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여의도 책방] 정신과 의사 임세원 교수의 유작이 된 ‘희망 메시지’
입력 2019.02.17 (08:02) 여의도책방
[여의도 책방] 정신과 의사 임세원 교수의 유작이 된 ‘희망 메시지’
"내 일은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나의 일, 나의 직업이며 나는 이 직업에 만족한다. 그리고 쑥스럽긴 하지만 나는 내 일을 꽤 잘 하는 편이라고 자부하면서 살아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살에 대해 수없이 생각합니다. 생각이 구체성을 띤 계획으로 바뀌고 자살 시도로 이어지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우울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하다며,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 절망의 끝에서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마오.” 딜런 토마스

이 책은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환자들을 치료하며 쓴 평범한 임상 일기가 아닙니다.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우울증 환자들의 사례를 다룬 정신분석학 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난치성 통증에 시달리던 임세원 교수가 쓴 자신의 투병 일기이면서 마음을 다잡는 희망 메시지입니다.

육체의 고통 앞에서 이성은 무기력하게 무너져내립니다.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모든 것들이 유리처럼 산산조각나고 불안은 영혼을 먹어치웁니다. 자살을 하러온 환자들을 위로하던 그가 마찬가지로 죽음을 생각하는 처지가 되자 환자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수술도, 명상도, 자연치료법도 듣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손을 내밀어준 것은 가족이었습니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던 새벽, 밤새 죽음을 고민하던 그의 머릿속에는 따뜻한 봄날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작은 아들과 아파트 근처를 산책하던 날, 곱디 고운 벚꽃이 꽃비가 되어 우수수 쏟아집니다. 아들은 꽃잎을 잡으려고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고 겨우 작은 꽃잎 하나를 힘겹게 손에 쥐었습니다.

"아빠,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뤄진대. 내가 아빠 빨리 낫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으니까 이 꽃잎 잃어버리면 안 돼."

아픈 사람의 가족은 더 아플지도 모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병마 속에도 아이들은 밝게 자라났고 고통스러운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줬습니다.

어쩌면 죽고 싶다는 말의 진심은 그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느낄 때 자살을 시도하는 것일 뿐, 결코 죽음 그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임세원 교수는 말합니다.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말이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희망을 잃어버리면 결국 자살이라는 최후의 선택 앞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살은 결코 혼자만의 죽음이 아닙니다. 남아있는 가족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거라는 생각에 그는 매번 마음을 다잡습니다.

“Life will find a way.”

임세원 교수는 몸이 아프고 절망적인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삶은 길을 찾을 것이다."라는 말을떠올렸습니다.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괴로워도 오늘을 버티면 그렇게 밤이 찾아오고 내일이 옵니다. 또 다시 오늘을 살고 계속 오늘을 살아갑니다. 매일의 오늘, 지금 이 순간이 희망의 시작이라고 그는 믿습니다.

희망에 근거가 더해지면 신념이 되고 지독한 고통의 순간에 신념은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의지를 만들어줍니다. 스스로의 희망에 의해 구원되고 마침내 삶은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말 겁니다.


“선생님, 아프시면 안 돼요.”

임세원 교수를 찾아오던 환자들은 진심으로 걱정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워하던 임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그렇게 희망으로 딛고 있던 이 세상을 갑작스럽게 떠났습니다. 그가 떠난 뒤 유작인 된 책을 읽으면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환자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도 전해져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는 이렇게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말합니다.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마오... 이 책의 맨 처음에도 인용했던 말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와 더 유명해진 시인 딜런 토마스의 시 제목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들과 함께 이렇게 다짐하고 싶다. 결코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임세원 지음, 알키
  • [여의도 책방] 정신과 의사 임세원 교수의 유작이 된 ‘희망 메시지’
    • 입력 2019.02.17 (08:02)
    여의도책방
[여의도 책방] 정신과 의사 임세원 교수의 유작이 된 ‘희망 메시지’
"내 일은 행복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우울증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나의 일, 나의 직업이며 나는 이 직업에 만족한다. 그리고 쑥스럽긴 하지만 나는 내 일을 꽤 잘 하는 편이라고 자부하면서 살아왔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살에 대해 수없이 생각합니다. 생각이 구체성을 띤 계획으로 바뀌고 자살 시도로 이어지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우울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하다며, 죽고 싶다고 말하면서 절망의 끝에서 그를 찾아왔습니다. 그는 우울증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마오.” 딜런 토마스

이 책은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환자들을 치료하며 쓴 평범한 임상 일기가 아닙니다.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우울증 환자들의 사례를 다룬 정신분석학 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난치성 통증에 시달리던 임세원 교수가 쓴 자신의 투병 일기이면서 마음을 다잡는 희망 메시지입니다.

육체의 고통 앞에서 이성은 무기력하게 무너져내립니다. 자신을 지탱하고 있던 모든 것들이 유리처럼 산산조각나고 불안은 영혼을 먹어치웁니다. 자살을 하러온 환자들을 위로하던 그가 마찬가지로 죽음을 생각하는 처지가 되자 환자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수술도, 명상도, 자연치료법도 듣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손을 내밀어준 것은 가족이었습니다. 고통으로 몸부림치던 새벽, 밤새 죽음을 고민하던 그의 머릿속에는 따뜻한 봄날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작은 아들과 아파트 근처를 산책하던 날, 곱디 고운 벚꽃이 꽃비가 되어 우수수 쏟아집니다. 아들은 꽃잎을 잡으려고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고 겨우 작은 꽃잎 하나를 힘겹게 손에 쥐었습니다.

"아빠,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뤄진대. 내가 아빠 빨리 낫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으니까 이 꽃잎 잃어버리면 안 돼."

아픈 사람의 가족은 더 아플지도 모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병마 속에도 아이들은 밝게 자라났고 고통스러운 하루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줬습니다.

어쩌면 죽고 싶다는 말의 진심은 그게 아닐지도 모릅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이 없다고 느낄 때 자살을 시도하는 것일 뿐, 결코 죽음 그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임세원 교수는 말합니다.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말이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희망을 잃어버리면 결국 자살이라는 최후의 선택 앞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살은 결코 혼자만의 죽음이 아닙니다. 남아있는 가족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줄 거라는 생각에 그는 매번 마음을 다잡습니다.

“Life will find a way.”

임세원 교수는 몸이 아프고 절망적인 상황이 반복될 때마다 "삶은 길을 찾을 것이다."라는 말을떠올렸습니다.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괴로워도 오늘을 버티면 그렇게 밤이 찾아오고 내일이 옵니다. 또 다시 오늘을 살고 계속 오늘을 살아갑니다. 매일의 오늘, 지금 이 순간이 희망의 시작이라고 그는 믿습니다.

희망에 근거가 더해지면 신념이 되고 지독한 고통의 순간에 신념은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의지를 만들어줍니다. 스스로의 희망에 의해 구원되고 마침내 삶은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말 겁니다.


“선생님, 아프시면 안 돼요.”

임세원 교수를 찾아오던 환자들은 진심으로 걱정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워하던 임 교수는 지난해 12월 31일, 그렇게 희망으로 딛고 있던 이 세상을 갑작스럽게 떠났습니다. 그가 떠난 뒤 유작인 된 책을 읽으면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환자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도 전해져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는 이렇게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말합니다.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마오... 이 책의 맨 처음에도 인용했던 말은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와 더 유명해진 시인 딜런 토마스의 시 제목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들과 함께 이렇게 다짐하고 싶다. 결코 순순히 어둠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임세원 지음, 알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