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정세현 “스몰딜이 대재앙? 가장 현실적인 방법!”

입력 2019.01.23 (10:16) 수정 2019.01.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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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홀름 북미협상 우리가 협상장에 들어가 좋은 결과 전망돼
- 94년 제네바 북미협상때는 한국은 협상장에 끼지 못해
- FFVD 빠진 북미협상? 비핵화 단계적 접근하겠다는 미국의 전략 변화 반증
- 스몰딜이 한국에겐 대재앙? 다분히 선동적인 발언
- 스몰딜은 가장 현실적인 접근방법
- 2007년 북미간 빅딜 무산... 미국이 식량제공 약속 안 지켜 발생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1월 23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세현 이사장(한반도평화포럼, 前 통일부 장관)



▷ 김경래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마무리가 됐습니다. 비건, 최선희 협상이었는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그러니까 우리 측 대표도 참석을 하게 됐어요. 이게 예정에 없었던 일이다, 이런 언론 보도도 있었고요. 어찌됐건 삼시 세끼 먹어가면서 화기애애하게 진행이 됐다, 이런 얘기는 있는데 구체적인 결과는 아직 발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제가 말씀드린 대로 보도를 보니까 삼시 세끼 다 먹어가면서 술도 한잔 하고 아주 분위기 좋았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좋은 결과가 있었겠죠? 예측을 하신다면 어떻습니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 정세현 : 지금 아마도 최선희 부상이 평양에 들어가서 김정은 위원장한테 결과를 보고하고 아마 비건은 이미 워싱턴에 들어갔을 거예요. 그런데 평양까지는 교통상으로라든지 거리상 좀 늦게 들어갔다고 봐야 될 텐데 그래서 발표가 날 때까지는 양쪽에서 공동 발표할 때까지는 우리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마도 2박 3일 동안 그렇게 몇 시간라고 그랬어요? 삼시 세끼를 같이 먹고 부대꼈다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중간에 틀어지려면 삼시 세끼까지 안 가죠, 2박 3일까지 안 가고. 그런데 끝까지 그렇게 했다. 그다음에 아마도 그것은 우리 쪽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이 처음부터 같이 참여를 했기 때문에 양쪽의 입장 차이를 많이 좁혀서 그렇게도 됐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그 두 사람도 그렇지만 북미 양자 접촉만으로는 그렇게 되기가 어려웠을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가운데 끼었다는 것이 이번 협상이 잘됐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될 거라고 보는 평가 내지는 전망을 할 수 있는 근거라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보도를 보면 이도훈 본부장이 한국에서 출국을 할 때까지도 삼자 협상이 될지 모르고 한마디로 자기를 끼워줄지 모르고 출발을 했다, 현장에서 다 조율한 거다, 이런 식의 보도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거는?

▶ 정세현 : 그건 뭐 무슨 미국하고는 사전 교감을 했을 거고.

▷ 김경래 : 그렇겠죠.

▶ 정세현 : 두 번째, 북한의 최선희 부상 거기하고는 현지에서 조율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이도훈 본부장을 빼고 얘기를 하겠다는 식으로 버틸 수는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기왕에 북미 정상회담도 문재인 대통령이 다리를 놔줬기 때문에 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북쪽에서도 이도훈 부장이 스톡홀름에 들어간다는 것은 바로 알았을 거고 아마 지시가 내려갔을 거예요. 그러면 처음부터 같이하는 게 좋을 거라는 얘기를 최소한도 김영철 부부장 또는 김영철 라인에서는 방침을 정해서 지침을 내려보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최선희로서는 받아야죠. 그러니까 이게 94년 제네바 북미협상 때하고 천양지차입니다.

▷ 김경래 : 그때는 우리가 이렇게 상수로 들어가지는 못했죠?

▶ 정세현 : 못 갔죠, 못 들어가고 담벼락에 기다리고 있다가 끝나고 나면 미국 대표들 쫓아가서 어떻게 됐냐고 물어서.

▷ 김경래 : 그거는 기자들이 하는 일인데.

▶ 정세현 : 예, 벽치기라고 그러죠.

▷ 김경래 : 그랬군요. 어쨌든 우리나라 대표도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고 분위기는 좋았다, 이런 얘기들은 나오고 있는데 지금 약간 뭐라고 할까요? 이 얘기가 좀 여쭤봐야 될 부분인 것 같아요. 아직 협상 결과 발표는 안 나왔는데 미 국무부에서 우리 쪽하고 강경화 장관하고 통화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완전한 비핵화 FFVD라고 보통 요새 얘기하잖아요,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이게 보도자료에서 빠졌어요. 제재 이행도 그것도 빠졌고요, 제재 유지도 빠졌고.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됩니까? 좀 다른 기류가 있는 겁니까, 이게?

▶ 정세현 : FFVD라고 하는 표현은 이게 한방에 모든 걸 해결하겠다고 하는 발상의 소산입니다. 그 FFVD 그러니까 완전하고 최종적인 그리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될 때까지는 압박과 제재를 계속한다는 그런 이야기인데 이걸 이번에 뺐다, 그 얘기는 이제 드디어 비핵화도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고 하는 입장의 표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단계적으로. 그러니까 완전하고 최종적인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재를 조금씩 완화해가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해낼 수 있다, 유도해내겠다하는 전략적 변화가 있었다는 반증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슬슬 언론 쪽에서 나오는 얘기가 핵동결, 동결 쪽으로 지금 가닥을 잡고 동결과 제재 완화를 이렇게 상응시키는 스몰딜, 이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그런 쪽으로 지금 협상 방향이 진행이 되고 있다, 정 장관님도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스몰딜, 처음에는 뭐 한방에 모든 걸 해결하는 게 빅딜 아닙니까? 그런데 그 핵문제라는 것이 지금까지 25년이나 해결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악화됐던 문제인데 이걸 어떻게 한방에 해결하겠습니까? 드디어 미국도 이걸 단계적으로 토막을 쳐서 그때그때 상응하는 조치를 해주고 최종적으로 FFVD 상태를 끌어내겠다. 그러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다. 비로소 깨달았다는 얘기예요. 그걸 쉽게 알 것 같지만 미국이 그렇게 생각을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오늘 제가 문화일보 칼럼을 하나 보니까 남성욱 고려대 교수가 이렇게 얘기했어요. 스몰딜 있지 않습니까? 핵동결하고 제재 완화를 거래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우리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왜냐하면 핵 위험을 계속 안고 가는 것 아니냐? 우리 쪽 입장에서는. 미국에서는 ICBM 같은 것들 동결하면서 미국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받지만 우리는 뭐냐? 이렇게 하고 오히려 대재앙이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세현 : 굉장히 선동적이네요.

▷ 김경래 : 그대로 제가 읽어드린 거예요, 최악의 시나리오, 대재앙.

▶ 정세현 : 뭐 밥을 먹을 때도 한정식을 먹어도 한식을 먹어도 밥을 먼저 먹고 반찬을 먹는 사람도 있고 반찬을 먼저 먹고 밥 먹고 국물 먹는 사람도 있고 순서대로 하지 않습니까? 지금 동결로 시작을 해서 최종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로 가야지 완전한 비핵화를 해놓고 무슨 제재 해제를 유도하겠다, 이런 식으로 갈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핵동결을 확실하게 끌어내고 핵동결이라는 건 앞으로 핵을 만들지 않는다. 있는 건 일단 두지만 다른 건 폐기한다, 예를 들어 ICBM 같은 것은 내놓겠다든지 이런 식으로라도 해서 제재 해제를 좀 해주고 그다음에 제재를 완화시켜주고 그리고 좀 더 많은 제재 완화를 받고 싶으면 그러면 그다음에 핵을 내놓으라, 이렇게 해야지. 핵도 내놔, ICBM도 내놔 그다음에 무슨 핵기술도 내놔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가 있겠어요, 한방에? 스몰딜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스몰딜은 가장 현실적인 접근 방법입니다. 아니, 입구로 들어가야 출구로 나올 수 있죠.

▷ 김경래 : 지금으로서는 당연히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과정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정세현 : 아, 그리고 미국도 지금 FFVD 이 문구를 뺐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아까? 지금 FFVD를 해야만 핵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있고 그때 비로소 우리가 안심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그걸 위해서는 핵동결부터 시작해야 돼요. 그 양반이 알만하신 분이...

▷ 김경래 : 개인적으로 아시죠?

▶ 정세현 : 알죠.

▷ 김경래 : 나중에 통화 한번 해보세요.

▶ 정세현 : 상당히 선동적이네요.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핵동결.’ 이거는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다, 이거는 이해가 되는데 또 이런 얘기가 있어요. 12년 전에 한번 써먹은 카드다, 북한이 베를린 선언 이후에 진행됐던 것들이요. 그런데 신고, 검증 이게 제대로 안 돼서 결국은 이게 무산이 되지 않았느냐? 미국이 이 카드를 또 받겠느냐는 약간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 그거 생각납니다. 그때 2007년에 북미 간에 그야말로 빅딜에 해당하는 합의를 했었죠. 그때도 빅딜이 아니에요. 북한이 여러 가지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 미국은 식량을 제공한다는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옛날 얘기가 되니까 북한이 먼저 약속을 깬 것처럼 얘기가 되어들 있는데 저는 분명히 기억합니다. 미국이 그때 식량 제공 약속을 안 지켰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이거 처음부터 약속을 안 지킨다면 우리도 더 이상 못 나가는 거 아니냐? 그런데 일이 그렇게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미국이 원인 제공했다는 얘기는 절대로 안 하거든요. 그리고 거기는 세계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니까 북한이 또 깼네? 깡패 국가, 악의 축이라고 하는 딱지가 붙어 있는 북한한테 그걸 뒤집어 씌우면 대부분의 언론 내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 북한이 또 그짓했구먼.” 이렇게 전과자의 설움이죠.

▷ 김경래 : 전과자의 설움이요.

▶ 정세현 : 그런데 식량 제공을 영양 제공이라고 그러는데 식량 제공을 하기로 해놓고 안 하니까 북한이 이렇게 되면 미국이 더 이상 진도를 안 나가겠다는 속셈인데 본인들은 어떻게 나갈 수 있겠느냐? 이렇게 해서 판이 깨졌죠. 12년 전 얘기하시니까 생각나네요.

▷ 김경래 : 그러면 지금 그런 우려들은 있을 수 있지만 조금 면밀히 살펴보면 전후 관계가 좀 다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그렇죠. 전후 관계가 다르죠. 약속을 먼저 안 지킨 쪽이 솔직히 말해서 미국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야 해요. 미국은 아마 큰 나라이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강자이기 때문에 우리 약속 안 지켜도 자기들이 도리 있나하는 배짱으로 약속 안 지키고 일방적인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기를 바랐다가 안 되니까 나중에 책임을 뒤집어 씌운 거죠. 이걸 팩트인 것처럼 얘기해서 또 그런다하는 식으로 하면 됩니까?

▷ 김경래 : 알겠습니다. 몇 가지 이번에 분위기는 좋았는데 우려의 지점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여쭤본 거고요. 나중에 남성욱 교수님하고 한번 통과를 해 보시죠.

▶ 정세현 : 전화번호 몰라요.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세현 : 예.

▷ 김경래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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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23 10:16:56
    • 수정2019-01-23 15:28:58
    최강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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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FVD 빠진 북미협상? 비핵화 단계적 접근하겠다는 미국의 전략 변화 반증
- 스몰딜이 한국에겐 대재앙? 다분히 선동적인 발언
- 스몰딜은 가장 현실적인 접근방법
- 2007년 북미간 빅딜 무산... 미국이 식량제공 약속 안 지켜 발생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1>
■ 방송시간 : 1월 23일(수) 7:25~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정세현 이사장(한반도평화포럼, 前 통일부 장관)



▷ 김경래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마무리가 됐습니다. 비건, 최선희 협상이었는데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그러니까 우리 측 대표도 참석을 하게 됐어요. 이게 예정에 없었던 일이다, 이런 언론 보도도 있었고요. 어찌됐건 삼시 세끼 먹어가면서 화기애애하게 진행이 됐다, 이런 얘기는 있는데 구체적인 결과는 아직 발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제가 말씀드린 대로 보도를 보니까 삼시 세끼 다 먹어가면서 술도 한잔 하고 아주 분위기 좋았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좋은 결과가 있었겠죠? 예측을 하신다면 어떻습니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 정세현 : 지금 아마도 최선희 부상이 평양에 들어가서 김정은 위원장한테 결과를 보고하고 아마 비건은 이미 워싱턴에 들어갔을 거예요. 그런데 평양까지는 교통상으로라든지 거리상 좀 늦게 들어갔다고 봐야 될 텐데 그래서 발표가 날 때까지는 양쪽에서 공동 발표할 때까지는 우리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마도 2박 3일 동안 그렇게 몇 시간라고 그랬어요? 삼시 세끼를 같이 먹고 부대꼈다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겁니다. 중간에 틀어지려면 삼시 세끼까지 안 가죠, 2박 3일까지 안 가고. 그런데 끝까지 그렇게 했다. 그다음에 아마도 그것은 우리 쪽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이 처음부터 같이 참여를 했기 때문에 양쪽의 입장 차이를 많이 좁혀서 그렇게도 됐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그 두 사람도 그렇지만 북미 양자 접촉만으로는 그렇게 되기가 어려웠을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가운데 끼었다는 것이 이번 협상이 잘됐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될 거라고 보는 평가 내지는 전망을 할 수 있는 근거라고 봅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보도를 보면 이도훈 본부장이 한국에서 출국을 할 때까지도 삼자 협상이 될지 모르고 한마디로 자기를 끼워줄지 모르고 출발을 했다, 현장에서 다 조율한 거다, 이런 식의 보도가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거는?

▶ 정세현 : 그건 뭐 무슨 미국하고는 사전 교감을 했을 거고.

▷ 김경래 : 그렇겠죠.

▶ 정세현 : 두 번째, 북한의 최선희 부상 거기하고는 현지에서 조율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이도훈 본부장을 빼고 얘기를 하겠다는 식으로 버틸 수는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기왕에 북미 정상회담도 문재인 대통령이 다리를 놔줬기 때문에 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북쪽에서도 이도훈 부장이 스톡홀름에 들어간다는 것은 바로 알았을 거고 아마 지시가 내려갔을 거예요. 그러면 처음부터 같이하는 게 좋을 거라는 얘기를 최소한도 김영철 부부장 또는 김영철 라인에서는 방침을 정해서 지침을 내려보냈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최선희로서는 받아야죠. 그러니까 이게 94년 제네바 북미협상 때하고 천양지차입니다.

▷ 김경래 : 그때는 우리가 이렇게 상수로 들어가지는 못했죠?

▶ 정세현 : 못 갔죠, 못 들어가고 담벼락에 기다리고 있다가 끝나고 나면 미국 대표들 쫓아가서 어떻게 됐냐고 물어서.

▷ 김경래 : 그거는 기자들이 하는 일인데.

▶ 정세현 : 예, 벽치기라고 그러죠.

▷ 김경래 : 그랬군요. 어쨌든 우리나라 대표도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되고 분위기는 좋았다, 이런 얘기들은 나오고 있는데 지금 약간 뭐라고 할까요? 이 얘기가 좀 여쭤봐야 될 부분인 것 같아요. 아직 협상 결과 발표는 안 나왔는데 미 국무부에서 우리 쪽하고 강경화 장관하고 통화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완전한 비핵화 FFVD라고 보통 요새 얘기하잖아요,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 이게 보도자료에서 빠졌어요. 제재 이행도 그것도 빠졌고요, 제재 유지도 빠졌고.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됩니까? 좀 다른 기류가 있는 겁니까, 이게?

▶ 정세현 : FFVD라고 하는 표현은 이게 한방에 모든 걸 해결하겠다고 하는 발상의 소산입니다. 그 FFVD 그러니까 완전하고 최종적인 그리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될 때까지는 압박과 제재를 계속한다는 그런 이야기인데 이걸 이번에 뺐다, 그 얘기는 이제 드디어 비핵화도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고 하는 입장의 표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단계적으로. 그러니까 완전하고 최종적인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제재를 조금씩 완화해가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해낼 수 있다, 유도해내겠다하는 전략적 변화가 있었다는 반증이죠.

▷ 김경래 : 그러니까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슬슬 언론 쪽에서 나오는 얘기가 핵동결, 동결 쪽으로 지금 가닥을 잡고 동결과 제재 완화를 이렇게 상응시키는 스몰딜, 이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그런 쪽으로 지금 협상 방향이 진행이 되고 있다, 정 장관님도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정세현 : 그렇죠. 그러니까 스몰딜, 처음에는 뭐 한방에 모든 걸 해결하는 게 빅딜 아닙니까? 그런데 그 핵문제라는 것이 지금까지 25년이나 해결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악화됐던 문제인데 이걸 어떻게 한방에 해결하겠습니까? 드디어 미국도 이걸 단계적으로 토막을 쳐서 그때그때 상응하는 조치를 해주고 최종적으로 FFVD 상태를 끌어내겠다. 그러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다. 비로소 깨달았다는 얘기예요. 그걸 쉽게 알 것 같지만 미국이 그렇게 생각을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오늘 제가 문화일보 칼럼을 하나 보니까 남성욱 고려대 교수가 이렇게 얘기했어요. 스몰딜 있지 않습니까? 핵동결하고 제재 완화를 거래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우리 한국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왜냐하면 핵 위험을 계속 안고 가는 것 아니냐? 우리 쪽 입장에서는. 미국에서는 ICBM 같은 것들 동결하면서 미국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받지만 우리는 뭐냐? 이렇게 하고 오히려 대재앙이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더라고요.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세현 : 굉장히 선동적이네요.

▷ 김경래 : 그대로 제가 읽어드린 거예요, 최악의 시나리오, 대재앙.

▶ 정세현 : 뭐 밥을 먹을 때도 한정식을 먹어도 한식을 먹어도 밥을 먼저 먹고 반찬을 먹는 사람도 있고 반찬을 먼저 먹고 밥 먹고 국물 먹는 사람도 있고 순서대로 하지 않습니까? 지금 동결로 시작을 해서 최종적으로 완전한 비핵화로 가야지 완전한 비핵화를 해놓고 무슨 제재 해제를 유도하겠다, 이런 식으로 갈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핵동결을 확실하게 끌어내고 핵동결이라는 건 앞으로 핵을 만들지 않는다. 있는 건 일단 두지만 다른 건 폐기한다, 예를 들어 ICBM 같은 것은 내놓겠다든지 이런 식으로라도 해서 제재 해제를 좀 해주고 그다음에 제재를 완화시켜주고 그리고 좀 더 많은 제재 완화를 받고 싶으면 그러면 그다음에 핵을 내놓으라, 이렇게 해야지. 핵도 내놔, ICBM도 내놔 그다음에 무슨 핵기술도 내놔 이런 식으로 접근할 수가 있겠어요, 한방에? 스몰딜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스몰딜은 가장 현실적인 접근 방법입니다. 아니, 입구로 들어가야 출구로 나올 수 있죠.

▷ 김경래 : 지금으로서는 당연히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과정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정세현 : 아, 그리고 미국도 지금 FFVD 이 문구를 뺐다고 그러지 않았어요, 아까? 지금 FFVD를 해야만 핵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있고 그때 비로소 우리가 안심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 그걸 위해서는 핵동결부터 시작해야 돼요. 그 양반이 알만하신 분이...

▷ 김경래 : 개인적으로 아시죠?

▶ 정세현 : 알죠.

▷ 김경래 : 나중에 통화 한번 해보세요.

▶ 정세현 : 상당히 선동적이네요.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핵동결.’ 이거는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다, 이거는 이해가 되는데 또 이런 얘기가 있어요. 12년 전에 한번 써먹은 카드다, 북한이 베를린 선언 이후에 진행됐던 것들이요. 그런데 신고, 검증 이게 제대로 안 돼서 결국은 이게 무산이 되지 않았느냐? 미국이 이 카드를 또 받겠느냐는 약간 비관적인 전망을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 그거 생각납니다. 그때 2007년에 북미 간에 그야말로 빅딜에 해당하는 합의를 했었죠. 그때도 빅딜이 아니에요. 북한이 여러 가지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면 미국은 식량을 제공한다는 합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옛날 얘기가 되니까 북한이 먼저 약속을 깬 것처럼 얘기가 되어들 있는데 저는 분명히 기억합니다. 미국이 그때 식량 제공 약속을 안 지켰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이거 처음부터 약속을 안 지킨다면 우리도 더 이상 못 나가는 거 아니냐? 그런데 일이 그렇게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미국이 원인 제공했다는 얘기는 절대로 안 하거든요. 그리고 거기는 세계 언론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니까 북한이 또 깼네? 깡패 국가, 악의 축이라고 하는 딱지가 붙어 있는 북한한테 그걸 뒤집어 씌우면 대부분의 언론 내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래, 북한이 또 그짓했구먼.” 이렇게 전과자의 설움이죠.

▷ 김경래 : 전과자의 설움이요.

▶ 정세현 : 그런데 식량 제공을 영양 제공이라고 그러는데 식량 제공을 하기로 해놓고 안 하니까 북한이 이렇게 되면 미국이 더 이상 진도를 안 나가겠다는 속셈인데 본인들은 어떻게 나갈 수 있겠느냐? 이렇게 해서 판이 깨졌죠. 12년 전 얘기하시니까 생각나네요.

▷ 김경래 : 그러면 지금 그런 우려들은 있을 수 있지만 조금 면밀히 살펴보면 전후 관계가 좀 다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세현 : 그렇죠. 전후 관계가 다르죠. 약속을 먼저 안 지킨 쪽이 솔직히 말해서 미국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야 해요. 미국은 아마 큰 나라이기 때문에 그럴 거예요. 강자이기 때문에 우리 약속 안 지켜도 자기들이 도리 있나하는 배짱으로 약속 안 지키고 일방적인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기를 바랐다가 안 되니까 나중에 책임을 뒤집어 씌운 거죠. 이걸 팩트인 것처럼 얘기해서 또 그런다하는 식으로 하면 됩니까?

▷ 김경래 : 알겠습니다. 몇 가지 이번에 분위기는 좋았는데 우려의 지점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여쭤본 거고요. 나중에 남성욱 교수님하고 한번 통과를 해 보시죠.

▶ 정세현 : 전화번호 몰라요.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세현 : 예.

▷ 김경래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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