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시간 연속 근무 중 전공의 숨진 채 발견…과로사 논란

입력 2019.02.09 (06:15) 수정 2019.02.0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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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당직을 하던 전공의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5시간 연속 근무중이었습니다.

병원측은 법정근로시간은 지켰다고 설명했지만 동료 전공의들은 현실은 다르다는 증언을 하고 있어 과로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이들을 좋아해 해외까지 나가 봉사활동을 하곤 했던 2년차 소아과 전공의 A씨.

쉬는 날에도 환자에게 달려가던 의학도였습니다.

[숨진 전공의 누나 : "아이가 상태 안 좋다는걸 알고 핸드폰을 걱정스럽게 확인을 했었고 막상 그런 전화를 받고 오프임에도 불구하고 갔었거든요."]

지난 1일 아침 9시. 인천 가천대길병원 당직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날 오전 7시 일을 시작해 사망 당일 오전 7시까지 밤새 당직을 한 뒤 오후 6시까지 더 일하기로 돼있었습니다.

35시간 근무를 하는 셈인데 한번에 36시간을 초과하지 않았기에 법 위반은 아닙니다.

병원측은 A씨가 규정을 초과해 일하지 않았고 양호한 근무 여건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병원 전공의들은 당직과 낮 근무, 주말 24시간 근무를 하면 통상 1주에 105시간을 일하는데, 이 또한 중간에 휴게시간을 빼면 주 88시간 이하로 규정한 법정근로시간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A씨와 같이 일한 동료들은 소아과 특성상 휴게시간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OOO/길병원 전공의/음성변조 : "근무가 아니어서 회진을 못 돌았다고 할 경우에는 '우리 애가 아픈데 왜 주치의가 안 오냐' 항의를 하고, 실제로 그거 때문에 당직 근무가 아닌데도 불려 나간 적도 있고..."]

정해진 퇴근 시간에 일을 끝내기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길병원 전공의/음성변조 : "아기들은 (새벽) 5시 반에 깨울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절대 (오전) 7시 내로 모든 회진을 끝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전) 9시에서 10시 퇴근하는 경우도 있고..."]

현재의 인력과 제도론 법이 있어도 지킬 수 없다는 게 함께 일하던 전공의들의 주장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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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시간 연속 근무 중 전공의 숨진 채 발견…과로사 논란
    • 입력 2019-02-09 06:19:17
    • 수정2019-02-09 08:12:38
    뉴스광장 1부
[앵커]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당직을 하던 전공의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35시간 연속 근무중이었습니다.

병원측은 법정근로시간은 지켰다고 설명했지만 동료 전공의들은 현실은 다르다는 증언을 하고 있어 과로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이들을 좋아해 해외까지 나가 봉사활동을 하곤 했던 2년차 소아과 전공의 A씨.

쉬는 날에도 환자에게 달려가던 의학도였습니다.

[숨진 전공의 누나 : "아이가 상태 안 좋다는걸 알고 핸드폰을 걱정스럽게 확인을 했었고 막상 그런 전화를 받고 오프임에도 불구하고 갔었거든요."]

지난 1일 아침 9시. 인천 가천대길병원 당직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날 오전 7시 일을 시작해 사망 당일 오전 7시까지 밤새 당직을 한 뒤 오후 6시까지 더 일하기로 돼있었습니다.

35시간 근무를 하는 셈인데 한번에 36시간을 초과하지 않았기에 법 위반은 아닙니다.

병원측은 A씨가 규정을 초과해 일하지 않았고 양호한 근무 여건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병원 전공의들은 당직과 낮 근무, 주말 24시간 근무를 하면 통상 1주에 105시간을 일하는데, 이 또한 중간에 휴게시간을 빼면 주 88시간 이하로 규정한 법정근로시간을 피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A씨와 같이 일한 동료들은 소아과 특성상 휴게시간에도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OOO/길병원 전공의/음성변조 : "근무가 아니어서 회진을 못 돌았다고 할 경우에는 '우리 애가 아픈데 왜 주치의가 안 오냐' 항의를 하고, 실제로 그거 때문에 당직 근무가 아닌데도 불려 나간 적도 있고..."]

정해진 퇴근 시간에 일을 끝내기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길병원 전공의/음성변조 : "아기들은 (새벽) 5시 반에 깨울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절대 (오전) 7시 내로 모든 회진을 끝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오전) 9시에서 10시 퇴근하는 경우도 있고..."]

현재의 인력과 제도론 법이 있어도 지킬 수 없다는 게 함께 일하던 전공의들의 주장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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