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사찰에도 시멘트…엉터리 공사 부르는 ‘복원 기준’

입력 2019.01.12 (06:47) 수정 2019.01.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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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허술한 우리 문화재 복원 실태에 대해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600년 역사를 가진 전통 사찰을 보수하면서도 시멘트를 버젓이 사용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장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조 이성계가 조성한 왕실 사찰, 흥천사입니다.

보수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한 켠엔 시멘트 포대가 쌓여있고 시멘트를 섞은 반죽도 보입니다.

조선 후기 건축물인 대방 건물을 보수하면서 곳곳에 시멘트를 쓴 겁니다.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초창기 당시에는 십중팔구는 외엮기에 한식 벽체로 돼 있었겠죠. 그런데 중간에 이렇게 계속 변화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최후의 저희가 해체할 당시에는 이렇게 변형이 있었습니다."]

복원 기준을 최초 건립 시기가 아닌 자료가 남아있는 1960년대로 잡았다는 것입니다.

일제 시대 등을 거치면서 시멘트를 써 땜질식으로 보수한 사찰을 복원 원형으로 정했습니다.

근대 건축물로 등록돼 있어 시멘트를 써도 규정 위반은 아니라는 겁니다.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전통재료에 대한 고민이 더 있으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미흡할 수도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저희가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공사에는 국가 예산 4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성북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직접적으로 공사 계약한 게 아니다 보니까 (현장에) 많이 나갈 순 없어서..."]

전국적으로 상당수 문화재 복원에 시멘트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통 건축 기능인/음성변조 : "지금 전부 다 일반적이라고 봐야 해요. 전부다. (이유는) 물어보면 하나같아요. 경비절감, 공사 기간 단축. 그거 때문에."]

문화 선진국들은 원형 고증을 위해 문화재를 전통 재료와 기법으로 오랜 세월에 거쳐 복원합니다.

겉치장과 속도에만 집착하는 낮은 문화 의식이 우리 문화재에 깃든 선조들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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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0년 사찰에도 시멘트…엉터리 공사 부르는 ‘복원 기준’
    • 입력 2019-01-12 06:54:15
    • 수정2019-01-12 0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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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허술한 우리 문화재 복원 실태에 대해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600년 역사를 가진 전통 사찰을 보수하면서도 시멘트를 버젓이 사용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장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조 이성계가 조성한 왕실 사찰, 흥천사입니다.

보수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한 켠엔 시멘트 포대가 쌓여있고 시멘트를 섞은 반죽도 보입니다.

조선 후기 건축물인 대방 건물을 보수하면서 곳곳에 시멘트를 쓴 겁니다.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초창기 당시에는 십중팔구는 외엮기에 한식 벽체로 돼 있었겠죠. 그런데 중간에 이렇게 계속 변화하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최후의 저희가 해체할 당시에는 이렇게 변형이 있었습니다."]

복원 기준을 최초 건립 시기가 아닌 자료가 남아있는 1960년대로 잡았다는 것입니다.

일제 시대 등을 거치면서 시멘트를 써 땜질식으로 보수한 사찰을 복원 원형으로 정했습니다.

근대 건축물로 등록돼 있어 시멘트를 써도 규정 위반은 아니라는 겁니다.

[시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전통재료에 대한 고민이 더 있으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나름대로 미흡할 수도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저희가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공사에는 국가 예산 4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성북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직접적으로 공사 계약한 게 아니다 보니까 (현장에) 많이 나갈 순 없어서..."]

전국적으로 상당수 문화재 복원에 시멘트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통 건축 기능인/음성변조 : "지금 전부 다 일반적이라고 봐야 해요. 전부다. (이유는) 물어보면 하나같아요. 경비절감, 공사 기간 단축. 그거 때문에."]

문화 선진국들은 원형 고증을 위해 문화재를 전통 재료와 기법으로 오랜 세월에 거쳐 복원합니다.

겉치장과 속도에만 집착하는 낮은 문화 의식이 우리 문화재에 깃든 선조들의 정신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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