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K] 생활 속 난제? 세탁 세제 얼마만큼 넣으면 될까

입력 2019.02.16 (08:08) 수정 2019.02.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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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는 냉장고와 함께 일상생활의 필수 가전으로 꼽힙니다. 신혼부부 혼수에도 빠지지 않는 품목이고, 자취방 원룸에도 세탁기 한 대씩은 있기 마련입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봐도 우리나라 가구당 세탁기 수는 0.98대(2014년 기준)로 우리나라에만 2,000만 대 정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횟수도 적지 않겠죠. 2017년 애경산업과 리서치앤리서치가 국내 25~54세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사람들은 일주일간 평균 3.12회 세탁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만큼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의외로 세제를 적당히 쓰는 게 맞는지는 의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20살 무렵 대학 기숙사에서 살게 되면서 이 문제를 마주했는데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뾰족한 해답이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사소하지만 누구나 겪게 되는 고민, 그래서 따져봤습니다.

세제 많이 넣으면 빨래가 잘 될까?


적정 세제량은 세제 겉봉에 적혀 있습니다. 세탁량(kg), 물의 양(L)이 나와 있고 그에 맞는 세제량이 g 단위로 표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세탁량이 몇 kg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매번 빨랫감을 모아 무게를 달아볼 수도 없고, 게다가 물(L)이라는 변수까지 있으니 더 헷갈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많은 사람이 여기서 세제를 조금 더 넉넉히 넣는 선에서 타협합니다. 세제가 부족하면 아무래도 때가 덜 빠질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바람직한 방법일까요?

우선 세제를 더 넣는다고 해서 그만큼 세정 효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동필 한국소비자원 화학환경팀장은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세제량이 많다고 세척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세제에 표시된 정량을 넣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세제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문제가 발생합니다. 헹굼 과정에서 세제가 제대로 물에 씻겨나가지 않아 옷감에 그대로 남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세제에 남아있던 계면활성제가 피부에 닿게 되면 몸에 필요한 기름기까지 제거해버려 피부를 자극한다"라며 "세제를 많이 넣었다면 세제 찌꺼기가 옷감에 남지 않도록 충분히 물로 헹궈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모로 세제는 '정량(正量)'을 넣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라면 물 맞추듯 적정 세제량을 구해보자

적정 세제량을 구하려면 세탁량(kg)을 알아야 합니다. 세탁량에 맞춰서 세제량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세탁량은 순수 옷감의 무게를 뜻합니다. 세탁물에 적시기 전 빨래통에 들어있던 상태의 무게입니다.

그러면 옷감의 무게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제시한 세탁물 무게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외투부터 상의, 하의, 속옷, 양말까지 어림잡은 무게를 정해놨는데 남방은 약 300g, 청바지는 약 600g, 속옷은 약 130g이네요.

출처 : 국가기술표준원출처 : 국가기술표준원

하지만 일일이 옷감 무게를 더하고 있을 순 없는 법.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7kg을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7kg은 세탁물 무게 가이드에 맞춰 4인 가족이 한 번 세탁기를 돌릴 때 사용되는 옷감의 무게로 국가기술표준원이 정한 기준입니다. 바지 4장에 남방 4장, 와이셔츠, 속옷, 수건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출처 : 국가기술표준원출처 : 국가기술표준원

계량컵도 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표준원 지침에 따라 시중 제품들은 7kg 기준에 맞게 계량컵을 통일했습니다.(3kg에 대한 눈금 선도 계량컵에 표시돼 있습니다)

1~2인 가구라면 3kg 정도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4인 가족 기준이 7kg이니 산술적으로 그 절반 정도가 적절해 보입니다.

세제 적정량에 표시된 물의 양은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고 합니다. 세탁기가 옷감의 무게를 감지해 자동으로 맞춰주거든요. 이 점은 전자동 세탁기(흔히 말하는 통돌이)나 드럼 세탁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심코 더 넣은 세제 한 스푼, 막대한 비용으로

7kg 남짓한 옷감을 세탁하려면 드럼 세탁기 기준 물 20여 리터, 통돌이 세탁기 기준 60여 리터의 물이 사용됩니다. (세탁 방식 때문에 통돌이 세탁기의 사용량이 훨씬 많은 편입니다) 세제 한 스푼을 더 넣으면 제대로 헹구기 위해서 다시 수십 리터의 물이 더 필요한 것이죠.

우리나라 2,000만 가구에서 이렇게 일주일에 세 번씩 세탁기를 돌린다고 했을 때 그 비용은 그야말로 엄청날 것 같습니다. 추가 헹굼으로 낭비되는 물의 양이 연간 평균 1천 억(!) 리터가 넘는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세제 적정량을 몰라서 혹은 찌든 때를 확실히 빼기 위해서 세제를 더 넣고 헹굼을 추가하는 건 사회적으로도 큰 낭비입니다. 개인으로 보더라도 세제 값과 전기료, 수도세 등이 낭비되죠. 덜 헹궈지게 되면 피부염도 생기고요.

세탁 세제, 이제 필요 이상으로 넣지 말고 옷 무게에 맞춰 적정량만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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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16 08:08:52
    • 수정2019-02-16 11:36:15
    지식K
세탁기는 냉장고와 함께 일상생활의 필수 가전으로 꼽힙니다. 신혼부부 혼수에도 빠지지 않는 품목이고, 자취방 원룸에도 세탁기 한 대씩은 있기 마련입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봐도 우리나라 가구당 세탁기 수는 0.98대(2014년 기준)로 우리나라에만 2,000만 대 정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횟수도 적지 않겠죠. 2017년 애경산업과 리서치앤리서치가 국내 25~54세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사람들은 일주일간 평균 3.12회 세탁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만큼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의외로 세제를 적당히 쓰는 게 맞는지는 의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 20살 무렵 대학 기숙사에서 살게 되면서 이 문제를 마주했는데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뾰족한 해답이 나오질 않고 있습니다. 사소하지만 누구나 겪게 되는 고민, 그래서 따져봤습니다.

세제 많이 넣으면 빨래가 잘 될까?


적정 세제량은 세제 겉봉에 적혀 있습니다. 세탁량(kg), 물의 양(L)이 나와 있고 그에 맞는 세제량이 g 단위로 표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세탁량이 몇 kg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매번 빨랫감을 모아 무게를 달아볼 수도 없고, 게다가 물(L)이라는 변수까지 있으니 더 헷갈립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많은 사람이 여기서 세제를 조금 더 넉넉히 넣는 선에서 타협합니다. 세제가 부족하면 아무래도 때가 덜 빠질 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바람직한 방법일까요?

우선 세제를 더 넣는다고 해서 그만큼 세정 효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동필 한국소비자원 화학환경팀장은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세제량이 많다고 세척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므로 세제에 표시된 정량을 넣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세제가 지나치게 많을 경우 문제가 발생합니다. 헹굼 과정에서 세제가 제대로 물에 씻겨나가지 않아 옷감에 그대로 남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세제에 남아있던 계면활성제가 피부에 닿게 되면 몸에 필요한 기름기까지 제거해버려 피부를 자극한다"라며 "세제를 많이 넣었다면 세제 찌꺼기가 옷감에 남지 않도록 충분히 물로 헹궈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모로 세제는 '정량(正量)'을 넣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라면 물 맞추듯 적정 세제량을 구해보자

적정 세제량을 구하려면 세탁량(kg)을 알아야 합니다. 세탁량에 맞춰서 세제량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세탁량은 순수 옷감의 무게를 뜻합니다. 세탁물에 적시기 전 빨래통에 들어있던 상태의 무게입니다.

그러면 옷감의 무게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제시한 세탁물 무게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외투부터 상의, 하의, 속옷, 양말까지 어림잡은 무게를 정해놨는데 남방은 약 300g, 청바지는 약 600g, 속옷은 약 130g이네요.

출처 : 국가기술표준원
하지만 일일이 옷감 무게를 더하고 있을 순 없는 법.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7kg을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7kg은 세탁물 무게 가이드에 맞춰 4인 가족이 한 번 세탁기를 돌릴 때 사용되는 옷감의 무게로 국가기술표준원이 정한 기준입니다. 바지 4장에 남방 4장, 와이셔츠, 속옷, 수건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출처 : 국가기술표준원
계량컵도 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표준원 지침에 따라 시중 제품들은 7kg 기준에 맞게 계량컵을 통일했습니다.(3kg에 대한 눈금 선도 계량컵에 표시돼 있습니다)

1~2인 가구라면 3kg 정도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4인 가족 기준이 7kg이니 산술적으로 그 절반 정도가 적절해 보입니다.

세제 적정량에 표시된 물의 양은 신경 쓰지 않아도 좋다고 합니다. 세탁기가 옷감의 무게를 감지해 자동으로 맞춰주거든요. 이 점은 전자동 세탁기(흔히 말하는 통돌이)나 드럼 세탁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심코 더 넣은 세제 한 스푼, 막대한 비용으로

7kg 남짓한 옷감을 세탁하려면 드럼 세탁기 기준 물 20여 리터, 통돌이 세탁기 기준 60여 리터의 물이 사용됩니다. (세탁 방식 때문에 통돌이 세탁기의 사용량이 훨씬 많은 편입니다) 세제 한 스푼을 더 넣으면 제대로 헹구기 위해서 다시 수십 리터의 물이 더 필요한 것이죠.

우리나라 2,000만 가구에서 이렇게 일주일에 세 번씩 세탁기를 돌린다고 했을 때 그 비용은 그야말로 엄청날 것 같습니다. 추가 헹굼으로 낭비되는 물의 양이 연간 평균 1천 억(!) 리터가 넘는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세제 적정량을 몰라서 혹은 찌든 때를 확실히 빼기 위해서 세제를 더 넣고 헹굼을 추가하는 건 사회적으로도 큰 낭비입니다. 개인으로 보더라도 세제 값과 전기료, 수도세 등이 낭비되죠. 덜 헹궈지게 되면 피부염도 생기고요.

세탁 세제, 이제 필요 이상으로 넣지 말고 옷 무게에 맞춰 적정량만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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