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침체된 경제도 살린다”…中 세뱃돈 ‘홍바오’

입력 2019.02.14 (18:07) 수정 2019.02.1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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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경제가 요즘 별로 좋지 않습니다.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침체 조짐도 보이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중국 나름의 특색있는 세뱃돈 경제가 있다고 하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강민수 특파원, 세뱃돈 경제라면 설 연휴때 세뱃돈 주고 받는 그런 것을 얘기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 설에 해당하는게 중국의 춘절인데요.

중국에서는 이때 '복'이라고 씌여 있는 봉투에 세뱃돈을 담아서 주고 받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빨간색 봉투에 담아줘서 이른바 홍바오라고 하는데요.

중국 답게 그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돈이 워낙 많이 돌고 돌아서 내수 진작, 경기 부양 효과가 날 정도입니다.

[앵커]

글쎄 우리 나라 세뱃돈은 몇 만원 정도 단위인데 중국의 세뱃돈은 좀 단위가 큰가보죠?

[기자]

그야 뭐 각자의 경제력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겠지만, 중국인이 좀 통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올해 춘절에 중국에서 화제가 된 사례는 천지그룹의 정다칭 회장이었는데요.

춘절에 헬기를 타고 고향인 쓰촨성 이롱현이라는 마을에 돌아와서 거액의 홍바오를 뿌렸습니다.

7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위해 학교 운동장에 잔칫상을 차리고, 여기에서 중국돈 천2백만 위안, 우리 돈으로 20억 원 가량의 홍바오를 나눠준 겁니다.

어르신 천여 명이 받아갔는데 많이 받은 분들은 우리 돈으로 천만 원가까이 받았다고 하네요.

[앵커]

받는 사람이야 좋지만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도 같네요?

[기자]

네, 엊그제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아주 진귀한 풍경이 벌어졌는데요.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 본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화면을 보시면 텐센트 그룹 직원들이 홍바오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마화텅 회장과 임원들이 각각 100위안 50위안씩 주는 홍바오를 받기 위해 직원들이 무려 48층까지 줄을 섰습니다.

마 회장에게 직접 홍바오를 받고 싶어서 하루 전날부터 밤새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정확하게 몇 명에게 얼마를 나눠줬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회사 경영자들은 춘절 홍바오를 위해서 미리 큰 돈을 비축해두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도 모바일 결재라든가 전자거래가 더 활성화 돼 있는데 세뱃돈도 그렇게 주고 받지 않나요?

[기자]

네,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이미 중국은 현금 없는 사회에 깊숙히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모바일 결재가 워낙 표준이 되다 보니까 현금을 안받아 문제가 될 정도인데요.

홍바오도 모바일로 주고 받는게 대세입니다.

벌써 지난 2014년이죠, 텐센트의 채팅앱인 위챗이 홍바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중국인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홍바오를 서로 주고 받고 있습니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의 앱에는 200위안 우리 돈으로 3만 2천원 정도 내에서 홍바오를 주고 받는 기능이 모두 탑재가 돼 있습니다.

올해 춘절에는 설 전날 하루에만 온라인 세뱃돈이 35억 위안 우리돈으로 5천 8백억 원 정도 오갔다는 통계도 나와있습니다.

[앵커]

요즘에는 이 홍바오 문화를 상업적으로 과도하게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다던데 맞습니까?

[기자]

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의 인터넷 IT 기업들간 홍바오 마케팅 전쟁이 볼만 합니다.

중국 관영 CCTV에서 섣달 그믐 저녁 방송하는 춘완이란 춘절 특집프로그램에는 홍바오 이벤트가 있는데 여기에 유수의 기업들이 참여합니다.

중국 인터넷 포털 기업 바이두는 여기서 우리돈으로 천 6백억 원이 넘는 홍바오를 시청자들에게 뿌렸구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한자로 '복'자를 스캔하면 추첨을 통해 1인당 최대 850만 원의 홍바오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기획해 대 성공을 거뒀습니다.

약 10억 명에 육박하는 중국의 거대한 전자상거래 시장을 조금이라도 더 장악하기 위해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홍바오를 뿌려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건데요.

일각에서는 전통을 과도하게 상업화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시장은 우리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인 만큼 홍바오 문화를 앞으로 우리도 좀 잘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우리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중국의 웨이신을 통해서 올해 춘제 기간 홍바오를 주고 받은 사람이 무려 8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에 비해서도 7%이상 늘어난 건데요.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거의 모든 중국인, 그리고 중화권으로 이런 문화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춘절 뿐만 아니라 청명절 중추절 어린이날 등 홍바오를 주고 받는 날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중국의 소비 경향 변화에 주목해 전략적인 마케팅을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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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침체된 경제도 살린다”…中 세뱃돈 ‘홍바오’
    • 입력 2019-02-14 18:12:32
    • 수정2019-02-14 18: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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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경제가 요즘 별로 좋지 않습니다.

미국과 무역전쟁으로 침체 조짐도 보이는데요.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중국 나름의 특색있는 세뱃돈 경제가 있다고 하는데요.

베이징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강민수 특파원, 세뱃돈 경제라면 설 연휴때 세뱃돈 주고 받는 그런 것을 얘기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리 설에 해당하는게 중국의 춘절인데요.

중국에서는 이때 '복'이라고 씌여 있는 봉투에 세뱃돈을 담아서 주고 받는 풍습이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빨간색 봉투에 담아줘서 이른바 홍바오라고 하는데요.

중국 답게 그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돈이 워낙 많이 돌고 돌아서 내수 진작, 경기 부양 효과가 날 정도입니다.

[앵커]

글쎄 우리 나라 세뱃돈은 몇 만원 정도 단위인데 중국의 세뱃돈은 좀 단위가 큰가보죠?

[기자]

그야 뭐 각자의 경제력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겠지만, 중국인이 좀 통이 큰 것은 사실입니다.

올해 춘절에 중국에서 화제가 된 사례는 천지그룹의 정다칭 회장이었는데요.

춘절에 헬기를 타고 고향인 쓰촨성 이롱현이라는 마을에 돌아와서 거액의 홍바오를 뿌렸습니다.

7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위해 학교 운동장에 잔칫상을 차리고, 여기에서 중국돈 천2백만 위안, 우리 돈으로 20억 원 가량의 홍바오를 나눠준 겁니다.

어르신 천여 명이 받아갔는데 많이 받은 분들은 우리 돈으로 천만 원가까이 받았다고 하네요.

[앵커]

받는 사람이야 좋지만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것도 같네요?

[기자]

네, 엊그제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아주 진귀한 풍경이 벌어졌는데요.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 본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화면을 보시면 텐센트 그룹 직원들이 홍바오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마화텅 회장과 임원들이 각각 100위안 50위안씩 주는 홍바오를 받기 위해 직원들이 무려 48층까지 줄을 섰습니다.

마 회장에게 직접 홍바오를 받고 싶어서 하루 전날부터 밤새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정확하게 몇 명에게 얼마를 나눠줬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의 회사 경영자들은 춘절 홍바오를 위해서 미리 큰 돈을 비축해두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도 모바일 결재라든가 전자거래가 더 활성화 돼 있는데 세뱃돈도 그렇게 주고 받지 않나요?

[기자]

네,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이미 중국은 현금 없는 사회에 깊숙히 들어가 있는 상태입니다.

모바일 결재가 워낙 표준이 되다 보니까 현금을 안받아 문제가 될 정도인데요.

홍바오도 모바일로 주고 받는게 대세입니다.

벌써 지난 2014년이죠, 텐센트의 채팅앱인 위챗이 홍바오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중국인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홍바오를 서로 주고 받고 있습니다.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등의 앱에는 200위안 우리 돈으로 3만 2천원 정도 내에서 홍바오를 주고 받는 기능이 모두 탑재가 돼 있습니다.

올해 춘절에는 설 전날 하루에만 온라인 세뱃돈이 35억 위안 우리돈으로 5천 8백억 원 정도 오갔다는 통계도 나와있습니다.

[앵커]

요즘에는 이 홍바오 문화를 상업적으로 과도하게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다던데 맞습니까?

[기자]

네, 텐센트와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의 인터넷 IT 기업들간 홍바오 마케팅 전쟁이 볼만 합니다.

중국 관영 CCTV에서 섣달 그믐 저녁 방송하는 춘완이란 춘절 특집프로그램에는 홍바오 이벤트가 있는데 여기에 유수의 기업들이 참여합니다.

중국 인터넷 포털 기업 바이두는 여기서 우리돈으로 천 6백억 원이 넘는 홍바오를 시청자들에게 뿌렸구요.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한자로 '복'자를 스캔하면 추첨을 통해 1인당 최대 850만 원의 홍바오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기획해 대 성공을 거뒀습니다.

약 10억 명에 육박하는 중국의 거대한 전자상거래 시장을 조금이라도 더 장악하기 위해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홍바오를 뿌려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건데요.

일각에서는 전통을 과도하게 상업화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시장은 우리에게도 매력적인 시장인 만큼 홍바오 문화를 앞으로 우리도 좀 잘 이용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네, 우리의 카카오톡에 해당하는 중국의 웨이신을 통해서 올해 춘제 기간 홍바오를 주고 받은 사람이 무려 8억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에 비해서도 7%이상 늘어난 건데요.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거의 모든 중국인, 그리고 중화권으로 이런 문화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춘절 뿐만 아니라 청명절 중추절 어린이날 등 홍바오를 주고 받는 날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중국의 소비 경향 변화에 주목해 전략적인 마케팅을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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