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출국 직전 사라진 현지 여행사…가족여행 줄줄이 ‘피해’

입력 2019.02.14 (08:31) 수정 2019.02.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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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해외여행 가실 때 본인이 항공, 숙박권 등을 구입하는 자유 여행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이럴 때,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현지 업체나 가이드를 선택해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지에서 입소문 난 업체라 믿고 예약했는데, 여행을 며칠 앞두고 여행사가 연락 두절됐습니다.

석양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이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김 모 씨는 다음주인 오는 19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3대가 함께하는 가족 여행을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려 왔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이렇게 가족 전체가 움직이는 해외여행은 처음이었죠."]

난생 처음 온가족이 함께하는 해외여행.

부모님과 형제, 자녀들까지 여덟 명이 함께하는 여행이라 일정을 준비하는 데만 1년이 걸렸는데요.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이날을 비워서 우리 가족 여행을 준비하자 해서 일정을 1년 전부터 준비를 했던 거죠. 이런 여행을 준비했을 때 매달 30만 원씩 3년간 준비를 한 돈이었고."]

그런데 그렇게 기다려 온 여행을 불과 2주 앞두고 예약해 둔 현지 여행사에서 날벼락 같은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이 예약금을 가지고 도주를 했다.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했었고."]

현지 여행사의 한 직원이 김 씨의 여행 경비를 들고 도주했다는 겁니다.

김 씨가 여행 업체 대표 A 씨에게 보낸 경비는 900여만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출국을 2주 앞두고 확인해 보니 숙박은커녕 항공권조차 예약돼 있지 않았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항공권 예약 날짜라든가 리조트 예약 날짜라든가 이런 것들이 좀 정해져서 저희한테 통보를 해 줘야 하는데 계속 차일피일 미루더라고요."]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겠다던 대표는 지난달 28일을 끝으로 아예 연락이 끊겼고, 온가족이 1년 넘게 기다려온 여행은 결국 물거품이 됐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가족들한테 굉장히 미안하고 가족들도 제 눈치를 보고 저도 가족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태죠."]

또 다른 김 모 씨 역시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역시 같은 업체였습니다.

김 씨 가족의 출국일은 지난달 25일.

하지만 여행 이틀 전, 직원이 회삿돈을 들고 도주했다는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도착했고, 김 씨는 부랴부랴 다른 여행사를 통해 다시 돈을 들여 코타키나발루로 떠났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계획한 일정은 완전히 안 된 거고요. 국내 여행사를 통해서 가족 여행을 다시 갔다 왔거든요. 가족여행을 갔다 왔다기보다는 저는 (잠적한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 간 거죠. 가족들은 솔직히 낮에는 놀고 저녁엔 (대표) 찾으러 다녔어요."]

김 씨의 피해액은 335만 원.

정작 코타키나발루에서 3박 5일 동안 틈틈이 잠적한 여행 업체 대표를 찾아다니느라 여행도 망쳤고,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가전제품까지 다 정리하고 팔아서 잠적한 상태였어요. 가족 여행이라는 걸 가려면 한푼 한푼 아껴서 가는 건데 1년 동안 계획한 것이 한순간에 어떤 사람 때문에 다 무너진 거 아니에요. 아이들한테는 완전히 아빠는 사기당한 사람이고."]

꿈에 그리던 가족 여행이 악몽이 된 피해자들은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건수만 모두 16건, 대부분 가족 여행을 준비해 온 터라 피해자 숫자는 더 많습니다.

자, 여기서 궁금함이 생기실 겁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가족 여행을 준비하면서 국내 여행사가 아닌 A 씨의 업체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요?

[여행사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그런 (국내) 여행사들은 사실 우리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어요. 패키지에 우리가 맞춰 가는 거지."]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현지 가이드, 현지 여행사를 끼면 제가 자유롭게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단 말이에요. 어디 가고 싶어, 어디 가고 싶어. 이걸 스케줄을 저희가 (요청)하면 거기에 맞춰서 해 준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사람 같은 경우엔 그걸 완전히 악용한 거예요."]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일정대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건데요.

5년 가까이 운영하며 입소문도 난 터라 만족스런 후기들까지 꼼꼼히 찾아본 사람들은 이 업체를 믿고 예약했습니다.

[이○○/여행사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여행 후기가 계속 올라오고 견적을 내는 데 이 분이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 주시고 이러시더라고요."]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액수는 모두 1억 5천여만 원. 한 가족당 적게는 150만 원. 많게는 2천 6백만 원에 달하는데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1대 1로 고객을 모은 경우도 많아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3월에 여행 계획된 사람이 피해자로 또 나왔고, 앞으로도 4월, 5월 계획했던 사람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죠."]

돈도 돈이지만 가족 여행을 망친 피해자들은 울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칠순을 맞아 25명의 대가족 여행을 계획했던 한 피해자.

[이○○/여행사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엄마는 엄마대로 완전히 나 때문에 그랬다고 자책하고. 의가 상해서 다 남남이 돼 버렸어요. 계속 가슴에 안 좋은 추억으로 정말 기쁘고 행복하고 이런 추억까지도 다 앗아간 사기꾼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코타키나발루 현지 여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라이선스를 가지고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직접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는 열 군데 이내로 알고 있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카페에 라이선스 사본을 올려놓고 확인을 할 수 있게…."]

해외여행 준비하실 때 현지 여행사들을 고르신다면 일단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부터 먼저 보시지 마시고요.

들으신 것처럼 라이선스가 있는지, 등록증 등을 먼저 꼼꼼히 확인하시고 피해 구제 방법이 있는지 등도 알아봐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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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출국 직전 사라진 현지 여행사…가족여행 줄줄이 ‘피해’
    • 입력 2019-02-14 08:38:29
    • 수정2019-02-14 11: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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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해외여행 가실 때 본인이 항공, 숙박권 등을 구입하는 자유 여행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이럴 때,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현지 업체나 가이드를 선택해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지에서 입소문 난 업체라 믿고 예약했는데, 여행을 며칠 앞두고 여행사가 연락 두절됐습니다.

석양이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여행이었습니다.

무슨 일인지,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김 모 씨는 다음주인 오는 19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3대가 함께하는 가족 여행을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려 왔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이렇게 가족 전체가 움직이는 해외여행은 처음이었죠."]

난생 처음 온가족이 함께하는 해외여행.

부모님과 형제, 자녀들까지 여덟 명이 함께하는 여행이라 일정을 준비하는 데만 1년이 걸렸는데요.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이날을 비워서 우리 가족 여행을 준비하자 해서 일정을 1년 전부터 준비를 했던 거죠. 이런 여행을 준비했을 때 매달 30만 원씩 3년간 준비를 한 돈이었고."]

그런데 그렇게 기다려 온 여행을 불과 2주 앞두고 예약해 둔 현지 여행사에서 날벼락 같은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본인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이 예약금을 가지고 도주를 했다. 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했었고."]

현지 여행사의 한 직원이 김 씨의 여행 경비를 들고 도주했다는 겁니다.

김 씨가 여행 업체 대표 A 씨에게 보낸 경비는 900여만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출국을 2주 앞두고 확인해 보니 숙박은커녕 항공권조차 예약돼 있지 않았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항공권 예약 날짜라든가 리조트 예약 날짜라든가 이런 것들이 좀 정해져서 저희한테 통보를 해 줘야 하는데 계속 차일피일 미루더라고요."]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겠다던 대표는 지난달 28일을 끝으로 아예 연락이 끊겼고, 온가족이 1년 넘게 기다려온 여행은 결국 물거품이 됐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가족들한테 굉장히 미안하고 가족들도 제 눈치를 보고 저도 가족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태죠."]

또 다른 김 모 씨 역시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역시 같은 업체였습니다.

김 씨 가족의 출국일은 지난달 25일.

하지만 여행 이틀 전, 직원이 회삿돈을 들고 도주했다는 같은 내용의 메시지가 도착했고, 김 씨는 부랴부랴 다른 여행사를 통해 다시 돈을 들여 코타키나발루로 떠났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계획한 일정은 완전히 안 된 거고요. 국내 여행사를 통해서 가족 여행을 다시 갔다 왔거든요. 가족여행을 갔다 왔다기보다는 저는 (잠적한 대표를) 만나기 위해서 간 거죠. 가족들은 솔직히 낮에는 놀고 저녁엔 (대표) 찾으러 다녔어요."]

김 씨의 피해액은 335만 원.

정작 코타키나발루에서 3박 5일 동안 틈틈이 잠적한 여행 업체 대표를 찾아다니느라 여행도 망쳤고,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가전제품까지 다 정리하고 팔아서 잠적한 상태였어요. 가족 여행이라는 걸 가려면 한푼 한푼 아껴서 가는 건데 1년 동안 계획한 것이 한순간에 어떤 사람 때문에 다 무너진 거 아니에요. 아이들한테는 완전히 아빠는 사기당한 사람이고."]

꿈에 그리던 가족 여행이 악몽이 된 피해자들은 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건수만 모두 16건, 대부분 가족 여행을 준비해 온 터라 피해자 숫자는 더 많습니다.

자, 여기서 궁금함이 생기실 겁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가족 여행을 준비하면서 국내 여행사가 아닌 A 씨의 업체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요?

[여행사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그런 (국내) 여행사들은 사실 우리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어요. 패키지에 우리가 맞춰 가는 거지."]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현지 가이드, 현지 여행사를 끼면 제가 자유롭게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단 말이에요. 어디 가고 싶어, 어디 가고 싶어. 이걸 스케줄을 저희가 (요청)하면 거기에 맞춰서 해 준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 사람 같은 경우엔 그걸 완전히 악용한 거예요."]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는 일정대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건데요.

5년 가까이 운영하며 입소문도 난 터라 만족스런 후기들까지 꼼꼼히 찾아본 사람들은 이 업체를 믿고 예약했습니다.

[이○○/여행사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여행 후기가 계속 올라오고 견적을 내는 데 이 분이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 주시고 이러시더라고요."]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액수는 모두 1억 5천여만 원. 한 가족당 적게는 150만 원. 많게는 2천 6백만 원에 달하는데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1대 1로 고객을 모은 경우도 많아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여행사 사기 피해자 : "3월에 여행 계획된 사람이 피해자로 또 나왔고, 앞으로도 4월, 5월 계획했던 사람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죠."]

돈도 돈이지만 가족 여행을 망친 피해자들은 울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칠순을 맞아 25명의 대가족 여행을 계획했던 한 피해자.

[이○○/여행사 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엄마는 엄마대로 완전히 나 때문에 그랬다고 자책하고. 의가 상해서 다 남남이 돼 버렸어요. 계속 가슴에 안 좋은 추억으로 정말 기쁘고 행복하고 이런 추억까지도 다 앗아간 사기꾼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코타키나발루 현지 여행사 관계자/음성변조 : "라이선스를 가지고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직접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는 열 군데 이내로 알고 있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카페에 라이선스 사본을 올려놓고 확인을 할 수 있게…."]

해외여행 준비하실 때 현지 여행사들을 고르신다면 일단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부터 먼저 보시지 마시고요.

들으신 것처럼 라이선스가 있는지, 등록증 등을 먼저 꼼꼼히 확인하시고 피해 구제 방법이 있는지 등도 알아봐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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