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내 세금으로 지은 공공기숙사, 여자 방이 세 배나 많다고?

입력 2019.01.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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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이 운영하는 공공기숙사인 '경기도 기숙사'의 여학생 방이 남학생 방보다 3배 더 많다고 알려져 인터넷에서 논란이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과 '오늘의 유머' 등에는 "현재 난리난 경기도 기숙사 차별" 등의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커다란 공분을 일으켰다. 게시물은 경기도 기숙사가 3개 층을 여학생에 몰아줘 남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 갈무리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 갈무리

이같은 내용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자 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의 'Q&A 게시판'엔 수많은 항의성 질문들이 쏟아졌다. 결국 현재 기숙사 측은 해당 게시판 이용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경기도 기숙사는 경기도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대학생 또는 청년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숙식을 제공하는 공공기숙사로 수원에 세워져있다. 총사업비 149억 원 규모의 경기도형 공공기숙사 건립사업으로 만들어져 2017년 문을 열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경기도 남자들은 세금을 여자에 비해 3분의 1로 내느냐", "정부가 오히려 갈등을 만드는것 같다"는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갈무리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갈무리

게시판 내용처럼 경기도 기숙사의 방 배정은 남녀 차별일까? 취재결과, 이 차이는 경기도 기숙사 이용자 데이터를 2년 간 보니, 남·여 지원자 수가 현격히 다른 데서 비롯됐다.

경기도청 교육협력과 관계자의 설명과 해당 기숙사의 해명 등을 종합해보면, 기숙사 지원자들의 남·여 비율은 매년 1:3 정도였다. 이 기숙사는 2017년 문을 열었을 당시 남·여학생을 각각 132명과 146명씩 선발했지만, 남학생 지원이 저조하자 여자 입사생 비율을 늘렸다. 올해 역시 남녀 지원자 비율이 1:3.1 정도로 지원자 중 여학생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6인 1실, 여학생은 2인 1실을 쓴다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남·여학생 방은 모두 3인 1실로 동일하다.

기숙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사실을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 갈무리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앞서 지난 8일엔 서울시 교육청 산하의 용산도서관이 도마에 올랐다. 이 도서관이 '창의열람실'을 만든다며 기존 남성열람실을 없애면서도 여성열람실은 그대로 놔뒀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도서관 측은 여성들의 열람실 이용 비율이 높아 여성들을 우선 배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결국 남녀공용열람실의 좌석 일부를 남성열람실로 바꾸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전문가들은 이런 갈등이 성평등 사회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이라고 지적한다. 장명선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교수는 "성평등 사회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갈등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하면서, "지나가야 할 단계이고, 교육을 통한 성평등 의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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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K] 내 세금으로 지은 공공기숙사, 여자 방이 세 배나 많다고?
    • 입력 2019-01-14 17:53:25
    취재K
경기도청이 운영하는 공공기숙사인 '경기도 기숙사'의 여학생 방이 남학생 방보다 3배 더 많다고 알려져 인터넷에서 논란이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과 '오늘의 유머' 등에는 "현재 난리난 경기도 기숙사 차별" 등의 제목으로 게시물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커다란 공분을 일으켰다. 게시물은 경기도 기숙사가 3개 층을 여학생에 몰아줘 남학생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 갈무리
이같은 내용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자 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의 'Q&A 게시판'엔 수많은 항의성 질문들이 쏟아졌다. 결국 현재 기숙사 측은 해당 게시판 이용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경기도 기숙사는 경기도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대학생 또는 청년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숙식을 제공하는 공공기숙사로 수원에 세워져있다. 총사업비 149억 원 규모의 경기도형 공공기숙사 건립사업으로 만들어져 2017년 문을 열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경기도 남자들은 세금을 여자에 비해 3분의 1로 내느냐", "정부가 오히려 갈등을 만드는것 같다"는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갈무리
게시판 내용처럼 경기도 기숙사의 방 배정은 남녀 차별일까? 취재결과, 이 차이는 경기도 기숙사 이용자 데이터를 2년 간 보니, 남·여 지원자 수가 현격히 다른 데서 비롯됐다.

경기도청 교육협력과 관계자의 설명과 해당 기숙사의 해명 등을 종합해보면, 기숙사 지원자들의 남·여 비율은 매년 1:3 정도였다. 이 기숙사는 2017년 문을 열었을 당시 남·여학생을 각각 132명과 146명씩 선발했지만, 남학생 지원이 저조하자 여자 입사생 비율을 늘렸다. 올해 역시 남녀 지원자 비율이 1:3.1 정도로 지원자 중 여학생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6인 1실, 여학생은 2인 1실을 쓴다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남·여학생 방은 모두 3인 1실로 동일하다.

기숙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사실을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경기도 기숙사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앞서 지난 8일엔 서울시 교육청 산하의 용산도서관이 도마에 올랐다. 이 도서관이 '창의열람실'을 만든다며 기존 남성열람실을 없애면서도 여성열람실은 그대로 놔뒀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었다.

도서관 측은 여성들의 열람실 이용 비율이 높아 여성들을 우선 배려했다고 설명했지만,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결국 남녀공용열람실의 좌석 일부를 남성열람실로 바꾸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전문가들은 이런 갈등이 성평등 사회로 가는 과도기적 단계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갈등이라고 지적한다. 장명선 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교수는 "성평등 사회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갈등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하면서, "지나가야 할 단계이고, 교육을 통한 성평등 의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턴기자 안명진 passion96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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