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1921년생 필립공의 운전…정말 괜찮아?

입력 2019.01.22 (10:48) 수정 2019.01.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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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7일, 영국 왕실 별장 인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차량에는 바로 '이 사람'.

올해 우리 나이로 99살이 된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타고 있었는데요.

이번 사고로 영국 내에서는 '고령자 운전 금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7일 일어난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 공의 교통사고 현장.

도로를 가로 지른 검은 바퀴 자국과 앞 유리창이 깨친 채 옆으로 넘어진 검은 자동차.

사진은 당시 위험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필립 공과 여왕이 머물고 있는 영국 왕실 별장 '샌드링엄 하우스' 인근입니다.

[로이 워니/목격자 : "정말 끔찍한 사고였습니다. 사람들이 심하게 다치지 않은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다행히 필립공은 다친 곳이 없다고 버킹엄 궁과 경찰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 2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는데요.

필립공은 1921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치면, 올해 99세입니다.

2017년, 고령 등의 이유로 왕실 업무에선 은퇴했지만, '운전대는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BBC는 전했는데요.

3년 전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내외가 방문했을 때도 직접 태우고 운전을 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영국 내에서는 고령자의 운전 금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영국인 : "저는 매일 운전을 하면서 약간 비틀거리는 꽤 많은 고령의 운전자를 봅니다. 그(핍립공)가 꽤 나이가 있으니, 이제 그만 (운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운전을 금지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물론 있습니다.

[피터 윌리엄/영국운전자로비단체 RAC 대변인 : "저는 오히려 고령 운전자 대다수가 실제로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운전을 제한하고, 제어하는데 꽤 능숙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필립공은 재차 구설에 올랐는데요.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사고 이틀 만에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된 겁니다.

영국은 현재 운전 상한 연령을 특별히 규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만 70세가 되면 면허증이 만료되며, 이에 따라 운전자는 3년마다 면허증을 갱신해야 합니다.

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3년에 1번 면허 갱신 시에 인지기능검사를 받는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지난 해까지 약 6만 명의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했습니다.

[토시아키 타카하시/운전면허 학원 강사 : "두 달 치의 대기 명단이 다 찼습니다. 작년 여름까지는 기다릴 필요가 없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만원입니다."]

법 개정의 바탕에는 전체 교통사고 중, 65세 이상의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증가한 이유가 컸습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령자 운전 사고의 원인은 실수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반대로 밟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인지 능력 저하에 따른 사고 위험은 노인들 스스로도 걱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요시카즈 카토/84세 운전자 : "저도 걱정됩니다. 그런 끔찍한 사고가 저에게 일어날까 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운전자들이 운전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생활의 불편함 때문이 큽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위한 자동 안전 제어 기능이 있는 자동차가 출시되었고, 우리나라 일부 지자체에서는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시행해 각종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들이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줄이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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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2 10:40:51
    • 수정2019-01-22 1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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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영국 왕실 별장 인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차량에는 바로 '이 사람'.

올해 우리 나이로 99살이 된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타고 있었는데요.

이번 사고로 영국 내에서는 '고령자 운전 금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자세한 내용,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7일 일어난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 공의 교통사고 현장.

도로를 가로 지른 검은 바퀴 자국과 앞 유리창이 깨친 채 옆으로 넘어진 검은 자동차.

사진은 당시 위험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곳은 필립 공과 여왕이 머물고 있는 영국 왕실 별장 '샌드링엄 하우스' 인근입니다.

[로이 워니/목격자 : "정말 끔찍한 사고였습니다. 사람들이 심하게 다치지 않은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다행히 필립공은 다친 곳이 없다고 버킹엄 궁과 경찰이 밝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고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 2명은 경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는데요.

필립공은 1921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치면, 올해 99세입니다.

2017년, 고령 등의 이유로 왕실 업무에선 은퇴했지만, '운전대는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BBC는 전했는데요.

3년 전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내외가 방문했을 때도 직접 태우고 운전을 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영국 내에서는 고령자의 운전 금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영국인 : "저는 매일 운전을 하면서 약간 비틀거리는 꽤 많은 고령의 운전자를 봅니다. 그(핍립공)가 꽤 나이가 있으니, 이제 그만 (운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운전을 금지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물론 있습니다.

[피터 윌리엄/영국운전자로비단체 RAC 대변인 : "저는 오히려 고령 운전자 대다수가 실제로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운전을 제한하고, 제어하는데 꽤 능숙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필립공은 재차 구설에 올랐는데요.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사고 이틀 만에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된 겁니다.

영국은 현재 운전 상한 연령을 특별히 규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만 70세가 되면 면허증이 만료되며, 이에 따라 운전자는 3년마다 면허증을 갱신해야 합니다.

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3년에 1번 면허 갱신 시에 인지기능검사를 받는 것을 의무화했습니다.

지난 해까지 약 6만 명의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했습니다.

[토시아키 타카하시/운전면허 학원 강사 : "두 달 치의 대기 명단이 다 찼습니다. 작년 여름까지는 기다릴 필요가 없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만원입니다."]

법 개정의 바탕에는 전체 교통사고 중, 65세 이상의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증가한 이유가 컸습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대부분의 고령자 운전 사고의 원인은 실수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반대로 밟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인지 능력 저하에 따른 사고 위험은 노인들 스스로도 걱정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요시카즈 카토/84세 운전자 : "저도 걱정됩니다. 그런 끔찍한 사고가 저에게 일어날까 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운전자들이 운전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생활의 불편함 때문이 큽니다.

현재,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를 위한 자동 안전 제어 기능이 있는 자동차가 출시되었고, 우리나라 일부 지자체에서는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시행해 각종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들이 고령 운전자의 사고를 줄이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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