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도 못 치렀는데…서부발전 前 간부 ‘뇌물’로 징역형

입력 2019.02.03 (21:05) 수정 2019.02.0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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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이 다가오면 유난히 가족이 보고 싶어집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는 그리움이 더욱 클 텐데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가 그럴 겁니다.

아직 장례도 못 치렀는데, 김 씨 원청 업체의 전직 간부는 뇌물을 받은 게 드러나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홀로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고 김용균 씨.

아들 없이 맞아야 하는 설 명절.

새로 마련된 서울 빈소엔 조문객들의 발길마저 뜸합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명절 때면 사람들이 부모나 자식 가족들이 다 모이는데 애가 없으니까 명절 때가 더 많이 마음이 더 아프고..."]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서울로 아들을 옮겨 온 지 10여 일, 높은 사람들이라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낯선 곳을 찾았습니다.

가장 바라는 건 아들 직장 동료들의 안전입니다.

[김미숙/故 김용균씨 어머니 : "그 사람들 무슨 잘못이 있다고 살면서 일하면서 죽는 거 두려워하면서 일을 해야 되고…. 그 사람들도 똑같은 인간인데..."]

숨진 김 씨와 동료들은 발전소를 시운전하던 2015년부터 컨베이어 벨트에 안전을 위해 물청소 장비를 갖춰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작업장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데다, 3억 원의 추가 비용도 든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가 한창이던 지난 2016년, 원청업체인 서부발전 고위 간부는 뇌물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이 간부는 청탁과 함께 현금 4천5백만 원을 받은 게 드러났고, 대법원은 징역 3년에 벌금 5천만 원, 추징금 4천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김 씨 동료들의 정규직화가 핵심쟁점인 상황.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지만, 정작 김 씨가 일했던 발전소에서는 논의가 더딥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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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례도 못 치렀는데…서부발전 前 간부 ‘뇌물’로 징역형
    • 입력 2019-02-03 21:08:19
    • 수정2019-02-03 21: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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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이 다가오면 유난히 가족이 보고 싶어집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는 그리움이 더욱 클 텐데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가 그럴 겁니다.

아직 장례도 못 치렀는데, 김 씨 원청 업체의 전직 간부는 뇌물을 받은 게 드러나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홀로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외로운 죽음을 맞이한 고 김용균 씨.

아들 없이 맞아야 하는 설 명절.

새로 마련된 서울 빈소엔 조문객들의 발길마저 뜸합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명절 때면 사람들이 부모나 자식 가족들이 다 모이는데 애가 없으니까 명절 때가 더 많이 마음이 더 아프고..."]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서울로 아들을 옮겨 온 지 10여 일, 높은 사람들이라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낯선 곳을 찾았습니다.

가장 바라는 건 아들 직장 동료들의 안전입니다.

[김미숙/故 김용균씨 어머니 : "그 사람들 무슨 잘못이 있다고 살면서 일하면서 죽는 거 두려워하면서 일을 해야 되고…. 그 사람들도 똑같은 인간인데..."]

숨진 김 씨와 동료들은 발전소를 시운전하던 2015년부터 컨베이어 벨트에 안전을 위해 물청소 장비를 갖춰 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작업장의 구조를 바꿔야 하는 데다, 3억 원의 추가 비용도 든다며 난색을 보였습니다.

이런 문제 제기가 한창이던 지난 2016년, 원청업체인 서부발전 고위 간부는 뇌물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이 간부는 청탁과 함께 현금 4천5백만 원을 받은 게 드러났고, 대법원은 징역 3년에 벌금 5천만 원, 추징금 4천5백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김 씨 동료들의 정규직화가 핵심쟁점인 상황.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지만, 정작 김 씨가 일했던 발전소에서는 논의가 더딥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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