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참겠다] “보일러 연통 알아서 고치고 사진 찍어 보내세요”…‘엉터리’ 가스 안전점검

입력 2019.02.02 (10:15) 수정 2019.02.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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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안전 점검 '부적합' 판정에 '셀프 수리'하라고?
■대충 사진 찍어 보내도 '적합' 처리... '엉터리' 가스 안전점검

임산부 A 씨는 재택근무 중 가스점검을 받았습니다. 일상점검이려니 생각했던 A씨는 점검원이 건넨 결과지를 보고 당황했습니다.

'부적합 시설 통보서.' 부적합 항목은 보일러 배기관(연통)의 '연결부 접속 불량'으로 다용도실의 오래된 보일러 연통 연결 부위에서 가스가 샐 수 있다는 겁니다.

겁이 난 A씨는 검침원에게 해결방법을 물었다가 더욱 당황했습니다. "철물점에서 내열 실리콘을 사서 직접 바르면 된다"는 겁니다.

이어지는 점검원의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연통에 실리콘을 바른 뒤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주면 적합판정을 내린다는 겁니다. 사진으로 판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확대해서 보면 괜찮다"는 점검원의 말에 A씨는 KBS <못참겠다>에 제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결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A씨 처럼 '부적합 판정' 뒤에 '셀프 수리'를 하라는 점검 결과에 당황한 주부들의 글이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집에서 일반인이 연통 연결부위에서 가스가 새지 않게 실리콘을 잘 바를 수 있는 걸까요? 가스 점검원은 사진만으로 적합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걸까요?

KBS가 직접 '셀프 마감'을 하고 사진을 찍어 보낸 결과, 적합 판정은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면만 실리콘을 발라도, 연결 부위가 아닌 엉뚱한 곳에 실리콘을 발라도 '적합' 판정은 쉽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스 공급업체는 "강릉 펜션 사고 이후 산자부와 지자체에서 가스점검 강화 지침이 공문으로 내려와 연통 연결부위 점검을 강화했다"고 하는데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람들은 보일러가 고장이 나지 않는 이상 보일러실에 들어가 보지 않습니다. 보일러 사용이 잦은 겨울철엔 보일러 연통 이상 유무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1차 사고예방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는 대부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73.9%(17건) 가장 높았고, 14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습니다.

보일러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공 표지판에 적힌 담당자에게 연락해 점검받아야 합니다. 보일러가 낡아 시공 표지판이 보이지 않는 경우 가스·보일러 관련 자격을 가진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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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2-07 10: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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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사진 찍어 보내도 '적합' 처리... '엉터리' 가스 안전점검

임산부 A 씨는 재택근무 중 가스점검을 받았습니다. 일상점검이려니 생각했던 A씨는 점검원이 건넨 결과지를 보고 당황했습니다.

'부적합 시설 통보서.' 부적합 항목은 보일러 배기관(연통)의 '연결부 접속 불량'으로 다용도실의 오래된 보일러 연통 연결 부위에서 가스가 샐 수 있다는 겁니다.

겁이 난 A씨는 검침원에게 해결방법을 물었다가 더욱 당황했습니다. "철물점에서 내열 실리콘을 사서 직접 바르면 된다"는 겁니다.

이어지는 점검원의 답변은 황당했습니다. 연통에 실리콘을 바른 뒤 사진을 찍어 문자로 보내주면 적합판정을 내린다는 겁니다. 사진으로 판정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확대해서 보면 괜찮다"는 점검원의 말에 A씨는 KBS <못참겠다>에 제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취재결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A씨 처럼 '부적합 판정' 뒤에 '셀프 수리'를 하라는 점검 결과에 당황한 주부들의 글이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집에서 일반인이 연통 연결부위에서 가스가 새지 않게 실리콘을 잘 바를 수 있는 걸까요? 가스 점검원은 사진만으로 적합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걸까요?

KBS가 직접 '셀프 마감'을 하고 사진을 찍어 보낸 결과, 적합 판정은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앞면만 실리콘을 발라도, 연결 부위가 아닌 엉뚱한 곳에 실리콘을 발라도 '적합' 판정은 쉽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가스 공급업체는 "강릉 펜션 사고 이후 산자부와 지자체에서 가스점검 강화 지침이 공문으로 내려와 연통 연결부위 점검을 강화했다"고 하는데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람들은 보일러가 고장이 나지 않는 이상 보일러실에 들어가 보지 않습니다. 보일러 사용이 잦은 겨울철엔 보일러 연통 이상 유무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1차 사고예방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는 대부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73.9%(17건) 가장 높았고, 14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습니다.

보일러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공 표지판에 적힌 담당자에게 연락해 점검받아야 합니다. 보일러가 낡아 시공 표지판이 보이지 않는 경우 가스·보일러 관련 자격을 가진 전문가에게 문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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