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토크쇼J] 손석희 보도, 무엇을 노리나?

입력 2019.02.10 (22:28) 수정 2019.03.2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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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최욱입니다.

[정세진] 역시 인사성이 바르십니다. 오랜만에 나오셨습니다. 안톤 숄츠 기자입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정세진] 그리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님, 지난주에 이어서 또 나와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언경] 언론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단체 민언련에서 활동하는 김언경입니다.

[정세진] 숄츠 기자는 어떻게 시간이 나셨어요, 오늘은?

[숄 츠] 저는 사실 한 달 이상 해외에 있었는데요. 그래서 여기는 거의 한 달 이상 못 나왔는데요. 그런데 지금부터 다시 열심히 나오겠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KBS1TV, myK,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여러분, 홍가혜 씨라는 인물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박소연] 되게 허언증(虛言症) 있는 분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최양순] 거짓이었다, 뭐 이렇게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정세진]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MBN 방송 인터뷰 내용 때문에 구속수감까지 됐던 사람입니다. 민간잠수부라고 MBN 인터뷰할 때 소개가 됐었는데요.

[앵 커] 혹시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나온 언론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실제로 (현장에서) 직접 들은 것이지 (직접 보고) 확인하신 건 아니죠?

[홍가혜] 확인 자체를 못 하게끔 지금 투입을 시켜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들어가서 확인했다는 민간 잠수부들의 말들도 지금 다 똑같습니다. 우왕좌왕 하는 게 아니라 다 똑같이 확인했다고(합니다). 뭔가 사람 소리가(나서) 대화 시도를 했고 갑판 하나 사이를, 배의 벽 하나 사이를 두고 신호도 확인했고 지금 증언들이 다 똑같습니다. 근데 언론만 다릅니다. 아니라고 하고 있는 겁니다

[정세진] 이 방송이 나간 이후에 얼마 후 당시 스포츠월드 기자였던 김용호 기자가 자신의 SNS는 물론 칼럼을 통해서 그녀가 허언증 환자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언론사들은 무차별적으로 그의 주장을 받아쓰기 했습니다. 홍 씨는 인터뷰 이틀 만에 해경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 수감됐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는데요. 지난 1월 24일 홍가혜 씨가 자신을 허언증 환자로 낙인찍은 보도를 쏟아냈던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재판부는 디지틀조선일보에 홍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6,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연할 것 같은데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이야기들을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정준희]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에 대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측의 승소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언론사들이 다 잘해서가 아니라 언론사의 보도에서 어느 정도 면책이 될 수 있는 요소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을 경우를 많이 감안하기 때문인데요. 이 부분은 개인이었고 즉 공인이라기보다는 개인이었고 그 개인의 사생활에 관련된 측면이 상당히 깊숙하게 연관됐고 명예훼손의 정도가 상당히 심하다고 봐서 기본적으로 승소 판결들이 쭉 나왔으며 6000만 원이라는 배상 판결까지 나온 건 액수로 보나 그 강도로 보나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숄 츠] 이거 사실 되게 민감한 부분이잖아요.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도 있고 그래서 쉽게 말하면 언론들한테 이러이러한 말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되게 예민한 부분이 될 수 있고 그런데 마찬가지로 언론의 자유가 있으면 그만큼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가 당시에 어떤 기사들을 냈는지 다시 되짚어 보겠습니다. 디지틀조선일보가 운영하는 조선닷컴은 2014년 4월 18일부터 4월 28일까지 27건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몇몇 기사 제목들을 먼저 뽑아보면 ‘MBN 민간잠수부 보도에 김용호, 홍가혜 허언증 이상’, ‘김용호 기자 MBN 인터뷰 홍가혜, 사기로 검찰조사 받아’, ‘거짓 인터뷰 홍가혜, 일본에서는 도쿄 도민? 티아라 사건까지 충격’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나왔는데요. 기사들 대부분이 스포츠월드 기자 김용호 씨가 작성한 글을 받아 쓴 것이었습니다. 조선닷컴, 2014년 4월 18일자 내용을 좀 보면 “한편 연예부 김용호 기자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는 홍가혜 수사했던 형사에게 직접 그녀의 정체를 파악했습니다. 인터넷에 알려진 것 이상입니다. 허언증 정도가 아니죠. 소름 돋을 정도로 무서운 여자입니다’라며 ‘MBN이 홍가혜한테 낚였구나!’ 라고 말했다.” 이런 기사도 있었고요. 2014년 4월 21일 조선닷컴에서는 거짓 인터뷰 홍가혜, 일본에서는 도쿄 도민? 티아라 사건까지 충격’(이라는 기사).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도쿄 거주 교민을 자처하며 MBC 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걸그룹 티아라의 전 멤버 화영의 친척이다,’ ‘유명 야구선수들과 만남을 가졌다’, ‘모 선수의 아이를 임신했다’ 등 이전에 많은 발언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런 글도 기사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김언경] 그러니까 대부분 글들이 김용호 씨의 트위터와 김용호 씨가 쓴 기사를 근거로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 김용호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 가지 글들을 굉장히 센 그런 말도 안 되는, 지금 와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명예훼손성 글들을 마구 올렸고요. 그다음에 자신이 재직 중인 스포츠월드라는 매체에 자신의 이름을 건 기자 칼럼도 썼거든요. 2014년 4월 18일에 보도한 ‘내가 홍가혜의 정체를 공개한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보면 “홍가혜의 말은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에 힘을 쏟고 있는 이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줬다, 홍가혜의 거짓말이 미디어와 SNS을 통해서 확산되면서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정부에 대한 분노로 바꿔서 쏟아내는 이들에게 빌미를 제공해줬다,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키웠다”라고 말을 하거든요. 사실 이게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안을 이렇게 키워낸 그리고 이렇게 김용호 씨의 글과 발언을 다른 언론이 이렇게 다 받아쓰는 데 있어서 본질적인 내용이 아니었나 생각을 하고요. 중요한 건 김용호 씨가 공익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개인의 문제를 내가 폭로하고 있다는 식으로 포장을 해서 이 칼럼을 썼다는 것이죠.

[정세진] 김용호 씨에 대해서도 홍가혜 씨가 소송을 제기했고 명예훼손이 인정돼서 위자료 1,0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홍 씨는 형사 고소를 다시 했죠. 그래서 검찰에 이 기소의견으로 내용이 송치된 상태이고요. 디지틀조선일보도 그런 맥락에서 이런 무차별적인 기사를 쏟아냈던 것으로 보이는데 판결문에서 그런 의도나 이런 것들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 것 같습니다.

[정준희]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김용호 기자가 처음 시작한 건 트위터였단 말이죠. 소셜미디어였고 그 소셜미디어의 이야기를 대중의 여론 공간으로 옮겨놓은 건 기성 매체였어요. 기성 매체의 중요한 디지털 부분이었던 디지틀조선일보였고 상당히 많은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를 쏟아내는 과정이 바로 확산의 과정, 다시 말하면 김용호 기자라는 개인이 만들어낸 그릇된 어떤 소식들, 사생활에 관련한 침범들을 실제로 대중의 여론 속으로 확산시킨 건 이 대중매체 중 하나인 디지틀조선일보의 잘못이 굉장히 크다고 본 거죠. 이 부분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게 우리 따옴표 저널리즘 많이 다뤘습니다만 면책될 수 있을 거라고 분명히 판단했을 것 같아요. 이 기사를 쓰면서. 자기는 이걸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확정했다기보다는 이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평가를 하면서 약간 덧붙인 그런 정도의 것일 뿐이다.

[정세진] 어뷰징(abusing) 기사에 대한 어떻게 보면 법적인 경종(警鐘)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정준희] 그렇죠.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 판결 내용을 좀 읽어드리면 판결문 안에 이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일반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내용들을 기사화함에 있어서 그 내용의 진실 여부를 미리 조사, 점검하여야 하는 것은 언론 기관의 기본적 책무라고 할 것이고”, “김용호 기자의 트위터 및 칼럼은 가십적 보도의 성격이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각 기사는 (조선일보 기사를 말하겠죠.) ‘해경의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라는 공익적 사안보다는 공인이 아니라 일반인 잠수지원 자원 활동가였던 원고의 사생활 관련된 소문들과 원고를 ‘거짓말쟁이’, ‘허언증 환자’라고 무차별적으로 보도한 점,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각 보도 부분을 기사로 게재하기 전에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하였는지. 기자가 이런 조사를 했는지, 어떤 근거나 자료로 이 부분이 진실이라고 믿었는지 등에 관하여 제대로 된 증명이 없었다.” 이렇게 판결문에 적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디지틀조선일보 상대로 홍가혜 씨가 승소한 내용은 거의 언론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혀 없나요?

[김언경] 그러니까요. 거의 없어요. 일단 언론이 제기한 홍가혜 씨 관련 의혹들은 이번 재판과정에서 모두 허위라고 지금 판명이 된 거잖아요. 그런데 허위라고 판명이 됐다는 사실이 많이 보도가 돼야 하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엄청난 좋은 승소 소식이 보도가 돼야 마땅한데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보도가 없습니다. 저는 오늘 이 방송을 KBS에서 한다는 게 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실제 관련 보도를 낸 것을 보니까 1월 26일부터 2월 6일까지 전부 다 털어서요, 언론사 18건의 보도가 전부였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을 다 뒤져서 찾아보니까. KBS와 MBC는 단신으로만 한 번 보도했고요. 10대 일간지 중에서 관련 승소 소식을 전한 언론사 단 1곳도 없고.

[정세진] 진짜요?

[김언경] 지면 보도, 온라인 보도, 모두 없습니다. 온라인 보도도 없어요. 그렇다면 과거에 홍가혜 씨가 2014년 상황에서 얼마나 보도가 많았든지 한번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제가 찾아봤습니다. 네이버에서 ‘홍가혜’로 찾아보니까요. 2014년 4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만 끊었습니다. 언론 보도량(量)이 얼마나 많은지, 1,650건이 나왔습니다. 홍가혜 씨 관련된 비판하는 주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4월 18일 하루에만 663건이 보도가 됐어요. 그러니까 그야말로 들끓는 마녀사냥을 해놓고 그다음에 판결이 났을 때는 며칠 동안 해서 고작 18건의 보도가 나온 것이 전부였죠. 저는 이런 생각을 하는데 이게 동업자의 발로, 이런 게 아니고 양심은 있어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왜냐하면 거의 모든 언론들이 다 관련된 내용을 비슷비슷한 양식으로 보도를 했어요. 조선일보만 보도한 것은 아닙니다. 뭐 SBS, 여러 가지 언론사가 다 이걸 그냥 따옴표로 다 똑같은 내용들을 전했더라고요.

[정준희] 일단 외적으로 너무 명확하잖아요. 보도를 안 했다는 건 외면했다는 거고요. 사실 우리나라 언론들이 가지고 있는 주된 문제 중의 하나가 개인에 대한 편견에 의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한 개인, 뭔가 발화자가 믿을 만하지 않다거나 약간의 의심의 여지가 있다거나 하면 그 발화의 내용을 확인하려고 하기 보다는 발화자 개인에 자꾸 주목하는 그런 경향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의혹을 담은 그런 보도들을 많이 했다가 거기에서 반대 판결이 나오니까 어떠냐면 자신들의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는데 재판부의 판결은 자신들의 의심과 다른 판결들이 나왔기 때문에 얘기하기가 싫은 거죠. 자칫 하면 꺼내면 자신의 본심들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저는 우리나라 언론이 개인의 사생활 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솔직히 판단을 합니다.

[정세진] 홍가혜 씨가 해경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오랜 시간을 견뎌서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건데요. 재판부는 “적시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이를 거짓이라고 볼 수 없다. 또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 무죄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도 좀 짚어볼까요?

[정준희] 또 시청자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국가나 공직자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허위로 뭔가를 보도하거나 이야기하는 건 그러면 무조건 면책이 되는 거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러니까 ‘뭔가 공익에 상당한 의심의 여지들이 있고 거기에 합리적인 비판 행위를 했던 것에 대해서 약간의 허위나 아니면 과장들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악의를 가지고 비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하는 표현의 자유를 좀 더 옹호하는 그런 취지가 일단 들어가 있는 거고요. 또 한 가지는 국가는 형법상 명예훼손의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명예훼손 소송할 때도 ‘국가나 공공기관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특정한 개인, 공직자 개인의 좀 더 개인의 연관, 개인의 명예와 연관된 것들이 특정되면 그게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보면 뻔히 아시듯이 이건 해경이라고 하는 어떤 집단, 국가기관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지, 예를 들면 특정한 청장이라든가 아니면 무슨 어떤 개인들이 여기에 연관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 받을 만한 어떤 여지들이 들어가 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전 기존의 법의 취지에 맞는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홍가혜 씨가 해경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무죄 판결을 이미 받았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그때 거짓말한 홍 씨에게 법원이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2015년 1월 10일자 기사였습니다. ‘세월호 생존자 확인 거짓말 홍가혜씨에 면죄부 준 법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법원이 사실상 봐주기 판결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목포해경 한 간부는 ‘홍 씨 발언으로 해경의 초기 대응에 큰 불신이 생겼고, 그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며 ‘국가적으로 큰 파장을 준 거짓말을 하고도 무죄를 선고받다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누군가 끌어들여서 언론사의 입장을 전하는 그런 기사였습니다.

[최 욱] 조선일보는 매번 입장이 바뀝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되기 전에는 법원 흔들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항상 사법부 존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여기서는 또 이렇게 하고 매번 바뀌니까. 아 참. 너무하셔.

[정준희] 그리고 저는 ‘국가적 큰 혼란이 있었다.’라는 판단 자체에 대해서도 의심을 당연히 제기해요. 실질적으로 문제의 근본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국가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었고 나중에 드러난 바지만 실질적인 지휘 체계가 붕괴되어 있던 그런 상황에서 실제로 언론 통제에만 목을 매고 있었다는 게 뭐 뻔히 보였잖아요. 그렇다면 이 당시 이 홍가혜라는 개인이 이 발언을 통해서 국가적인 큰 혼란을 야기한 게 도대체 뭐였는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실제로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국가적인 큰 혼란이라면 그 국가는 존립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에 의해서 한순간에 허언증 환자로 낙인 찍혔던 홍가혜 씨. 사건 후 5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 취재진이 찾아가봤습니다.

[기 자] (세월호 인터뷰 이후 생활은?)
[홍가혜] 세월호 그 인터뷰를 하고 3년 반 정도죠. 3년 6, 7개월 정도는 일상이랄 건 없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법원에 갔어야 됐거든요. 재판을 받으러. 피고인석에 서서. 그러다 보니까 뭐 일상을 살 수 없죠.

[기 자] (대법원 판결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
[홍가혜] 사실은 거짓보다 더 위험하고 더 나쁜 게 왜곡이잖아요. 그런 언론 보도 때문에 무죄가 확정됐는데도 불구하고 ‘거짓 인터뷰 논란 홍가혜’, ‘거짓 인터뷰 홍가혜’ (그러니까 저는) 무죄가 무죄가 아닌 거예요.

[기 자] (경찰 조서에 대해 물어보자)
[홍가혜] 이런 식으로 경찰이 자기 마음대로 조서를 썼어요. 그래서 제가 마지막에 이렇게 다 자필로 쓴 거예요.

[홍가혜] 저는 진짜 그냥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었어요.

[기 자] (힘든 시간, 고마웠던 사람은?)
[홍가혜] 길에, 제가 막 맨발로 넋 나간 사람처럼 맨발로 걷고 있을 때, ‘아가씨 무슨 일이냐’고 막 그렇게 말 걸어주셨던 분들, SNS 메시지로 ‘옆 테이블에 있었던 사람이다’, ‘힘내시라’, ‘많이 힘들어 보이시더라’, ‘일부러 아는 척 안했다’ 막 그렇게 호의를, 친절, 배려를 이렇게 간간이 보내주셨던 분들이 결국은 저를 버티게 했죠.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6,0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홍가혜 씨 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홍가혜] 네, 안녕하세요.

[정세진]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밝은 표정이시네요. 일단 먼저 그것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김용호 기자나 또, 언론 보도를 통해서 허언증 환자라는 그런 누명을 쓰셨잖아요.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민간잠수부다, 아니다’ 또 야구선수 이야기도 있고 티아라 관련된 것도 있고. 본인이 일단 명확하게 좀 정리를 해주시죠.

[홍가혜] 일단 김용호 기자에 소송을 건 핵심 내용들이 전부 다 사실이 아니고요. 저희가 당연히 그래서 승소 판결이 난 거고. 그 부분 다 책임 묻고 있습니다.

[최 욱] 저는 일전에 같이 방송할 기회가 몇 번 있었거든요. 그런데 방송만 하고 나면 댓글에 ‘그 허언증 환자 불러다 무슨 이야기를 듣냐’ 이런 글들이 차고 넘쳤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그런 시선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살면서 거짓말 한 적 한 번도 없나요?

[홍가혜] 사람들이, 사람이 거짓말은 하고 살지 않나요? 그런데 악의적으로 타인을 음해하려고 하거나 그래본 적도 없고 김용호 기자가 주장했던 것처럼 저의 성공을 위해서 다른 인생을 살았다거나 그런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정말 큰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6,000만 원 배상 판결. 예상을 하셨습니까?

[홍가혜] 네, 예상했습니다. 이렇게 큰 금액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고요, 사실. 승소할 거라는 확신은 있었어요. 왜냐면 명백한 거짓말이니까 제가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대로 된 판결이 이뤄진다면.

[숄 츠] 그런데 다른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그냥 이렇게 큰 금액이 나오는 게 어느 정도 좋지만 그런데 그보다, 금액보다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게 그 사람들 좀 사과하는 게, 그것도 중요하지 않은가요?

[홍가혜] 방금 얘기하신 부분을 판사님한테 똑같이 들었어요. 이제 조정 절차를 밟는 과정이었는데 판사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홍가혜 씨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이 판결보다 조정 절차에서 예를 들어 더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저를 설득하시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뭐 조선일보 측에 사과문을 게재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공개 사과문을 게재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 얻어낼 수 있는 더 긍정적인 게 홍가혜 씨의 명예회복을 더 돕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판사님의 조언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판사님, 제가 애초 이 사람들이랑 합의를 할 거였으면 소송을 걸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그 사과는, 이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배상 판결, 돈도 주기 싫고 자기네들의 어떤 오점을 남기는 게 싫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저는 그걸 하고 싶었거든요. 그 사람들이 싫은 그거를 하고 싶었어요. 이 사람들의 거짓의 역사를 사법 역사에 꼭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언경] 그런데 이제 질문하고 싶은 게 사실 다른 언론들도 비슷한 보도들을 굉장히 많이 냈거든요. 그런데 다른 언론들 보면 여러 언론사에게 소송했는데 지금 조선일보만 끝까지 남은 거 아닌가요?

[홍가혜] 제가 알기론 23곳의 언론사랑 그리고 나머지 각 개인 기자들에게도 책임을 묻는 식으로

[김언경] 아, 지금 진행중이예요?

[홍가혜] 예, 소송을 진행해 왔는데 전부 승소했고요. 지금 남은 게 조선일보와 세계일보, 김용호 기자 소속돼 있던 세계일보 산하의 스포츠월드 있죠? 거기만 남아 있습니다.

[정세진] 언론사 소송을 걸고 또 대부분 승소를 하고, 사과를 받은 경우는 스포츠서울 한 군데뿐입니까? 사과문을 게재를 길게 했던데요.

[홍가혜] 네, 스포츠서울은 조정 절차에 의해서 이 사과문이 게시가 된 거예요. 사실 이렇게 세세한 사과문을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보실 거예요. 이게 조건이었어요. 저의 조건이었어요. 조정에 응하는 저의 조건. 이 언론사 같은 경우는 정말 진정성이 보였어요. 왜냐하면 애초 변호사도 선임을 안 하고 대표님께서 나오셔서 머리를 숙이시더라고요. 자기네들이 너무 부끄럽대요. 너무 죄송하다고. 이렇게 진정성을 보이는 언론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조선일보 같은 경우에는 사과가 웬 말일까요? 그냥 애초 소송을, 그 변호사님이 조정 테이블에 나오셔 가지고 턱을 괴고 다리를 꼬고 앉아가지고 그냥 ‘너 뭐.. 어 말해, 말해’ 뭐 이런 느낌? ‘500만 원에 합의하자’ 거기서 이제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았죠, 사실. 그래서 아, 처음부터 할 생각도 없었지만 차라리 고맙더라고요. 그런 태도, 고마울 지경. 왜냐하면 불을 붙여주시니까. 그리고 저도 판사님한테 보시라고 ‘이러는데 무슨 조선일보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조정에 합의를 하느냐, 저는 판결문을 받고 싶다. 제대로 된 판결문을 받고 싶다. 금액은 얼마건 상관이 없다.’ 제가 말씀드렸죠.

[정세진] 그 대법원 무죄확정 판결이라든지 이번에 디지틀조선일보 관련해서 6,000만 원 배상 판결. ‘언론에 거의 소개가 안 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느끼시는지?

[홍가혜] 너무 씁쓸했어요. 그런데 처음이 아니잖아요. 제가 이런 언론의 외면을 받는 일이. 사실 세월호 참사 당시 그 인터뷰를 하고 나서도 바른 말을 해주는 언론, 없었거든요. 시민사회도 없었거든요. 그 많은 여성단체며 시민 언론단체며 많잖아요. 대한민국에. (그런데)하나 없었어요. 성명 하나, 그 쉬운 성명 하나 내주는 곳이 없었는데 그런 언론과 시민단체의 외면을 받는 일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냥 ‘아, 너희들 그냥 하던 대로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씁쓸한 거죠.

[김언경] 근데 저도 정말 제가 그때 당시에는 너무 막 다른 사안에 카운팅(counting)하고, 왜곡 보도 나온 거 이런 것만 집중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개인에 대한 굉장히 심각한 문제였는데 그 유가족 이쪽에만 치중하고 너무 못한 거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 욱] 이런 억울한 목소리를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잠깐 다뤘다는 거. 그게 문득 좀 떠오르네요?

[홍가혜] 여전하죠.

[정세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홍가혜] 언론에 좀 하고 싶은 말도 있고 이제 소송을 했던 언론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두 가지가 있어요. 아까 전에 그 조선일보의 주장에 대해서 잠깐 다루셨잖아요. ‘홍가혜 씨가 국가적 혼란을 초래했다’고 주장을 해요. 그런데 국가적 재난 사태에 혼란을 자초한 건 당시 박근혜 정부였어요. 그 부분을 정말 모르시는 것 같아서, 여전히 그러신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 숨길 수 가 없고요. 또 이제 언론 보도의 피해자인 대표 격이 됐잖아요. 제가.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제가 언론에 당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왜냐하면 그게 벽에다 대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저 같은 피해자들이 모두 느낄 거예요. ‘벽에다 말하는 것 같으니까 내 목만 아프니까 안 해’ 그런 심정을 여기까지 왜 언론불신까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왔는지. 일반 사람들도 그 피로도가 왜 높은지, 언론이 한번 스스로 생각해보셔야 할 문제고요. 저를 이렇게 만들었던 언론에게 하고 싶은 말 딱 한마디가 있거든요.

[정세진] 짧게 한마디로.

[홍가혜] 법이 살린 줄 알라.

[정세진] 네, 오늘 어려운 자리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날들만 있길.

[홍가혜] 네, 감사합니다.

[정세진]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홍가혜] 감사합니다.

[정세진] 이번에는 연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JTBC 손석희 사장 관련 보도 내용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뉴스웨이터(News-waiter) 정연우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연우] 뉴스를 서빙(serving)합니다. 정연우입니다.

[정세진] 지난 1월 24일이었죠. 프리랜서 기자인 김웅 씨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연합뉴스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김 기자는 손 사장과 단둘이 식사를 하다 폭행을 당했고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자신이 2017년 4월에 있었던 손 사장의 교통사고 의혹을 취재하자 손 사장이 JTBC 일자리를 제안하며 기사화하지 않도록 회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정연우 기자, 연합뉴스 최초 보도 이후 사태가 좀 다르게 흘러가고 있죠?

[정연우] 돌아보면 이 사실이 알려진 당일 이후에 하루에만 말 그대로 찌라시 풍년, 카톡창이 터진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각종 루머, 억측 이런 것들이 유통이 되고 전파가 되고 퍼지고 이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안의 시작은 24일인데요. 손석희 사장은 당시에 사안이 워낙 커지고 의혹이 확대가 되니까 당일 뉴스룸 진행에 앞서서 간략하게 해당 사건에 대해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JTBC 뉴스룸 오프닝 中/2019.01.24 : "뉴스 시작 전에 짧게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줄로 압니다. 저로서는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시리라 믿고 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뉴스룸을 시청해주시는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해드려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연우] 당일에 또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서도 해당 사건에 대해서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웅 기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또 ‘김 기자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고 협박한 것이 사안의 본질이다.’ 이렇게 설명했고요. 김웅 기자에 대해서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먼저 양측의 입장을 먼저, 이후의 공방을 살펴보면 김웅 기자는 이 사안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이후에 언론 매체 또 일부 기자들을 통해서 사건 당일의 녹취파일과 영상 등을 차례차례 순차적으로 공개를 합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 그다음 말이 굉장히 의미심장한데 “스튜디오에서는 당신이 제왕일지 몰라도 현장에서는 후배 취재기자들의 예봉(銳鋒)을 당해낼 수 없다” 이렇게 사실상 경고성 발언으로 느껴지는 이런 말을 전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손 사장은 직접적인 대응은 비교적 자제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다만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본인의 입장을 비교적 담백하게 전달했습니다. 사안이 알려진 24일 이후인 지난달 25일이죠. 팬카페에 “긴 싸움을 시작할 것 같다. 사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말라.” 이렇게 본인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의사를 전달했고요. 가장 최근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서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 이렇게 조직원들을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지금은 이제 설 이후에 경찰이 소환조사를 한다고 하는 게, 입장을 들어본다고 하니까요. 이후에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세진] 김웅 기자가 지난달 31일, 1월 31일 채널A에 직접 출연을 했죠. 이라는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30분간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중에는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채용 제안, 취업 청탁 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 내용도 잠시 듣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황순욱] 진실게임 1막 ‘접촉사고’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취재를 왜 하게 되셨는지가 가장 궁금합니다.

[김 웅] 저도 제보를 받았는데 1차 뺑소니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제보를 받은 것은 아니고요. 그 사이에 제보자가 2명 정도 더 있습니다. 손 사장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을 하는데 유독 동승자 여부, 동승자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 동승자가 누구인지? 동승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진술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저도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황순욱] 렉카차 기사(사고 피해자)를 만나거나 취재를 하신 적이 있습니까?

[김 웅] 그게 불가능했죠. 왜냐하면 1차 뺑소니 사고의 피해자들하고 직접 접촉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가해자에게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싶었어요.

[황순욱]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결국엔 팩트체크(Fact check, 사실 확인)를 못하신 거네요?

[김 웅] 못했습니다...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하고 제가 명함을 드리고 일어났는데 손 사장이 명함을 이렇게 들여다보시더니 “회사 사정은 어떤가?” 해서 “요새 회사 사정이 뭐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그래? 그러면 내가 한 번 도와보지”이렇게 시작된 상황이었거든요.

[황순욱] 알겠습니다. “이력서를 가져와봐” 라고 제안을 하기 전에 기자님께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또 공개를 하셨습니다. “선배님과 같은 배를 타고 싶습니다.”라고 제일 먼저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김 웅] 네, (손석희 사장이) 14년 선배거든요. 제가 “선배랑 같은 배를 타고 싶습니다.” 뭐 이렇게 얘기 할 수도 있어요. 손석희가 “그래? 내가 한번 도와보겠다. 너랑 같이 일해 볼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하는데 ‘싫습니다. 저는 뭐 오해 받을 일 안 하겠습니다.’ 이럴 사람 있어요? 이럴 기자가 대한민국에 혹시 있어요?

[황순욱] 채용 제안에 대해서 조건이 마음에 안 드셨나요?

[김 웅] 실행이 없어요. 모든 게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요. 어떤 근거도 남기지 않으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탐사국 기획부 기자였고, 그 다음엔 앵커브리핑 작가였고, 그다음에는 난데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의 CP가 필요하다’ 도대체 이 사람이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지..

[황순욱] 알겠습니다. 취업의 내용, 제안 내용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졌다?

[김 웅]여러분들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김언경] 인터뷰에 대한 리뷰(review) 보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미디어오늘 제목이 ‘자승자박(自繩自縛) 되어버린 김웅의 채널A 인터뷰?’이고요. 그다음에 오마이뉴스 보도 제목이 ‘손석희 폭행 주장 기자의 인터뷰, 이리 허망할 수가’예요. 이 제목도 정말 잘 뽑았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자승자박이 되는 그런 내용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일단 이 김웅 기자, 폭행을 당했다는 김웅 기자는 KBS 출신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요.

[최 욱] (정연우 기자에게) 선배님이군요?

[정연우] KBS에서 일을 했던 것이 사실이고요. 여성 폭행 사건이 벌어졌고 이 문제로 인해서 고소를 당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벌금형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이 문제 때문에 회사에서 사실상 징계성 해고 조치를 내렸고, 이후에는 프리랜서 신분으로 정보 컨설팅 업체인 ‘라이언 앤 폭스’라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세진] 김웅 기자는 채널A 그 인터뷰를 통해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자기가 옛날 과거의 전력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하나도 안 믿어 준다.” 그런 내용을 인터뷰한 걸 제가 들었는데.

[최 욱]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울분을 토했거든요. “과거에 도둑질을 한 사람은 강도 보고 신고할 수 없는 거냐?”는 비유를 대면서 굉장히 울분을 토하던데.

[정준희] 이 김웅 기자라고 하는 사람의 어떤 행동이 녹취에 처음부터 나온 그런 과정들을 보면 사실은 굉장히 이른바 셋업(set-up)이라고 하잖아요. 상황을 설치해 놓고 걸리기를 기다린 게 너무나 역력해 보이는 그런 식의 행동들이었고 그렇다면 이 사람은 어떤 방식의 보도를 하거나 어떤 방식의 어떤 정보 전달 행위를 하고자 하는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알아볼 필요가 있겠죠.

[정세진] 손석희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김웅 프리랜서 기자, 언론사 기자들을 단체 대화방에 초대해서 손 사장과 주고받은 메시지, 폭행 의혹이 불거진 당시 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을 한번 보고 갈까요?

[손석희] 내가 답을 줄게
[김 웅] 선배님, 저 오늘 폭행하셨죠?
[손석희] (웃음) 야, 그런 이야기하지 말고
[김 웅] 웃음이 나옵니까?
[손석희] 웃고 싶어서 웃냐? 어? 웃고 싶어서 웃어? 아무튼 같이 갈 생각해
[김 웅] 저는 분명히 제 뜻 말씀 드렸습니다.
[손석희] 일단 집에 들어가고, 연락을 줄게. 그거 자꾸 찍어서 뭐하냐

[정세진] 일단 나오는 보도들의 소스(source)들은 대부분 김웅 기자가 제공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기사가 작성이 되고 있습니다.

[김언경] 정말 제가 100번은 본 것 같다고 그러지만 아까 그 화면은 정말 너무 많이 봤거든요. 아무리 영상과 음성이 녹취가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 우리가 이야기하는 뉴스 가치, 공익적인 가치가 있어야만 되는 것이고 또 편파적이지 않아야 하잖아요. 그러면 차라리 보도를 안 하고 그냥 건조하게 한 번 보도하고 끝내야 해요.

[정연우] 하다하다 이런 것도 경마식 보도를 하나? 25일, 26일, 28일. 한 문장, 한 문장 달라지는 것 가지고 매일같이 보도를 내는 거거든요. ‘오늘 이거 나왔다, 내일은 이거 나온다.’ 뭐 이런 식인데 이게 과연 그 정도의 큰 스캔들로써 다룰 만한 가치가 조금이라도 있는가? 이런 부분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그런 보도 태도들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한 2주간 정말 보도량이 엄청나게 많았었는데 보도된 내용들 좀 분석해볼까요?

[김언경] 네, 지금 나오고 있는 언론 보도의 대부분이 사실은 거의 상당 부분이 ‘교통사고 당시에 동승자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것에 대해서 굉장히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정세진] 조선일보 1월 31일자 ‘사고 직전 손석희 차에서 30대 여자 내리는 것 봤다’, 동아일보 1월 31일자 ‘견인차 기사, 차에서 내리는 여성 봤다’, 한국경제 1월 31일자 ‘손석희 대표 차량서 30대女 내리는 것 봤다.’ 30대인지 40대인지 50대인지 어떻게 그 어두운 곳에서 아는지.

[숄 츠] 사실 그 여성 있었든지 없었든지 이런 소문만 없었으면 아마 스토리(story) 아예 없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사고는 이미 해결됐고 특별히 누구도 알고 싶은 게 아니고 그런데 갑자기 ‘젊은 여자’ 그래서 갑자기 이런 스토리가 나오니까 사람들 관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도 뭐 당연히 아마 전 세계에서 약간 사람들, 옐로 프레스(Yellow press, 선정적인 저급 신문)는 한국만 있는 게 아닌데 특별히 ‘한국 사람들이 이런 거는 관심이 너무 많지 않은가?’ 가끔 저는 생각하는데요.

[정준희] 제가 누누이 지적하는 거지만 서구에서는 황색 언론이 하는 일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황색 언론이 그걸 다루면 그러려니 해요. 별로 믿지도 않고. 그러려니 하고 그냥 재미로 끝나버리는 건데 이른바 기성 언론이라고 이야기하고 자기 스스로가 무슨 최고의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식의 어떤 퀄리티 프레스(Quality press)라고 이야기하는 데들이 이와 같은 보도를 한다는 건 굉장히 창피한 일이거든요. 본질하고도 전혀 무관하고 자기 스스로 뉴스 가치가 없다고 분명히 판단할 텐데 왜 할까? 한 가지 목적뿐이 없는 거예요. 흠집 내기.

[정세진] 일단 조선일보 쪽에서 김광일 논설위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동승자 프레임(frame)을 알리고 있습니다. 논설위원 맞죠?

[김언경] 네.
[정세진] 손석희 폭행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 1월 25일자 <김광일의 입>이라는 칼럼입니다. “접촉사고 장소는 경기도 과천이다. 일요일 밤 늦은 시각 과천에 있는 주차장에 차가 있었고 손 사장은 손수 운전을 했는데 옆자리에 동승자가 있었다. 후배 아나운서라는 얘기도 있고 노모였다는 얘기도 있다. 훗날 손 사장에게 맞았다는 김 씨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밀회 관련 기사 철회를 건으로 채용을 요구하며 손 씨를 협박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손 사장 측이 내놓은 입장문에는 동승자에 대한 설명이 일절 없다. 동승자가 누구인지, 아니, 동승자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1월 28일자 <김광일의 입> 또 있습니다. “일요일 밤에 그가 누구를 만나든 본질적으로는 관심도 없다. 그러면서 세간의 의혹은 오로지 하나로 쏠린다. 손 사장에게 동승자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있었다면 그게 누구인지, 바로 이 점이다. 다만 일반인들은 증거는 없지만 ‘자동차 데이트를 하고 있었을 것’이란 추론 쪽으로 쏠리고 있다. 손 사장의 동승자 의혹은 정황상 심증이 가는 요소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우리가 한 공인(公人)의 사생활에 대해 불법이라는 ‘정황’과 ‘심증’만 가지고 의혹을 따져들 수는 없다.”

[최 욱] 진짜 너무 왔다 갔다 하는데?

[정준희] 두 가지 전제를 깔 수 있잖아요. 하나는 사실은 논리가 얽혀서 두 가지 논리를 하나로 집어넣다 보니 이와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고요. 이건 선의를 가지고 본 겁니다. 만약에 악의가 있었다고 본다면 끼워 넣기 식으로 한 거예요. 우리가 언론에서 점화 효과(Priming effect, 시간적으로 먼저 떠오른 개념이 이후 제시된 자극의 지각과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라고 말하는데 이를 테면 A를 얘기하지만 B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알려줌으로써 실제 시점은 B를 사용하게 만드는 거죠. 그리고 B는 흠집을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용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억이 후에 뭐가 남냐 하면, 그래서 ‘뭔가 문제가 있구나.’ 그리고 ‘이 사람 믿을 만하지 않구나.’ 라는 그런 식의 거죠.

[정연우] 그럼 만약에 제가 방송을 하거나 이렇게 녹화를 하면서 ‘최욱 씨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생활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여러 가지 추문이 많다. 하지만 그게 패널로서 참가하는 데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제가 얘기한 ‘패널로서 참가하는 거에 중요한 문제이냐’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을 거라는 거죠. 이 사람이 과연 그럼 ‘어떤 문제가 있느냐, 어떤 일을 하고 다니는 거냐’ 이런 거에만 관심을 가지는 거죠.

[최 욱] 죄송한데 지금 뭐 하는 짓이죠?

[정준희] 중요한 건 최욱 씨가 이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었다면 더 큰 문제가 됐겠죠.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라...

[정세진] 지금 뭐 하는 거죠?

[최 욱] 뭐 하는 짓이죠?

[정세진] TV조선이 2017년 접촉사고 피해를 당한 당사자를 단독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보도를 했는데요. 1월 25일부터 그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언경] 그런데 이 보도가 굉장히 재미있는 게 피해자를 인터뷰했다고 하면 피해자의 인터뷰를 보여줘야 하잖아요. 보도하지 않아요. ‘피해자의 인터뷰를 했다’ 주장합니다. 주장하면서 피해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기자가 말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말 피해자를 인터뷰한 건지 안 한 건지 우리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는 그런 보도를 4건이나 연속으로 관련된 내용을 내놨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게 정말 거의 ‘최초의 피해자 전언(傳言) 형식의 보도 아니냐?’ 하는 그런 농담 같은 이야기들을 지금 하고 있어요.

[정연우] 1월 26일에 나온, TV조선에서 ‘단독’이라고 달아서 보도를 내놨는데요. “손석희, 방송 직후 전화, ‘동승자 봤냐?’ 이렇게 물었다” 기사를 내놨습니다. “접촉사고 피해자가 보도 직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서 손석희 사장한테 전화가 왔다는 것인데 뉴스가 터진 직후라고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피해자는 손 사장이 그날 일을 누구한테 말한 적이 있는지, 동승자를 봤는지 물었다.” 그래서 이 동승자 부분에 다시 한 번 좀 집중하는 모습을 보도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세진] TV조선은 또 지난달 30일에 ‘2010년에 손석희 사장으로부터 비슷한 접촉 사고를 당했다’는 제보자를 인터뷰해서 보도를 했죠. 역시 이번에도 ‘단독’을 달았습니다. 제보자는 ‘9년 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손 사장의 차와 부딪쳤으나 손 사장은 수습이 없이 떠났고 그 뒤를 300m쯤 추격해서 따라잡았다’고 주장했고 ‘손 사장이 처음에는 접촉사고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자신이 분쟁에 대비해 차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30만 원에 협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역시 여기에도 당시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 앵커가 앞부분에서 이런 이야기를 얘기하는데요. “개인에 대한 과거 캐내기인 건 아닌지 고심한 끝에 영향력 있는 언론인인 점을 고려해 제보자의 주장을 전해드리고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판단해보시라는 의미에서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합의가 다 된 거를 계속 끄집어내는 건 뭘까요?

[정준희] 자기도 말하면서 창피한 거죠. 지금.

[최 욱] 뭐 시청자의 판단을 기다린다고 하니깐 제가 그 판단하면 과거 캐내기가 맞는 것 같아요. 이 보도에서 드러나는 사실은 딱 하나입니다. 손석희 사장은 운전은 잘 못한다. 이건 좀 드러난 것 같아요.

[정세진] 동승자 논란과 관련해서 또 이런 보도도 있었습니다. 2017년 접촉사고가 있었던 과천의 공영주차장을 찾아가서 현장 분위기를 전한 보도들, 채널A <뉴스A>를 통해서 1월 26일자 ‘손석희 접촉사고 낸 산 밑 주차장 가보니...어떤 곳?’, 동아일보 1월 28일자에서 ‘교회 주차장, 주택가서 떨어져 산 밑에 위치’ 이런 제목으로 시작해서 “이 주변에는 교회랑 산밖에 없어요. 한밤중에 차를 세워둘 이유가 별로 없는데”, “근처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에 볼일을 보러 왔다고 해도 주차를 도로 위에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공터까지 들어가 차를 세울 이유가 없다”고 주민들이 말한다, 이런 내용을 실었습니다.

[숄 츠] 어차피 옛날이야기잖아요. 이거는 뭐 거의 1년 반 전 이야기인데 지금 거기 그 자리에 가서 뭘 찾을 수 있을까요? 뭔가 남는 게 있을까요?

[김언경] 그냥 우리의 상상력을 계속 발휘하게 하는 거죠. ‘굉장히 어두운 곳, 으슥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가보니 실제로 이렇게 이렇게 생겼더라.’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러나 굉장히 장황하게 열심히 설명을 해줍니다. 그 정황을 무슨 소설 쓰듯이 계속 설명을 해주고 있거든요. 이거를 계속 이렇게 검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말하지 않아요. 그런 말을 하면어색해지거든요.

[정준희] 우리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사건들도 일렬로 세워 놓으면 스토리가 만들어져요. 이게 네러티브(narrative, 묘사)의 원칙이거든요. 진실성을 확인할 수도 없는 것들을 쭉 연결시키다 보면 알아서 연결하거든요. 그러면 이 상황이 그렇게 활용될 수 있을 거라고 하는 그런 상황에 대한 판단은 언론 스스로가 해야 하죠. 시청자에 판단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김언경] 동아일보나 채널A에서 먼저 이런 보도를 하잖아요. 그러고 나면 많은 유튜버들이 아, 여기서 어떻게 영감을 얻어서 많이 간다는 거죠, 이곳에. 그래서 비슷한 유튜브에 영상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거기서는 훨씬 더 선정적으로 나오고요. ‘현장에 가보니 이러저러 하더라.’라는 이야기를 하고 여기서는 ‘동승자가 누구이다.’라고 거의 이름까지 뭐 이제 상상력이 발휘돼서 나오거든요. 그러면서 ‘이들이 데이트를 한 곳이다.’라는 것으로 우리의 머리가 갈 수 있게 이렇게 장치들을 마련한 보도였다고 생각을 해요.

[정준희]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게 미디어 구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거든요. 그러니까 방송은, 일반 채널들은 상당히 강한 규제를 받아요. 그래서 메이저는 이렇게 터뜨려주고 나면 유튜브가 받는 거예요. 유튜브는 훨씬 규제가 약하기 때문에, 너무 양도 많고. 그러니까 메이저에서 판을 깔아주면 유튜브에서는 그 안의 내용을 채워버리는 겁니다. 책임 안 질 내용들을. 저는 그와 같은 현재 미디어의 연쇄 구조를 염두에 둔 그런 행동이라고 생각을 해요.

[정세진] SBS가 지난달 30일에 (손석희 사장과 접촉사고 피해자 간의 통화) 풀(full) 녹취를 입수했다면서 뉴스에서 다루고 2건의 보도를 내놓고 홈페이지에는 녹취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왜 SBS까지 여기에 들어갔냐? 뭐 이런 이야기도 참 많이 나오거든요.

[김언경] SBS가 일단 통화 녹취 전문을 공개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전문과 SBS 보도를 비교해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우리가 느낄 수 있게 어찌 됐든 판단할 수 있게 자료를 제공해줬다는 것은 좋은데요. SBS는 본인들은 이게 가치가 있어서 보도를 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 보도를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손 사장이 입막음을 하려고 협박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 이 보도에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피해자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는데 이미 그 자리에서 그분은 내렸고”라고 말하니 손 사장이 “아니, 아니. 내린 사람 없어요. 정말로 없어요.”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녹취 전문을 보면 제가 세어봤어요. 그랬더니 한 5번에서 6번 정도 “제가 잘못 봤을 수도 있어요.” “어두워서 확신이 들지 않아요.”라는 이야기들을 계속 거듭하고 있거든요. 이 내용이 SBS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거든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뉴스가 어느 정도 나왔는지 보도량을 살펴볼까 싶어요.

[김언경] 1월 24일에서 2월 5일까지 ‘네이버에 송고된 10대 일간지 손석희 관련 보도량’ 이렇게 해보니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31건씩을 보도를 했고요. 그리고 가장 적게 한 곳은 한겨레, 중앙일보가 4건을 보도했습니다. 방송의 경우에도 1월 24일에서 2월 5일까지 ‘8개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에 손석희 관련 의혹 보도’ 보면요. KBS, MBC는 1건, SBS가 2건 아까 말씀드린 그 보도 2건을 했고요. TV조선과 채널A가 많이 보도했는데 TV조선 13건, 채널A 14건을 보도했습니다. 조선, 동아, TV조선, 채널A가 굉장히 타사와는 압도적으로 다르게 보도량이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세진] 이렇게 수많은 의혹 보도가 쏟아지는 이유, 정연우 기자는 어떻게 분석을 해보셨습니까?

[정연우] 사실 손석희 사장 같은 경우에는 원래 보도부문 사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11월에 JTBC 대표 이사가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사실 손석희 사장으로 대표되는 JTBC에 대한 불편한 시선, 또 불편한 감정. 이런 부분들이 틀림없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서 지난해 시사저널의 조사를 보면 ‘2018년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 분야 조사에서 JTBC는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매체’ 두 분야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뭐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성역 없는 비판, 또 검증, 또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있는 그대로의 진실 탐구 추적 보도, 이런 모습이 그대로 보였기 때문에 영향력에서도 또 신뢰도 면에서도 1위에 올라가 있는 그런 상황인데 반대로 이걸 바꿔서 이야기하면 이런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 권력들, 집단들, 또 특정 이해관계가 다른 반대 진영에 있는 일부 언론들, JTBC 또는 손석희 사장이 얼마나 불편하고 흔한 말로 얘기하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까 그런 이면에 숨겨져 있는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

[정세진] 손석희 사장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순위에서 지난 14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와의 격차도 꽤 큽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끌어내기, 흠집내기를 떠나서 끌어내기, ‘뉴스에서 아예 하차시키기 위한 것이다’, 김어준 씨 같은 경우는 일종의 음모론까지 제기를 했는데 이런 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우] 실제로 이런 사례가 저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게 홍석현 사장 같은 경우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손석희 사장의 교체를 요구하는 외압이 있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실제로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준희] 본질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들은 완전히 뒤로 젖혀진 채 사실 정말로 주변부적인 것들만 계속 건드리는 이유는 저는 사실 그 배경에 이른바 질시와 질투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예를 들어 학술적인 용어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라고 하는 표현. 제가 독일어를 (숄츠)앞에서 써서 죄송하긴 한데 그게 바로 어떤 특정 인물에 대해서 흔히 쌤통이라고 하는 그런 식의 감정이에요. 그러니까 되게 유명하고 잘 나가는 그런 인물이 망가뜨리고 자빠졌을 때 느껴지는 어떤 통쾌함 같은, 되게 인간의 악마적 심성이라는 게 있거든요. 언론인 집단, 특히나 약간 정파적인 언론인 집단에서는 손석희라는 인물과 갑자기 부상된 JTBC라는 데가 언젠가는 한 번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그런 질시가 없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소위 말하면 지라시라든가 이런 것으로 수많은 의혹들이나 수많은 루머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왜 안 올라왔을까? 스피커가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경찰 고발이라고 하는 어떤 핵심적인 사안이 실제로 나오고 그걸 누군가 말해줄 사람이 나오는 순간 여기에는 보도의 가능성들이 생겨난 거죠. 그래서 저는 불같이 갑자기 올라오게 됐고 현재와 같이 사실 보도 가치가 없는 내용들임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기존의 언론 사주들이나 언론 대표이사나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보였던 침묵의 태도와는 전혀 상반된 방향으로 이와 같은 보도를 했다고 하는 건 그와 같은 인지부조화적인 심리적 배경, 이게 있지 않으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최 욱] 정치적 공격이라는 증거가 좀 보이거든요. 그 유튜브를 보면 사실 손혜원 의원하고 손석희 사장하고 연관관계가 전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남손녀’라는 네이밍(naming)을 해가지고 굉장히 싸잡아서 조롱을 하고 있단 말이죠. 그런 거 보면 그쪽 진영 사람으로 일단 설정해두고 공격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숄 츠] 사실은 약간 손 사장님, 그냥 JTBC 사장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약간 한국에서 도덕성의 아이콘으로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사실 촛불집회 거의 마무리됐을 때, 새로운 선거 했을 때, 그 새로운 스튜디오는 광화문 거기 있었는데요. 사람들 거의 록스타(rock star)처럼 도착했을 때 진짜 사람들, 팬들이 막 나오고 록스타 같은 이미지가 생겼는데요. 그래서 그런 건 사실 어떤 앵커하고 어떤 기자는 거의 모르는 느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이런 완벽한 사람한테 뭐가 묻을 수 있으면 교수님 말씀대로 사람 마음속에서 약간 좀 행복한 느낌 받는 것 같아요.

[김언경] 이번 사건을 언론이 보도한다면 ‘무엇을 보도해야 하는가?’ 봤을 때 당연히 손 사장의 폭행 여부 그리고 김웅 씨가 협박을 했는지의 여부, 그리고 양측 간의 엇갈리는 그 김웅 씨 JTBC 취업‧투자 청탁 여부, 이거. 그러니까 ‘손 사장이 왜 이렇게 끌려갔는가?’라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뭔가 부적절한 특혜를 주고자 했던 것은 아니냐는 의혹들이 몇 가지 나오잖아요?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언론이 보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적인 일에 있어서 회사를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숄 츠] 근데 확실하게 손 사장님도 실수했어요, 이번에는. 처음에 (이 사건이)나오고 ‘이런 일이 생겼다, 나는 실수했고..’ 하면 아마 금방 없어졌을 거예요, 이 문제는. 그런데 계속 해결하는 방법을 제대로 잘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계속 커지고 지금 어떤 결과였는지 우리 한번 봐야 할 것 같아요.

[정세진] 본인이 ‘협박을 받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한 언론사의 대표가? 어떨까요?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

[정준희] 그렇게까지 이걸 꺼내놓기가 상당히 적합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짐작하건대 손석희 사장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워낙 많았던 상황에서 이 일이 겉으로 이렇게 드러나게 됐을 때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이상하게 번져버릴 것에 대한 우려가 저는 있었을 거라고 판단하고 지금도 그와 같은 양상들이 드러나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쉽지 않았겠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정공법(正攻法)으로 푸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연우] 이후에 경찰 조사가 되겠지만 이런 부분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거나 채용과 관련해서 어떤 움직임이 있었다고 하면 손석희 사장이 틀림없이 사과를 하거나 나름의 입장 표명이나 책임을 지거나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정세진] 경찰 조사 수사, 검찰 수사 다 남아 있으니까요. 무분별한 보도에 현혹되지 말고 사안을 제대로 시청자 여러분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됩니다. 손석희 사장 폭행 의혹 보도와 관련한 문제점들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쉽지 않은 내용들이고 예민한 사안들인데 그래도 객관적으로 비판을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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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널리즘 토크쇼J] 손석희 보도, 무엇을 노리나?
    • 입력 2019-02-10 23:17:12
    • 수정2019-03-24 15:36:47
    저널리즘 토크쇼 J
[정세진] 안녕하십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교수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준희] 안녕하세요? 정준희입니다.

[정세진] 팟캐스트 황태자 최욱 씨입니다.

[최 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최욱입니다.

[정세진] 역시 인사성이 바르십니다. 오랜만에 나오셨습니다. 안톤 숄츠 기자입니다.

[숄 츠] 안녕하세요?

[정세진] 그리고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님, 지난주에 이어서 또 나와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언경] 언론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단체 민언련에서 활동하는 김언경입니다.

[정세진] 숄츠 기자는 어떻게 시간이 나셨어요, 오늘은?

[숄 츠] 저는 사실 한 달 이상 해외에 있었는데요. 그래서 여기는 거의 한 달 이상 못 나왔는데요. 그런데 지금부터 다시 열심히 나오겠습니다.

[정세진] <저널리즘 토크쇼 J>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KBS1TV, myK,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정세진] 여러분, 홍가혜 씨라는 인물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박소연] 되게 허언증(虛言症) 있는 분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최양순] 거짓이었다, 뭐 이렇게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정세진]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MBN 방송 인터뷰 내용 때문에 구속수감까지 됐던 사람입니다. 민간잠수부라고 MBN 인터뷰할 때 소개가 됐었는데요.

[앵 커] 혹시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나온 언론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실제로 (현장에서) 직접 들은 것이지 (직접 보고) 확인하신 건 아니죠?

[홍가혜] 확인 자체를 못 하게끔 지금 투입을 시켜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들어가서 확인했다는 민간 잠수부들의 말들도 지금 다 똑같습니다. 우왕좌왕 하는 게 아니라 다 똑같이 확인했다고(합니다). 뭔가 사람 소리가(나서) 대화 시도를 했고 갑판 하나 사이를, 배의 벽 하나 사이를 두고 신호도 확인했고 지금 증언들이 다 똑같습니다. 근데 언론만 다릅니다. 아니라고 하고 있는 겁니다

[정세진] 이 방송이 나간 이후에 얼마 후 당시 스포츠월드 기자였던 김용호 기자가 자신의 SNS는 물론 칼럼을 통해서 그녀가 허언증 환자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언론사들은 무차별적으로 그의 주장을 받아쓰기 했습니다. 홍 씨는 인터뷰 이틀 만에 해경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 수감됐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흘렀는데요. 지난 1월 24일 홍가혜 씨가 자신을 허언증 환자로 낙인찍은 보도를 쏟아냈던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재판부는 디지틀조선일보에 홍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6,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연할 것 같은데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이야기들을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정준희]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에 대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측의 승소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언론사들이 다 잘해서가 아니라 언론사의 보도에서 어느 정도 면책이 될 수 있는 요소라든가 이런 것들이 있을 경우를 많이 감안하기 때문인데요. 이 부분은 개인이었고 즉 공인이라기보다는 개인이었고 그 개인의 사생활에 관련된 측면이 상당히 깊숙하게 연관됐고 명예훼손의 정도가 상당히 심하다고 봐서 기본적으로 승소 판결들이 쭉 나왔으며 6000만 원이라는 배상 판결까지 나온 건 액수로 보나 그 강도로 보나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숄 츠] 이거 사실 되게 민감한 부분이잖아요.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도 있고 그래서 쉽게 말하면 언론들한테 이러이러한 말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되게 예민한 부분이 될 수 있고 그런데 마찬가지로 언론의 자유가 있으면 그만큼의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가 당시에 어떤 기사들을 냈는지 다시 되짚어 보겠습니다. 디지틀조선일보가 운영하는 조선닷컴은 2014년 4월 18일부터 4월 28일까지 27건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몇몇 기사 제목들을 먼저 뽑아보면 ‘MBN 민간잠수부 보도에 김용호, 홍가혜 허언증 이상’, ‘김용호 기자 MBN 인터뷰 홍가혜, 사기로 검찰조사 받아’, ‘거짓 인터뷰 홍가혜, 일본에서는 도쿄 도민? 티아라 사건까지 충격’ 이런 제목의 기사들이 나왔는데요. 기사들 대부분이 스포츠월드 기자 김용호 씨가 작성한 글을 받아 쓴 것이었습니다. 조선닷컴, 2014년 4월 18일자 내용을 좀 보면 “한편 연예부 김용호 기자는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저는 홍가혜 수사했던 형사에게 직접 그녀의 정체를 파악했습니다. 인터넷에 알려진 것 이상입니다. 허언증 정도가 아니죠. 소름 돋을 정도로 무서운 여자입니다’라며 ‘MBN이 홍가혜한테 낚였구나!’ 라고 말했다.” 이런 기사도 있었고요. 2014년 4월 21일 조선닷컴에서는 거짓 인터뷰 홍가혜, 일본에서는 도쿄 도민? 티아라 사건까지 충격’(이라는 기사). “2011년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도쿄 거주 교민을 자처하며 MBC 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걸그룹 티아라의 전 멤버 화영의 친척이다,’ ‘유명 야구선수들과 만남을 가졌다’, ‘모 선수의 아이를 임신했다’ 등 이전에 많은 발언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런 글도 기사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김언경] 그러니까 대부분 글들이 김용호 씨의 트위터와 김용호 씨가 쓴 기사를 근거로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 김용호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 가지 글들을 굉장히 센 그런 말도 안 되는, 지금 와서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명예훼손성 글들을 마구 올렸고요. 그다음에 자신이 재직 중인 스포츠월드라는 매체에 자신의 이름을 건 기자 칼럼도 썼거든요. 2014년 4월 18일에 보도한 ‘내가 홍가혜의 정체를 공개한 이유’라는 제목의 칼럼을 보면 “홍가혜의 말은 현장에서 실종자 구조에 힘을 쏟고 있는 이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줬다, 홍가혜의 거짓말이 미디어와 SNS을 통해서 확산되면서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정부에 대한 분노로 바꿔서 쏟아내는 이들에게 빌미를 제공해줬다,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키웠다”라고 말을 하거든요. 사실 이게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안을 이렇게 키워낸 그리고 이렇게 김용호 씨의 글과 발언을 다른 언론이 이렇게 다 받아쓰는 데 있어서 본질적인 내용이 아니었나 생각을 하고요. 중요한 건 김용호 씨가 공익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런 개인의 문제를 내가 폭로하고 있다는 식으로 포장을 해서 이 칼럼을 썼다는 것이죠.

[정세진] 김용호 씨에 대해서도 홍가혜 씨가 소송을 제기했고 명예훼손이 인정돼서 위자료 1,000만 원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홍 씨는 형사 고소를 다시 했죠. 그래서 검찰에 이 기소의견으로 내용이 송치된 상태이고요. 디지틀조선일보도 그런 맥락에서 이런 무차별적인 기사를 쏟아냈던 것으로 보이는데 판결문에서 그런 의도나 이런 것들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 것 같습니다.

[정준희] 여기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김용호 기자가 처음 시작한 건 트위터였단 말이죠. 소셜미디어였고 그 소셜미디어의 이야기를 대중의 여론 공간으로 옮겨놓은 건 기성 매체였어요. 기성 매체의 중요한 디지털 부분이었던 디지틀조선일보였고 상당히 많은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를 쏟아내는 과정이 바로 확산의 과정, 다시 말하면 김용호 기자라는 개인이 만들어낸 그릇된 어떤 소식들, 사생활에 관련한 침범들을 실제로 대중의 여론 속으로 확산시킨 건 이 대중매체 중 하나인 디지틀조선일보의 잘못이 굉장히 크다고 본 거죠. 이 부분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게 우리 따옴표 저널리즘 많이 다뤘습니다만 면책될 수 있을 거라고 분명히 판단했을 것 같아요. 이 기사를 쓰면서. 자기는 이걸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확정했다기보다는 이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평가를 하면서 약간 덧붙인 그런 정도의 것일 뿐이다.

[정세진] 어뷰징(abusing) 기사에 대한 어떻게 보면 법적인 경종(警鐘)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정준희] 그렇죠.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 판결 내용을 좀 읽어드리면 판결문 안에 이런 내용들이 있습니다. “일반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내용들을 기사화함에 있어서 그 내용의 진실 여부를 미리 조사, 점검하여야 하는 것은 언론 기관의 기본적 책무라고 할 것이고”, “김용호 기자의 트위터 및 칼럼은 가십적 보도의 성격이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각 기사는 (조선일보 기사를 말하겠죠.) ‘해경의 구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라는 공익적 사안보다는 공인이 아니라 일반인 잠수지원 자원 활동가였던 원고의 사생활 관련된 소문들과 원고를 ‘거짓말쟁이’, ‘허언증 환자’라고 무차별적으로 보도한 점, 그런데 피고가 이 사건 각 보도 부분을 기사로 게재하기 전에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하였는지. 기자가 이런 조사를 했는지, 어떤 근거나 자료로 이 부분이 진실이라고 믿었는지 등에 관하여 제대로 된 증명이 없었다.” 이렇게 판결문에 적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 디지틀조선일보 상대로 홍가혜 씨가 승소한 내용은 거의 언론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혀 없나요?

[김언경] 그러니까요. 거의 없어요. 일단 언론이 제기한 홍가혜 씨 관련 의혹들은 이번 재판과정에서 모두 허위라고 지금 판명이 된 거잖아요. 그런데 허위라고 판명이 됐다는 사실이 많이 보도가 돼야 하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엄청난 좋은 승소 소식이 보도가 돼야 마땅한데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보도가 없습니다. 저는 오늘 이 방송을 KBS에서 한다는 게 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실제 관련 보도를 낸 것을 보니까 1월 26일부터 2월 6일까지 전부 다 털어서요, 언론사 18건의 보도가 전부였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을 다 뒤져서 찾아보니까. KBS와 MBC는 단신으로만 한 번 보도했고요. 10대 일간지 중에서 관련 승소 소식을 전한 언론사 단 1곳도 없고.

[정세진] 진짜요?

[김언경] 지면 보도, 온라인 보도, 모두 없습니다. 온라인 보도도 없어요. 그렇다면 과거에 홍가혜 씨가 2014년 상황에서 얼마나 보도가 많았든지 한번 비교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제가 찾아봤습니다. 네이버에서 ‘홍가혜’로 찾아보니까요. 2014년 4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만 끊었습니다. 언론 보도량(量)이 얼마나 많은지, 1,650건이 나왔습니다. 홍가혜 씨 관련된 비판하는 주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4월 18일 하루에만 663건이 보도가 됐어요. 그러니까 그야말로 들끓는 마녀사냥을 해놓고 그다음에 판결이 났을 때는 며칠 동안 해서 고작 18건의 보도가 나온 것이 전부였죠. 저는 이런 생각을 하는데 이게 동업자의 발로, 이런 게 아니고 양심은 있어서 차마 말하지 못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왜냐하면 거의 모든 언론들이 다 관련된 내용을 비슷비슷한 양식으로 보도를 했어요. 조선일보만 보도한 것은 아닙니다. 뭐 SBS, 여러 가지 언론사가 다 이걸 그냥 따옴표로 다 똑같은 내용들을 전했더라고요.

[정준희] 일단 외적으로 너무 명확하잖아요. 보도를 안 했다는 건 외면했다는 거고요. 사실 우리나라 언론들이 가지고 있는 주된 문제 중의 하나가 개인에 대한 편견에 의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한 개인, 뭔가 발화자가 믿을 만하지 않다거나 약간의 의심의 여지가 있다거나 하면 그 발화의 내용을 확인하려고 하기 보다는 발화자 개인에 자꾸 주목하는 그런 경향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의혹을 담은 그런 보도들을 많이 했다가 거기에서 반대 판결이 나오니까 어떠냐면 자신들의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는데 재판부의 판결은 자신들의 의심과 다른 판결들이 나왔기 때문에 얘기하기가 싫은 거죠. 자칫 하면 꺼내면 자신의 본심들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저는 우리나라 언론이 개인의 사생활 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솔직히 판단을 합니다.

[정세진] 홍가혜 씨가 해경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서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오랜 시간을 견뎌서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건데요. 재판부는 “적시된 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적으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이를 거짓이라고 볼 수 없다. 또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원심 무죄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도 좀 짚어볼까요?

[정준희] 또 시청자들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국가나 공직자에 대해서 말도 안 되는 허위로 뭔가를 보도하거나 이야기하는 건 그러면 무조건 면책이 되는 거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러니까 ‘뭔가 공익에 상당한 의심의 여지들이 있고 거기에 합리적인 비판 행위를 했던 것에 대해서 약간의 허위나 아니면 과장들이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악의를 가지고 비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하는 표현의 자유를 좀 더 옹호하는 그런 취지가 일단 들어가 있는 거고요. 또 한 가지는 국가는 형법상 명예훼손의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명예훼손 소송할 때도 ‘국가나 공공기관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특정한 개인, 공직자 개인의 좀 더 개인의 연관, 개인의 명예와 연관된 것들이 특정되면 그게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보면 뻔히 아시듯이 이건 해경이라고 하는 어떤 집단, 국가기관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지, 예를 들면 특정한 청장이라든가 아니면 무슨 어떤 개인들이 여기에 연관된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 받을 만한 어떤 여지들이 들어가 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전 기존의 법의 취지에 맞는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홍가혜 씨가 해경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무죄 판결을 이미 받았습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그때 거짓말한 홍 씨에게 법원이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2015년 1월 10일자 기사였습니다. ‘세월호 생존자 확인 거짓말 홍가혜씨에 면죄부 준 법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법원이 사실상 봐주기 판결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목포해경 한 간부는 ‘홍 씨 발언으로 해경의 초기 대응에 큰 불신이 생겼고, 그 파장을 수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며 ‘국가적으로 큰 파장을 준 거짓말을 하고도 무죄를 선고받다니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누군가 끌어들여서 언론사의 입장을 전하는 그런 기사였습니다.

[최 욱] 조선일보는 매번 입장이 바뀝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되기 전에는 법원 흔들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항상 사법부 존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여기서는 또 이렇게 하고 매번 바뀌니까. 아 참. 너무하셔.

[정준희] 그리고 저는 ‘국가적 큰 혼란이 있었다.’라는 판단 자체에 대해서도 의심을 당연히 제기해요. 실질적으로 문제의 근본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국가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었고 나중에 드러난 바지만 실질적인 지휘 체계가 붕괴되어 있던 그런 상황에서 실제로 언론 통제에만 목을 매고 있었다는 게 뭐 뻔히 보였잖아요. 그렇다면 이 당시 이 홍가혜라는 개인이 이 발언을 통해서 국가적인 큰 혼란을 야기한 게 도대체 뭐였는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실제로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국가적인 큰 혼란이라면 그 국가는 존립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세진]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에 의해서 한순간에 허언증 환자로 낙인 찍혔던 홍가혜 씨. 사건 후 5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저희 <저널리즘 토크쇼 J> 취재진이 찾아가봤습니다.

[기 자] (세월호 인터뷰 이후 생활은?)
[홍가혜] 세월호 그 인터뷰를 하고 3년 반 정도죠. 3년 6, 7개월 정도는 일상이랄 건 없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법원에 갔어야 됐거든요. 재판을 받으러. 피고인석에 서서. 그러다 보니까 뭐 일상을 살 수 없죠.

[기 자] (대법원 판결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
[홍가혜] 사실은 거짓보다 더 위험하고 더 나쁜 게 왜곡이잖아요. 그런 언론 보도 때문에 무죄가 확정됐는데도 불구하고 ‘거짓 인터뷰 논란 홍가혜’, ‘거짓 인터뷰 홍가혜’ (그러니까 저는) 무죄가 무죄가 아닌 거예요.

[기 자] (경찰 조서에 대해 물어보자)
[홍가혜] 이런 식으로 경찰이 자기 마음대로 조서를 썼어요. 그래서 제가 마지막에 이렇게 다 자필로 쓴 거예요.

[홍가혜] 저는 진짜 그냥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었어요.

[기 자] (힘든 시간, 고마웠던 사람은?)
[홍가혜] 길에, 제가 막 맨발로 넋 나간 사람처럼 맨발로 걷고 있을 때, ‘아가씨 무슨 일이냐’고 막 그렇게 말 걸어주셨던 분들, SNS 메시지로 ‘옆 테이블에 있었던 사람이다’, ‘힘내시라’, ‘많이 힘들어 보이시더라’, ‘일부러 아는 척 안했다’ 막 그렇게 호의를, 친절, 배려를 이렇게 간간이 보내주셨던 분들이 결국은 저를 버티게 했죠.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서 6,0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홍가혜 씨 이 자리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홍가혜] 네, 안녕하세요.

[정세진]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밝은 표정이시네요. 일단 먼저 그것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김용호 기자나 또, 언론 보도를 통해서 허언증 환자라는 그런 누명을 쓰셨잖아요.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민간잠수부다, 아니다’ 또 야구선수 이야기도 있고 티아라 관련된 것도 있고. 본인이 일단 명확하게 좀 정리를 해주시죠.

[홍가혜] 일단 김용호 기자에 소송을 건 핵심 내용들이 전부 다 사실이 아니고요. 저희가 당연히 그래서 승소 판결이 난 거고. 그 부분 다 책임 묻고 있습니다.

[최 욱] 저는 일전에 같이 방송할 기회가 몇 번 있었거든요. 그런데 방송만 하고 나면 댓글에 ‘그 허언증 환자 불러다 무슨 이야기를 듣냐’ 이런 글들이 차고 넘쳤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그런 시선이 존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살면서 거짓말 한 적 한 번도 없나요?

[홍가혜] 사람들이, 사람이 거짓말은 하고 살지 않나요? 그런데 악의적으로 타인을 음해하려고 하거나 그래본 적도 없고 김용호 기자가 주장했던 것처럼 저의 성공을 위해서 다른 인생을 살았다거나 그런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정세진]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정말 큰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6,000만 원 배상 판결. 예상을 하셨습니까?

[홍가혜] 네, 예상했습니다. 이렇게 큰 금액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고요, 사실. 승소할 거라는 확신은 있었어요. 왜냐면 명백한 거짓말이니까 제가 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대로 된 판결이 이뤄진다면.

[숄 츠] 그런데 다른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그냥 이렇게 큰 금액이 나오는 게 어느 정도 좋지만 그런데 그보다, 금액보다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게 그 사람들 좀 사과하는 게, 그것도 중요하지 않은가요?

[홍가혜] 방금 얘기하신 부분을 판사님한테 똑같이 들었어요. 이제 조정 절차를 밟는 과정이었는데 판사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홍가혜 씨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이 판결보다 조정 절차에서 예를 들어 더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저를 설득하시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뭐 조선일보 측에 사과문을 게재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공개 사과문을 게재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해서 얻어낼 수 있는 더 긍정적인 게 홍가혜 씨의 명예회복을 더 돕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판사님의 조언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판사님, 제가 애초 이 사람들이랑 합의를 할 거였으면 소송을 걸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인즉슨 그 사과는, 이 사람들은 당연히 그런 배상 판결, 돈도 주기 싫고 자기네들의 어떤 오점을 남기는 게 싫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저는 그걸 하고 싶었거든요. 그 사람들이 싫은 그거를 하고 싶었어요. 이 사람들의 거짓의 역사를 사법 역사에 꼭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언경] 그런데 이제 질문하고 싶은 게 사실 다른 언론들도 비슷한 보도들을 굉장히 많이 냈거든요. 그런데 다른 언론들 보면 여러 언론사에게 소송했는데 지금 조선일보만 끝까지 남은 거 아닌가요?

[홍가혜] 제가 알기론 23곳의 언론사랑 그리고 나머지 각 개인 기자들에게도 책임을 묻는 식으로

[김언경] 아, 지금 진행중이예요?

[홍가혜] 예, 소송을 진행해 왔는데 전부 승소했고요. 지금 남은 게 조선일보와 세계일보, 김용호 기자 소속돼 있던 세계일보 산하의 스포츠월드 있죠? 거기만 남아 있습니다.

[정세진] 언론사 소송을 걸고 또 대부분 승소를 하고, 사과를 받은 경우는 스포츠서울 한 군데뿐입니까? 사과문을 게재를 길게 했던데요.

[홍가혜] 네, 스포츠서울은 조정 절차에 의해서 이 사과문이 게시가 된 거예요. 사실 이렇게 세세한 사과문을 아마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보실 거예요. 이게 조건이었어요. 저의 조건이었어요. 조정에 응하는 저의 조건. 이 언론사 같은 경우는 정말 진정성이 보였어요. 왜냐하면 애초 변호사도 선임을 안 하고 대표님께서 나오셔서 머리를 숙이시더라고요. 자기네들이 너무 부끄럽대요. 너무 죄송하다고. 이렇게 진정성을 보이는 언론들도 있었어요. 그런데 조선일보 같은 경우에는 사과가 웬 말일까요? 그냥 애초 소송을, 그 변호사님이 조정 테이블에 나오셔 가지고 턱을 괴고 다리를 꼬고 앉아가지고 그냥 ‘너 뭐.. 어 말해, 말해’ 뭐 이런 느낌? ‘500만 원에 합의하자’ 거기서 이제 피가 거꾸로 솟는 거 같았죠, 사실. 그래서 아, 처음부터 할 생각도 없었지만 차라리 고맙더라고요. 그런 태도, 고마울 지경. 왜냐하면 불을 붙여주시니까. 그리고 저도 판사님한테 보시라고 ‘이러는데 무슨 조선일보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조정에 합의를 하느냐, 저는 판결문을 받고 싶다. 제대로 된 판결문을 받고 싶다. 금액은 얼마건 상관이 없다.’ 제가 말씀드렸죠.

[정세진] 그 대법원 무죄확정 판결이라든지 이번에 디지틀조선일보 관련해서 6,000만 원 배상 판결. ‘언론에 거의 소개가 안 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느끼시는지?

[홍가혜] 너무 씁쓸했어요. 그런데 처음이 아니잖아요. 제가 이런 언론의 외면을 받는 일이. 사실 세월호 참사 당시 그 인터뷰를 하고 나서도 바른 말을 해주는 언론, 없었거든요. 시민사회도 없었거든요. 그 많은 여성단체며 시민 언론단체며 많잖아요. 대한민국에. (그런데)하나 없었어요. 성명 하나, 그 쉬운 성명 하나 내주는 곳이 없었는데 그런 언론과 시민단체의 외면을 받는 일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냥 ‘아, 너희들 그냥 하던 대로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씁쓸한 거죠.

[김언경] 근데 저도 정말 제가 그때 당시에는 너무 막 다른 사안에 카운팅(counting)하고, 왜곡 보도 나온 거 이런 것만 집중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개인에 대한 굉장히 심각한 문제였는데 그 유가족 이쪽에만 치중하고 너무 못한 거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 욱] 이런 억울한 목소리를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잠깐 다뤘다는 거. 그게 문득 좀 떠오르네요?

[홍가혜] 여전하죠.

[정세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홍가혜] 언론에 좀 하고 싶은 말도 있고 이제 소송을 했던 언론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고 두 가지가 있어요. 아까 전에 그 조선일보의 주장에 대해서 잠깐 다루셨잖아요. ‘홍가혜 씨가 국가적 혼란을 초래했다’고 주장을 해요. 그런데 국가적 재난 사태에 혼란을 자초한 건 당시 박근혜 정부였어요. 그 부분을 정말 모르시는 것 같아서, 여전히 그러신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 숨길 수 가 없고요. 또 이제 언론 보도의 피해자인 대표 격이 됐잖아요. 제가.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제가 언론에 당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왜냐하면 그게 벽에다 대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저 같은 피해자들이 모두 느낄 거예요. ‘벽에다 말하는 것 같으니까 내 목만 아프니까 안 해’ 그런 심정을 여기까지 왜 언론불신까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왔는지. 일반 사람들도 그 피로도가 왜 높은지, 언론이 한번 스스로 생각해보셔야 할 문제고요. 저를 이렇게 만들었던 언론에게 하고 싶은 말 딱 한마디가 있거든요.

[정세진] 짧게 한마디로.

[홍가혜] 법이 살린 줄 알라.

[정세진] 네, 오늘 어려운 자리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날들만 있길.

[홍가혜] 네, 감사합니다.

[정세진]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홍가혜] 감사합니다.

[정세진] 이번에는 연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JTBC 손석희 사장 관련 보도 내용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뉴스웨이터(News-waiter) 정연우 기자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정연우] 뉴스를 서빙(serving)합니다. 정연우입니다.

[정세진] 지난 1월 24일이었죠. 프리랜서 기자인 김웅 씨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연합뉴스의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김 기자는 손 사장과 단둘이 식사를 하다 폭행을 당했고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자신이 2017년 4월에 있었던 손 사장의 교통사고 의혹을 취재하자 손 사장이 JTBC 일자리를 제안하며 기사화하지 않도록 회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정연우 기자, 연합뉴스 최초 보도 이후 사태가 좀 다르게 흘러가고 있죠?

[정연우] 돌아보면 이 사실이 알려진 당일 이후에 하루에만 말 그대로 찌라시 풍년, 카톡창이 터진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각종 루머, 억측 이런 것들이 유통이 되고 전파가 되고 퍼지고 이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안의 시작은 24일인데요. 손석희 사장은 당시에 사안이 워낙 커지고 의혹이 확대가 되니까 당일 뉴스룸 진행에 앞서서 간략하게 해당 사건에 대해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JTBC 뉴스룸 오프닝 中/2019.01.24 : "뉴스 시작 전에 짧게 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줄로 압니다. 저로서는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시리라 믿고 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뉴스룸을 시청해주시는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해드려서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연우] 당일에 또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서도 해당 사건에 대해서 입장을 내놨습니다. ‘김웅 기자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또 ‘김 기자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고 협박한 것이 사안의 본질이다.’ 이렇게 설명했고요. 김웅 기자에 대해서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먼저 양측의 입장을 먼저, 이후의 공방을 살펴보면 김웅 기자는 이 사안이 언론을 통해서 알려진 이후에 언론 매체 또 일부 기자들을 통해서 사건 당일의 녹취파일과 영상 등을 차례차례 순차적으로 공개를 합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 그다음 말이 굉장히 의미심장한데 “스튜디오에서는 당신이 제왕일지 몰라도 현장에서는 후배 취재기자들의 예봉(銳鋒)을 당해낼 수 없다” 이렇게 사실상 경고성 발언으로 느껴지는 이런 말을 전하기도 합니다. 반면에 손 사장은 직접적인 대응은 비교적 자제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다만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본인의 입장을 비교적 담백하게 전달했습니다. 사안이 알려진 24일 이후인 지난달 25일이죠. 팬카페에 “긴 싸움을 시작할 것 같다. 사실은 밝혀지리라 믿는다. 흔들리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말라.” 이렇게 본인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의사를 전달했고요. 가장 최근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서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 이렇게 조직원들을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지금은 이제 설 이후에 경찰이 소환조사를 한다고 하는 게, 입장을 들어본다고 하니까요. 이후에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세진] 김웅 기자가 지난달 31일, 1월 31일 채널A에 직접 출연을 했죠. 이라는 생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30분간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중에는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채용 제안, 취업 청탁 이런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 내용도 잠시 듣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황순욱] 진실게임 1막 ‘접촉사고’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 취재를 왜 하게 되셨는지가 가장 궁금합니다.

[김 웅] 저도 제보를 받았는데 1차 뺑소니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제보를 받은 것은 아니고요. 그 사이에 제보자가 2명 정도 더 있습니다. 손 사장이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인정을 하는데 유독 동승자 여부, 동승자가 있었는지? 아니면 그 동승자가 누구인지? 동승자의 신원에 대해서는 진술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저도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황순욱] 렉카차 기사(사고 피해자)를 만나거나 취재를 하신 적이 있습니까?

[김 웅] 그게 불가능했죠. 왜냐하면 1차 뺑소니 사고의 피해자들하고 직접 접촉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가해자에게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싶었어요.

[황순욱]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결국엔 팩트체크(Fact check, 사실 확인)를 못하신 거네요?

[김 웅] 못했습니다...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하고 제가 명함을 드리고 일어났는데 손 사장이 명함을 이렇게 들여다보시더니 “회사 사정은 어떤가?” 해서 “요새 회사 사정이 뭐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그래? 그러면 내가 한 번 도와보지”이렇게 시작된 상황이었거든요.

[황순욱] 알겠습니다. “이력서를 가져와봐” 라고 제안을 하기 전에 기자님께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또 공개를 하셨습니다. “선배님과 같은 배를 타고 싶습니다.”라고 제일 먼저 얘기를 하셨더라고요.

[김 웅] 네, (손석희 사장이) 14년 선배거든요. 제가 “선배랑 같은 배를 타고 싶습니다.” 뭐 이렇게 얘기 할 수도 있어요. 손석희가 “그래? 내가 한번 도와보겠다. 너랑 같이 일해 볼 기회를 만들어보겠다”고 하는데 ‘싫습니다. 저는 뭐 오해 받을 일 안 하겠습니다.’ 이럴 사람 있어요? 이럴 기자가 대한민국에 혹시 있어요?

[황순욱] 채용 제안에 대해서 조건이 마음에 안 드셨나요?

[김 웅] 실행이 없어요. 모든 게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나요. 어떤 근거도 남기지 않으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탐사국 기획부 기자였고, 그 다음엔 앵커브리핑 작가였고, 그다음에는 난데없이 ‘새로운 프로그램의 CP가 필요하다’ 도대체 이 사람이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지..

[황순욱] 알겠습니다. 취업의 내용, 제안 내용이 계속 바뀌었기 때문에 신뢰도가 떨어졌다?

[김 웅]여러분들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김언경] 인터뷰에 대한 리뷰(review) 보도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미디어오늘 제목이 ‘자승자박(自繩自縛) 되어버린 김웅의 채널A 인터뷰?’이고요. 그다음에 오마이뉴스 보도 제목이 ‘손석희 폭행 주장 기자의 인터뷰, 이리 허망할 수가’예요. 이 제목도 정말 잘 뽑았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자승자박이 되는 그런 내용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일단 이 김웅 기자, 폭행을 당했다는 김웅 기자는 KBS 출신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요.

[최 욱] (정연우 기자에게) 선배님이군요?

[정연우] KBS에서 일을 했던 것이 사실이고요. 여성 폭행 사건이 벌어졌고 이 문제로 인해서 고소를 당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벌금형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이 문제 때문에 회사에서 사실상 징계성 해고 조치를 내렸고, 이후에는 프리랜서 신분으로 정보 컨설팅 업체인 ‘라이언 앤 폭스’라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세진] 김웅 기자는 채널A 그 인터뷰를 통해서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자기가 옛날 과거의 전력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하나도 안 믿어 준다.” 그런 내용을 인터뷰한 걸 제가 들었는데.

[최 욱]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울분을 토했거든요. “과거에 도둑질을 한 사람은 강도 보고 신고할 수 없는 거냐?”는 비유를 대면서 굉장히 울분을 토하던데.

[정준희] 이 김웅 기자라고 하는 사람의 어떤 행동이 녹취에 처음부터 나온 그런 과정들을 보면 사실은 굉장히 이른바 셋업(set-up)이라고 하잖아요. 상황을 설치해 놓고 걸리기를 기다린 게 너무나 역력해 보이는 그런 식의 행동들이었고 그렇다면 이 사람은 어떤 방식의 보도를 하거나 어떤 방식의 어떤 정보 전달 행위를 하고자 하는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알아볼 필요가 있겠죠.

[정세진] 손석희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김웅 프리랜서 기자, 언론사 기자들을 단체 대화방에 초대해서 손 사장과 주고받은 메시지, 폭행 의혹이 불거진 당시 영상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을 한번 보고 갈까요?

[손석희] 내가 답을 줄게
[김 웅] 선배님, 저 오늘 폭행하셨죠?
[손석희] (웃음) 야, 그런 이야기하지 말고
[김 웅] 웃음이 나옵니까?
[손석희] 웃고 싶어서 웃냐? 어? 웃고 싶어서 웃어? 아무튼 같이 갈 생각해
[김 웅] 저는 분명히 제 뜻 말씀 드렸습니다.
[손석희] 일단 집에 들어가고, 연락을 줄게. 그거 자꾸 찍어서 뭐하냐

[정세진] 일단 나오는 보도들의 소스(source)들은 대부분 김웅 기자가 제공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기사가 작성이 되고 있습니다.

[김언경] 정말 제가 100번은 본 것 같다고 그러지만 아까 그 화면은 정말 너무 많이 봤거든요. 아무리 영상과 음성이 녹취가 있다고 하더라도 계속 우리가 이야기하는 뉴스 가치, 공익적인 가치가 있어야만 되는 것이고 또 편파적이지 않아야 하잖아요. 그러면 차라리 보도를 안 하고 그냥 건조하게 한 번 보도하고 끝내야 해요.

[정연우] 하다하다 이런 것도 경마식 보도를 하나? 25일, 26일, 28일. 한 문장, 한 문장 달라지는 것 가지고 매일같이 보도를 내는 거거든요. ‘오늘 이거 나왔다, 내일은 이거 나온다.’ 뭐 이런 식인데 이게 과연 그 정도의 큰 스캔들로써 다룰 만한 가치가 조금이라도 있는가? 이런 부분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그런 보도 태도들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한 2주간 정말 보도량이 엄청나게 많았었는데 보도된 내용들 좀 분석해볼까요?

[김언경] 네, 지금 나오고 있는 언론 보도의 대부분이 사실은 거의 상당 부분이 ‘교통사고 당시에 동승자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이것에 대해서 굉장히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정세진] 조선일보 1월 31일자 ‘사고 직전 손석희 차에서 30대 여자 내리는 것 봤다’, 동아일보 1월 31일자 ‘견인차 기사, 차에서 내리는 여성 봤다’, 한국경제 1월 31일자 ‘손석희 대표 차량서 30대女 내리는 것 봤다.’ 30대인지 40대인지 50대인지 어떻게 그 어두운 곳에서 아는지.

[숄 츠] 사실 그 여성 있었든지 없었든지 이런 소문만 없었으면 아마 스토리(story) 아예 없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사고는 이미 해결됐고 특별히 누구도 알고 싶은 게 아니고 그런데 갑자기 ‘젊은 여자’ 그래서 갑자기 이런 스토리가 나오니까 사람들 관심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이 부분도 뭐 당연히 아마 전 세계에서 약간 사람들, 옐로 프레스(Yellow press, 선정적인 저급 신문)는 한국만 있는 게 아닌데 특별히 ‘한국 사람들이 이런 거는 관심이 너무 많지 않은가?’ 가끔 저는 생각하는데요.

[정준희] 제가 누누이 지적하는 거지만 서구에서는 황색 언론이 하는 일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황색 언론이 그걸 다루면 그러려니 해요. 별로 믿지도 않고. 그러려니 하고 그냥 재미로 끝나버리는 건데 이른바 기성 언론이라고 이야기하고 자기 스스로가 무슨 최고의 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식의 어떤 퀄리티 프레스(Quality press)라고 이야기하는 데들이 이와 같은 보도를 한다는 건 굉장히 창피한 일이거든요. 본질하고도 전혀 무관하고 자기 스스로 뉴스 가치가 없다고 분명히 판단할 텐데 왜 할까? 한 가지 목적뿐이 없는 거예요. 흠집 내기.

[정세진] 일단 조선일보 쪽에서 김광일 논설위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동승자 프레임(frame)을 알리고 있습니다. 논설위원 맞죠?

[김언경] 네.
[정세진] 손석희 폭행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 1월 25일자 <김광일의 입>이라는 칼럼입니다. “접촉사고 장소는 경기도 과천이다. 일요일 밤 늦은 시각 과천에 있는 주차장에 차가 있었고 손 사장은 손수 운전을 했는데 옆자리에 동승자가 있었다. 후배 아나운서라는 얘기도 있고 노모였다는 얘기도 있다. 훗날 손 사장에게 맞았다는 김 씨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밀회 관련 기사 철회를 건으로 채용을 요구하며 손 씨를 협박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손 사장 측이 내놓은 입장문에는 동승자에 대한 설명이 일절 없다. 동승자가 누구인지, 아니, 동승자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 1월 28일자 <김광일의 입> 또 있습니다. “일요일 밤에 그가 누구를 만나든 본질적으로는 관심도 없다. 그러면서 세간의 의혹은 오로지 하나로 쏠린다. 손 사장에게 동승자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있었다면 그게 누구인지, 바로 이 점이다. 다만 일반인들은 증거는 없지만 ‘자동차 데이트를 하고 있었을 것’이란 추론 쪽으로 쏠리고 있다. 손 사장의 동승자 의혹은 정황상 심증이 가는 요소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우리가 한 공인(公人)의 사생활에 대해 불법이라는 ‘정황’과 ‘심증’만 가지고 의혹을 따져들 수는 없다.”

[최 욱] 진짜 너무 왔다 갔다 하는데?

[정준희] 두 가지 전제를 깔 수 있잖아요. 하나는 사실은 논리가 얽혀서 두 가지 논리를 하나로 집어넣다 보니 이와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고요. 이건 선의를 가지고 본 겁니다. 만약에 악의가 있었다고 본다면 끼워 넣기 식으로 한 거예요. 우리가 언론에서 점화 효과(Priming effect, 시간적으로 먼저 떠오른 개념이 이후 제시된 자극의 지각과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라고 말하는데 이를 테면 A를 얘기하지만 B라는 이야기를 수시로 알려줌으로써 실제 시점은 B를 사용하게 만드는 거죠. 그리고 B는 흠집을 내는 거예요. 그러니까 내용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억이 후에 뭐가 남냐 하면, 그래서 ‘뭔가 문제가 있구나.’ 그리고 ‘이 사람 믿을 만하지 않구나.’ 라는 그런 식의 거죠.

[정연우] 그럼 만약에 제가 방송을 하거나 이렇게 녹화를 하면서 ‘최욱 씨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생활이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들었다, 여러 가지 추문이 많다. 하지만 그게 패널로서 참가하는 데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제가 얘기한 ‘패널로서 참가하는 거에 중요한 문제이냐’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을 거라는 거죠. 이 사람이 과연 그럼 ‘어떤 문제가 있느냐, 어떤 일을 하고 다니는 거냐’ 이런 거에만 관심을 가지는 거죠.

[최 욱] 죄송한데 지금 뭐 하는 짓이죠?

[정준희] 중요한 건 최욱 씨가 이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었다면 더 큰 문제가 됐겠죠. 다행히 그 정도는 아니라...

[정세진] 지금 뭐 하는 거죠?

[최 욱] 뭐 하는 짓이죠?

[정세진] TV조선이 2017년 접촉사고 피해를 당한 당사자를 단독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보도를 했는데요. 1월 25일부터 그 내용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언경] 그런데 이 보도가 굉장히 재미있는 게 피해자를 인터뷰했다고 하면 피해자의 인터뷰를 보여줘야 하잖아요. 보도하지 않아요. ‘피해자의 인터뷰를 했다’ 주장합니다. 주장하면서 피해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기자가 말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정말 피해자를 인터뷰한 건지 안 한 건지 우리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는 그런 보도를 4건이나 연속으로 관련된 내용을 내놨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게 정말 거의 ‘최초의 피해자 전언(傳言) 형식의 보도 아니냐?’ 하는 그런 농담 같은 이야기들을 지금 하고 있어요.

[정연우] 1월 26일에 나온, TV조선에서 ‘단독’이라고 달아서 보도를 내놨는데요. “손석희, 방송 직후 전화, ‘동승자 봤냐?’ 이렇게 물었다” 기사를 내놨습니다. “접촉사고 피해자가 보도 직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서 손석희 사장한테 전화가 왔다는 것인데 뉴스가 터진 직후라고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피해자는 손 사장이 그날 일을 누구한테 말한 적이 있는지, 동승자를 봤는지 물었다.” 그래서 이 동승자 부분에 다시 한 번 좀 집중하는 모습을 보도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세진] TV조선은 또 지난달 30일에 ‘2010년에 손석희 사장으로부터 비슷한 접촉 사고를 당했다’는 제보자를 인터뷰해서 보도를 했죠. 역시 이번에도 ‘단독’을 달았습니다. 제보자는 ‘9년 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손 사장의 차와 부딪쳤으나 손 사장은 수습이 없이 떠났고 그 뒤를 300m쯤 추격해서 따라잡았다’고 주장했고 ‘손 사장이 처음에는 접촉사고를 인정하지 않았으나 자신이 분쟁에 대비해 차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30만 원에 협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역시 여기에도 당시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 앵커가 앞부분에서 이런 이야기를 얘기하는데요. “개인에 대한 과거 캐내기인 건 아닌지 고심한 끝에 영향력 있는 언론인인 점을 고려해 제보자의 주장을 전해드리고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판단해보시라는 의미에서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합의가 다 된 거를 계속 끄집어내는 건 뭘까요?

[정준희] 자기도 말하면서 창피한 거죠. 지금.

[최 욱] 뭐 시청자의 판단을 기다린다고 하니깐 제가 그 판단하면 과거 캐내기가 맞는 것 같아요. 이 보도에서 드러나는 사실은 딱 하나입니다. 손석희 사장은 운전은 잘 못한다. 이건 좀 드러난 것 같아요.

[정세진] 동승자 논란과 관련해서 또 이런 보도도 있었습니다. 2017년 접촉사고가 있었던 과천의 공영주차장을 찾아가서 현장 분위기를 전한 보도들, 채널A <뉴스A>를 통해서 1월 26일자 ‘손석희 접촉사고 낸 산 밑 주차장 가보니...어떤 곳?’, 동아일보 1월 28일자에서 ‘교회 주차장, 주택가서 떨어져 산 밑에 위치’ 이런 제목으로 시작해서 “이 주변에는 교회랑 산밖에 없어요. 한밤중에 차를 세워둘 이유가 별로 없는데”, “근처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에 볼일을 보러 왔다고 해도 주차를 도로 위에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공터까지 들어가 차를 세울 이유가 없다”고 주민들이 말한다, 이런 내용을 실었습니다.

[숄 츠] 어차피 옛날이야기잖아요. 이거는 뭐 거의 1년 반 전 이야기인데 지금 거기 그 자리에 가서 뭘 찾을 수 있을까요? 뭔가 남는 게 있을까요?

[김언경] 그냥 우리의 상상력을 계속 발휘하게 하는 거죠. ‘굉장히 어두운 곳, 으슥한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가보니 실제로 이렇게 이렇게 생겼더라.’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러나 굉장히 장황하게 열심히 설명을 해줍니다. 그 정황을 무슨 소설 쓰듯이 계속 설명을 해주고 있거든요. 이거를 계속 이렇게 검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말하지 않아요. 그런 말을 하면어색해지거든요.

[정준희] 우리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사건들도 일렬로 세워 놓으면 스토리가 만들어져요. 이게 네러티브(narrative, 묘사)의 원칙이거든요. 진실성을 확인할 수도 없는 것들을 쭉 연결시키다 보면 알아서 연결하거든요. 그러면 이 상황이 그렇게 활용될 수 있을 거라고 하는 그런 상황에 대한 판단은 언론 스스로가 해야 하죠. 시청자에 판단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김언경] 동아일보나 채널A에서 먼저 이런 보도를 하잖아요. 그러고 나면 많은 유튜버들이 아, 여기서 어떻게 영감을 얻어서 많이 간다는 거죠, 이곳에. 그래서 비슷한 유튜브에 영상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어요. 거기서는 훨씬 더 선정적으로 나오고요. ‘현장에 가보니 이러저러 하더라.’라는 이야기를 하고 여기서는 ‘동승자가 누구이다.’라고 거의 이름까지 뭐 이제 상상력이 발휘돼서 나오거든요. 그러면서 ‘이들이 데이트를 한 곳이다.’라는 것으로 우리의 머리가 갈 수 있게 이렇게 장치들을 마련한 보도였다고 생각을 해요.

[정준희]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이게 미디어 구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거든요. 그러니까 방송은, 일반 채널들은 상당히 강한 규제를 받아요. 그래서 메이저는 이렇게 터뜨려주고 나면 유튜브가 받는 거예요. 유튜브는 훨씬 규제가 약하기 때문에, 너무 양도 많고. 그러니까 메이저에서 판을 깔아주면 유튜브에서는 그 안의 내용을 채워버리는 겁니다. 책임 안 질 내용들을. 저는 그와 같은 현재 미디어의 연쇄 구조를 염두에 둔 그런 행동이라고 생각을 해요.

[정세진] SBS가 지난달 30일에 (손석희 사장과 접촉사고 피해자 간의 통화) 풀(full) 녹취를 입수했다면서 뉴스에서 다루고 2건의 보도를 내놓고 홈페이지에는 녹취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왜 SBS까지 여기에 들어갔냐? 뭐 이런 이야기도 참 많이 나오거든요.

[김언경] SBS가 일단 통화 녹취 전문을 공개한 것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전문과 SBS 보도를 비교해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우리가 느낄 수 있게 어찌 됐든 판단할 수 있게 자료를 제공해줬다는 것은 좋은데요. SBS는 본인들은 이게 가치가 있어서 보도를 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 보도를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손 사장이 입막음을 하려고 협박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 이 보도에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피해자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는데 이미 그 자리에서 그분은 내렸고”라고 말하니 손 사장이 “아니, 아니. 내린 사람 없어요. 정말로 없어요.”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녹취 전문을 보면 제가 세어봤어요. 그랬더니 한 5번에서 6번 정도 “제가 잘못 봤을 수도 있어요.” “어두워서 확신이 들지 않아요.”라는 이야기들을 계속 거듭하고 있거든요. 이 내용이 SBS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거든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세진] 뉴스가 어느 정도 나왔는지 보도량을 살펴볼까 싶어요.

[김언경] 1월 24일에서 2월 5일까지 ‘네이버에 송고된 10대 일간지 손석희 관련 보도량’ 이렇게 해보니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31건씩을 보도를 했고요. 그리고 가장 적게 한 곳은 한겨레, 중앙일보가 4건을 보도했습니다. 방송의 경우에도 1월 24일에서 2월 5일까지 ‘8개 방송사 저녁 종합뉴스에 손석희 관련 의혹 보도’ 보면요. KBS, MBC는 1건, SBS가 2건 아까 말씀드린 그 보도 2건을 했고요. TV조선과 채널A가 많이 보도했는데 TV조선 13건, 채널A 14건을 보도했습니다. 조선, 동아, TV조선, 채널A가 굉장히 타사와는 압도적으로 다르게 보도량이 많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세진] 이렇게 수많은 의혹 보도가 쏟아지는 이유, 정연우 기자는 어떻게 분석을 해보셨습니까?

[정연우] 사실 손석희 사장 같은 경우에는 원래 보도부문 사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11월에 JTBC 대표 이사가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사실 손석희 사장으로 대표되는 JTBC에 대한 불편한 시선, 또 불편한 감정. 이런 부분들이 틀림없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서 지난해 시사저널의 조사를 보면 ‘2018년도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 분야 조사에서 JTBC는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 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매체’ 두 분야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뭐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성역 없는 비판, 또 검증, 또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있는 그대로의 진실 탐구 추적 보도, 이런 모습이 그대로 보였기 때문에 영향력에서도 또 신뢰도 면에서도 1위에 올라가 있는 그런 상황인데 반대로 이걸 바꿔서 이야기하면 이런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 권력들, 집단들, 또 특정 이해관계가 다른 반대 진영에 있는 일부 언론들, JTBC 또는 손석희 사장이 얼마나 불편하고 흔한 말로 얘기하면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까 그런 이면에 숨겨져 있는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

[정세진] 손석희 사장은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순위에서 지난 14년 동안 부동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와의 격차도 꽤 큽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끌어내기, 흠집내기를 떠나서 끌어내기, ‘뉴스에서 아예 하차시키기 위한 것이다’, 김어준 씨 같은 경우는 일종의 음모론까지 제기를 했는데 이런 거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연우] 실제로 이런 사례가 저희가 확인할 수 있었던 게 홍석현 사장 같은 경우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손석희 사장의 교체를 요구하는 외압이 있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실제로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준희] 본질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들은 완전히 뒤로 젖혀진 채 사실 정말로 주변부적인 것들만 계속 건드리는 이유는 저는 사실 그 배경에 이른바 질시와 질투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예를 들어 학술적인 용어로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남의 불행이나 고통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라고 하는 표현. 제가 독일어를 (숄츠)앞에서 써서 죄송하긴 한데 그게 바로 어떤 특정 인물에 대해서 흔히 쌤통이라고 하는 그런 식의 감정이에요. 그러니까 되게 유명하고 잘 나가는 그런 인물이 망가뜨리고 자빠졌을 때 느껴지는 어떤 통쾌함 같은, 되게 인간의 악마적 심성이라는 게 있거든요. 언론인 집단, 특히나 약간 정파적인 언론인 집단에서는 손석희라는 인물과 갑자기 부상된 JTBC라는 데가 언젠가는 한 번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그런 질시가 없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소위 말하면 지라시라든가 이런 것으로 수많은 의혹들이나 수많은 루머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왜 안 올라왔을까? 스피커가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경찰 고발이라고 하는 어떤 핵심적인 사안이 실제로 나오고 그걸 누군가 말해줄 사람이 나오는 순간 여기에는 보도의 가능성들이 생겨난 거죠. 그래서 저는 불같이 갑자기 올라오게 됐고 현재와 같이 사실 보도 가치가 없는 내용들임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기존의 언론 사주들이나 언론 대표이사나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보였던 침묵의 태도와는 전혀 상반된 방향으로 이와 같은 보도를 했다고 하는 건 그와 같은 인지부조화적인 심리적 배경, 이게 있지 않으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최 욱] 정치적 공격이라는 증거가 좀 보이거든요. 그 유튜브를 보면 사실 손혜원 의원하고 손석희 사장하고 연관관계가 전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남손녀’라는 네이밍(naming)을 해가지고 굉장히 싸잡아서 조롱을 하고 있단 말이죠. 그런 거 보면 그쪽 진영 사람으로 일단 설정해두고 공격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숄 츠] 사실은 약간 손 사장님, 그냥 JTBC 사장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약간 한국에서 도덕성의 아이콘으로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고. 저는 사실 촛불집회 거의 마무리됐을 때, 새로운 선거 했을 때, 그 새로운 스튜디오는 광화문 거기 있었는데요. 사람들 거의 록스타(rock star)처럼 도착했을 때 진짜 사람들, 팬들이 막 나오고 록스타 같은 이미지가 생겼는데요. 그래서 그런 건 사실 어떤 앵커하고 어떤 기자는 거의 모르는 느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이런 완벽한 사람한테 뭐가 묻을 수 있으면 교수님 말씀대로 사람 마음속에서 약간 좀 행복한 느낌 받는 것 같아요.

[김언경] 이번 사건을 언론이 보도한다면 ‘무엇을 보도해야 하는가?’ 봤을 때 당연히 손 사장의 폭행 여부 그리고 김웅 씨가 협박을 했는지의 여부, 그리고 양측 간의 엇갈리는 그 김웅 씨 JTBC 취업‧투자 청탁 여부, 이거. 그러니까 ‘손 사장이 왜 이렇게 끌려갔는가?’라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뭔가 부적절한 특혜를 주고자 했던 것은 아니냐는 의혹들이 몇 가지 나오잖아요?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언론이 보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적인 일에 있어서 회사를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숄 츠] 근데 확실하게 손 사장님도 실수했어요, 이번에는. 처음에 (이 사건이)나오고 ‘이런 일이 생겼다, 나는 실수했고..’ 하면 아마 금방 없어졌을 거예요, 이 문제는. 그런데 계속 해결하는 방법을 제대로 잘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계속 커지고 지금 어떤 결과였는지 우리 한번 봐야 할 것 같아요.

[정세진] 본인이 ‘협박을 받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한 언론사의 대표가? 어떨까요? 먼저 이야기를 하는 것.

[정준희] 그렇게까지 이걸 꺼내놓기가 상당히 적합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짐작하건대 손석희 사장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워낙 많았던 상황에서 이 일이 겉으로 이렇게 드러나게 됐을 때 정말 걷잡을 수 없이 이상하게 번져버릴 것에 대한 우려가 저는 있었을 거라고 판단하고 지금도 그와 같은 양상들이 드러나고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쉽지 않았겠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정공법(正攻法)으로 푸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연우] 이후에 경찰 조사가 되겠지만 이런 부분이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했다거나 채용과 관련해서 어떤 움직임이 있었다고 하면 손석희 사장이 틀림없이 사과를 하거나 나름의 입장 표명이나 책임을 지거나 이런 부분이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정세진] 경찰 조사 수사, 검찰 수사 다 남아 있으니까요. 무분별한 보도에 현혹되지 말고 사안을 제대로 시청자 여러분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됩니다. 손석희 사장 폭행 의혹 보도와 관련한 문제점들은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쉽지 않은 내용들이고 예민한 사안들인데 그래도 객관적으로 비판을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1TV, myK, pooq, 유튜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관행, 여러분이 바꿀 수 있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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