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美 29세 정치 ‘샛별’ 코르테스, 민주당에 득(得)일까 독(毒)일까

입력 2019.01.13 (10:01) 수정 2019.01.1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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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116대 미국 의회에 입성한 미국 역사상 최연소 여성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성명: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나이: 만 29세(1989년 10월 생)
소속: 미국 민주당, 뉴욕주 제14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
부모: 푸에르토리코 출신 모친과 뉴욕주 브롱크스 출신 부친 사이에서 출생
전직: 바텐더
SNS 팔로워수: 트위터 227만+ 인스타그램 170만+
특이사항: 기업 후원 거부, 2016 버니 샌더스 선본 활동, '미국 민주당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 역사상 최연소로 당선된 여성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의 프로필이다. 올해 만 스물아홉 살의 코르테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개원한 116대 의회에 정식 입성해 2년 임기의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그녀는 10선의 백인 남성 현역의원이자 하원 민주당 전당대회 회장이며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까지 꼽히던 막강 정치인 조 크로울리를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선출직 경험이 없는 한 번도 없는 완벽한 정치 신인이 '퀸스의 왕'으로 불리는 기성 정치인을 꺾은 것이다.

이 결과는 2018년 경선에서 가장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졌고, 코르테스는 곧 '미국 정치계의 샛별'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내세운 진보적 정책 개혁안들로 더욱 주목을 받았고, 지난 3일 의회에 입성한 이후로는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한 거침없는 SNS 활동과 과감한 발언들로 연일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일 선서식에 여성 참정권론자 선배들을 기리는 의미로 흰 옷을 입고 참석한 코르테스지난 3일 선서식에 여성 참정권론자 선배들을 기리는 의미로 흰 옷을 입고 참석한 코르테스

■ 코르테스는 어떻게 막강한 기성 정치인을 꺾고 단숨에 샛별로 떠올랐을까?

코르테스는 선출직 경험이 전무하다. 그녀는 당선 직후 "앞으로 워싱턴 DC의 비싼 임대료를 어떻게 감당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로 민주당 경선 직전까지도 바텐더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어온 청년이었다. 다만 그녀는 지난 미국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경선에서 겨뤘던 버니 샌더스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당내 모임인 '미국 민주당 사회주의자' 소속으로, "좌파 측 후보가 아닌 바닥 출신 후보", "뉴욕의 노동계급을 열렬히 옹호하는 후보"라고 주장하며 지역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샀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지역구 퀸스와 브롱크스의 유권자 다수가 '블루칼라'와 이민자, 라틴계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현역의원이었던 조 크로울리와 달리 '절대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는다(100% people-funded, no corporate money)'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

안 그래도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이 팽배했던 마당에 신인 여성 정치인의 극적 승리는 주인공 코르테스를 곧장 전국구 스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의 지지선언은 그녀에게 유명세를 더해주었고, 민주당 전국위원회장 톰 페레스는 지난 7월 그녀에 대해 "코르테스는 우리 당의 미래를 상징한다"고까지 언급했다.

코르테스는 이후 유명세와 스타성을 바탕으로 다른 민주당 진보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이는 그들의 인지도와 후원금에 대한 기여로 이어지면서 코르테스는 '킹 메이커' 또는 '새로운 에너지와 자금을 주는 스타'로까지 추앙받으며 자리매김한다.

코르테스와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 당선인 일한 오마르코르테스와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 당선인 일한 오마르

특히 그녀를 깎아내리기 위해 어느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춤추는 동영상'과 그에 대한 쿨한 응수는 그녀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며 오히려 그녀의 SNS 계정에 수많은 팔로워를 더해주었다.

코르테스 의원의 보스턴 대학 재학 시절 촬영된 춤추는 동영상(2011년)코르테스 의원의 보스턴 대학 재학 시절 촬영된 춤추는 동영상(2011년)

'어나니머스Q'라는 트위터 계정은 코르테스 의원의 고교 시절 모습이라며 "미국인이 좋아하는 '똑똑한 척하는 사회주의자'가 여기 있다. 실제로는 아주 멍청하게 행동하는......."이라는 음해성 글을 올렸지만,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 영상은 코르테스 의원이 보스턴 대학에 다니던 2011년 촬영된 4분짜리 영상의 일부분으로 밝혀졌다. 이후 코르테스가 "국회의원도 춤을 춘다"며 자신의 집무실 앞에서 촬영한 또 다른 '춤 동영상'으로 응수하면서 그녀는 '댄싱 퀸'이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집무실 앞에서 춤 추는 모습을 찍고 있는 코르테스집무실 앞에서 춤 추는 모습을 찍고 있는 코르테스

뉴욕타임스지도 지난 6일 <진보적 신예들이 개원 이후 며칠 만에 미 의회를 흔들어 놓았다 Liberal Freshmen Are Shaking the Capitol Just Days Into the New Congress>라는 기사에서 코르테스를 비롯한 정치 신인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특히 코르테스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펠로시 하원의장의 팔로워 수를 추월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 그러나 역풍 우려도.......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정치 신인들의 목소리 높이기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했다. 젊고 개혁적인 에너지가 정치계에 신선한 바람과 논의의 장을 여는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면서도, 자칫 민주당을 내분시키고 그럼으로써 공화당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논리와 근거 등이 뒷받침되지 않은 경솔한 주장은 곧 공허함이 드러나게 되고 신뢰 상실이라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재원 마련'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론의 측면에서 급진적인 주장에 걸맞는 답을 내놓지 못할 경우 유권자들이 막연히 가졌던 기대와 그동안의 유명세가 오히려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미 우파 성향의 평론가들은 코르테스의 생활임금 도입 주장 등에 대해 "포퓰리스트 라인"으로 규정하고 "정말 소름끼친다"며 비난하고 나선 상황이다.

평소 남에 대한 발언에 있어서 신중하기로 정평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정치 신예들이 보다 조심스럽게 발언해줄 것을 넌지시 권고했다. 자칫 잘못하면 "초짜들의 실수 rookie mistakes"로 한 번에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정권을 잡고 있는 공화당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힘겨루기가 첨예한 상황에서는 말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아-코르테스 하원의원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아-코르테스 하원의원

빈곤과 부의 불평등, 이민 이슈를 바탕으로 정계에 입문해 민주당 아이콘으로 떠오른 코르테스가 자신의 말대로 "진정한 변화를 이끌 기회를 기쁘게 살려낼 것인가" 아니면 음해론자들의 말대로 '똑똑한 체하지만 사실은 멍청하게 행동하는 사회주의자'로 머물며 민주당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인가. 이는 그녀가 앞으로 무지하다는 비판을 이겨내며 어떻게 내실 있는 행동으로 보여줄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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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나이: 만 29세(1989년 10월 생)
소속: 미국 민주당, 뉴욕주 제14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
부모: 푸에르토리코 출신 모친과 뉴욕주 브롱크스 출신 부친 사이에서 출생
전직: 바텐더
SNS 팔로워수: 트위터 227만+ 인스타그램 170만+
특이사항: 기업 후원 거부, 2016 버니 샌더스 선본 활동, '미국 민주당 사회주의자' 모임 회원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 역사상 최연소로 당선된 여성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의 프로필이다. 올해 만 스물아홉 살의 코르테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개원한 116대 의회에 정식 입성해 2년 임기의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그녀는 10선의 백인 남성 현역의원이자 하원 민주당 전당대회 회장이며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까지 꼽히던 막강 정치인 조 크로울리를 꺾고 후보로 선출됐다. 선출직 경험이 없는 한 번도 없는 완벽한 정치 신인이 '퀸스의 왕'으로 불리는 기성 정치인을 꺾은 것이다.

이 결과는 2018년 경선에서 가장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졌고, 코르테스는 곧 '미국 정치계의 샛별'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내세운 진보적 정책 개혁안들로 더욱 주목을 받았고, 지난 3일 의회에 입성한 이후로는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한 거침없는 SNS 활동과 과감한 발언들로 연일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일 선서식에 여성 참정권론자 선배들을 기리는 의미로 흰 옷을 입고 참석한 코르테스
■ 코르테스는 어떻게 막강한 기성 정치인을 꺾고 단숨에 샛별로 떠올랐을까?

코르테스는 선출직 경험이 전무하다. 그녀는 당선 직후 "앞으로 워싱턴 DC의 비싼 임대료를 어떻게 감당할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로 민주당 경선 직전까지도 바텐더로 일하며 생활비를 벌어온 청년이었다. 다만 그녀는 지난 미국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민주당 경선에서 겨뤘던 버니 샌더스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으며 당내 모임인 '미국 민주당 사회주의자' 소속으로, "좌파 측 후보가 아닌 바닥 출신 후보", "뉴욕의 노동계급을 열렬히 옹호하는 후보"라고 주장하며 지역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샀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지역구 퀸스와 브롱크스의 유권자 다수가 '블루칼라'와 이민자, 라틴계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 현역의원이었던 조 크로울리와 달리 '절대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는다(100% people-funded, no corporate money)'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주효했다.

안 그래도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증이 팽배했던 마당에 신인 여성 정치인의 극적 승리는 주인공 코르테스를 곧장 전국구 스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 인사들의 지지선언은 그녀에게 유명세를 더해주었고, 민주당 전국위원회장 톰 페레스는 지난 7월 그녀에 대해 "코르테스는 우리 당의 미래를 상징한다"고까지 언급했다.

코르테스는 이후 유명세와 스타성을 바탕으로 다른 민주당 진보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이는 그들의 인지도와 후원금에 대한 기여로 이어지면서 코르테스는 '킹 메이커' 또는 '새로운 에너지와 자금을 주는 스타'로까지 추앙받으며 자리매김한다.

코르테스와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 당선인 일한 오마르
특히 그녀를 깎아내리기 위해 어느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춤추는 동영상'과 그에 대한 쿨한 응수는 그녀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며 오히려 그녀의 SNS 계정에 수많은 팔로워를 더해주었다.

코르테스 의원의 보스턴 대학 재학 시절 촬영된 춤추는 동영상(2011년)
'어나니머스Q'라는 트위터 계정은 코르테스 의원의 고교 시절 모습이라며 "미국인이 좋아하는 '똑똑한 척하는 사회주의자'가 여기 있다. 실제로는 아주 멍청하게 행동하는......."이라는 음해성 글을 올렸지만,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 영상은 코르테스 의원이 보스턴 대학에 다니던 2011년 촬영된 4분짜리 영상의 일부분으로 밝혀졌다. 이후 코르테스가 "국회의원도 춤을 춘다"며 자신의 집무실 앞에서 촬영한 또 다른 '춤 동영상'으로 응수하면서 그녀는 '댄싱 퀸'이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집무실 앞에서 춤 추는 모습을 찍고 있는 코르테스
뉴욕타임스지도 지난 6일 <진보적 신예들이 개원 이후 며칠 만에 미 의회를 흔들어 놓았다 Liberal Freshmen Are Shaking the Capitol Just Days Into the New Congress>라는 기사에서 코르테스를 비롯한 정치 신인들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특히 코르테스의 트위터 팔로워 수는 펠로시 하원의장의 팔로워 수를 추월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 그러나 역풍 우려도.......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정치 신인들의 목소리 높이기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했다. 젊고 개혁적인 에너지가 정치계에 신선한 바람과 논의의 장을 여는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면서도, 자칫 민주당을 내분시키고 그럼으로써 공화당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논리와 근거 등이 뒷받침되지 않은 경솔한 주장은 곧 공허함이 드러나게 되고 신뢰 상실이라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재원 마련'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론의 측면에서 급진적인 주장에 걸맞는 답을 내놓지 못할 경우 유권자들이 막연히 가졌던 기대와 그동안의 유명세가 오히려 크나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미 우파 성향의 평론가들은 코르테스의 생활임금 도입 주장 등에 대해 "포퓰리스트 라인"으로 규정하고 "정말 소름끼친다"며 비난하고 나선 상황이다.

평소 남에 대한 발언에 있어서 신중하기로 정평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정치 신예들이 보다 조심스럽게 발언해줄 것을 넌지시 권고했다. 자칫 잘못하면 "초짜들의 실수 rookie mistakes"로 한 번에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정권을 잡고 있는 공화당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힘겨루기가 첨예한 상황에서는 말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아-코르테스 하원의원
빈곤과 부의 불평등, 이민 이슈를 바탕으로 정계에 입문해 민주당 아이콘으로 떠오른 코르테스가 자신의 말대로 "진정한 변화를 이끌 기회를 기쁘게 살려낼 것인가" 아니면 음해론자들의 말대로 '똑똑한 체하지만 사실은 멍청하게 행동하는 사회주의자'로 머물며 민주당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인가. 이는 그녀가 앞으로 무지하다는 비판을 이겨내며 어떻게 내실 있는 행동으로 보여줄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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