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학교의 전국대회 우승 비결이 학생 ‘유급’?

입력 2019.02.08 (08:47) 수정 2019.02.0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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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잇따라 터진 체육계 파문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성적만을 위한 엘리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 제때 진학하지 못하고 유급을 하는 초중고 운동선수들이 한해 170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더구나 초중고 유급 선수 상당수는 수업엔 빠지면서도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열린 전국 단위 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 중학교.

큰 키가 강점이라고 코치가 소개하기도 했던 선수 3명은 중 3이었지만, 또래보다 한 살 많은 유급생이었습니다.

지난해 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 학교 럭비부에도 3명의 중3 유급생이 뛰었습니다.

6명의 유급사유는 '고의적 출석거부' 즉 무단결석이었는데, 수업일수의 3분의 1이 넘게 결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무단결석 기간 동안 훈련에는 참가했습니다.

[○○중학교 교감/음성변조 : "(무단결석하는 60일 넘는 기간 동안 훈련에 참가한 걸로는 (파악되신 거죠?)) 부모하고 (운동부) 감독하고 그 학생의 지도를 위한 행동을 했다고..."]

KBS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유급한 초중고 운동선수는 모두 176명.

질병이나 부상보다 훈련 등을 이유로 무단결석해 유급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무단결석 학생 가운데 35명은 결석기간 동안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학생이 66%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생 비율도 18%나 됐습니다.

특히 중학생 유급자 가운데 절반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3생이었습니다.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 : "인위적인 유급을 통해서 같은 학년이지만 신체 발육상태를 좋게 만들어서 대회에서 상을 타려고 하는 그러한 현상도 일부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유급제도가 성적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학생선수들에 대한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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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중학교의 전국대회 우승 비결이 학생 ‘유급’?
    • 입력 2019-02-08 08: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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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라 터진 체육계 파문에 대한 근본 대책으로 성적만을 위한 엘리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 제때 진학하지 못하고 유급을 하는 초중고 운동선수들이 한해 170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더구나 초중고 유급 선수 상당수는 수업엔 빠지면서도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열린 전국 단위 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 중학교.

큰 키가 강점이라고 코치가 소개하기도 했던 선수 3명은 중 3이었지만, 또래보다 한 살 많은 유급생이었습니다.

지난해 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 학교 럭비부에도 3명의 중3 유급생이 뛰었습니다.

6명의 유급사유는 '고의적 출석거부' 즉 무단결석이었는데, 수업일수의 3분의 1이 넘게 결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무단결석 기간 동안 훈련에는 참가했습니다.

[○○중학교 교감/음성변조 : "(무단결석하는 60일 넘는 기간 동안 훈련에 참가한 걸로는 (파악되신 거죠?)) 부모하고 (운동부) 감독하고 그 학생의 지도를 위한 행동을 했다고..."]

KBS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유급한 초중고 운동선수는 모두 176명.

질병이나 부상보다 훈련 등을 이유로 무단결석해 유급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무단결석 학생 가운데 35명은 결석기간 동안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학생이 66%로 가장 많았고, 초등학생 비율도 18%나 됐습니다.

특히 중학생 유급자 가운데 절반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3생이었습니다.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 : "인위적인 유급을 통해서 같은 학년이지만 신체 발육상태를 좋게 만들어서 대회에서 상을 타려고 하는 그러한 현상도 일부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유급제도가 성적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학생선수들에 대한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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