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죄 못 듣고…3년 넘게 기약 없는 ‘위안부 소송’

입력 2019.01.29 (21:27) 수정 2019.01.2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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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실 할머니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건 일본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일본의 책임을 묻기 위해, 피해 할머니들이 우리 법원에 소송을 낸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재판은 열리지조차 못한채, 철저히 외면 당해왔습니다.

김유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윤병세/당시 외교부 장관/2015년 12월 28일 : "이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피해자들과 한마디 상의 없이 없이 타결된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할머니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故 김복동 할머니/2015년 12월 29일 : "정부와 정부끼리 속닥속닥해서 우리 정부가 타결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 1년 뒤, 김 할머니 등은 일본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일본의 잘못을 우리 법원에서 인정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故 김복동 할머니/2016년 8월 31일 : "백억이 아니라 천억 원을 줘도 역사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재판은 한 번도 열리지 못했습니다.

피고가 소장을 받기 전까진 재판을 열지 못하는데, 일본 정부가 세 차례나 소장 수령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재판 자체가 주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일본 만이 아니었습니다.

위안부 합의 직후 법원행정처에서 작성한, '위안부 손배판결 관련 보고'.

소송을 각하, 또는 기각해야 한다며 다섯 가지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가 한일 관계를 복원하려는 당시 정부의 입장에 맞춰 대응 전략을 짰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김세은/변호사/위안부 할머니 소송 대리인 : "소송을 시작조차 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 결과를 기다리시다가 돌아가시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김복동 할머니가 소송을 낸 지 3년, 기약 없는 소송지연에 할머니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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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사죄 못 듣고…3년 넘게 기약 없는 ‘위안부 소송’
    • 입력 2019-01-29 21:31:06
    • 수정2019-01-29 21: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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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실 할머니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건 일본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일본의 책임을 묻기 위해, 피해 할머니들이 우리 법원에 소송을 낸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재판은 열리지조차 못한채, 철저히 외면 당해왔습니다.

김유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윤병세/당시 외교부 장관/2015년 12월 28일 : "이 문제가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피해자들과 한마디 상의 없이 없이 타결된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할머니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故 김복동 할머니/2015년 12월 29일 : "정부와 정부끼리 속닥속닥해서 우리 정부가 타결됐다..."]

한일 위안부 합의 1년 뒤, 김 할머니 등은 일본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일본의 잘못을 우리 법원에서 인정 받겠다는 것이었습니다.

[故 김복동 할머니/2016년 8월 31일 : "백억이 아니라 천억 원을 줘도 역사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재판은 한 번도 열리지 못했습니다.

피고가 소장을 받기 전까진 재판을 열지 못하는데, 일본 정부가 세 차례나 소장 수령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재판 자체가 주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제는 일본 만이 아니었습니다.

위안부 합의 직후 법원행정처에서 작성한, '위안부 손배판결 관련 보고'.

소송을 각하, 또는 기각해야 한다며 다섯 가지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가 한일 관계를 복원하려는 당시 정부의 입장에 맞춰 대응 전략을 짰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김세은/변호사/위안부 할머니 소송 대리인 : "소송을 시작조차 해 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 결과를 기다리시다가 돌아가시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김복동 할머니가 소송을 낸 지 3년, 기약 없는 소송지연에 할머니들은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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