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2차 북미회담 준비 한창…“아직 난제 남아 있어”

입력 2019.02.16 (07:49) 수정 2019.02.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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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2월 16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대하는 북한과 미국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로켓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반면, 북한은 회담 개최 사실도 보도하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주 북미 2차 실무협상을 시작으로 핵심 사안에 대한 두 나라 협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 <이슈&한반도>는 회담 준비 작업에 들어간 베트남 현지 모습과 진검 승부를 앞둔 북미 두 나라의 표정 살펴봤습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의 검은색 관용차가 행사장으로 들어서자 군 장병들이 일제히 환호합니다.

지난 8일,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1주년을 맞아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모습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군의 경제 건설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9일 :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의 관건적인 해인 올해에 인민군대가 한몫 단단히 해야한다고 강조하신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군사 강국보다는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겁니다.
지난해 건군절에선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연설하고 전략무기를 과시하기도 했던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2월 :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1mm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들지 못하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올해는 열병식 대신 공훈국가합창단의 공연이 곁들여진 연회로 건군절을 기념했습니다.

[북한 노래 ‘사회주의 지키세’ : "검은 구름 몰아치고 유혹의 바람 불어도, 향도성 따라서 사회주의 나간다."]

수차례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공연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자신이 친필 서명을 한 체제 선전곡, ‘우리의 국기’가 나오자 노래를 따라 부르며 손동작을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와 함께,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속도가 붙자 불안해하는 군부를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무대로 하노이가 낙점되면서, 회담 준비 작업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협의하기 위해 베트남 외교장관이 평양을 방문했고, 하노이에서는 북미 양측이 숙소와 경호 사항들을 점검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북한은 2차 북미회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긴 설 연휴를 끝낸 베트남 하노이. 관공서와 학교들이 문을 열었고, 거리의 교통 체증도 다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도 눈에 띕니다.

거리 곳곳 경찰들의 수가 평소보다 늘었고, 북미 회담장소로 유력한 국립 컨벤션센터는 경비가 한층 강화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들 역시 촬영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보안이 강화됐거나, 예약을 받지 않는 모습입니다.

[크라운 플라자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그 기간에 정부가 예약을 해서 정부를 위해 방을 비워 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미 회담을 전후로 한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 방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사된다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1964년 베트남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래 55년 만에 북-베트남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조선중앙TV/2016년 7월 : "호지명(호치민) 주석은 수령님보다 나이가 22살이나 위였으나 우리 수령님의 숭고한 국제주의적 의리에 감격하여..."]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해 11월 말 베트남을 다녀갔습니다.

이 때 베트남 개혁, 개방 모델인 이른바 ‘도이머이’ 현장도 미리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팜 빈 민 베트남 외교장관은“베트남은 북한이 필요한 사회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까오 시 끼엠/전 베트남 국영은행 총재 : "개혁 이전 베트남의 출발점은 지금의 북한과 비슷했습니다. 여러 가지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국빈 방문이 이뤄진다면,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물론 하노이 인근 공업단지, 농업단지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베트남의 대표 무역항이자 IT, 자동차 등의 첨단 공장들이 밀집한 하이퐁이 대표적 방문 후보지로 꼽힙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베트남 정부의 최고 의전을 받는 모습을 북한 주민들은 물론 외부에도 과시할 수 있고, 경제현장 방문을 통해 미래지향적 지도자란 이미지도 강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1995년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뤄낸 베트남.

[빌 클린턴/전 미국 대통령/1995년 7월 : "나는 오늘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다고 발표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베트남의 발전상을 통해 비핵화 이후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나름대로 사회주의체제 또 공산당의 당 입지, 소위 말하는 당의 위상 이런 것들이 그대로 어느 정도 유지된 상태로 체제 개혁개방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상당 부분 북한도 학습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부분들은 수용하려고 하는 그런 자세를 아마 취하지 않을까 싶죠."]

비건 대표의 방북을 전후로 2차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가 발표됐지만, 북한 매체는 아직까지 비건 대표가 방북했던 사실은 물론, 회담 개최가 확정됐다는 소식조차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여 전부터 북미회담 개최사실을 대대적으로 공표하고, 보름 전 즈음 세부 일정을 공개했던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조선중앙TV/2018년 5월 : "6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는 조미 수뇌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문재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북한의 침묵 행보는 2차 북미회담에 대한 미국의 태도와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의 대북 신중론에서 태도를 바꿔, 2차 북미회담 띄우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집권 초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핵 미사일에 집착하는 로켓맨이라고 비난하며 전쟁 위협까지 불사했던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9월 : "로켓맨은 자신과 정권에 대한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앞으로 경제 로켓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 발전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2017년 북한과 미국 사이에 긴장이 매우 고조됐을 때는 그 발언이 북한을 상당히 비난하는 의미였지만 같은 의미를 가진 그런 단어를 이번에는 북한의 경제 발전과 개발에 어떤 일종의 청사진으로 그런 의미를 부여해서 썼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그런 경제적인 번영이 앞에 있다는 그런 메시지를 일관되게 지금 보내고 있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6일,“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킨다면 북한 주민들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보다 명확한 진전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고강도 대북압박 메시지인 셈입니다.

이례적인 침묵 모드에 들어간 북한과, 연일 2차 북미회담 띄우기에 나선 미국.

북미 두 나라가 이렇게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지난주 2박 3일간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비건 대표의 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2박 3일 동안의 실무협상.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와 만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논의의 수준은 합의문을 작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에서 돌아온 비건 대표가 “해결해야 난제들이 있다”며 이번 협상은 협상이라기보다 입장 타진이었다고 전했기 때문입니다.

관건인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해 북미 간 힘 겨루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발언입니다.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스웨덴의 방문을 통해서 또 북한과 미국 사이 2박 3일간의 일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도 북한과 미국 사이 입장은 확인이 됐다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럼에도 이번 평양 실무회담에서 다시 한 번 서로 간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라고 밝힌 것은 여전히 북미 간에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 당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미 간에 4개 항에서 합의가 이뤄졌었다면서, 각 조항마다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이에 더해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번 주 문희상 국회의장 등 우리 국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12개 이상의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두 언급을 종합해볼 때 북미가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의 구체적 진전을 위해 12개 정도의 의제를 놓고 북미 간에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12개 의제까지는 합의를 했기 때문에 12개 의제를 어떻게 배열하고 순서를 정할 것인지가 2차 실무협상의 핵심내용이고 거기에서 예를 들면 쟁점이 이런 거죠. 선비핵화 조치로 영변에 대해 일정한 동결 조치를 한 다음에 그러면 제재는 언제 해제해줄 것인지 그게 시퀀싱이죠, 소위 순서를 정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순서 정하기가 이번에 아마 핵심 협상 내용이 되고 그다음에 그렇게 순서 정한 것들을 초안 문항으로 만드는 거예요."]

이제 핵심 사인들에 대한 실제 협의는 다음 주 열릴 추가 실무 협상과 정상 간 담판의 몫이 됐습니다.

청와대는 북미 간의 추가 실무협상이 내일 이후 아시아의 제3국에서 열린다는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서 막바지 실무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핵화 논의의 실질적 성과를 거둬야 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모두 최종 줄다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낮은 단계의 비핵화와 상응조치만 오가는 스몰딜로 회담이 마무리될지, 아니면 통 큰 빅딜이 이뤄질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밑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도 이 협상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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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2차 북미회담 준비 한창…“아직 난제 남아 있어”
    • 입력 2019-02-16 08:12:34
    • 수정2019-02-16 09:55:51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2월 16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대하는 북한과 미국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경제로켓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반면, 북한은 회담 개최 사실도 보도하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주 북미 2차 실무협상을 시작으로 핵심 사안에 대한 두 나라 협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 <이슈&한반도>는 회담 준비 작업에 들어간 베트남 현지 모습과 진검 승부를 앞둔 북미 두 나라의 표정 살펴봤습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김정은 위원장의 검은색 관용차가 행사장으로 들어서자 군 장병들이 일제히 환호합니다.

지난 8일,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1주년을 맞아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는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모습입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군의 경제 건설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조선중앙TV/2월 9일 :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의 관건적인 해인 올해에 인민군대가 한몫 단단히 해야한다고 강조하신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군사 강국보다는 경제 발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겁니다.
지난해 건군절에선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연설하고 전략무기를 과시하기도 했던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2월 :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1mm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들지 못하게 하여야 하겠습니다."]

올해는 열병식 대신 공훈국가합창단의 공연이 곁들여진 연회로 건군절을 기념했습니다.

[북한 노래 ‘사회주의 지키세’ : "검은 구름 몰아치고 유혹의 바람 불어도, 향도성 따라서 사회주의 나간다."]

수차례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공연에 만족감을 표시하고, 자신이 친필 서명을 한 체제 선전곡, ‘우리의 국기’가 나오자 노래를 따라 부르며 손동작을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와 함께,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속도가 붙자 불안해하는 군부를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무대로 하노이가 낙점되면서, 회담 준비 작업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협의하기 위해 베트남 외교장관이 평양을 방문했고, 하노이에서는 북미 양측이 숙소와 경호 사항들을 점검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북한은 2차 북미회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긴 설 연휴를 끝낸 베트남 하노이. 관공서와 학교들이 문을 열었고, 거리의 교통 체증도 다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모습도 눈에 띕니다.

거리 곳곳 경찰들의 수가 평소보다 늘었고, 북미 회담장소로 유력한 국립 컨벤션센터는 경비가 한층 강화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들 역시 촬영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보안이 강화됐거나, 예약을 받지 않는 모습입니다.

[크라운 플라자 호텔 관계자/음성변조 : "그 기간에 정부가 예약을 해서 정부를 위해 방을 비워 두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미 회담을 전후로 한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국빈 방문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사된다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1964년 베트남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래 55년 만에 북-베트남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셈입니다.

[조선중앙TV/2016년 7월 : "호지명(호치민) 주석은 수령님보다 나이가 22살이나 위였으나 우리 수령님의 숭고한 국제주의적 의리에 감격하여..."]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해 11월 말 베트남을 다녀갔습니다.

이 때 베트남 개혁, 개방 모델인 이른바 ‘도이머이’ 현장도 미리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팜 빈 민 베트남 외교장관은“베트남은 북한이 필요한 사회경제 발전 경험을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까오 시 끼엠/전 베트남 국영은행 총재 : "개혁 이전 베트남의 출발점은 지금의 북한과 비슷했습니다. 여러 가지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국빈 방문이 이뤄진다면,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물론 하노이 인근 공업단지, 농업단지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베트남의 대표 무역항이자 IT, 자동차 등의 첨단 공장들이 밀집한 하이퐁이 대표적 방문 후보지로 꼽힙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베트남 정부의 최고 의전을 받는 모습을 북한 주민들은 물론 외부에도 과시할 수 있고, 경제현장 방문을 통해 미래지향적 지도자란 이미지도 강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1995년 미국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뤄낸 베트남.

[빌 클린턴/전 미국 대통령/1995년 7월 : "나는 오늘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다고 발표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김 위원장에게 베트남의 발전상을 통해 비핵화 이후 청사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나름대로 사회주의체제 또 공산당의 당 입지, 소위 말하는 당의 위상 이런 것들이 그대로 어느 정도 유지된 상태로 체제 개혁개방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상당 부분 북한도 학습하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부분들은 수용하려고 하는 그런 자세를 아마 취하지 않을까 싶죠."]

비건 대표의 방북을 전후로 2차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가 발표됐지만, 북한 매체는 아직까지 비건 대표가 방북했던 사실은 물론, 회담 개최가 확정됐다는 소식조차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달여 전부터 북미회담 개최사실을 대대적으로 공표하고, 보름 전 즈음 세부 일정을 공개했던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조선중앙TV/2018년 5월 : "6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는 조미 수뇌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문재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북한의 침묵 행보는 2차 북미회담에 대한 미국의 태도와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의 대북 신중론에서 태도를 바꿔, 2차 북미회담 띄우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집권 초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핵 미사일에 집착하는 로켓맨이라고 비난하며 전쟁 위협까지 불사했던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미국 대통령/2017년 9월 : "로켓맨은 자신과 정권에 대한 '자살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앞으로 경제 로켓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 발전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2017년 북한과 미국 사이에 긴장이 매우 고조됐을 때는 그 발언이 북한을 상당히 비난하는 의미였지만 같은 의미를 가진 그런 단어를 이번에는 북한의 경제 발전과 개발에 어떤 일종의 청사진으로 그런 의미를 부여해서 썼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그런 경제적인 번영이 앞에 있다는 그런 메시지를 일관되게 지금 보내고 있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6일,“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킨다면 북한 주민들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한 약속을 이행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이번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보다 명확한 진전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고강도 대북압박 메시지인 셈입니다.

이례적인 침묵 모드에 들어간 북한과, 연일 2차 북미회담 띄우기에 나선 미국.

북미 두 나라가 이렇게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지난주 2박 3일간의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비건 대표의 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2박 3일 동안의 실무협상.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김혁철 대미특별대표와 만나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논의의 수준은 합의문을 작성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에서 돌아온 비건 대표가 “해결해야 난제들이 있다”며 이번 협상은 협상이라기보다 입장 타진이었다고 전했기 때문입니다.

관건인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해 북미 간 힘 겨루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하는 발언입니다.

[박원곤/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스웨덴의 방문을 통해서 또 북한과 미국 사이 2박 3일간의 일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도 북한과 미국 사이 입장은 확인이 됐다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럼에도 이번 평양 실무회담에서 다시 한 번 서로 간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라고 밝힌 것은 여전히 북미 간에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 당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미 간에 4개 항에서 합의가 이뤄졌었다면서, 각 조항마다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이에 더해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는 이번 주 문희상 국회의장 등 우리 국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12개 이상의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두 언급을 종합해볼 때 북미가 1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개 항의 구체적 진전을 위해 12개 정도의 의제를 놓고 북미 간에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12개 의제까지는 합의를 했기 때문에 12개 의제를 어떻게 배열하고 순서를 정할 것인지가 2차 실무협상의 핵심내용이고 거기에서 예를 들면 쟁점이 이런 거죠. 선비핵화 조치로 영변에 대해 일정한 동결 조치를 한 다음에 그러면 제재는 언제 해제해줄 것인지 그게 시퀀싱이죠, 소위 순서를 정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순서 정하기가 이번에 아마 핵심 협상 내용이 되고 그다음에 그렇게 순서 정한 것들을 초안 문항으로 만드는 거예요."]

이제 핵심 사인들에 대한 실제 협의는 다음 주 열릴 추가 실무 협상과 정상 간 담판의 몫이 됐습니다.

청와대는 북미 간의 추가 실무협상이 내일 이후 아시아의 제3국에서 열린다는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정상회담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서 막바지 실무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핵화 논의의 실질적 성과를 거둬야 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모두 최종 줄다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낮은 단계의 비핵화와 상응조치만 오가는 스몰딜로 회담이 마무리될지, 아니면 통 큰 빅딜이 이뤄질지 한반도 정세의 결정적 밑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도 이 협상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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