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아픈 손자’까지 언급하며 이웃 속인 할머니

입력 2019.01.17 (11:23) 수정 2019.01.17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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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62·여)씨는 부산 동구에서 미용실을 30년 이상 운영해왔다.

A 씨는 성실하고 성격이 좋아 이웃들과 친하게 지냈고 이웃들은 이런 A 씨를 신뢰했다. 이후 A 씨는 가게 손님들과 이웃들을 상대로 20년 전부터 4개의 계를 운영해 왔다. 계는 약 10년간은 정상적으로 운영됐지만, 2009년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10년 전부터 곗돈을 타고 계에서 빠지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피해가 발생했고 이후 사기를 당해 곗돈을 날리면서 이를 혼자 해결하려다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곗돈 문제로 고민하던 A 씨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지인 B(71·여)씨 등 14명으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4억 5천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당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자신의 손자를 내세우며 인정에 호소했다. A 씨는 이웃들에게 “백혈병인 손자 수술비로 급전이 필요하다”며 돈을 챙겼다. A 씨는 또 “부산 기장에 땅이 있고, 건물도 있다.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붙여 갚겠다”며 이웃들을 속였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이 돈을 아픈 손자의 치료비로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가로챈 돈으로 빌린 이웃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며 이른바 ‘돌려막기’방식으로 생활해왔다”며 “건물 등 재력이 있다고 자신을 이웃들에게 소개했지만, 역시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의 사기 행각에 돈을 준 피해자 중에는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과 기초생활보장수급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A 씨와 한동네에서 오래 살면서 친하게 지내던 분들"이라며 “이웃들은 A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빌려줬다”며 안타까워했다.

A 씨의 사기 행각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A 씨는 지난 2017년 계를 또 조직해 곗돈을 받은 뒤 가로채는 수법으로 5천만을 챙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A 씨의 범행은 지난달 21일 피해자들이 A 씨를 고소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A 씨의 이웃들은 A 씨가 언젠가는 돈을 갚을 것으로 믿었지만, A 씨가 잠적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부산의 한 원룸에 숨어있던 A 씨를 검거했고, A 씨는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이지만 A 씨의 재정 상태로 보아 피해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오늘(17일) 사기 혐의로 A 씨를 구속하는 한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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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아픈 손자’까지 언급하며 이웃 속인 할머니
    • 입력 2019-01-17 11:23:33
    • 수정2019-01-17 14:19:24
    취재후·사건후
A(62·여)씨는 부산 동구에서 미용실을 30년 이상 운영해왔다.

A 씨는 성실하고 성격이 좋아 이웃들과 친하게 지냈고 이웃들은 이런 A 씨를 신뢰했다. 이후 A 씨는 가게 손님들과 이웃들을 상대로 20년 전부터 4개의 계를 운영해 왔다. 계는 약 10년간은 정상적으로 운영됐지만, 2009년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10년 전부터 곗돈을 타고 계에서 빠지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피해가 발생했고 이후 사기를 당해 곗돈을 날리면서 이를 혼자 해결하려다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곗돈 문제로 고민하던 A 씨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지인 B(71·여)씨 등 14명으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4억 5천만 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당시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던 자신의 손자를 내세우며 인정에 호소했다. A 씨는 이웃들에게 “백혈병인 손자 수술비로 급전이 필요하다”며 돈을 챙겼다. A 씨는 또 “부산 기장에 땅이 있고, 건물도 있다. 돈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붙여 갚겠다”며 이웃들을 속였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A 씨는 이 돈을 아픈 손자의 치료비로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가로챈 돈으로 빌린 이웃들에게 이자를 지급하며 이른바 ‘돌려막기’방식으로 생활해왔다”며 “건물 등 재력이 있다고 자신을 이웃들에게 소개했지만, 역시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의 사기 행각에 돈을 준 피해자 중에는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노인과 기초생활보장수급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A 씨와 한동네에서 오래 살면서 친하게 지내던 분들"이라며 “이웃들은 A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빌려줬다”며 안타까워했다.

A 씨의 사기 행각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A 씨는 지난 2017년 계를 또 조직해 곗돈을 받은 뒤 가로채는 수법으로 5천만을 챙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A 씨의 범행은 지난달 21일 피해자들이 A 씨를 고소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A 씨의 이웃들은 A 씨가 언젠가는 돈을 갚을 것으로 믿었지만, A 씨가 잠적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부산의 한 원룸에 숨어있던 A 씨를 검거했고, A 씨는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 대부분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이지만 A 씨의 재정 상태로 보아 피해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오늘(17일) 사기 혐의로 A 씨를 구속하는 한편,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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