는데 ‘어? 노래하는 사람의 스타일이 다르다. 창법이 다르다. 뭐지?’ 그런 데에서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고 또 저는 해외 공연을 많이 다녀보면서 느낀 게 참 대한민국의 우리 민족처럼 흥이 많은 민족은 없구나. 그래서 이 흥 많은 민족의 그러니까 저라든지 같이하고 있는 팀들의 멤버들이 막 즐거워서 하는 그런 흥이 나서 하는 퍼포먼스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냥 그대로 전달되면서 ‘어머, 쟤네 저렇게 놀아. 뒤집어져.’ 막 처음에는 생판 모르시는 분들이 눈 휘둥그레져서 계속 앉아서 보시다가 나중에는 결국 나와요, 앞으로. 앞에서 같이 춤 추고 뭔지도 모르지만 막 소리 지르시고.

▷ 오태훈 : 이 창법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깜짝깜짝 놀라시지 않나요?

▶ 이희문 : 뭐 깜짝 놀라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뭐 신기해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메이징 항상 외쳐주시니까.

▷ 오태훈 : 많은 팬을 보유하고 계시고 또 팬들이 아쉬워하는 게 왜 해외에서 공연을 많이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가 없을까라는 아쉬움들 많이 토로하시는데.

▶ 이희문 : 아니, 한국에서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아무래도 뭐라고 그럴까. 우리나라 공연 문화가 사실 예전 같지는 않거든요.

▷ 오태훈 : 어떤 뜻이죠?

▶ 이희문 : 공연장을 찾는 관객분들이 사실 많이 줄어가고 있어요. 어렵죠. 그렇기 때문에 특히나 전통 음악 같은 경우는 무료 공연 이런 걸 해도 사실 힘들 정도니까 그러니까 어떤 스타가 나오지 않으면 그 공연장을 찾아오게까지 하는 그 작업이 사실 작품을 만드는 자체도 너무 힘든데 그 작업이 더 힘든 거예요, 그 일이. 그래서 좀 그렇게 막 쉽사리 공연을 펼친다는 게 그러니까 이게 대중 예술이 아니다 보니까 어디서 투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사실 저는 저희 어머니가 다 투자하시는 거예요.

▷ 오태훈 : 오늘 공연이 있다면서요

▶ 이희문 : 잠실에 거기 JUST KPOP이라고 새로운 공간이 생겼는데 거기서 이제 프렐류드랑 놈놈이랑 같이하는 한국남자라는 공연을 제가 합니다.

▷ 오태훈 : 한국남자 어떤 의미인 거예요?

▶ 이희문 : 그냥 한국남자, 모인 한국남자...

▷ 오태훈 : 사람들이 다 한국남자라서. 어떨 때 보면 상당한 의미를 두셨다가도.

▶ 이희문 : 상당한 의미가 없어요.

▷ 오태훈 : 또 어떨 때는 상당한 의미가 없는. 그것이 이희문 씨의 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어떤 작업들을 계획하고 있고 또 어떤 꿈들을 꾸고 있는지가 참.

▶ 이희문 : 당장 제 앞에 놓인 어떤 그런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데 사실 급급해요. 어떤 미래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래도 그냥 올해 사실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제가 기존에 해왔던 많은 작업들이 보면 뭔가 화려하고 뭔가 많고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이 그래서 제 목소리 하나로만 뭔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어떤 그런 작업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굉장히 무서운 작업인데요. 그런 걸 이제는 좀 해야 정말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제 자신한테 또 어떤 답이 나올 것 같고.

▷ 오태훈 : 저는 처음에는 이희문 씨가 국악 쪽에서 이단아가 아닐까 싶었는데 오늘 말씀을 좀 나눠보니까 정말 국악의 가장 핵심이 될 수 있는 그런 고민들을 참 많이 하고 있는 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참 좋은 말씀 많이 들었네요. 오태훈의 시사본부 초대석 독특한 우리 음악으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소리꾼 이희문 씨와 함께했습니다. TV로 ‘오방간다’ 계속해서 마칠 때까지는 저희가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죠?

▶ 이희문 : 예, 중간에 사라지지 않는 한 프로그램이.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소리꾼 이희문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희문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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