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돋보기] 5선 의원 ‘킨징어’…군복무 위해 멕시코 국경으로 간 이유

입력 2019.02.15 (15:36) 수정 2019.02.1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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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킨징어 미 연방하원의원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애덤 킨징어 미 연방하원의원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용감한 청년, 그대 이름은 애덤 킨징어…훗날 연방의원 돼

2006년 여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시내 한복판. 강도가 한 여성의 목에 칼을 겨눈 채 그녀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급박한 상황. 길가던 시민은 물론 경찰도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8살 청년이 강도에게 달려들었다. 칼을 휘두르는 상대와의 숨막히는 격투 끝에 이 청년은 강도를 제압하고 여성은 목숨을 건졌다. 이 청년의 이름은 애덤 킨징어. 4년 뒤인 2010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일리노이주 지역구에서 5선째 달리고 있다. 1978년 2월 27일생, 2019년 2월 현재 만 40세인 젊은 의원이다. 2006년 위스콘신주 적십자사는 이 용감한 시민 애덤 킨징어를 '올해의 영웅'으로 선포하고 미국 공군과 방위군 또한 킨징어에게 메달과 훈장을 수여했다. 당시 킨징어는 "내가 칼에 찔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지만, 죽음의 위기에 몰린 여성을 보자,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중령, 정찰기 조종사이기도 한 애덤 킨징어 의원 (사진 출처 CNN)육군 중령, 정찰기 조종사이기도 한 애덤 킨징어 의원 (사진 출처 CNN)

킨징어 의원, 가장 ‘아름다운’ 의원들 5위에 올라

의회 전문지 힐(Hill)은 2011년 가장 아름다운 의원 50인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초선 의원이던 킨징어가 5위에 올랐다. 힐은 킨징어가 '의회의 톰 크루즈'라고 불린다면서, 이 젊은 의원이 이미 미 공군기를 몰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킨징어가 아름다운 의원 상위에 뽑힌 것이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니라 그의 경력, 특히 애국심이 점수를 받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킨징어, 연방의원직과 군인직을 병행

그렇다. 애덤 킨징어는 의원이면서 동시에 군인이다. 대학 졸업 직후인 2003년 미군에 입대했고 이후 남아프리카 공화국, 괌 등에서 근무했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는 정찰기를 몰면서 전장을 누볐고 소위로 시작한 계급은 군 경력이 쌓이면서 차차 올라 현재 중령이다. 소속은 리저브 (Reserve) 즉 예비군이다. 다만 미국의 리저브는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예비군과는 다르다. 미국 육사를 졸업한 주미대사관 국방무관 표세우 장군은 "미국의 리저브에는 1년 365일 군 복무만 하는 '전업 군인'과 일정 기간만 군 복무를 하는 '파트타임 군인'이 함께 있다. 리저브 소속 군인 대부분이 파트타임 군인인데, 국방부와 계약에 따라 1년의 일정 기간 군 복무를 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본래 직업과 병행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입국을 위해 멕시코 국경의 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한 중남미 이민자들미국 입국을 위해 멕시코 국경의 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한 중남미 이민자들

“킨징어 의원, 멕시코 국경에서 군 복무…정찰기 조종 임무”

결국 킨징어 의원이 연방의원과 군 장교를 겸직하는 게 가능하고 또 그러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킨징어 의원이 항공 방위군 조종사 임무를 띠고 멕시코 국경에 배치됐다고 CNN과 USA 투데이 등 미 언론이 2월 13일 보도했다. 킨징어 의원실은 의원이 정찰기를 조종할 것이며 의원이 군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도 워싱턴 DC 의원 사무실과 일리노이 지역구 사무실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고 밝혔다. 의회가 회기 중이고 중요한 표결도 있고 하지만 킨징어 의원은 일단 당분간 의회 관련 일은 보좌진들에게 맡겨놓고 군인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방법은 다양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간단명료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 (2018년 11월)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 (2018년 11월)

매티스, “스파이서! 한 번만 더 전화하면 아프간 전선으로 보낼 것”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6개월 동안 백악관 대변인 직을 맡겼던 숀 스파이서, 트럼프는 스파이서를 임명한 직후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스파이서도 미 해군 예비군 장교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이 백악관 실력자가 지난해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혼쭐이 났다. 사연은 이렇다. 스파이서가 제법 곤란한 요청을 국방부 측에 계속했고 국방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어렵다고 거부했다. 그런데도 백악관을 등에 업은 스파이서가 끈질기게 전화를 하자, 매티스 장관이 이렇게 경고했다. "스파이서! 한 번만 더 이 일로 전화하면 바로 아프간 전장으로 보내겠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 철군 문제를 놓고 트럼프와 충돌을 빚은 끝에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사표를 던졌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퇴 서한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견해가 더 잘 맞는 국방장관을 둘 권리가 있다. 내가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다”라고 썼다.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퇴 서한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견해가 더 잘 맞는 국방장관을 둘 권리가 있다. 내가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다”라고 썼다.

미국, 목숨 바쳐 나라 지킨 군인 최대한 예우

미국 국민들의 군인 사랑은 대단하고 군인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 세계를 경영하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야 그 충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미국이라는 나라는 군인들을 영웅시하면서 기회 날 때마다 애국심을 고취시킨다. 임무 중 목숨을 잃은 군인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를 갖추고 유족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서 대통령이 직접 고개 숙이고 유족들 마음을 어루만진다. 실제로 자식이나 남편, 아버지를 떠나보낸 가족들은 매우 슬퍼하기는 하지만 국가를 원망하기보다는 고인을 자랑스러워한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장례식 (2018년 9월 1일, 워싱턴 국립성당)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장례식 (2018년 9월 1일, 워싱턴 국립성당)

“전쟁 영웅 존 매케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미국인”

지난해 별세한 조지 H W 부시, 즉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전 상원 군사위원장의 공통점은 실제 전투에 참여했고 전투기가 추락했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부시는 2차 세계대전, 매케인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특히 월맹군이 매케인의 부친이 당시 태평양함대 사령관이라는 것을 알아낸 뒤 무언가를 얻어내려고 매케인 석방을 제안했지만, 매케인 본인이 거부했고 결국 5년 동안이나 포로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매케인이 석방을 거부한 이유는 "나보다 포로생활을 더 오래 한 사람들을 뒤로하고 나 혼자 풀려날 수는 없다"는 거였다. 늘 후방이 아닌 최전선에서 싸웠다는 전쟁 영웅 매케인에게 '최고의 애국자'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미국인'이란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다.

자신의 대선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전 의원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 오바마는 “매케인 의원은 국익을 위해선 정치적 편의주의나 당파적 이익을 초월했다”며 고인을 기렸다.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일각에서 오바마의 인종 문제를 거론하자, 매케인은 “오바마는 점잖은 가정의 훌륭한 미국 시민”이라고 옹호했고, 첫 흑인 대통령 탄생 뒤 패배 승복 연설에선 “오늘 밤 미국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민이 됐다”고 말했다.자신의 대선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전 의원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 오바마는 “매케인 의원은 국익을 위해선 정치적 편의주의나 당파적 이익을 초월했다”며 고인을 기렸다.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일각에서 오바마의 인종 문제를 거론하자, 매케인은 “오바마는 점잖은 가정의 훌륭한 미국 시민”이라고 옹호했고, 첫 흑인 대통령 탄생 뒤 패배 승복 연설에선 “오늘 밤 미국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민이 됐다”고 말했다.

노블리제 오블리주…한국판 매케인. 한국판 킨징어 기대

매케인은 대선 후보 시절엔 이라크 파병에 대한 부정적 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인 이라크 미군 증강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국이 전쟁에서 지는 것보다는 내가 선거에서 지는 게 낫다." 손바닥 뒤집 듯하며 인기 영합에 집착하는 일부 국내 정치인들을 보면서 한국판 존 매케인, 한국판 애덤 킨징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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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킨징어 미 연방하원의원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용감한 청년, 그대 이름은 애덤 킨징어…훗날 연방의원 돼

2006년 여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시내 한복판. 강도가 한 여성의 목에 칼을 겨눈 채 그녀를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급박한 상황. 길가던 시민은 물론 경찰도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8살 청년이 강도에게 달려들었다. 칼을 휘두르는 상대와의 숨막히는 격투 끝에 이 청년은 강도를 제압하고 여성은 목숨을 건졌다. 이 청년의 이름은 애덤 킨징어. 4년 뒤인 2010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일리노이주 지역구에서 5선째 달리고 있다. 1978년 2월 27일생, 2019년 2월 현재 만 40세인 젊은 의원이다. 2006년 위스콘신주 적십자사는 이 용감한 시민 애덤 킨징어를 '올해의 영웅'으로 선포하고 미국 공군과 방위군 또한 킨징어에게 메달과 훈장을 수여했다. 당시 킨징어는 "내가 칼에 찔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지만, 죽음의 위기에 몰린 여성을 보자,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중령, 정찰기 조종사이기도 한 애덤 킨징어 의원 (사진 출처 CNN)
킨징어 의원, 가장 ‘아름다운’ 의원들 5위에 올라

의회 전문지 힐(Hill)은 2011년 가장 아름다운 의원 50인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초선 의원이던 킨징어가 5위에 올랐다. 힐은 킨징어가 '의회의 톰 크루즈'라고 불린다면서, 이 젊은 의원이 이미 미 공군기를 몰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킨징어가 아름다운 의원 상위에 뽑힌 것이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니라 그의 경력, 특히 애국심이 점수를 받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킨징어, 연방의원직과 군인직을 병행

그렇다. 애덤 킨징어는 의원이면서 동시에 군인이다. 대학 졸업 직후인 2003년 미군에 입대했고 이후 남아프리카 공화국, 괌 등에서 근무했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는 정찰기를 몰면서 전장을 누볐고 소위로 시작한 계급은 군 경력이 쌓이면서 차차 올라 현재 중령이다. 소속은 리저브 (Reserve) 즉 예비군이다. 다만 미국의 리저브는 전원 민간인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예비군과는 다르다. 미국 육사를 졸업한 주미대사관 국방무관 표세우 장군은 "미국의 리저브에는 1년 365일 군 복무만 하는 '전업 군인'과 일정 기간만 군 복무를 하는 '파트타임 군인'이 함께 있다. 리저브 소속 군인 대부분이 파트타임 군인인데, 국방부와 계약에 따라 1년의 일정 기간 군 복무를 하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본래 직업과 병행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입국을 위해 멕시코 국경의 도시 티후아나에 도착한 중남미 이민자들
“킨징어 의원, 멕시코 국경에서 군 복무…정찰기 조종 임무”

결국 킨징어 의원이 연방의원과 군 장교를 겸직하는 게 가능하고 또 그러고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킨징어 의원이 항공 방위군 조종사 임무를 띠고 멕시코 국경에 배치됐다고 CNN과 USA 투데이 등 미 언론이 2월 13일 보도했다. 킨징어 의원실은 의원이 정찰기를 조종할 것이며 의원이 군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도 워싱턴 DC 의원 사무실과 일리노이 지역구 사무실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고 밝혔다. 의회가 회기 중이고 중요한 표결도 있고 하지만 킨징어 의원은 일단 당분간 의회 관련 일은 보좌진들에게 맡겨놓고 군인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방법은 다양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간단명료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대목이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 (2018년 11월)
매티스, “스파이서! 한 번만 더 전화하면 아프간 전선으로 보낼 것”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6개월 동안 백악관 대변인 직을 맡겼던 숀 스파이서, 트럼프는 스파이서를 임명한 직후 후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스파이서도 미 해군 예비군 장교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이 백악관 실력자가 지난해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혼쭐이 났다. 사연은 이렇다. 스파이서가 제법 곤란한 요청을 국방부 측에 계속했고 국방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어렵다고 거부했다. 그런데도 백악관을 등에 업은 스파이서가 끈질기게 전화를 하자, 매티스 장관이 이렇게 경고했다. "스파이서! 한 번만 더 이 일로 전화하면 바로 아프간 전장으로 보내겠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매티스 장관은 시리아 철군 문제를 놓고 트럼프와 충돌을 빚은 끝에 지난해 12월 전격적으로 사표를 던졌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사퇴 서한 (2018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견해가 더 잘 맞는 국방장관을 둘 권리가 있다. 내가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다”라고 썼다.
미국, 목숨 바쳐 나라 지킨 군인 최대한 예우

미국 국민들의 군인 사랑은 대단하고 군인들의 자부심 또한 크다. 세계를 경영하는 미국 입장에서 보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들을 잘 챙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야 그 충성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다 보니 미국이라는 나라는 군인들을 영웅시하면서 기회 날 때마다 애국심을 고취시킨다. 임무 중 목숨을 잃은 군인에게 국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를 갖추고 유족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서 대통령이 직접 고개 숙이고 유족들 마음을 어루만진다. 실제로 자식이나 남편, 아버지를 떠나보낸 가족들은 매우 슬퍼하기는 하지만 국가를 원망하기보다는 고인을 자랑스러워한다.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 장례식 (2018년 9월 1일, 워싱턴 국립성당)
“전쟁 영웅 존 매케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미국인”

지난해 별세한 조지 H W 부시, 즉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존 매케인 전 상원 군사위원장의 공통점은 실제 전투에 참여했고 전투기가 추락했지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것이다. 부시는 2차 세계대전, 매케인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특히 월맹군이 매케인의 부친이 당시 태평양함대 사령관이라는 것을 알아낸 뒤 무언가를 얻어내려고 매케인 석방을 제안했지만, 매케인 본인이 거부했고 결국 5년 동안이나 포로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매케인이 석방을 거부한 이유는 "나보다 포로생활을 더 오래 한 사람들을 뒤로하고 나 혼자 풀려날 수는 없다"는 거였다. 늘 후방이 아닌 최전선에서 싸웠다는 전쟁 영웅 매케인에게 '최고의 애국자'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미국인'이란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다.

자신의 대선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전 의원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하는 오바마 전 대통령. 오바마는 “매케인 의원은 국익을 위해선 정치적 편의주의나 당파적 이익을 초월했다”며 고인을 기렸다.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일각에서 오바마의 인종 문제를 거론하자, 매케인은 “오바마는 점잖은 가정의 훌륭한 미국 시민”이라고 옹호했고, 첫 흑인 대통령 탄생 뒤 패배 승복 연설에선 “오늘 밤 미국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국민이 됐다”고 말했다.
노블리제 오블리주…한국판 매케인. 한국판 킨징어 기대

매케인은 대선 후보 시절엔 이라크 파병에 대한 부정적 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인 이라크 미군 증강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국이 전쟁에서 지는 것보다는 내가 선거에서 지는 게 낫다." 손바닥 뒤집 듯하며 인기 영합에 집착하는 일부 국내 정치인들을 보면서 한국판 존 매케인, 한국판 애덤 킨징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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