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의료진 과로는 환자에게도 위험…응급실 ‘더 열악’

입력 2019.02.08 (21:34) 수정 2019.02.0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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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과도한 업무는 비단 전공의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도 평소, 일주일에 5~6일은 집에 가지 못한 채 일했다고 하죠.

윤 센터장이 2017년 추석 연휴 무렵에 쓴 이 글은 응급의료 인력 부족 현실을 한탄한 내용입니다.

우리 국민 1명이 1년 동안 진료받는 횟수는 18차례에 가깝습니다.

OECD 국가 평균의 2배가 넘습니다.

의사 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적습니다.

의사의 과로는 결국, 환자에게 위협일 수밖에 없습니다.

엄진아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형외과에서 오셨고요."]

수술 뒤 의식을 잃은 환자가 실려옵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

["CPR(심폐소생술) 할게요. 에필(주사제) 주세요."]

자칫 생명이 위태로운 다급한 순간입니다.

["50줄 시작하고..."]

의료진의 손과 발이 빨라집니다.

[황윤정/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마취 이후에 깨어야 하는데 환자가 의식을 깨지 않고 산소포화도가 계속 떨어져서 오신 건데, 이런 응급사례는 하루에 최소한 2~3번 정도."]

심근경색 등 3대 응급환자는 5년 새 60% 급증했습니다.

응급실마다 한 달 평균 67명, 하루에 2명은 이런 환자를 받습니다.

휴일엔 평소보다 2배 이상 환자가 몰립니다.

먹고, 쉬고, 잘 시간을 쪼갤 수밖에 없습니다.

[황윤정/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예의주시해서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에. 혹시 환자가 잘못될까봐 응급환자들은 갑자기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사들에게 주 52시간 노동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보건업은 특례업종이어서 예외입니다.

수련 과정인 전공의의 여건은 더 열악합니다.

최대 근무시간을 주당 88시간으로 제한해뒀지만 5대 대형병원 단 한 곳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연속 당직근무를 하면 적어도 11시간 보장해야 하는 휴식도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합니다.

[박종혁/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외국에서 3명이 할 일을 우리나라는 1명이서 하고 있는 거죠. 하루 이틀만 비워도 당장 환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이 가거든요. 그러다보니그냥 참고 일을 해야만 하는."]

지난해 의료계 종사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은 인력이 모자란다고 말했고, 7명은 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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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의료진 과로는 환자에게도 위험…응급실 ‘더 열악’
    • 입력 2019-02-08 21:39:32
    • 수정2019-02-08 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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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과도한 업무는 비단 전공의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도 평소, 일주일에 5~6일은 집에 가지 못한 채 일했다고 하죠.

윤 센터장이 2017년 추석 연휴 무렵에 쓴 이 글은 응급의료 인력 부족 현실을 한탄한 내용입니다.

우리 국민 1명이 1년 동안 진료받는 횟수는 18차례에 가깝습니다.

OECD 국가 평균의 2배가 넘습니다.

의사 수는 OECD 국가 중 가장 적습니다.

의사의 과로는 결국, 환자에게 위협일 수밖에 없습니다.

엄진아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형외과에서 오셨고요."]

수술 뒤 의식을 잃은 환자가 실려옵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 상황.

["CPR(심폐소생술) 할게요. 에필(주사제) 주세요."]

자칫 생명이 위태로운 다급한 순간입니다.

["50줄 시작하고..."]

의료진의 손과 발이 빨라집니다.

[황윤정/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마취 이후에 깨어야 하는데 환자가 의식을 깨지 않고 산소포화도가 계속 떨어져서 오신 건데, 이런 응급사례는 하루에 최소한 2~3번 정도."]

심근경색 등 3대 응급환자는 5년 새 60% 급증했습니다.

응급실마다 한 달 평균 67명, 하루에 2명은 이런 환자를 받습니다.

휴일엔 평소보다 2배 이상 환자가 몰립니다.

먹고, 쉬고, 잘 시간을 쪼갤 수밖에 없습니다.

[황윤정/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예의주시해서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에. 혹시 환자가 잘못될까봐 응급환자들은 갑자기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사들에게 주 52시간 노동은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보건업은 특례업종이어서 예외입니다.

수련 과정인 전공의의 여건은 더 열악합니다.

최대 근무시간을 주당 88시간으로 제한해뒀지만 5대 대형병원 단 한 곳도 지키지 않았습니다.

연속 당직근무를 하면 적어도 11시간 보장해야 하는 휴식도 현실에선 거의 불가능합니다.

[박종혁/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외국에서 3명이 할 일을 우리나라는 1명이서 하고 있는 거죠. 하루 이틀만 비워도 당장 환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이 가거든요. 그러다보니그냥 참고 일을 해야만 하는."]

지난해 의료계 종사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8명은 인력이 모자란다고 말했고, 7명은 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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