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으로 깨진 우정’ 암사역 흉기 사건…경찰 대응 문제 없었다?

입력 2019.01.14 (20:37) 수정 2019.01.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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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경찰서가 공개한 어제(13일) A씨 검거 당시 상황 영상


■ '친구에게 흉기 난동' 암사역 사건의 내막은?.."감히 자백을 해?" 함께 돈 훔친 뒤 자백에 격분
■ "경찰이 저 정도를 왜 못잡을까? 시민 사이로 도주 '아찔'..."흥분한 피의자 설득 노력..대처에 문제 없어"

어제(13일) 저녁 7시, 18살 남성 A씨가 서울 강동구 암사역 근처에서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이 때문에 B씨는 허벅지 등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당시 경찰이 출동해 A씨를 제압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경찰을 비판하는 여론도 들끓었습니다. 경찰 대응에 문제가 많다고 느낀 네티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둘은 동갑내기 친구 사이였습니다. 왜 A씨는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렀을까요?

"왜 자백했어"…앙심 품고 흉기 난동

A씨와 B씨는 친구이자 특수절도를 함께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흉기 사건이 있기 15시간 전 쯤인 새벽 4시 경, 이들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공영주차장 정산소의 유리창을 깨고 4만 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이들은 인근 반찬가게에서도 만 원을 더 훔쳤습니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어제(13일) 새벽 서울 강동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침입해 4만 원을 훔쳤다고 밝혔습니다.경찰은 A씨와 B씨가 어제(13일) 새벽 서울 강동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침입해 4만 원을 훔쳤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먼저 붙잡은 건 B씨였습니다. B씨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경찰 조사를 받으며 돈을 훔쳤다고 자백했고, "A와 함께 훔쳤다"고 털어놨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인을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고 나서 이에 대해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경찰에 신고한 게 아니라 조사를 받으며 자백한 것"이라며 "A씨와 B씨가 경찰에 붙잡혀도 '서로 말하지 말자'고 약속된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테이저 건으로 1차 진압 실패…"대처 미온" 논란

당시 A 씨가 B 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 경찰이 출동해 대치하는 장면을 한 시민이 촬영했고 인터넷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지금 동영상은 지워졌지만 원래 담겨있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길거리에서 검은 옷을 입은 남성 두 명이 서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곧 한 사람이 나머지 한 사람에게 달려들어 폭행을 하는가 싶더니, 흉기를 휘두릅니다. 출동한 경찰에게는 자전거를 넘어뜨려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경찰관 한 명이 전기충격기인 테이저 건을 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수 분간 대치하던 A씨는 방향을 틀어 시민들이 모여있는 쪽으로 빠르게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은 달려오는 A씨를 보며 혼비백산해 흩어집니다.

경찰 관계자는 "테이저 건은 양극과 음극 두 개가 다 신체에 꽂혀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몸을 틀어버려 하나가 튕겨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를 현장에서 본 한 시민은 "저 정도를 왜 못 잡을까, '어떡해, 어떡해'(하며 봤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접한 누리꾼들도 경찰이 피의자를 제대로 포위하지 못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해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다는 반응을 다수 보였습니다.

어제 벌어진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화면어제 벌어진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화면

민갑룡 경찰청장 "경찰 대응에 문제없어"

여론이 뜨거워지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당시 현장이 온전히 찍힌 영상을 보면 흉기를 든 A씨가 흥분해 있는 상태에서 현장 경찰관이 침착하게 설득시키는 노력을 했고, 도주 이후 빠르게 붙잡았다는 겁니다.

이에 서울 강동경찰서도 이례적으로 A씨가 경찰로부터 도망간 이후 검거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에는 경찰관 3명에 둘러싸인 A씨가 흉기를 버리고 수갑이 채워지는 등 붙잡히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겼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일부 상황만 보고 미온적이라는 대처가 있어 전체를 공개하게 됐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비용 등 현실적 문제 때문에 일선 경찰관들이 테이저 건에 대한 훈련을 충분히 할 수는 없지만 대처를 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폭행과 특수절도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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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14 20:37:50
    • 수정2019-01-15 17:59:51
    취재K
▲ 서울 강동경찰서가 공개한 어제(13일) A씨 검거 당시 상황 영상


■ '친구에게 흉기 난동' 암사역 사건의 내막은?.."감히 자백을 해?" 함께 돈 훔친 뒤 자백에 격분
■ "경찰이 저 정도를 왜 못잡을까? 시민 사이로 도주 '아찔'..."흥분한 피의자 설득 노력..대처에 문제 없어"

어제(13일) 저녁 7시, 18살 남성 A씨가 서울 강동구 암사역 근처에서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이 때문에 B씨는 허벅지 등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당시 경찰이 출동해 A씨를 제압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경찰을 비판하는 여론도 들끓었습니다. 경찰 대응에 문제가 많다고 느낀 네티즌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둘은 동갑내기 친구 사이였습니다. 왜 A씨는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렀을까요?

"왜 자백했어"…앙심 품고 흉기 난동

A씨와 B씨는 친구이자 특수절도를 함께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흉기 사건이 있기 15시간 전 쯤인 새벽 4시 경, 이들은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공영주차장 정산소의 유리창을 깨고 4만 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이들은 인근 반찬가게에서도 만 원을 더 훔쳤습니다.

경찰은 A씨와 B씨가 어제(13일) 새벽 서울 강동구의 한 공영주차장에 침입해 4만 원을 훔쳤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먼저 붙잡은 건 B씨였습니다. B씨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경찰 조사를 받으며 돈을 훔쳤다고 자백했고, "A와 함께 훔쳤다"고 털어놨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본인을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알고 나서 이에 대해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B씨가 경찰에 신고한 게 아니라 조사를 받으며 자백한 것"이라며 "A씨와 B씨가 경찰에 붙잡혀도 '서로 말하지 말자'고 약속된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테이저 건으로 1차 진압 실패…"대처 미온" 논란

당시 A 씨가 B 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장면, 경찰이 출동해 대치하는 장면을 한 시민이 촬영했고 인터넷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지금 동영상은 지워졌지만 원래 담겨있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길거리에서 검은 옷을 입은 남성 두 명이 서로 대치하고 있습니다. 곧 한 사람이 나머지 한 사람에게 달려들어 폭행을 하는가 싶더니, 흉기를 휘두릅니다. 출동한 경찰에게는 자전거를 넘어뜨려서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경찰관 한 명이 전기충격기인 테이저 건을 쐈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수 분간 대치하던 A씨는 방향을 틀어 시민들이 모여있는 쪽으로 빠르게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은 달려오는 A씨를 보며 혼비백산해 흩어집니다.

경찰 관계자는 "테이저 건은 양극과 음극 두 개가 다 신체에 꽂혀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몸을 틀어버려 하나가 튕겨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를 현장에서 본 한 시민은 "저 정도를 왜 못 잡을까, '어떡해, 어떡해'(하며 봤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접한 누리꾼들도 경찰이 피의자를 제대로 포위하지 못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해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다는 반응을 다수 보였습니다.

어제 벌어진 상황을 찍은 동영상이 올라온 유튜브 화면
민갑룡 경찰청장 "경찰 대응에 문제없어"

여론이 뜨거워지자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당시 현장이 온전히 찍힌 영상을 보면 흉기를 든 A씨가 흥분해 있는 상태에서 현장 경찰관이 침착하게 설득시키는 노력을 했고, 도주 이후 빠르게 붙잡았다는 겁니다.

이에 서울 강동경찰서도 이례적으로 A씨가 경찰로부터 도망간 이후 검거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에는 경찰관 3명에 둘러싸인 A씨가 흉기를 버리고 수갑이 채워지는 등 붙잡히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겼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일부 상황만 보고 미온적이라는 대처가 있어 전체를 공개하게 됐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비용 등 현실적 문제 때문에 일선 경찰관들이 테이저 건에 대한 훈련을 충분히 할 수는 없지만 대처를 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폭행과 특수절도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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