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이어진 훈훈한 기부…“마음만은 부자”

입력 2019.01.12 (06:53) 수정 2019.01.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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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우이웃을 돕는 기부도 줄었는데요.

인천의 쪽방촌 어르신들이 어려운 형편에도 기부금을 모아 11년째 '사랑의 열매' 성금을 내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염기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꼼꼼한 손길로 볼펜을 조립하는 78살 김향자 할머니.

사회복지기관에서 소개해준 이 일을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하루 5시간 일해도 만 원 이하를 손에 쥐지만 올해 사랑의 열매 성금으로 만 원을 쾌척했습니다.

[김향자/인천시 동구 : "천 원이 됐든 이천 원이 됐든 모금을 해서 우리보다 더 못한 사람들한테 협조를 하자고 해서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죠. (금액을) 적게 하는 것이 우리는 (맘에) 걸리죠."]

인천의 대표적인 쪽방촌인 만석동 일대 어르신 3백여 명이 성금을 모으기 시작한 건 2008년입니다.

첫 해 87만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백여만 원씩 천 250여만 원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대부분 복지기관에서 일을 하거나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이들입니다.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건물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어 공용화장실을 함께 쓸 정도로 쪽방촌 주민들은 힘든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복지기관의 주도로 한 푼씩 모은 금액이 올해는 164만 원.

이 달 내 사랑의 열매 성금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박종숙/인천 쪽방상담소 소장 : "천 원을 내시면서 '내 전 재산이야' 하고 너무 부끄러워 하면서 내실 때 뭉클했거든요."]

비록 액수는 적지만 상징적 기부가 남기는 의미는 가볍지 않습니다.

[정명환/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 "그 어르신들의 사랑의 마음, 따뜻한 마음을 이렇게 전할 수 있는 그 모습이 참 감사하고요."]

쪽방촌 어르신들의 작지만 큰 기부가 각박해가는 세태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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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년째 이어진 훈훈한 기부…“마음만은 부자”
    • 입력 2019-01-12 07:07:38
    • 수정2019-01-12 08: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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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우이웃을 돕는 기부도 줄었는데요.

인천의 쪽방촌 어르신들이 어려운 형편에도 기부금을 모아 11년째 '사랑의 열매' 성금을 내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습니다.

염기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꼼꼼한 손길로 볼펜을 조립하는 78살 김향자 할머니.

사회복지기관에서 소개해준 이 일을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하루 5시간 일해도 만 원 이하를 손에 쥐지만 올해 사랑의 열매 성금으로 만 원을 쾌척했습니다.

[김향자/인천시 동구 : "천 원이 됐든 이천 원이 됐든 모금을 해서 우리보다 더 못한 사람들한테 협조를 하자고 해서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죠. (금액을) 적게 하는 것이 우리는 (맘에) 걸리죠."]

인천의 대표적인 쪽방촌인 만석동 일대 어르신 3백여 명이 성금을 모으기 시작한 건 2008년입니다.

첫 해 87만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백여만 원씩 천 250여만 원을 모아 전달했습니다.

대부분 복지기관에서 일을 하거나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이들입니다.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건물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어 공용화장실을 함께 쓸 정도로 쪽방촌 주민들은 힘든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복지기관의 주도로 한 푼씩 모은 금액이 올해는 164만 원.

이 달 내 사랑의 열매 성금으로 전달할 예정입니다.

[박종숙/인천 쪽방상담소 소장 : "천 원을 내시면서 '내 전 재산이야' 하고 너무 부끄러워 하면서 내실 때 뭉클했거든요."]

비록 액수는 적지만 상징적 기부가 남기는 의미는 가볍지 않습니다.

[정명환/인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 "그 어르신들의 사랑의 마음, 따뜻한 마음을 이렇게 전할 수 있는 그 모습이 참 감사하고요."]

쪽방촌 어르신들의 작지만 큰 기부가 각박해가는 세태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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