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가문의 수치’에서 아시아인 최초 테니스 세계 1위 오른 ‘오사카’는 누구?

입력 2019.01.29 (07:00) 수정 2019.01.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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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US 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 라켓까지 집어 던지며 격분한 세리나 윌리엄스와 심판 간 갈등에 관심이 집중된 나머지 정작 세리나를 이긴 이변의 주인공은 조명받지 못했다. 시상대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세리나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당시 20살의 앳된 우승자. 일본 국적의 오사카 나오미가 올해 호주 오픈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선수가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윔블던, 프랑스오픈, US오픈) 단식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오사카 선수가 최초다. 1년 만에 또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자 세계 주요 언론들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AP 통신은 "이번에는 US 오픈 같은 혼란도 논쟁도 없다. 스포트라이트는 오사카만의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자 테니스계의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를 꺾은 뒤 이듬해 또 한 번의 우승. 혼혈인으로서 이방인의 서러움과 싸워온 오사카 선수는 단숨에 일본의 자랑을 넘어 세리나 뒤를 이을 테니스 여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 새 여제(女帝)의 탄생 ... 내친김에 '골든 슬램'까지

오사카 나오미(21살)는 지난 26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를 세트 스코어 2-1로 꺾었다. 오사카 선수는 어제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1위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이 역시 아시아 선수 남녀 통틀어 최초의 일이다.

지난해 US 오픈 우승에 이어 메이저 대회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성과에는 또 다른 기록이 담겨있다. '2년 연속 메이저 여왕' 등극은 세리나 윌리엄스가 2014년~2015년 2회 연속 정상에 오른 뒤 4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세리나 선수의 경우 이 쾌거를 첫 메이저 대회 우승(1999년 US 오픈)을 따낸 뒤 무려 16년 만에 맛볼 수 있었다. 이 어려운 일을 오사카는 단번에 해낸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오사카 나오미가 자신의 시대를 열고 새로운 테니스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여자프로 테니스 투어를 주름잡아온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 시대를 마감하고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쏜 것일까?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닛폰은 "오사카가 '골든 슬램'에 도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든 슬램은 4대 메이저 대회 제패를 일컫는 '그랜드 슬램'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추가하는 대업이다. 닛산 스포츠도 "오사카가 1년 내 모든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올림픽까지 5관왕을 달성하는 골든슬램을 시야에 넣고 있다"고 전했다. 오사카 선수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그랜드 슬램 얘기를 하길래 생각해봤다. 가능하다면 해보고 싶다"면서 "일본 대표로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꿈"이라며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의지도 밝혔다. 골든 슬램은 '테니스 여제'로 불린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 달성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1,016위'에서 '1위'로 ... '비약(飛躍)의 1년'

NHK는 오사카 선수의 호주 오픈 우승 비결에 대해 "서브의 강세가 빛났다. 자신 있는 서브가 승부처였다"고 평가했다. 180㎝ 큰 키에서 나오는 힘을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59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2위(카로리나 플리스코바, 37개)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결승에서도 서브 에이스 9개를 기록했고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 192㎞였다. 반 박자 빠른 스트로크와 공격 기회를 기다리는 플레이도 강점으로 꼽힌다.

오사카 선수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알리는 NHK 인터넷판 보도 오사카 선수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알리는 NHK 인터넷판 보도

타고난 기량을 선보인 오사카 선수는 세계 테니스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다. 세계 랭킹에 처음 이름을 올린 건 2012년 10월. 당시 14살 소녀의 세계 랭킹은 1,016위였다. 세계 랭킹은 '과거 52주의 대회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포인트로 정해지는데, 이듬해 400위대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뒤 2014년 후반에는 200위대, 2015년에는 100위대에 진입했다. 2016년 4월, 95위로 처음 두 자릿수 순위가 된 뒤 지난해(2018년) 3월 BNP 파리바 오픈에서 우승(생애 첫 투어 우승)해 22위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9월 US 오픈에서 우승해 단번에 7위로 올랐다. 그 후 투어 대회에서도 선전해 4위에 올라 세계랭킹 4위로 이번 호주 오픈 대회를 치렀다.

지난해만 해도 세계 랭킹 68위로 시즌을 시작해 무명에 가까웠지만 불과 5개월 사이 메이저 대회를 두 번 연속 제패하고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으니 실로 경이적이다. BBC는 "지극히 짧은 시간에 세계 톱을 달성했다. 놀라운 21살"이라고 극찬했다.

■ '가문의 수치'에서 '자랑'으로 ... 롤모델은 '윌리엄스 자매'

일본 열도는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아사히 신문은 "이제 '오사카의 시대'가 열렸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세계랭킹 1위가 아니라 매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라고 보도했고, 마이니치신문은 "오사카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일본 국민들은 테니스계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긴 오사카에게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테니스협회 회장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고 아베 총리도 "새로운 테니스 여왕 탄생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호주 오픈에서 오사카 선수가 우승하자 기뻐하는 일본인들 / 출처:NHK 캡처 호주 오픈에서 오사카 선수가 우승하자 기뻐하는 일본인들 / 출처:NHK 캡처

"진짜 일본인 맞아?" 2016년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신고식을 치른 오사카 나오미를 본 일본인들의 반응이었다. 오사카 선수는 아이티 출신 아버지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 오사카 다마키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홋카이도에 여행 온 레오나르도가 다마키를 만났지만, 보수적이었던 다마키 집안에서 외국인과의 결혼을 가문의 수치라며 인정하지 않아 결국 부모 동의 없이 결혼해야 했다. 오사카에서 결혼한 레오나르도-다마키 부부는 오사카에서 두 딸을 낳았고 그중 막내가 오사카 나오미다. 자매는 일본인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았고 오사카네 가족은 오사카 나오미가 3살 때 미국으로 떠났다.

오사카 선수와 언니 오사카 마리, 엄마 오사카 다마키, 아빠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왼쪽부터) / 출처: 오사카 나오미 SNS오사카 선수와 언니 오사카 마리, 엄마 오사카 다마키, 아빠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왼쪽부터) / 출처: 오사카 나오미 SNS

오사카 선수가 테니스를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1999년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 당시 10대였던 윌리엄스 자매가 복식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본 아버지가 두 딸을 윌리엄스 자매처럼 키워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테니스에 입문한 오사카 자매는 일본과 미국, 이중 국적을 갖고 있었지만, 대회에 나갈 때 일본 국적을 택했다. 유망주가 넘쳐나는 미국보다 후원을 받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오사카 선수는 2016년 일본 식품회사인 닛신식품과 후원계약을 맺었다.

오사카 선수가 조부모를 처음 만난 것은 프로에 입문한 2013년이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연락을 끊고 살았던 조부모와 부모가 다시 만나게 된 계기가 오사카 나오미였던 것이다. 지금 오사카 선수에게 가장 든든한 응원자는 홋카이도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다. 조부인 오사카 테츠오 씨는 이번 우승 뒤 기자들과 만나 "너무 기뻐서 흥분된다"며 손주를 자랑스러워했다. 오사카 선수도 경기 일정 도중 생신을 맞이한 할아버지에게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 조부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오랜 노력 끝에 호주 오픈 우승할 수 있었다. 갑자기 이뤄진 결과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연습을 했다. 이제 프랑스 오픈에 도전하겠다."

호주 오픈 우승 비결을 묻는 말에 오사카 선수가 내놓은 답이다. 힘겨웠던 가족사를 딛고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서기까지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엿볼 수 있다. NHK는 오사카 선수가 지금까지 대회 상금으로 얻은 총 수익이 11억 6천만 엔 (약 118억여 원)이라고 보도했다. 부와 명예까지 거머쥐었지만 혈기왕성한 어린 선수의 앞길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듯 하다. 지난 1년 간 기적 같은 성장을 보여준 오사카 선수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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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1-29 14: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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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US 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 라켓까지 집어 던지며 격분한 세리나 윌리엄스와 심판 간 갈등에 관심이 집중된 나머지 정작 세리나를 이긴 이변의 주인공은 조명받지 못했다. 시상대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세리나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던 당시 20살의 앳된 우승자. 일본 국적의 오사카 나오미가 올해 호주 오픈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아시아 선수가 4대 메이저 대회(호주 오픈, 윔블던, 프랑스오픈, US오픈) 단식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오사카 선수가 최초다. 1년 만에 또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자 세계 주요 언론들도 찬사를 보내고 있다. AP 통신은 "이번에는 US 오픈 같은 혼란도 논쟁도 없다. 스포트라이트는 오사카만의 것"이라고 보도했다. 여자 테니스계의 전설 세리나 윌리엄스를 꺾은 뒤 이듬해 또 한 번의 우승. 혼혈인으로서 이방인의 서러움과 싸워온 오사카 선수는 단숨에 일본의 자랑을 넘어 세리나 뒤를 이을 테니스 여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 새 여제(女帝)의 탄생 ... 내친김에 '골든 슬램'까지

오사카 나오미(21살)는 지난 26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9 호주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를 세트 스코어 2-1로 꺾었다. 오사카 선수는 어제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1위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이 역시 아시아 선수 남녀 통틀어 최초의 일이다.

지난해 US 오픈 우승에 이어 메이저 대회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성과에는 또 다른 기록이 담겨있다. '2년 연속 메이저 여왕' 등극은 세리나 윌리엄스가 2014년~2015년 2회 연속 정상에 오른 뒤 4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세리나 선수의 경우 이 쾌거를 첫 메이저 대회 우승(1999년 US 오픈)을 따낸 뒤 무려 16년 만에 맛볼 수 있었다. 이 어려운 일을 오사카는 단번에 해낸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오사카 나오미가 자신의 시대를 열고 새로운 테니스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여자프로 테니스 투어를 주름잡아온 미국의 윌리엄스 자매 시대를 마감하고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쏜 것일까?


일본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 닛폰은 "오사카가 '골든 슬램'에 도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든 슬램은 4대 메이저 대회 제패를 일컫는 '그랜드 슬램'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추가하는 대업이다. 닛산 스포츠도 "오사카가 1년 내 모든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고 올림픽까지 5관왕을 달성하는 골든슬램을 시야에 넣고 있다"고 전했다. 오사카 선수도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우승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그랜드 슬램 얘기를 하길래 생각해봤다. 가능하다면 해보고 싶다"면서 "일본 대표로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꿈"이라며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의지도 밝혔다. 골든 슬램은 '테니스 여제'로 불린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 달성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1,016위'에서 '1위'로 ... '비약(飛躍)의 1년'

NHK는 오사카 선수의 호주 오픈 우승 비결에 대해 "서브의 강세가 빛났다. 자신 있는 서브가 승부처였다"고 평가했다. 180㎝ 큰 키에서 나오는 힘을 앞세워 이번 대회에서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59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2위(카로리나 플리스코바, 37개)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결승에서도 서브 에이스 9개를 기록했고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 192㎞였다. 반 박자 빠른 스트로크와 공격 기회를 기다리는 플레이도 강점으로 꼽힌다.

오사카 선수의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알리는 NHK 인터넷판 보도
타고난 기량을 선보인 오사카 선수는 세계 테니스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다. 세계 랭킹에 처음 이름을 올린 건 2012년 10월. 당시 14살 소녀의 세계 랭킹은 1,016위였다. 세계 랭킹은 '과거 52주의 대회 성적'에 따라 주어지는 포인트로 정해지는데, 이듬해 400위대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뒤 2014년 후반에는 200위대, 2015년에는 100위대에 진입했다. 2016년 4월, 95위로 처음 두 자릿수 순위가 된 뒤 지난해(2018년) 3월 BNP 파리바 오픈에서 우승(생애 첫 투어 우승)해 22위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9월 US 오픈에서 우승해 단번에 7위로 올랐다. 그 후 투어 대회에서도 선전해 4위에 올라 세계랭킹 4위로 이번 호주 오픈 대회를 치렀다.

지난해만 해도 세계 랭킹 68위로 시즌을 시작해 무명에 가까웠지만 불과 5개월 사이 메이저 대회를 두 번 연속 제패하고 세계 랭킹 1위로 올라섰으니 실로 경이적이다. BBC는 "지극히 짧은 시간에 세계 톱을 달성했다. 놀라운 21살"이라고 극찬했다.

■ '가문의 수치'에서 '자랑'으로 ... 롤모델은 '윌리엄스 자매'

일본 열도는 축제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아사히 신문은 "이제 '오사카의 시대'가 열렸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세계랭킹 1위가 아니라 매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라고 보도했고, 마이니치신문은 "오사카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일본 국민들은 테니스계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긴 오사카에게 열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테니스협회 회장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고 아베 총리도 "새로운 테니스 여왕 탄생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호주 오픈에서 오사카 선수가 우승하자 기뻐하는 일본인들 / 출처:NHK 캡처
"진짜 일본인 맞아?" 2016년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신고식을 치른 오사카 나오미를 본 일본인들의 반응이었다. 오사카 선수는 아이티 출신 아버지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와 일본인 어머니 오사카 다마키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홋카이도에 여행 온 레오나르도가 다마키를 만났지만, 보수적이었던 다마키 집안에서 외국인과의 결혼을 가문의 수치라며 인정하지 않아 결국 부모 동의 없이 결혼해야 했다. 오사카에서 결혼한 레오나르도-다마키 부부는 오사카에서 두 딸을 낳았고 그중 막내가 오사카 나오미다. 자매는 일본인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았고 오사카네 가족은 오사카 나오미가 3살 때 미국으로 떠났다.

오사카 선수와 언니 오사카 마리, 엄마 오사카 다마키, 아빠 레오나르도 프랑수아(왼쪽부터) / 출처: 오사카 나오미 SNS
오사카 선수가 테니스를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권유 때문이었다. 1999년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 당시 10대였던 윌리엄스 자매가 복식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본 아버지가 두 딸을 윌리엄스 자매처럼 키워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그렇게 테니스에 입문한 오사카 자매는 일본과 미국, 이중 국적을 갖고 있었지만, 대회에 나갈 때 일본 국적을 택했다. 유망주가 넘쳐나는 미국보다 후원을 받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오사카 선수는 2016년 일본 식품회사인 닛신식품과 후원계약을 맺었다.

오사카 선수가 조부모를 처음 만난 것은 프로에 입문한 2013년이었다고 한다. 오랜 기간 연락을 끊고 살았던 조부모와 부모가 다시 만나게 된 계기가 오사카 나오미였던 것이다. 지금 오사카 선수에게 가장 든든한 응원자는 홋카이도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다. 조부인 오사카 테츠오 씨는 이번 우승 뒤 기자들과 만나 "너무 기뻐서 흥분된다"며 손주를 자랑스러워했다. 오사카 선수도 경기 일정 도중 생신을 맞이한 할아버지에게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 조부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오랜 노력 끝에 호주 오픈 우승할 수 있었다. 갑자기 이뤄진 결과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엄청난 노력과 연습을 했다. 이제 프랑스 오픈에 도전하겠다."

호주 오픈 우승 비결을 묻는 말에 오사카 선수가 내놓은 답이다. 힘겨웠던 가족사를 딛고 세계 정상으로 우뚝 서기까지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왔는지 엿볼 수 있다. NHK는 오사카 선수가 지금까지 대회 상금으로 얻은 총 수익이 11억 6천만 엔 (약 118억여 원)이라고 보도했다. 부와 명예까지 거머쥐었지만 혈기왕성한 어린 선수의 앞길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듯 하다. 지난 1년 간 기적 같은 성장을 보여준 오사카 선수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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