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영철, 사상 최초 워싱턴 직행…‘셧 다운’ 속 메뉴는?

입력 2019.01.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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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초 워싱턴 직행...속전속결 회담?
■뉴욕 '마천루', 워싱턴 '셧 다운'...金 미 민주주의 체험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워싱턴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해 뉴욕을 거쳐 워싱턴으로 갔지만, 이번에는 직항이다. 북한 고위 인사가 워싱턴으로 바로 가는 건 처음이다.

직항로 없던 2000년 샌프란시스코 거친 조명록

뒷짐진 채 공항을 나서는 北 조명록뒷짐진 채 공항을 나서는 北 조명록

군복 차림으로 클린턴 대통령과 만난 조명록군복 차림으로 클린턴 대통령과 만난 조명록

앞서 2000년 10월 조명록 북한군 차수가 김정일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역사적인 첫 회담으로 기록되지만, 조 특사의 첫 행선지는 워싱턴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였다. 공항에 내린 조 특사는 기싸움을 하려는 듯 뒷짐을 지고 미국 경호원들에 싸여 공항을 나섰다.

스탠퍼드대에 도착한 조명록스탠퍼드대에 도착한 조명록

그날 밤 스탠퍼드 대학 구내식당에서 재미동포가 마련한 만찬이 열렸다. 김치와 소주가 메뉴로 등장한 만찬에서 조 특사를 맞이한 이는 윌리엄 페리 전 대북 조정관이었다. 그 다음 날 조 특사는 워싱턴을 방문해 역시 기싸움을 하듯 군복 차림으로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베이징과 워싱턴 직항 노선은 그로부터 7년 뒤 개설됐다.

김영철, 지난해 뉴욕 '마천루'를 보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뉴욕 만찬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뉴욕 만찬

김영철 부장은 지난해 5월(현지시간) 뉴욕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났다. 조 특사가 워싱턴을 방문한 뒤 18년만에 재개된, 더군다나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북한 고위관리의 미국 방문이었다.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김 부장은 뉴욕 마천루에서 식사를 했다. 미국식 스테이크와 옥수수, 치즈 등이 메뉴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뉴욕 마천루를 보여주는 사진이 다수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뉴욕 구경시켜주는 폼페이오장관뉴욕 구경시켜주는 폼페이오장관

김영철 부장이 워싱턴이 아닌 뉴욕에 내린 데 대해선 여러 관측이 나왔다. 당시 외교가에선 뉴욕에 있는 북한 유엔 대표부를 주목했다. 미국에 있는 북한의 유일무이한 외교거점인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훈령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북 제재 대상인 김 부장이 워싱턴에 바로 내릴 경우 발생할 여러 의전상, 제재상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워싱턴 직행...'속전속결' 회담 예상,

그런만큼 이번 김 부장의 워싱턴 직행은 단순히 비행편이나 일정 면에서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간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로 알려졌다. 또 막판까지 제재완화와 관련된 미국 측의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이 꼽혔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바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2차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셧다운' 속 워싱턴 만찬 메뉴는?

‘셧다운’으로 만찬 메뉴로 햄버거를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셧다운’으로 만찬 메뉴로 햄버거를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

이번 방미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속에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적들 보란듯이, 미 대학 풋볼 챔피언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햄버거를 내놓았다. '가장 미국다운'음식이라고 평했다. 요리사 등 인력이 쉰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김영철과의 만찬에도 같은 쇼를 할 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그동안 노동신문 등을 통해 중간선거나 의회 정치 등 미국의 정치제도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해왔다. 그러나 셧 다운은 상상도 못할 상황이다. '셧다운' 속 워싱턴은 김영철에게도, 북한에게도 석학의 강의보다 미국 민주주의를 느끼는데 더 없이 훌륭한 강의실이란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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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김영철, 사상 최초 워싱턴 직행…‘셧 다운’ 속 메뉴는?
    • 입력 2019-01-17 17:04:57
    취재K
■사상 최초 워싱턴 직행...속전속결 회담?
■뉴욕 '마천루', 워싱턴 '셧 다운'...金 미 민주주의 체험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워싱턴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해 뉴욕을 거쳐 워싱턴으로 갔지만, 이번에는 직항이다. 북한 고위 인사가 워싱턴으로 바로 가는 건 처음이다.

직항로 없던 2000년 샌프란시스코 거친 조명록

뒷짐진 채 공항을 나서는 北 조명록
군복 차림으로 클린턴 대통령과 만난 조명록
앞서 2000년 10월 조명록 북한군 차수가 김정일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회담을 진행한 바 있다. 역사적인 첫 회담으로 기록되지만, 조 특사의 첫 행선지는 워싱턴이 아닌 샌프란시스코였다. 공항에 내린 조 특사는 기싸움을 하려는 듯 뒷짐을 지고 미국 경호원들에 싸여 공항을 나섰다.

스탠퍼드대에 도착한 조명록
그날 밤 스탠퍼드 대학 구내식당에서 재미동포가 마련한 만찬이 열렸다. 김치와 소주가 메뉴로 등장한 만찬에서 조 특사를 맞이한 이는 윌리엄 페리 전 대북 조정관이었다. 그 다음 날 조 특사는 워싱턴을 방문해 역시 기싸움을 하듯 군복 차림으로 클린턴 대통령을 만났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베이징과 워싱턴 직항 노선은 그로부터 7년 뒤 개설됐다.

김영철, 지난해 뉴욕 '마천루'를 보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뉴욕 만찬
김영철 부장은 지난해 5월(현지시간) 뉴욕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났다. 조 특사가 워싱턴을 방문한 뒤 18년만에 재개된, 더군다나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북한 고위관리의 미국 방문이었다.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김 부장은 뉴욕 마천루에서 식사를 했다. 미국식 스테이크와 옥수수, 치즈 등이 메뉴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뉴욕 마천루를 보여주는 사진이 다수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뉴욕 구경시켜주는 폼페이오장관
김영철 부장이 워싱턴이 아닌 뉴욕에 내린 데 대해선 여러 관측이 나왔다. 당시 외교가에선 뉴욕에 있는 북한 유엔 대표부를 주목했다. 미국에 있는 북한의 유일무이한 외교거점인 만큼 김정은 위원장의 훈령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북 제재 대상인 김 부장이 워싱턴에 바로 내릴 경우 발생할 여러 의전상, 제재상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워싱턴 직행...'속전속결' 회담 예상,

그런만큼 이번 김 부장의 워싱턴 직행은 단순히 비행편이나 일정 면에서보다 더 많은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간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불발로 알려졌다. 또 막판까지 제재완화와 관련된 미국 측의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이 꼽혔다.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바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고, 2차 북미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셧다운' 속 워싱턴 만찬 메뉴는?

‘셧다운’으로 만찬 메뉴로 햄버거를 내놓은 트럼프 대통령
이번 방미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속에 진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적들 보란듯이, 미 대학 풋볼 챔피언들을 초청한 행사에서 햄버거를 내놓았다. '가장 미국다운'음식이라고 평했다. 요리사 등 인력이 쉰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김영철과의 만찬에도 같은 쇼를 할 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그동안 노동신문 등을 통해 중간선거나 의회 정치 등 미국의 정치제도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해왔다. 그러나 셧 다운은 상상도 못할 상황이다. '셧다운' 속 워싱턴은 김영철에게도, 북한에게도 석학의 강의보다 미국 민주주의를 느끼는데 더 없이 훌륭한 강의실이란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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