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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중국 네티즌의 ‘김정은 방중’ 관전법…‘이설주와 녹색열차’
입력 2019.01.14 (18:38)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 리포트] 중국 네티즌의 ‘김정은 방중’ 관전법…‘이설주와 녹색열차’
중국정부 ... '환대! 환대! 환대!' 국빈예우

전격적인 중국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차례 회동, 생일 축하를 겸한 화려한 만찬, 그리고 귀국...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정상은 서로 할 말은 다 한 듯 하다. 중국은 언제든 북한 곁에 있겠다는 메시지도 확실히 남겼다. 양국 발표문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관련국(이 관련국은 누구나 알 듯이 미국이다)에 북한의 합리적 관심(제제 완화와 해제, 평화체제 전환)을 중시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희망했고, 시진핑 주석은 "관련국들이 대화를 통해 각자의 합리적 관심사를 해결할 것을 지지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북한의 든든한 우군은 역시 중국임을 확인한 셈이다.

정상회담은 1시간 정도 걸렸지만, 인민대회당 만찬은 4시간이나 이어졌다. 더구나 이날은 김정은 위원장의 35번째 생일이었다. 중국 국영 방송사 CC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화려함이 국빈급 환대를 한 지난해 3월 1차 방중 때와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웬만한 중국 실세들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중국 네티즌 '베이징에 무슨 일 있었어요?"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된 지난 10일, 중국 국영 방송사 CCTV는 4분 30초 편집 영상을 거의 매시간 방송했다. 관영매체들은 인터넷 기사도 도배하다시피 올렸다. 중국 국민들, 특히 네티즌들은 이들 기사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중국 SNS, 웨이보에 '김정은'을 넣고 검색해 보니 관영매체 인터넷 기사가 줄줄이 뜬다. 그런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링크한 기사는 없다. 모두 관영매체 게시물이다. 댓글 달린 기사도 거의 없다. 정상회담 성과를 선전하는데 열을 올린 중국 관영매체의 기대와 달리 중국 네티즌들은 '김정은 위원장 방중'에 무관심이나 다름없는 반응을 보였다. 많지는 않지만 달린 댓글들 내용은 어떨까?

부정적 평가보다는 의외로 호의적 입장의 글이 더 많다.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 우의는 더 깊어져야 하고,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에 유리하다"는 제법 전문가다운 댓글 부터 "두 나라가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 "두 나라의 우의가 더 진일보했으면 한다"는 댓글도 보인다. "조심히 돌아가라"는 배웅 인사까지….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던 몇 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반응이다.

가장 큰 관심은 '이설주 여사'



중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잔뜩 공을 들였다면, 중국 네티즌이 가장 주목한 사람은 정작 '이설주 여사'다. 댓글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이설주 여사에 관한 언급이다. "아름답다" "예의 바르다" "예쁘고 단정해 보인다"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다. "관리들에게 인사를 잘하고" "친척 집에 온 거 같다"며 친근감을 표시한 댓글도 있다. 드물게 "점점 살이 찐다"는 평을 올린 댓글도 있다.

중국 사람들만 아는 '녹색 열차'


이런 댓글들 속에 드문드문 등장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이 타고 온 북한 특별열차에 관한 글이다. 북한 특별열차는 외관이 녹색으로 칠해져 있다. 시속 300km 고속철이 씽씽 달리는 중국에서 '녹색 열차'는 낡고, 고루하고, 옛것을 상징한다. 1990년대까지 중국 철도 여객 운송의 주력이었던 '녹색 열차'



그러나 중국 국민들은 이 녹색 열차에 대한 기억이 좋지만은 않다. 대부분 정비를 하지 않아 페인트가 벗겨지고, 냉방장치도 없어 중국인들에게는 과거 가난했던 시절의 상징이다. 차 문이 닫히지 않아 위험하고, 화장실을 치우지 않아 고약한 냄새가 내내 코를 찔렀던 녹색 열차. 중국 네티즌은 "반도의 한 우방 국가 원수가 왜 하필 녹색 열차를 타고 왔을까?"라고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 밑에는 '못 사는 나라 북한' '중국의 도움 없이는 국제사회에서 버텨내질 못하는 힘없는 나라 북한'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국 네티진들의 인식이 사실 틀린 것도 아니다. 북한의 현실은 중국의 녹색 열차나 다름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제제 해제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곧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한다. 북한과 미국의 통 큰 거래를 기대한다. 그것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시작인 것은 물론 북한 역시 낡고 고루한 옛것, 녹색 열차 시대를 끝내고 중국 전역을 씽씽 달리는 고속철처럼,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 [특파원 리포트] 중국 네티즌의 ‘김정은 방중’ 관전법…‘이설주와 녹색열차’
    • 입력 2019.01.14 (18:38)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 리포트] 중국 네티즌의 ‘김정은 방중’ 관전법…‘이설주와 녹색열차’
중국정부 ... '환대! 환대! 환대!' 국빈예우

전격적인 중국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두 차례 회동, 생일 축하를 겸한 화려한 만찬, 그리고 귀국...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정상은 서로 할 말은 다 한 듯 하다. 중국은 언제든 북한 곁에 있겠다는 메시지도 확실히 남겼다. 양국 발표문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관련국(이 관련국은 누구나 알 듯이 미국이다)에 북한의 합리적 관심(제제 완화와 해제, 평화체제 전환)을 중시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해 줄 것을 희망했고, 시진핑 주석은 "관련국들이 대화를 통해 각자의 합리적 관심사를 해결할 것을 지지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북한의 든든한 우군은 역시 중국임을 확인한 셈이다.

정상회담은 1시간 정도 걸렸지만, 인민대회당 만찬은 4시간이나 이어졌다. 더구나 이날은 김정은 위원장의 35번째 생일이었다. 중국 국영 방송사 CC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화려함이 국빈급 환대를 한 지난해 3월 1차 방중 때와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웬만한 중국 실세들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중국 네티즌 '베이징에 무슨 일 있었어요?"

정상회담 결과가 발표된 지난 10일, 중국 국영 방송사 CCTV는 4분 30초 편집 영상을 거의 매시간 방송했다. 관영매체들은 인터넷 기사도 도배하다시피 올렸다. 중국 국민들, 특히 네티즌들은 이들 기사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중국 SNS, 웨이보에 '김정은'을 넣고 검색해 보니 관영매체 인터넷 기사가 줄줄이 뜬다. 그런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링크한 기사는 없다. 모두 관영매체 게시물이다. 댓글 달린 기사도 거의 없다. 정상회담 성과를 선전하는데 열을 올린 중국 관영매체의 기대와 달리 중국 네티즌들은 '김정은 위원장 방중'에 무관심이나 다름없는 반응을 보였다. 많지는 않지만 달린 댓글들 내용은 어떨까?

부정적 평가보다는 의외로 호의적 입장의 글이 더 많다.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 우의는 더 깊어져야 하고,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에 유리하다"는 제법 전문가다운 댓글 부터 "두 나라가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 "두 나라의 우의가 더 진일보했으면 한다"는 댓글도 보인다. "조심히 돌아가라"는 배웅 인사까지…. 연이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던 몇 년 전과는 사뭇 달라진 반응이다.

가장 큰 관심은 '이설주 여사'



중국 정부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잔뜩 공을 들였다면, 중국 네티즌이 가장 주목한 사람은 정작 '이설주 여사'다. 댓글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이설주 여사에 관한 언급이다. "아름답다" "예의 바르다" "예쁘고 단정해 보인다"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다. "관리들에게 인사를 잘하고" "친척 집에 온 거 같다"며 친근감을 표시한 댓글도 있다. 드물게 "점점 살이 찐다"는 평을 올린 댓글도 있다.

중국 사람들만 아는 '녹색 열차'


이런 댓글들 속에 드문드문 등장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이 타고 온 북한 특별열차에 관한 글이다. 북한 특별열차는 외관이 녹색으로 칠해져 있다. 시속 300km 고속철이 씽씽 달리는 중국에서 '녹색 열차'는 낡고, 고루하고, 옛것을 상징한다. 1990년대까지 중국 철도 여객 운송의 주력이었던 '녹색 열차'



그러나 중국 국민들은 이 녹색 열차에 대한 기억이 좋지만은 않다. 대부분 정비를 하지 않아 페인트가 벗겨지고, 냉방장치도 없어 중국인들에게는 과거 가난했던 시절의 상징이다. 차 문이 닫히지 않아 위험하고, 화장실을 치우지 않아 고약한 냄새가 내내 코를 찔렀던 녹색 열차. 중국 네티즌은 "반도의 한 우방 국가 원수가 왜 하필 녹색 열차를 타고 왔을까?"라고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 밑에는 '못 사는 나라 북한' '중국의 도움 없이는 국제사회에서 버텨내질 못하는 힘없는 나라 북한'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중국 네티진들의 인식이 사실 틀린 것도 아니다. 북한의 현실은 중국의 녹색 열차나 다름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과 제제 해제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은 아닐까? 곧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한다. 북한과 미국의 통 큰 거래를 기대한다. 그것이 국제사회의 안정과 한반도 평화체제의 시작인 것은 물론 북한 역시 낡고 고루한 옛것, 녹색 열차 시대를 끝내고 중국 전역을 씽씽 달리는 고속철처럼, 새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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