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K] 개성공단 보는 이언주 의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입력 2019.01.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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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정부의 개성공단 재개 움직임에 대해 "뭐 그리 좋은 일이라고 자꾸 선전하는가?"라며 불편한 속내를 밝혔다.

이 의원은 어제(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나라는 무리한 최저임금을 강요해서 일자리가 없어져서 난리들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인건비가 싸니까 개성공단 가서 기업 하면 이득을 본다고 부추기고 있다."며 "국내 일자리를 없애고 북에 가서 북한 노동자 인건비 따먹기나 하고 그들 임금이 어떻게 떼이고 어디에 쓰이는지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게 뭐 그리 좋은 일이라고 자꾸 선전을 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교류고 통일이고 경제적 이득이고 뭐고 간에 북한이 민주화가 되고 개혁개방 돼야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것 아니냐"며 "(투자금) 회수가 담보되지 않고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북한의) 외화벌이를 도와 결국은 우리 눈을 스스로 찌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정신 좀 차리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과거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입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대변인 시절 이 의원이 개성공단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 입장과는 상반된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개성공단 '잠정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2013년 4월에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외쳤다. 2013년 2월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했고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철수를 명령하자 우리 정부가 공단 잠정 폐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남북은 이후 5개월간 7번의 회담 끝에 극적으로 공단 재가동에 합의했는데, 그 기간 이 의원은 "개성공단은 정치적·군사적 상황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공단 정상화를 촉구했다.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황우여 대표도 "개성공단은 남북한은 물론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곳"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사랑방 모임'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개성공단을 국제경제특구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남북 간 회담이 평행선을 그리던 5차 회담 상황에서 "개성공단 협상의 결과는 남북관계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라며 "우리 정부가 북한이 수용 가능한 중재안 마련 등 유연한 협상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후 6차 회담을 앞두고는 현안 논평을 통해 "남북 모두 개성공단을 남북관계라는 틀 속에서만 바라봐선 안 된다."며 "서로에 대한 불신을 버리고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정경분리 원칙이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2013년 때 모습민주당 소속이었던 2013년 때 모습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이 의원의 태도 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언주 의원실은 "개성공단 가동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과거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했기 때문에 지금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보면 안 된다. 개성공단이 가동돼야 한다는 의견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시 남북 간 협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리 측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북한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나 확실한 비핵화 조치 없이는 개성공단 재개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할 경우 과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고스란히 재현될 거란 우려도 전했다.

이 의원은 또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내 일자리 상황이 나빠진 상황에서 최저임금도 못 받는 개성공단 근로자를 활용하라고 부추겼다"고 주장하며 "이는 적절치 않다고 봤기 때문에 현 정부의 개성공단 재개 입장을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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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K] 개성공단 보는 이언주 의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입력 2019-01-14 18:26:01
    취재K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이 정부의 개성공단 재개 움직임에 대해 "뭐 그리 좋은 일이라고 자꾸 선전하는가?"라며 불편한 속내를 밝혔다.

이 의원은 어제(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나라는 무리한 최저임금을 강요해서 일자리가 없어져서 난리들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인건비가 싸니까 개성공단 가서 기업 하면 이득을 본다고 부추기고 있다."며 "국내 일자리를 없애고 북에 가서 북한 노동자 인건비 따먹기나 하고 그들 임금이 어떻게 떼이고 어디에 쓰이는지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게 뭐 그리 좋은 일이라고 자꾸 선전을 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교류고 통일이고 경제적 이득이고 뭐고 간에 북한이 민주화가 되고 개혁개방 돼야 의미 있고 지속 가능한 것 아니냐"며 "(투자금) 회수가 담보되지 않고 언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북한의) 외화벌이를 도와 결국은 우리 눈을 스스로 찌르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정신 좀 차리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과거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입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대변인 시절 이 의원이 개성공단에 대해 여러 차례 밝힌 입장과는 상반된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개성공단 '잠정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2013년 4월에는 '개성공단 정상화'를 외쳤다. 2013년 2월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했고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철수를 명령하자 우리 정부가 공단 잠정 폐쇄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남북은 이후 5개월간 7번의 회담 끝에 극적으로 공단 재가동에 합의했는데, 그 기간 이 의원은 "개성공단은 정치적·군사적 상황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공단 정상화를 촉구했다.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황우여 대표도 "개성공단은 남북한은 물론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곳"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사랑방 모임'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개성공단을 국제경제특구로 발전시킬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남북 간 회담이 평행선을 그리던 5차 회담 상황에서 "개성공단 협상의 결과는 남북관계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라며 "우리 정부가 북한이 수용 가능한 중재안 마련 등 유연한 협상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후 6차 회담을 앞두고는 현안 논평을 통해 "남북 모두 개성공단을 남북관계라는 틀 속에서만 바라봐선 안 된다."며 "서로에 대한 불신을 버리고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정경분리 원칙이 철저히 적용돼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2013년 때 모습
개성공단을 바라보는 이 의원의 태도 변화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언주 의원실은 "개성공단 가동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이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과거 민주당 원내대변인을 했기 때문에 지금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보면 안 된다. 개성공단이 가동돼야 한다는 의견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시 남북 간 협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리 측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북한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나 확실한 비핵화 조치 없이는 개성공단 재개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가동을 재개할 경우 과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고스란히 재현될 거란 우려도 전했다.

이 의원은 또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국내 일자리 상황이 나빠진 상황에서 최저임금도 못 받는 개성공단 근로자를 활용하라고 부추겼다"고 주장하며 "이는 적절치 않다고 봤기 때문에 현 정부의 개성공단 재개 입장을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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