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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군비경쟁 유도하는 미국…중국의 선택은?
입력 2019.02.14 (07:04) 수정 2019.02.14 (11:06)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군비경쟁 유도하는 미국…중국의 선택은?
▲지난해 9월 30일 美디케이터함(왼쪽)과 中란저우함(오른쪽)이 남중국해에서 41m까지 근접 대치 중이다. [사진 출처 : https://gcaptain.com]


■ 중국 항공모함을 파키스탄에 판다고?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중국의 1호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파키스탄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정면 반박하는 기사를 내놨다. 이런 소문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이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환구시보는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 해군이 가장 아끼는 랴오닝함을 되파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파키스탄 입장에서도 항공모함을 유지할 수 있는 재정상태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일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진 소문도 아니었는데 정색하고 반박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최소한 당장은 매각설이 사실이 아니겠구나... 하지만 항모를 팔아버리자는 주장도 분명 있기는 있었나 보구나.

중국은 사실 지금까지 항공모함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다. 지난해 6월 필자가 썼던 <패권 추구 안 한다는 중국, 왜 항공모함에 집착할까?> 기사에 자세히 나오지만 중국의 항공모함 보유에 대한 열망은 거의 집착 수준이다. 랴오닝함에 이어 산둥함이 실전 배치됐고 지금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는 전자식 사출시스템을 적용한 수준 높은 세 번째 항모가 건조 중이다. 그리고 다롄의 조선소에서는 핵 추진 항공모함에나 쓰일법한 대형 베어링이 반입되는 것이 포착됐다. 그간 중국에 어떤 상황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지난해 시험운행에 나서기 직전의 산둥함(중국 제2 항공모함) 모습지난해 시험운행에 나서기 직전의 산둥함(중국 제2 항공모함) 모습

■ 항모 건조, 운용하려다 나라 거덜 날 판

결국은 돈이 문제다.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유지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건조 비용은 대략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건조 가격의 약 10% 정도인 10억 달러가 매년 유지비로 나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항공모함은 전단을 구성해 운용하는데 항모에 딸린 함재기들과 이지스함, 핵잠수함까지 고려하면 웬만한 나라의 국방비로는 감당이 안 된다. 미국은 이런 항공모함 전단을 세계 곳곳에 10개나 운용 중이다. 중국이 이런 미국에 맞서겠다며 2030년까지 6개 항모 전단을 운용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中國夢), 강군몽(强軍夢)이다.

하지만 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은 이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걱정한다. 중국 공산당의 내부 인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경제 성장의 과실을 군사력 확장에 쏟아 붓고 있는 데 대해 이견이 많다고 말했다. 아직도 빈부격차가 심각한 중국에서 인민들의 복지와 생활 수준 향상에 써야 할 돈이라는 비판이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국방비를 매년 10% 가까이 늘려왔고, 지난해엔 1,505억 달러(추정)를 지출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발간한 중국의 군사력 보고서에는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실제로는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나와 있다.

미국의 '전략방위구상(스타워즈)' 암호명은 '풀 코트 프레스' 즉, 상대방의 체력 고갈 전략이었다.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미국의 '전략방위구상(스타워즈)' 암호명은 '풀 코트 프레스' 즉, 상대방의 체력 고갈 전략이었다.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

■ 군비경쟁(軍備競爭) 유도하는 미국

미국도 중국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남중국해와 타이완 일대에서 끊임없는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은 중국으로 하여금 군사력 증강에 돈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미·중 갈등의 시작은 관세 폭탄이었지만 다음 단계는 환율전쟁,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군비경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외교 안보 사안에 정통한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기자에게 미·중 무역전쟁의 끝은 '군비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예상보다 일찍 증명돼가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의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새로운 조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더 많은 사람'에는 당연히 중국이 들어간다. 막강한 미국 군사력의 초점은 이제 중국을 향하고 있다. 군비 경쟁의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2017년 8월 1일 중국 건군 90주년 열병식2017년 8월 1일 중국 건군 90주년 열병식

■ 군비경쟁에 몰락한 구소련...중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

이 대목에서 주목되는 나라가 구소련이다. 한때 미국과 냉전(Cold War)의 양대 축을 형성했던 소련은 정작 미국과 전쟁이 아닌 국가 부채 탓에 무너졌다. 미국과 우주경쟁(스타워즈), 핵미사일 경쟁을 과도하게 벌이다가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렸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인 1980년대 후반 소련은 미국에 대등한 군사력을 맞추기 위해 국민총생산(GNP)의 27%가량을 군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정확한 발표가 없어서 추정할 뿐이지만 아직도 미국의 국방예산(7,160억 달러)에 비해 1/4 수준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이 과거 소련처럼 미국과 본격적인 군비경쟁을 하려면 앞으로 국방비를 최소 4배는 더 써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힘겨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당장 감당하기엔 너무 큰 액수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은, 중국 공산당 시진핑 총서기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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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4 (07:04)
    • 수정 2019.02.1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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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군비경쟁 유도하는 미국…중국의 선택은?
▲지난해 9월 30일 美디케이터함(왼쪽)과 中란저우함(오른쪽)이 남중국해에서 41m까지 근접 대치 중이다. [사진 출처 : https://gcaptain.com]


■ 중국 항공모함을 파키스탄에 판다고?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중국의 1호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파키스탄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정면 반박하는 기사를 내놨다. 이런 소문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이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환구시보는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 해군이 가장 아끼는 랴오닝함을 되파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파키스탄 입장에서도 항공모함을 유지할 수 있는 재정상태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일반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진 소문도 아니었는데 정색하고 반박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최소한 당장은 매각설이 사실이 아니겠구나... 하지만 항모를 팔아버리자는 주장도 분명 있기는 있었나 보구나.

중국은 사실 지금까지 항공모함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다. 지난해 6월 필자가 썼던 <패권 추구 안 한다는 중국, 왜 항공모함에 집착할까?> 기사에 자세히 나오지만 중국의 항공모함 보유에 대한 열망은 거의 집착 수준이다. 랴오닝함에 이어 산둥함이 실전 배치됐고 지금 상하이 장난조선소에서는 전자식 사출시스템을 적용한 수준 높은 세 번째 항모가 건조 중이다. 그리고 다롄의 조선소에서는 핵 추진 항공모함에나 쓰일법한 대형 베어링이 반입되는 것이 포착됐다. 그간 중국에 어떤 상황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지난해 시험운행에 나서기 직전의 산둥함(중국 제2 항공모함) 모습지난해 시험운행에 나서기 직전의 산둥함(중국 제2 항공모함) 모습

■ 항모 건조, 운용하려다 나라 거덜 날 판

결국은 돈이 문제다.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유지하는 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 건조 비용은 대략 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건조 가격의 약 10% 정도인 10억 달러가 매년 유지비로 나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항공모함은 전단을 구성해 운용하는데 항모에 딸린 함재기들과 이지스함, 핵잠수함까지 고려하면 웬만한 나라의 국방비로는 감당이 안 된다. 미국은 이런 항공모함 전단을 세계 곳곳에 10개나 운용 중이다. 중국이 이런 미국에 맞서겠다며 2030년까지 6개 항모 전단을 운용하겠다고 했다. 이른바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中國夢), 강군몽(强軍夢)이다.

하지만 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은 이를 위험한 도박이라고 걱정한다. 중국 공산당의 내부 인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경제 성장의 과실을 군사력 확장에 쏟아 붓고 있는 데 대해 이견이 많다고 말했다. 아직도 빈부격차가 심각한 중국에서 인민들의 복지와 생활 수준 향상에 써야 할 돈이라는 비판이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국방비를 매년 10% 가까이 늘려왔고, 지난해엔 1,505억 달러(추정)를 지출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지난달 발간한 중국의 군사력 보고서에는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실제로는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나와 있다.

미국의 '전략방위구상(스타워즈)' 암호명은 '풀 코트 프레스' 즉, 상대방의 체력 고갈 전략이었다.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미국의 '전략방위구상(스타워즈)' 암호명은 '풀 코트 프레스' 즉, 상대방의 체력 고갈 전략이었다. [사진 출처 : 핀터레스트]

■ 군비경쟁(軍備競爭) 유도하는 미국

미국도 중국을 계속 자극하고 있다. 남중국해와 타이완 일대에서 끊임없는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긴장은 중국으로 하여금 군사력 증강에 돈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미·중 갈등의 시작은 관세 폭탄이었지만 다음 단계는 환율전쟁,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군비경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외교 안보 사안에 정통한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기자에게 미·중 무역전쟁의 끝은 '군비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예상보다 일찍 증명돼가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의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새로운 조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더 많은 사람'에는 당연히 중국이 들어간다. 막강한 미국 군사력의 초점은 이제 중국을 향하고 있다. 군비 경쟁의 시대가 다시 시작되는 것일까?

2017년 8월 1일 중국 건군 90주년 열병식2017년 8월 1일 중국 건군 90주년 열병식

■ 군비경쟁에 몰락한 구소련...중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

이 대목에서 주목되는 나라가 구소련이다. 한때 미국과 냉전(Cold War)의 양대 축을 형성했던 소련은 정작 미국과 전쟁이 아닌 국가 부채 탓에 무너졌다. 미국과 우주경쟁(스타워즈), 핵미사일 경쟁을 과도하게 벌이다가 내부로부터 무너져 내렸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인 1980년대 후반 소련은 미국에 대등한 군사력을 맞추기 위해 국민총생산(GNP)의 27%가량을 군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정확한 발표가 없어서 추정할 뿐이지만 아직도 미국의 국방예산(7,160억 달러)에 비해 1/4 수준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이 과거 소련처럼 미국과 본격적인 군비경쟁을 하려면 앞으로 국방비를 최소 4배는 더 써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과 힘겨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당장 감당하기엔 너무 큰 액수다. 중국은, 중국 공산당은, 중국 공산당 시진핑 총서기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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