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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지금 재개발 지구에선…불어나는 쓰레기의 비밀
입력 2019.01.16 (08:32) 수정 2019.01.16 (08:52)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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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지금 재개발 지구에선…불어나는 쓰레기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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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내가 살고 있던 동네가 새로 개발된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사를 떠난 동네에는 오히려 쓰레기 더미가 늘어만 가고요.

재개발을 둘러싼 각종 소송 등으로 도심 속 폐가들이 속출해 안전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현장을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서울의 한 재개발 지구. 골목골목마다 쓰레기들로 가득 찼습니다.

가전제품, 일반 쓰레기부터 옷장을 비롯한 각종 가구까지 위태롭게 쌓여 있습니다.

동네 한구석, 막다른 골목은 거대한 쓰레기통이 됐습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냉장고도 딱지 같은 것을 붙이지도 않고 나와 있고 여기 보면 의자고 지금 이것 같은 경우에는 책장인 것 같은데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저런 것이 넘어지면 사람 다치거든요."]

이 지역은 건물을 철거해 새로 짓는 재건축이 아닌, 낙후된 동네 전체를 정비하는 공공사업인 재개발 지구로 선정됐습니다.

올해만 8천여 명이 이주를 예정하고 있을 정도로 사업 규모가 큰데요.

재개발을 앞두고 주민들이 이사를 하면서 쓰레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난 주말 한번 치웠다는 게 이 정도입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하루 한집 (이사) 간 것을 치워놓고 나면 다음 집 갈 때 또 이만큼이 나오고 이러니까 이 골목에 쓰레기가 빌 데가 없는 거예요."]

동네 전체가 쓰레기장이 되다 보니 외부인이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생겼다는데요.

경고문을 붙여놔도 소용이 없습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이렇게 집에서 출력해서 붙여놓는 거예요. 이렇게 붙여놓으면 좀 덜할까 싶어서…."]

보다 못한 주민들은 직접 쓰레기봉투를 사서 청소에 나서고 있지만 그때뿐입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이렇게 틈날 때마다 쓰는 거예요. 안 쓸고는 견딜 수가 없으니까. 이사한 사람은 갔더라도 사는 사람은 살아야 할 거 아니에요."]

이렇듯 쓰레기가 쌓이고 있지만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 얘기입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구청에서나 조합에서나 치워야 하는데 하나도 안 치워져 있고 지금 그냥 다 방치시켜놓고 있는 거죠."]

이사를 할 때 스티커를 붙인 대형 폐기물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든 쓰레기는 구청이 수거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쓰레기 과연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저희 집이 여긴데 저 재활용을 제가 내놓은 지 2주가 다 되어가요. 안 가져가고 있어요."]

구청 측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워낙 많은 폐기물이 나와서 조금 지체되고 있는 건 사실인데 무단 투기된 부분들은 어쨌든 사업 시행자가 관리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구청 말대로 무단 배출된 쓰레기 수거는 재개발 조합 측에 의무가 있다는데요.

쓰레기 수거가 안 되는 원인이 주민들이 빨리 떠나도록 하기 위해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집 안에 있던 쓰레기를 내놔야지만 이주 비용이나 이런 것을 주겠다고 하니까 이주를 하시면서 밖에다가 다 쓰레기를 (내놓은 거죠.)"]

[장영숙/재개발 지역 주민 : "살고 있는 사람들 불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자기네들이 일부러 그것을 놔두는 건지…."]

이에 대해 재개발 조합측은 정기적으로 수거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재개발 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조합 측에서) 일주일에 민원이 10건 정도 모이면 5일에 한 번 나가서 치워요. 무조건 재개발 지역이니까 구청에서는 우리한테 떠넘기려고 그러는 거예요."]

지난해 말 공청회도 열었지만 쓰레기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아직 이주 계획도 세우지 못한 주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내가 여기 53년 동안 살았는데 이 집에서만 45년을 살았어요. 추억도 있잖아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요. 내가 이걸 이렇게 맨날 닦고 살았는데 이거 지금 시세 반도 안 되는 돈을 받아들고 어딜 가야 하나,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결국 고통 받는 건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쓰레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입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재개발 사업도 좋은데 우선 사람이잖아요. 사람을 살게 해놓고 살게끔 어떻게 조치를 해주고 나서 재개발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는 서울의 다른 도심.

지붕이 무너지고 철근이 드러난 집들이 즐비합니다.

한집 건너 한집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인데요.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분리수거 쓰레기도 안 가져가고 택배도 잘 안 와요. 빈집이 있고 여기 구석이 약간 그런 게 있어서…."]

이곳은 2009년 재개발 지구로 지정됐다 직권해제 된 곳인데요.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여러 가지 역사적인 문화적인 가치 때문에 2017년 3월에 해제가 된 것이고요."]

하지만, 이미 이곳에는 빈집만 80여 채.

재개발을 원하는 조합 측과 서울시의 소송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떠나게 된 것인데요.

오랫동안 방치되다 보니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노후화된 건물이 곳곳에 있고, 주민들은 자나 깨나 걱정입니다.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만약에 불이 난다 그러면 좀 심각하겠죠. 그러면 우리 건너편 쪽은 연세 드신 분들이 거의 한 80살 전후로 혼자 사시는 분들도 계시고…."]

떠날 수도 없지만 그냥 들어와서 살기에는 안전 문제 등이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갑니다.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사실 무섭죠. 제가 여기서 살려고 샀어요. 여기 와서 들어와서 살려고. 그런데 빈집이 너무 많고 그래서 애 아빠가 여기서 살다가는 죽어 나가도 모르겠다고 안 된다고 그래서 출퇴근을 하고 있어요."]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무서우니까 강아지 키우는 거예요. 재개발 안 된다고 해서 임대아파트도 못 받고 돈도 없는데 갈 데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있죠."]

살기좋은 동네를 만들겠다며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

하지만,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의 고통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한 배려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 [뉴스 따라잡기] 지금 재개발 지구에선…불어나는 쓰레기의 비밀
    • 입력 2019.01.16 (08:32)
    • 수정 2019.01.16 (08:52)
    아침뉴스타임
[뉴스 따라잡기] 지금 재개발 지구에선…불어나는 쓰레기의 비밀
[기자]

내가 살고 있던 동네가 새로 개발된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사를 떠난 동네에는 오히려 쓰레기 더미가 늘어만 가고요.

재개발을 둘러싼 각종 소송 등으로 도심 속 폐가들이 속출해 안전 우려도 낳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현장을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서울의 한 재개발 지구. 골목골목마다 쓰레기들로 가득 찼습니다.

가전제품, 일반 쓰레기부터 옷장을 비롯한 각종 가구까지 위태롭게 쌓여 있습니다.

동네 한구석, 막다른 골목은 거대한 쓰레기통이 됐습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냉장고도 딱지 같은 것을 붙이지도 않고 나와 있고 여기 보면 의자고 지금 이것 같은 경우에는 책장인 것 같은데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저런 것이 넘어지면 사람 다치거든요."]

이 지역은 건물을 철거해 새로 짓는 재건축이 아닌, 낙후된 동네 전체를 정비하는 공공사업인 재개발 지구로 선정됐습니다.

올해만 8천여 명이 이주를 예정하고 있을 정도로 사업 규모가 큰데요.

재개발을 앞두고 주민들이 이사를 하면서 쓰레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난 주말 한번 치웠다는 게 이 정도입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하루 한집 (이사) 간 것을 치워놓고 나면 다음 집 갈 때 또 이만큼이 나오고 이러니까 이 골목에 쓰레기가 빌 데가 없는 거예요."]

동네 전체가 쓰레기장이 되다 보니 외부인이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생겼다는데요.

경고문을 붙여놔도 소용이 없습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이렇게 집에서 출력해서 붙여놓는 거예요. 이렇게 붙여놓으면 좀 덜할까 싶어서…."]

보다 못한 주민들은 직접 쓰레기봉투를 사서 청소에 나서고 있지만 그때뿐입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이렇게 틈날 때마다 쓰는 거예요. 안 쓸고는 견딜 수가 없으니까. 이사한 사람은 갔더라도 사는 사람은 살아야 할 거 아니에요."]

이렇듯 쓰레기가 쌓이고 있지만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 얘기입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구청에서나 조합에서나 치워야 하는데 하나도 안 치워져 있고 지금 그냥 다 방치시켜놓고 있는 거죠."]

이사를 할 때 스티커를 붙인 대형 폐기물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든 쓰레기는 구청이 수거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쓰레기 과연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저희 집이 여긴데 저 재활용을 제가 내놓은 지 2주가 다 되어가요. 안 가져가고 있어요."]

구청 측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워낙 많은 폐기물이 나와서 조금 지체되고 있는 건 사실인데 무단 투기된 부분들은 어쨌든 사업 시행자가 관리해야 되는 것이거든요."]

구청 말대로 무단 배출된 쓰레기 수거는 재개발 조합 측에 의무가 있다는데요.

쓰레기 수거가 안 되는 원인이 주민들이 빨리 떠나도록 하기 위해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건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재개발 지역 주민 : "집 안에 있던 쓰레기를 내놔야지만 이주 비용이나 이런 것을 주겠다고 하니까 이주를 하시면서 밖에다가 다 쓰레기를 (내놓은 거죠.)"]

[장영숙/재개발 지역 주민 : "살고 있는 사람들 불편하게 하기 위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자기네들이 일부러 그것을 놔두는 건지…."]

이에 대해 재개발 조합측은 정기적으로 수거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재개발 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조합 측에서) 일주일에 민원이 10건 정도 모이면 5일에 한 번 나가서 치워요. 무조건 재개발 지역이니까 구청에서는 우리한테 떠넘기려고 그러는 거예요."]

지난해 말 공청회도 열었지만 쓰레기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아직 이주 계획도 세우지 못한 주민들도 적지 않습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내가 여기 53년 동안 살았는데 이 집에서만 45년을 살았어요. 추억도 있잖아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요. 내가 이걸 이렇게 맨날 닦고 살았는데 이거 지금 시세 반도 안 되는 돈을 받아들고 어딜 가야 하나,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결국 고통 받는 건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쓰레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주민들입니다.

[임복란/재개발 지역 주민 : "재개발 사업도 좋은데 우선 사람이잖아요. 사람을 살게 해놓고 살게끔 어떻게 조치를 해주고 나서 재개발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에는 서울의 다른 도심.

지붕이 무너지고 철근이 드러난 집들이 즐비합니다.

한집 건너 한집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인데요.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분리수거 쓰레기도 안 가져가고 택배도 잘 안 와요. 빈집이 있고 여기 구석이 약간 그런 게 있어서…."]

이곳은 2009년 재개발 지구로 지정됐다 직권해제 된 곳인데요.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여러 가지 역사적인 문화적인 가치 때문에 2017년 3월에 해제가 된 것이고요."]

하지만, 이미 이곳에는 빈집만 80여 채.

재개발을 원하는 조합 측과 서울시의 소송이 계속되면서 사람들이 떠나게 된 것인데요.

오랫동안 방치되다 보니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노후화된 건물이 곳곳에 있고, 주민들은 자나 깨나 걱정입니다.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만약에 불이 난다 그러면 좀 심각하겠죠. 그러면 우리 건너편 쪽은 연세 드신 분들이 거의 한 80살 전후로 혼자 사시는 분들도 계시고…."]

떠날 수도 없지만 그냥 들어와서 살기에는 안전 문제 등이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갑니다.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사실 무섭죠. 제가 여기서 살려고 샀어요. 여기 와서 들어와서 살려고. 그런데 빈집이 너무 많고 그래서 애 아빠가 여기서 살다가는 죽어 나가도 모르겠다고 안 된다고 그래서 출퇴근을 하고 있어요."]

[재개발 중단 지역 주민/음성변조 : "무서우니까 강아지 키우는 거예요. 재개발 안 된다고 해서 임대아파트도 못 받고 돈도 없는데 갈 데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있죠."]

살기좋은 동네를 만들겠다며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

하지만,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의 고통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에 대한 배려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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