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귀국’ 의원 해외연수…위약금은 누구 돈으로?

[앵커]

예천군의회 파문 속에도 해외연수를 떠났던 지방의원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잇따라 조기 귀국하고 있습니다.

지방의회의 해외연수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는지를 역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인데요.

갑자기 취소된 일정에 따른 위약금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방준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인천 계양구의회 의원 4명은 8박 9일 일정의 해외연수 길에 올랐습니다.

출국장에서 연수 목적을 묻는 KBS 취재진에 황당하면서도 가벼운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숙의/인천 계양구 의원/지난 10일 : "(동굴도 방문하시던데, 계양구에 동굴이 있나요?) 아라뱃길도 있고 동굴도 저희가 막말로 만들 수도 있고... (동굴을 만드신다고요?)"]

보도가 나간 뒤, 계양구 의회 홈페이지에는 의원들을 비난하고 관광성 연수를 즉각 중단하라는 구민들의 글이 잇따랐습니다.

이들은 이틀 만에 조기 귀국했습니다.

연수지인 호주에는 단 25시간 머물렀습니다.

예정했던 일정 대부분은 취소했습니다.

[윤환/인천 계양구 의회 의장 : "심적으로 힘들었을 거로 생각해요. 악성 댓글이라든지, SNS 통해서 여러 가지 가족들에 대한 우려 때문에 조기 귀국 하라는 종용을 많이 받아서..."]

경북 시군의회 의장단 역시 베트남 해외연수를 도중에 취소하고 돌아왔습니다.

해외연수 일정을 도중에 취소하면 여행사와의 위약금 등을 물어야 합니다.

이 돈은 어떻게 처리하고 누가 낼까,

제각각입니다.

인천 계양구의회는 의원들이 자비로 부담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경북 시군의회 의장단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방의원 해외연수 규정에 위약금 등과 관련된 구체적 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조현재/인천계양평화복지연대 부대표/심의 참가자 : "조례가 조금 더 세밀하게 조금 더 충실하게 엄격하게 조례가 만들어져서, 조례에 의해서 연수가 기획되고 준비가 되면 그나마 개선된 해외연수가 되지 않을까."]

행정안전부는 지방의원 해외연수 심의 기준과 환수 조치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 표준안을 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