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평창1주년①] 시작은 개썰매…‘동계올림픽 후광’ 누린 프랑스 샤모니

입력 2019.02.10 (14:01) 수정 2019.02.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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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샤모니 개썰매 대회 (출처: 샤모니 관광청 홈페이지)프랑스 샤모니 개썰매 대회 (출처: 샤모니 관광청 홈페이지)

시작은 개썰매였다. 알프스 인근의 프랑스 샤모니는 해마다 개최하는 개썰매 대회로 유명한데, 개썰매 외에도 스키 를 비롯한 다양한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고급 휴양 도시로 전 세계에 알려져있다. 첫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유서깊은 고장이지만 정작 샤모니가 '동계올림픽 발상지'란 사실을 기억하는 이들은 해마다 이곳을 찾는 각국의 관광객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샤모니, 동계 올림픽 처음 시작됐지만…“개썰매가 더 유명”

개썰매 대회의 관광산업 효과를 취재하고 이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 개썰매를 타고 설원을 누벼보겠다는 야심찬(?)계획은 엉뚱하게도 '동계올림픽의 시작'으로 옮겨갔다. 1908년 런던 하계 올림픽의 한 종목으로 피겨스케이팅 등을 추가해서 열리긴 했지만 따로 동계 종목만 모아 올림픽 형태로 치러진 것은 샤모니부터다. 1924년 1월 24일 시작된 샤모니 동계올림픽은 16개국에서 258명이 참가했는데, 정작 당시엔 '올림픽'이란 명칭을 획득하지 못했고 '동계 스포츠 주간'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미 동계 스포츠 행사를 이미 열고 있던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샤모니는 대회가 끝난 뒤 1년이 지나고서야 '동계올림픽' 으로 불리게 됐다. 대회 자체도 날씨가 나빠 관객 흥행도 저조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샤모니가 동계스포츠 휴양지로 명성을 얻게 된건 올림픽이 끝난 뒤부터다. '올림픽 뒤 관광'이란 조직을 만들고 파리에서 동계올림픽 박람회를 열며 동계스포츠 문화가 없던 프랑스와 서유럽에 이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첫 동계올림픽 대회의 당시 성적은 초라했지만 '올림픽을 팔아' 국제적인 동계스포츠 도시로 명성을 쌓은 알짜배기 효과만큼은 '역시 발상지'라 할 만큼 선구적이었다.

1924년 샤모니 올림픽대회 포스터/ 당시 폐회식 모습 (출처: IOC 올림픽위원회)1924년 샤모니 올림픽대회 포스터/ 당시 폐회식 모습 (출처: IOC 올림픽위원회)

<성적은 초라했지만…“올림픽 내세워 동계 스포츠 관광객 모으자”>

샤모니가 동계스포츠 붐을 일으키면서, 부유층 관광객을 모아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본 인근 도시들도 경쟁적으로 관련 관광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샤모니를 찾는 이들에게 '올림픽'은 잊혀졌어도 '올림픽 후광 효과' 만큼은 톡톡히 누린 셈이다. 알파인 스키의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샤모니 올림픽 이후인 1930년대다. 이전의 스키는 산악지대 군인들의 이동 수단이었으니, 이를 관광 상품으로 만든 발상의 전환도 '개썰매로 돈을 버는' 고장답다.

1924년 샤모니 올림픽 대회 모습 (출처: IOC 올림픽위원회)1924년 샤모니 올림픽 대회 모습 (출처: IOC 올림픽위원회)

하지만 첫 동계올림픽 대회였던 샤모니 이후 역대 동계올림픽의 수지타산은 그닥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다. 특히 최근 치러진 동계올림픽 대회들은 겉으론 흑자를 내세워도 속사정을 뜯어보면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물론 올림픽이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 외에 사회문화적 효과는 산술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동계 올림픽 ‘누가 누가 잘했나’…개최지의 명암은?

그러나 올림픽 대회로 생겨난 동계스포츠 시설을 잘 유지하며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꾸준한 활동을 유도하는 것, 이를 통해 또다른 유망주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계기로 삼는 것, '동계스포츠맨십'을 확산하는 것이 동계올림픽 대회의 궁극적 목적이라면 그 관점에서도 최근 일련의 개최지들 성적표는 괄목할 것이 못된다는 게 현실적 평가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1주년을 맞는 시점에, 그렇다면 동계올림픽을 '정말 잘' 치른 역대 개최지는 어디인지, 특히 '평창' 이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설물 등 올림픽 유산의 활용 문제를 다른 개최지들은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개썰매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취재는 우리를 샤모니와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프랑스 알베르빌로 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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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평창1주년①] 시작은 개썰매…‘동계올림픽 후광’ 누린 프랑스 샤모니
    • 입력 2019-02-10 14:01:41
    • 수정2019-02-13 17:32:08
    취재후·사건후
프랑스 샤모니 개썰매 대회 (출처: 샤모니 관광청 홈페이지)
시작은 개썰매였다. 알프스 인근의 프랑스 샤모니는 해마다 개최하는 개썰매 대회로 유명한데, 개썰매 외에도 스키 를 비롯한 다양한 동계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고급 휴양 도시로 전 세계에 알려져있다. 첫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유서깊은 고장이지만 정작 샤모니가 '동계올림픽 발상지'란 사실을 기억하는 이들은 해마다 이곳을 찾는 각국의 관광객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샤모니, 동계 올림픽 처음 시작됐지만…“개썰매가 더 유명”

개썰매 대회의 관광산업 효과를 취재하고 이를 몸소 체험하기 위해 개썰매를 타고 설원을 누벼보겠다는 야심찬(?)계획은 엉뚱하게도 '동계올림픽의 시작'으로 옮겨갔다. 1908년 런던 하계 올림픽의 한 종목으로 피겨스케이팅 등을 추가해서 열리긴 했지만 따로 동계 종목만 모아 올림픽 형태로 치러진 것은 샤모니부터다. 1924년 1월 24일 시작된 샤모니 동계올림픽은 16개국에서 258명이 참가했는데, 정작 당시엔 '올림픽'이란 명칭을 획득하지 못했고 '동계 스포츠 주간'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미 동계 스포츠 행사를 이미 열고 있던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샤모니는 대회가 끝난 뒤 1년이 지나고서야 '동계올림픽' 으로 불리게 됐다. 대회 자체도 날씨가 나빠 관객 흥행도 저조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샤모니가 동계스포츠 휴양지로 명성을 얻게 된건 올림픽이 끝난 뒤부터다. '올림픽 뒤 관광'이란 조직을 만들고 파리에서 동계올림픽 박람회를 열며 동계스포츠 문화가 없던 프랑스와 서유럽에 이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첫 동계올림픽 대회의 당시 성적은 초라했지만 '올림픽을 팔아' 국제적인 동계스포츠 도시로 명성을 쌓은 알짜배기 효과만큼은 '역시 발상지'라 할 만큼 선구적이었다.

1924년 샤모니 올림픽대회 포스터/ 당시 폐회식 모습 (출처: IOC 올림픽위원회)
<성적은 초라했지만…“올림픽 내세워 동계 스포츠 관광객 모으자”>

샤모니가 동계스포츠 붐을 일으키면서, 부유층 관광객을 모아 급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본 인근 도시들도 경쟁적으로 관련 관광 산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샤모니를 찾는 이들에게 '올림픽'은 잊혀졌어도 '올림픽 후광 효과' 만큼은 톡톡히 누린 셈이다. 알파인 스키의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샤모니 올림픽 이후인 1930년대다. 이전의 스키는 산악지대 군인들의 이동 수단이었으니, 이를 관광 상품으로 만든 발상의 전환도 '개썰매로 돈을 버는' 고장답다.

1924년 샤모니 올림픽 대회 모습 (출처: IOC 올림픽위원회)
하지만 첫 동계올림픽 대회였던 샤모니 이후 역대 동계올림픽의 수지타산은 그닥 만족스런 수준이 아니다. 특히 최근 치러진 동계올림픽 대회들은 겉으론 흑자를 내세워도 속사정을 뜯어보면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물론 올림픽이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 외에 사회문화적 효과는 산술적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동계 올림픽 ‘누가 누가 잘했나’…개최지의 명암은?

그러나 올림픽 대회로 생겨난 동계스포츠 시설을 잘 유지하며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꾸준한 활동을 유도하는 것, 이를 통해 또다른 유망주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계기로 삼는 것, '동계스포츠맨십'을 확산하는 것이 동계올림픽 대회의 궁극적 목적이라면 그 관점에서도 최근 일련의 개최지들 성적표는 괄목할 것이 못된다는 게 현실적 평가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 1주년을 맞는 시점에, 그렇다면 동계올림픽을 '정말 잘' 치른 역대 개최지는 어디인지, 특히 '평창' 이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설물 등 올림픽 유산의 활용 문제를 다른 개최지들은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개썰매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취재는 우리를 샤모니와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프랑스 알베르빌로 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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