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특파원리포트] ‘엄마가 불륜을?’…DNA 검사 상용화 ‘빛과 그림자’
입력 2019.01.18 (07:02)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엄마가 불륜을?’…DNA 검사 상용화 ‘빛과 그림자’
DNA 검사 '상용화'…뜻밖의 검사 결과로 드라마 같은 일 벌어져

과학 수사에서 사용되거나, TV 드라마에서 친자 확인을 위해 비밀스럽게 병원에 의뢰하는 것으로 나왔던 DNA 검사가 상용화되면서 드라마에서 있을 법한 일들이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회사가 연말 선물용 상품으로 'DNA 검사 키트(Kit)'를 우리 돈 3만 원 정도에 팔아, 많은 사람이 호기심 또는 재미삼아 의뢰했는데 뜻밖의 일들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워낙 비싸서, 또는 과학 연구 용도로 제한돼 있어서, 일반인들의 사용이 어려웠던 DNA 검사가 상용화되면서 벌어진 드라마 같은 일들을 소개합니다.


#1. 52년 전 입양 보낸 딸과 눈물의 상봉

지난 주말, 미국 LA의 한 공항에서 백발의 여성이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지연으로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공항의 안내방송을 들은 카렌 레슬리(Karen Leslie) 씨는 그 시간이 3일 만큼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지난 1967년, 레슬리 씨는 주머니에 돈 한 푼 없는 상태의 미혼모였습니다.


하나 있는 딸을 홀로 키워보려 했지만. 여건이 안 돼 가톨릭 입양 기관에 맡깁니다.

그 이후 레슬리 씨는 주변 사람에게 말을 못했지만, 딸을 버렸다는 죄의식과 딸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혹시 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레슬리 씨는 지난해 DNA 검사를 했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한 여성이 엄마를 찾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 여성의 DNA가 자신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생후 2개월에 생이별했던 딸의 생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52년 전 헤어졌던 엄마를 보기 위해 그녀의 딸이 비행기를 타고 LA로 왔습니다.

꿈속에서도 잊지 않았던 딸과 상봉하는 순간, 레슬리 씨는 "울지 않을 거야"란 말을 되뇌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딸과 포옹한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2. "내 아버지의 DNA가 나랑 달라"...뒤늦게 들통 난 어머니의 불륜

아칸소 주의 클레어 씨(56살)는 지난해 생일 선물로 그녀의 아버지, 세 남매와 함께 DNA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를 받아 본 클레어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버지, 세 남매와 자신의 DNA가 전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클레어 씨는 거울을 보고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평생 거울에서 봤던 자신의 모습 가운데 반쪽은 아버지, 반쪽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 모습의 절반이 누구의 것이지 모른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결국 DNA 추적을 한 결과, 그녀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그녀의 어머니가 결혼 전 만났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불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클레어 씨는 자신의 사연을 온라인상에 공유했고, 자신과 유사한 일을 당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던 클레어 씨는 이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하고 있습니다.

■ 쉬운 DNA 검사... 인류에게 축복? 아니면 불행?

일반인도 쉽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DNA 검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레슬리 씨 처럼 감동의 상봉 소식이 감동을 주는 뉴스로 많이 소개됩니다.

반면, 클레어 씨처럼 뒤늦게 불륜 사실 들통 나는 일도 적지 않아 DNA 검사를 받은 뒤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면서, 사회 일각에선 이 같은 과학 발전의 결과물이 인류에게 축복이냐 아니면 불행을 안겨주는 것이냐 논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논란과는 별개로, 분명한 것은, 인간의 DNA는 바꿀 수도 속일 수도 없는 것인 만큼, 인간관계 또한 진실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요?
  • [특파원리포트] ‘엄마가 불륜을?’…DNA 검사 상용화 ‘빛과 그림자’
    • 입력 2019.01.18 (07:02)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엄마가 불륜을?’…DNA 검사 상용화 ‘빛과 그림자’
DNA 검사 '상용화'…뜻밖의 검사 결과로 드라마 같은 일 벌어져

과학 수사에서 사용되거나, TV 드라마에서 친자 확인을 위해 비밀스럽게 병원에 의뢰하는 것으로 나왔던 DNA 검사가 상용화되면서 드라마에서 있을 법한 일들이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회사가 연말 선물용 상품으로 'DNA 검사 키트(Kit)'를 우리 돈 3만 원 정도에 팔아, 많은 사람이 호기심 또는 재미삼아 의뢰했는데 뜻밖의 일들이 많이 벌어졌습니다.

워낙 비싸서, 또는 과학 연구 용도로 제한돼 있어서, 일반인들의 사용이 어려웠던 DNA 검사가 상용화되면서 벌어진 드라마 같은 일들을 소개합니다.


#1. 52년 전 입양 보낸 딸과 눈물의 상봉

지난 주말, 미국 LA의 한 공항에서 백발의 여성이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지연으로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공항의 안내방송을 들은 카렌 레슬리(Karen Leslie) 씨는 그 시간이 3일 만큼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누구를 기다리는 걸까?

지난 1967년, 레슬리 씨는 주머니에 돈 한 푼 없는 상태의 미혼모였습니다.


하나 있는 딸을 홀로 키워보려 했지만. 여건이 안 돼 가톨릭 입양 기관에 맡깁니다.

그 이후 레슬리 씨는 주변 사람에게 말을 못했지만, 딸을 버렸다는 죄의식과 딸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혹시 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레슬리 씨는 지난해 DNA 검사를 했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한 여성이 엄마를 찾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그 여성의 DNA가 자신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생후 2개월에 생이별했던 딸의 생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52년 전 헤어졌던 엄마를 보기 위해 그녀의 딸이 비행기를 타고 LA로 왔습니다.

꿈속에서도 잊지 않았던 딸과 상봉하는 순간, 레슬리 씨는 "울지 않을 거야"란 말을 되뇌었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하고 딸과 포옹한 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2. "내 아버지의 DNA가 나랑 달라"...뒤늦게 들통 난 어머니의 불륜

아칸소 주의 클레어 씨(56살)는 지난해 생일 선물로 그녀의 아버지, 세 남매와 함께 DNA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를 받아 본 클레어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버지, 세 남매와 자신의 DNA가 전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클레어 씨는 거울을 보고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평생 거울에서 봤던 자신의 모습 가운데 반쪽은 아버지, 반쪽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 모습의 절반이 누구의 것이지 모른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결국 DNA 추적을 한 결과, 그녀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그녀의 어머니가 결혼 전 만났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불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클레어 씨는 자신의 사연을 온라인상에 공유했고, 자신과 유사한 일을 당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던 클레어 씨는 이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하고 있습니다.

■ 쉬운 DNA 검사... 인류에게 축복? 아니면 불행?

일반인도 쉽게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DNA 검사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레슬리 씨 처럼 감동의 상봉 소식이 감동을 주는 뉴스로 많이 소개됩니다.

반면, 클레어 씨처럼 뒤늦게 불륜 사실 들통 나는 일도 적지 않아 DNA 검사를 받은 뒤 부부가 이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면서, 사회 일각에선 이 같은 과학 발전의 결과물이 인류에게 축복이냐 아니면 불행을 안겨주는 것이냐 논란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논란과는 별개로, 분명한 것은, 인간의 DNA는 바꿀 수도 속일 수도 없는 것인 만큼, 인간관계 또한 진실해야 한다는 것, 아닐까요?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