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노인 차량에 보행자 사망…고령 운전자 사고 ‘빨간불’

입력 2019.02.13 (21:23) 수정 2019.02.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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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2일) 서울 강남에서 90대 노인이 운전하던 차량에 행인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슷한 사고도 늘고 있어서,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호텔 주차장 앞, 진입로가 가파른 비탈길입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던 SUV 차량이 벽을 들이받고는 갑자기 경사로를 빠르게 후진했습니다.

운전자 유 모 씨의 나이는 96살이었습니다.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의) 후진하는 속도는 아니었고. 거의 보통 내리막길에서는 브레이크만 떼잖아요. 브레이크만 떼는 속도가 아니었어요."]

유 씨는 경찰에서 "벽을 받은 뒤 당황해서 후진 기어를 넣는 바람에 뒤에 있던 승용차와 행인을 쳤다"고 진술했습니다.

차에 치인 30살 이 모 씨는 숨졌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당일날 소식 들어 가지고. 지금도 안 믿겨져서...(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2017년에는 75살 운전자가 버스를 들이받고 정류장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72살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병원으로 돌진했습니다.

65살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꾸준히 증가해 2017년에는 전체 교통사고 중 12%를 차지했습니다.

노화에 따라 인지능력과 신체 반응 속도가 떨어져 사고 위험이 높아집니다.

[정월영/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일단 주의력이 떨어지고 기억력도 좀 저하가 되시고 유효 시야도 좁아지고 이런 여러 가지가 작용을 하게 되는거죠."]

고령자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도 늘고 있습니다.

운전을 하기 힘든 건강상태라면 자치단체 등에 면허를 반납하고 대신 교통비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 제도입니다.

지난해부터 올 1월말 까지 면허를 반납한 운전자는 만 5천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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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6세 노인 차량에 보행자 사망…고령 운전자 사고 ‘빨간불’
    • 입력 2019-02-13 21:25:24
    • 수정2019-02-14 1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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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2일) 서울 강남에서 90대 노인이 운전하던 차량에 행인이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늘어나는 만큼 비슷한 사고도 늘고 있어서,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호텔 주차장 앞, 진입로가 가파른 비탈길입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던 SUV 차량이 벽을 들이받고는 갑자기 경사로를 빠르게 후진했습니다. 운전자 유 모 씨의 나이는 96살이었습니다.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보통의) 후진하는 속도는 아니었고. 거의 보통 내리막길에서는 브레이크만 떼잖아요. 브레이크만 떼는 속도가 아니었어요."] 유 씨는 경찰에서 "벽을 받은 뒤 당황해서 후진 기어를 넣는 바람에 뒤에 있던 승용차와 행인을 쳤다"고 진술했습니다. 차에 치인 30살 이 모 씨는 숨졌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당일날 소식 들어 가지고. 지금도 안 믿겨져서...(극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2017년에는 75살 운전자가 버스를 들이받고 정류장으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72살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병원으로 돌진했습니다. 65살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꾸준히 증가해 2017년에는 전체 교통사고 중 12%를 차지했습니다. 노화에 따라 인지능력과 신체 반응 속도가 떨어져 사고 위험이 높아집니다. [정월영/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 : "일단 주의력이 떨어지고 기억력도 좀 저하가 되시고 유효 시야도 좁아지고 이런 여러 가지가 작용을 하게 되는거죠."] 고령자 교통사고가 증가하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도 늘고 있습니다. 운전을 하기 힘든 건강상태라면 자치단체 등에 면허를 반납하고 대신 교통비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 제도입니다. 지난해부터 올 1월말 까지 면허를 반납한 운전자는 만 5천 명이 넘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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