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안면 인식 기술,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19.01.21 (18:06) 수정 2019.01.21 (18: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 뭔가요?

[답변]

화면부터 함께 보실까요?

얼마 전 CES에 소개됐던 여행용 가방입니다.

가방이 아무나 따라가는 것은 아니고 주인을 알아본다고 합니다.

[앵커]

가방이 저절로 움직이네요?

[답변]

인공지능과 함께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건데요.

이 안면인식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왔을까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이곳은 미국 애틀랜타 공항입니다.

한 해 수용 인원만 무려 1억 명 이상,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난데요.

이제는 여권과 항공권 없이도 비행기에 오를 수 있습니다.

카메라에 얼굴만 보여주면 됩니다.

[길 웨스트/델타항공 운영 책임자 : "이것은 얼굴 생체 인식으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여권 사진을 포함한 데이터베이스가 있어 모든 비행의 승객 명단을 확인 후 검증 합니다."]

보안 검색대와 출입국 심사, 탑승구에서도 마찬가진데요,

불과 2초 만에 신분 확인이 끝납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등 각국 주요 공항에서도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인데요.

승객들의 평가 또한 좋다고 합니다.

[앵커]

다른 분야에서도 안면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소개해주시죠.

[답변]

네, 현재 전 세계에선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를 위한 속도전이 진행 중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얼굴이 곧 신분증입니다.

공항은 물론 기차역에서도 표를 내는 대신 카메라에 얼굴을 비치면 됩니다.

은행도 가능하겠죠.

돈도 빌릴 수 있고, 세금도 냅니다.

상점에서도 물건을 사면 카드나 현금이 아닌 얼굴로 결제하고요,

호텔 체크인, 당연히 됩니다.

[투숙객 : "체크인하려고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안면인식 기술은 중국 사회를 통째로 바꾸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안면인식 기술 하면 또 중국이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던데, 맞습니까?

[답변]

네, 지난해 미국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가 주최한 안면인식 기술 평가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상위권을 독식했습니다.

10위권 가운데 6개가 모두 중국 스타트업입니다.

천만 명 가운데 원하는 사람을 단 1초 만에 찾아내는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범죄자를 찾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상하이의 한 고속도로에서는 여성 한 명이 긴급 체포됐는데요.

17년 전 남자친구의 목숨을 빼앗고 도망 다니던 살인범이었습니다.

[루 춘후이/교통경찰 : "이용객과 차량 운전자 그리고 보행자들이 카메라에 찍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로 업로드됩니다. 그중 맞는 사진이 나타나면 경고음이 작동합니다."]

지난해에는 수만 명이 운집한 콘서트장에서 수배범 8명을 잇달아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죠.

최근에는 얼굴을 가려도 체형이나 걸음걸이만으로도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2억 대에 달하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요.

당국은 내년까지 최대 6억 대로 늘릴 전망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범죄 수사나 실종자를 찾는 데도 안면인식 시스템을 활용하지만, 공공 임대 주택 단지에도 설치하지 않았습니까?

이유가 뭔가요?

[답변]

베이징 시 당국이 내세운 논리는 두 가집니다.

첫 번째는 불법 재임대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노약자들을 돌보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건데요.

하지만 입주민들의 24시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이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충칭시에 사는 이 남성은 몇 년 전부터 인터넷 접근이 완전히 차단됐습니다.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그는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쓴 이후부터라고 주장합니다.

[리우 후/전직 기자 : "예약되지 않아요. 고속철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접근을) 차단한 거죠."]

소수 민족을 탄압하는 데 쓰인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장 지역에 모여 사는 위구르족의 경우 분리 독립을 요구하면서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죠.

이 때문일까요, 당국은 주민들의 얼굴과 지문 등 생체 인식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거리 곳곳에는 검문소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ABC는 신장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열려 있는 감옥과도 같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면인식 시스템을 치안 목적을 이유로 운영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죠?

[앵커]

네, 인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이미 여러 국가에서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 중국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고요.

영국에서는 지난 연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 얼굴 인식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IT 기업들의 행보는 다릅니다.

지난해부터 안면인식 기술이 사생활 침해는 물론 사회적 차별을 조장한다며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미 국방부와 공동으로 무기를 개발하다 중간에 손을 뗐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미 이민 세관 단속국의 기술 제공 요구에 대해 거절 의사를 전했습니다.

[브래드 스미스/마이크로소프트 사장 : "5년이나 이 문제에 대해 논한 다음 더 많은 조건을 가하느니 법과 시장 장려책을 적절히 섞어 이 문제를 몇 년 안에 해결하는 것이 낫겠죠."]

그러나 전 세계 안면인식 기술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에 80억 달러, 약 9조 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인데요.

관련 기술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안면 인식 기술, 어디까지 왔나?
    • 입력 2019-01-21 18:13:56
    • 수정2019-01-21 18:19:08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준비한 소식, 뭔가요?

[답변]

화면부터 함께 보실까요?

얼마 전 CES에 소개됐던 여행용 가방입니다.

가방이 아무나 따라가는 것은 아니고 주인을 알아본다고 합니다.

[앵커]

가방이 저절로 움직이네요?

[답변]

인공지능과 함께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건데요.

이 안면인식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왔을까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이곳은 미국 애틀랜타 공항입니다.

한 해 수용 인원만 무려 1억 명 이상,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난데요.

이제는 여권과 항공권 없이도 비행기에 오를 수 있습니다.

카메라에 얼굴만 보여주면 됩니다.

[길 웨스트/델타항공 운영 책임자 : "이것은 얼굴 생체 인식으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여권 사진을 포함한 데이터베이스가 있어 모든 비행의 승객 명단을 확인 후 검증 합니다."]

보안 검색대와 출입국 심사, 탑승구에서도 마찬가진데요,

불과 2초 만에 신분 확인이 끝납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등 각국 주요 공항에서도 안면인식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인데요.

승객들의 평가 또한 좋다고 합니다.

[앵커]

다른 분야에서도 안면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소개해주시죠.

[답변]

네, 현재 전 세계에선 안면인식 기술 상용화를 위한 속도전이 진행 중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중국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얼굴이 곧 신분증입니다.

공항은 물론 기차역에서도 표를 내는 대신 카메라에 얼굴을 비치면 됩니다.

은행도 가능하겠죠.

돈도 빌릴 수 있고, 세금도 냅니다.

상점에서도 물건을 사면 카드나 현금이 아닌 얼굴로 결제하고요,

호텔 체크인, 당연히 됩니다.

[투숙객 : "체크인하려고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안면인식 기술은 중국 사회를 통째로 바꾸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안면인식 기술 하면 또 중국이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던데, 맞습니까?

[답변]

네, 지난해 미국 상무부 산하 표준기술연구소가 주최한 안면인식 기술 평가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상위권을 독식했습니다.

10위권 가운데 6개가 모두 중국 스타트업입니다.

천만 명 가운데 원하는 사람을 단 1초 만에 찾아내는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 정부도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범죄자를 찾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상하이의 한 고속도로에서는 여성 한 명이 긴급 체포됐는데요.

17년 전 남자친구의 목숨을 빼앗고 도망 다니던 살인범이었습니다.

[루 춘후이/교통경찰 : "이용객과 차량 운전자 그리고 보행자들이 카메라에 찍혀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로 업로드됩니다. 그중 맞는 사진이 나타나면 경고음이 작동합니다."]

지난해에는 수만 명이 운집한 콘서트장에서 수배범 8명을 잇달아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죠.

최근에는 얼굴을 가려도 체형이나 걸음걸이만으로도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2억 대에 달하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요.

당국은 내년까지 최대 6억 대로 늘릴 전망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범죄 수사나 실종자를 찾는 데도 안면인식 시스템을 활용하지만, 공공 임대 주택 단지에도 설치하지 않았습니까?

이유가 뭔가요?

[답변]

베이징 시 당국이 내세운 논리는 두 가집니다.

첫 번째는 불법 재임대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노약자들을 돌보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건데요.

하지만 입주민들의 24시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이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충칭시에 사는 이 남성은 몇 년 전부터 인터넷 접근이 완전히 차단됐습니다.

언론인으로 활동했던 그는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쓴 이후부터라고 주장합니다.

[리우 후/전직 기자 : "예약되지 않아요. 고속철도를 이용하지 못하게 (접근을) 차단한 거죠."]

소수 민족을 탄압하는 데 쓰인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장 지역에 모여 사는 위구르족의 경우 분리 독립을 요구하면서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죠.

이 때문일까요, 당국은 주민들의 얼굴과 지문 등 생체 인식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거리 곳곳에는 검문소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ABC는 신장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열려 있는 감옥과도 같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면인식 시스템을 치안 목적을 이유로 운영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죠?

[앵커]

네, 인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이미 여러 국가에서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 중국의 기술을 도입하고 있고요.

영국에서는 지난 연말,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자동 얼굴 인식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IT 기업들의 행보는 다릅니다.

지난해부터 안면인식 기술이 사생활 침해는 물론 사회적 차별을 조장한다며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미 국방부와 공동으로 무기를 개발하다 중간에 손을 뗐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미 이민 세관 단속국의 기술 제공 요구에 대해 거절 의사를 전했습니다.

[브래드 스미스/마이크로소프트 사장 : "5년이나 이 문제에 대해 논한 다음 더 많은 조건을 가하느니 법과 시장 장려책을 적절히 섞어 이 문제를 몇 년 안에 해결하는 것이 낫겠죠."]

그러나 전 세계 안면인식 기술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에 80억 달러, 약 9조 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인데요.

관련 기술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