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월드컵’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입력 2019.02.15 (16:07) 수정 2019.02.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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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월드컵’으로 불리는 새로운 데이비스컵 조 추첨식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다.

2019년은 세계 테니스계에 커다란 변혁의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는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개편된 데이비스컵이 개막한다. 전 세계 18개 국가가 3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8강부터 토너먼트를 치러 대망의 결승전에서 우승국을 가리는 방식이다. 매년 11월은 그러니까 '테니스 월드컵'이 열리는 셈이다.

기존 데이비스컵 방식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1900년에 시작돼 12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데이비스컵은 지난해까지 2월과 4월, 9월과 11월에 걸쳐 대륙별 맞대결이 진행되다, 마지막 11월에 살아남은 최후의 2개 국가 가운데 한 곳에서 결승 단판 승부로 우승자를 가렸다.

지난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초대 '테니스 월드컵'의 조 추첨이 진행됐다. 축구 월드컵 조 추첨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지난해 우승팀인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부터 험난한 대진을 받아들였다.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이 속해 있는 스페인과 B조에서 만난다.

B조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크로아티아와 스페인 외에도 또 다른 강국인 러시아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최근 떠오르는 신성 하렌 하차노프(23)와 다닐 메드베데프(23)가 뛰고 있어 우승 후보로 꼽힐 만하다.

2019년 데이비스컵 본선 조 추첨 결과2019년 데이비스컵 본선 조 추첨 결과

이른바 '뉴 데이비스컵'의 흥미로운 점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축구스타 제라드 피케가 주도했다는 점이다. 피케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코스모스'의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국제테니스연맹(ITF)과 협약을 체결했다. 코스모스는 무려 25년간 ITF와 장기 후원 계약을 맺는 등 테니스의 국제화에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조 추첨식에 참석한 피케는 "어렸을 때 축구와 테니스를 모두 좋아했지만 결국 축구를 조금 더 잘해서 축구를 선택했다. 나는 오랜 기간 테니스팬이었고 데이비스컵이 미래에 더 훌륭한 대회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축구 스타 제라드 피케가 데이비스컵 조 추첨식에 참석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스페인의 축구 스타 제라드 피케가 데이비스컵 조 추첨식에 참석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처음 출범한 테니스 월드컵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우선 톱스타들의 대거 불참이 예상된다.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는 자신이 주최하고 후원하는 '레이버컵'에 주력하기 위해 연말 데이비스컵 불참을 선언했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도 아직 분명한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독일의 떠오르는 신성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아예 "시즌이 끝난 뒤 데이비스컵을 치르면 선수 입장에서 너무 피곤하다"며 보이콧 의사를 천명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도 이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ATP는 ITF와는 별도로 국가별 단체전 대회를 내년부터 주최하기로 결정했는데, 개최 시기와 방식이 데이비스컵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테니스 대표팀은 데이비스컵 본선에 언제 참가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내후년은 되어야 가능하다. 대표팀은 현재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간판스타 정현이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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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니스 월드컵’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 입력 2019-02-15 16:07:06
    • 수정2019-02-15 16:08:18
    취재K
▲‘테니스 월드컵’으로 불리는 새로운 데이비스컵 조 추첨식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다.

2019년은 세계 테니스계에 커다란 변혁의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는 11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개편된 데이비스컵이 개막한다. 전 세계 18개 국가가 3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8강부터 토너먼트를 치러 대망의 결승전에서 우승국을 가리는 방식이다. 매년 11월은 그러니까 '테니스 월드컵'이 열리는 셈이다.

기존 데이비스컵 방식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1900년에 시작돼 12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데이비스컵은 지난해까지 2월과 4월, 9월과 11월에 걸쳐 대륙별 맞대결이 진행되다, 마지막 11월에 살아남은 최후의 2개 국가 가운데 한 곳에서 결승 단판 승부로 우승자를 가렸다.

지난 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초대 '테니스 월드컵'의 조 추첨이 진행됐다. 축구 월드컵 조 추첨과 비슷한 방식이었다. 지난해 우승팀인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부터 험난한 대진을 받아들였다.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이 속해 있는 스페인과 B조에서 만난다.

B조는 그야말로 죽음의 조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크로아티아와 스페인 외에도 또 다른 강국인 러시아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최근 떠오르는 신성 하렌 하차노프(23)와 다닐 메드베데프(23)가 뛰고 있어 우승 후보로 꼽힐 만하다.

2019년 데이비스컵 본선 조 추첨 결과
이른바 '뉴 데이비스컵'의 흥미로운 점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축구스타 제라드 피케가 주도했다는 점이다. 피케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스포츠 매니지먼트사인 '코스모스'의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국제테니스연맹(ITF)과 협약을 체결했다. 코스모스는 무려 25년간 ITF와 장기 후원 계약을 맺는 등 테니스의 국제화에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조 추첨식에 참석한 피케는 "어렸을 때 축구와 테니스를 모두 좋아했지만 결국 축구를 조금 더 잘해서 축구를 선택했다. 나는 오랜 기간 테니스팬이었고 데이비스컵이 미래에 더 훌륭한 대회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축구 스타 제라드 피케가 데이비스컵 조 추첨식에 참석해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의욕적으로 처음 출범한 테니스 월드컵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우선 톱스타들의 대거 불참이 예상된다. 테니스황제 로저 페더러는 자신이 주최하고 후원하는 '레이버컵'에 주력하기 위해 연말 데이비스컵 불참을 선언했다.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도 아직 분명한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독일의 떠오르는 신성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아예 "시즌이 끝난 뒤 데이비스컵을 치르면 선수 입장에서 너무 피곤하다"며 보이콧 의사를 천명했다.

남자프로테니스(ATP)도 이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ATP는 ITF와는 별도로 국가별 단체전 대회를 내년부터 주최하기로 결정했는데, 개최 시기와 방식이 데이비스컵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테니스 대표팀은 데이비스컵 본선에 언제 참가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내후년은 되어야 가능하다. 대표팀은 현재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간판스타 정현이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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