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쓰레기’ 한국 도착…업체 ‘나몰라라’에 처리 고심

입력 2019.02.03 (08:15) 수정 2019.02.0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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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이라고 속여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했던 쓰레기 중 일부가, 오늘 한국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최종 소각이나 매립까지는 앞으로도 여러 달이 더 걸릴 예정입니다.

오늘 새벽 6시 40분쯤, 경기도 평택항에 쓰레기 1,200톤을 실은 배가 도착했습니다. 지난달 13일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컨테이너 51개에 쓰레기를 나눠 담고 출발한 지 21일 만입니다.

지난해 국내의 한 업체가 폐플라스틱이라며 6천여 톤을 팔았는데, 잡다한 생활쓰레기가 뒤섞인 것으로 드러나며 비난 여론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행정명령을 받고도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고, 정부가 긴급자금을 투입해 되가져왔습니다.

환경부는 설 연휴가 끝나는 7일, 컨테이너 한두 개를 열어 폐기물의 종류와 상태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하지만 조사가 끝나도 쓰레기는 몇 달간 항구 한 쪽에 쌓여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쓰레기를 불법으로 내보낸 업체에 여전히 소유권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강제 처분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관할 지자체인 평택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매립이나 소각을 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폐기물이 장기간 방치되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지자체에 처리 권한과 책임이 주어집니다.

문제는 오늘 들어온 것 말고도, 이 업체 소유의 폐기물 3천 톤이 평택항에 더 있다는 겁니다. 불법 수출하려다 적발됐거나 현지에서 반입을 거부해 되돌아온 것들입니다. 게다가 필리핀에 남아있는 쓰레기 5천여 톤도 조만간 되가져와야 합니다.

결국 생활쓰레기와 저질 폐플라스틱이 뒤섞인 폐기물 만 톤가량을 평택시가 책임지고 국내에서 묻거나 태워야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늘 평택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에 재발방지를 촉구했습니다.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김미경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한계에 이른 한국의 폐기물 처리 실태가 극명히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제라도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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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2-03 15:18:29
    사회
재활용 가능한 폐플라스틱이라고 속여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했던 쓰레기 중 일부가, 오늘 한국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최종 소각이나 매립까지는 앞으로도 여러 달이 더 걸릴 예정입니다.

오늘 새벽 6시 40분쯤, 경기도 평택항에 쓰레기 1,200톤을 실은 배가 도착했습니다. 지난달 13일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컨테이너 51개에 쓰레기를 나눠 담고 출발한 지 21일 만입니다.

지난해 국내의 한 업체가 폐플라스틱이라며 6천여 톤을 팔았는데, 잡다한 생활쓰레기가 뒤섞인 것으로 드러나며 비난 여론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행정명령을 받고도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고, 정부가 긴급자금을 투입해 되가져왔습니다.

환경부는 설 연휴가 끝나는 7일, 컨테이너 한두 개를 열어 폐기물의 종류와 상태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하지만 조사가 끝나도 쓰레기는 몇 달간 항구 한 쪽에 쌓여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쓰레기를 불법으로 내보낸 업체에 여전히 소유권이 있기 때문에 당장은 강제 처분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관할 지자체인 평택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매립이나 소각을 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폐기물이 장기간 방치되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지자체에 처리 권한과 책임이 주어집니다.

문제는 오늘 들어온 것 말고도, 이 업체 소유의 폐기물 3천 톤이 평택항에 더 있다는 겁니다. 불법 수출하려다 적발됐거나 현지에서 반입을 거부해 되돌아온 것들입니다. 게다가 필리핀에 남아있는 쓰레기 5천여 톤도 조만간 되가져와야 합니다.

결국 생활쓰레기와 저질 폐플라스틱이 뒤섞인 폐기물 만 톤가량을 평택시가 책임지고 국내에서 묻거나 태워야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오늘 평택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에 재발방지를 촉구했습니다.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김미경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한계에 이른 한국의 폐기물 처리 실태가 극명히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제라도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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