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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노벨상’도 써먹는 아베식 외교…굴종? 실용?
입력 2019.02.18 (17:30)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노벨상’도 써먹는 아베식 외교…굴종? 실용?
처음 봤다.

주요국 정상이 밀어주고, 당겨주고 서로 위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심지어 그 대상이 '노벨 평화상'이다.

미·일 정상 간의 우애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내심 바란다는 보도들은 있었지만, 일본 아베 총리가 추천서를 써줬다니 신선한 충격이라면 충격이다.

미·일 동맹을 외교의 최고 가치로 강조하는 아베 총리 사실관계를 부정하지 않았다. 18일 국회에서 관련 질문이 있자 "노벨상위원회는 평화상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50년간 밝히지 않는다. 이 방침에 따라 코멘트를 삼가고 싶다"고 했다가, 그럼 "추천은 사실이 아니냐"는 재질문에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시인했다.

골프채 들고 뉴욕으로 찾아갔던 '아베 스타일' 외교


여기서 우리는 아베 식 외교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뉴욕으로 날아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아베 총리였다. 골프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골프채를 들고 찾아갔다. 그리고 이후 양국 정상회담 때마다 골프 회동이 뉴스의 단골 메뉴로 떠올랐다.

그러는 동안 일본의 외교는 북한을 둘러싼 급변화 속에 미국 바라기로 일관했다. 안보 상황부터 납치문제까지 미국에 모든 걸 의지하는 일본의 상황 반영일 수도 있지만, 아베식 대미 외교는 또 좀 다르다.

오죽하면 지난해 5월 북미 간 급속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속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본을 보고 유럽 지역의 한 특파원이 "북미 회담 등을 두고 미국의 태도가 자꾸 변하는데,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뭘 해도 지지하는 겁니까?"라고 외무성 관계자에게 물었을까?

그도 그럴 것이 북미 회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외교로 분위기가 급변하는 가운데 일본 외무성이 내놓은 공식 입장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였기 때문이다. 내 의견은 없고, 당신이 옳다고 하면 맞습니다라는 일본의 외교적 입장이었다.

북방 4개 섬 반환에 올인..."블라디미르 ~ "


이 같은 외교 스타일은 비단 트럼프 대통령을 대상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최근 외교적으로 아베 총리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일본명 북방 4개 섬,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 열도 일부 섬의 일본 반환 문제다.

2016년 12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자신의 고향인 야마구치의 온천장까지 초청한 아베 총리. 푸틴 대통령의 이름인 '블라디미르 ~'를 연발하며 분위기를 잡으려 했지만 군기 잡기라도 하려는 듯 푸틴 대통령은 5시간이나 회담장에 늦게 나타났고, "좋은 온천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면서도 "피로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로를 쌓지 않게 하는 겁니다"라는 말로 견제구만 팍팍 날렸다.

그 후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얼추 25,6회나 된다. 정상 간 이렇게 자주 만난 것도 기록일 테면 기록일 텐데, 북방 섬 반환은 커녕,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 문제도 사실 진전이 많지 않아 보인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북방영토의 날' 전국대회에서 "불법으로 점거돼 있다"라는 말도 빼가며 러시아의 비위를 맞추고 있지만 16일 고노 일본 외무상을 만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쿠릴 4개 섬이 러시아 주권 아래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평화조약 체결의 절대적 조건"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협상에 일체의 기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생각하는 것처럼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러시아의 속내가 읽힌다.

위안부 협상 때도 그랬다.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일본이 우리 쪽에 매달린(?) 적도 있었다.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앞두고 이 문제를 해결해 국제적인 비판 분위기를 무마, 회피하고 싶었던 아베 총리는 각종 국제무대에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해 인사를 건네는 등 많은 방법으로 호의를 표했다.

2014년 두 차례나 친서를 보내 정상회담을 요청한 것도 당시 아베 총리였다.

목표로 정하면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방법도 마다하지 않고 상대방 비위를 맞추는 아베 총리의 외교 스타일.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그 목표가 이뤄진 다음에 돌변하는 모습도 지금은 잘 알고 있다.

아베식 외교가 '굴종' 외교인지 '실용' 외교인지를 우리가 굳이 따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일본과 많은 부분에서 삐걱대고 있는 우리로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본 외교의 특성을 잘 파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노벨상 추천서까지 카드로 사용하는 일본의 총리 아닌가.
  • [특파원리포트] ‘노벨상’도 써먹는 아베식 외교…굴종? 실용?
    • 입력 2019.02.18 (17:30)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노벨상’도 써먹는 아베식 외교…굴종? 실용?
처음 봤다.

주요국 정상이 밀어주고, 당겨주고 서로 위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심지어 그 대상이 '노벨 평화상'이다.

미·일 정상 간의 우애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내심 바란다는 보도들은 있었지만, 일본 아베 총리가 추천서를 써줬다니 신선한 충격이라면 충격이다.

미·일 동맹을 외교의 최고 가치로 강조하는 아베 총리 사실관계를 부정하지 않았다. 18일 국회에서 관련 질문이 있자 "노벨상위원회는 평화상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50년간 밝히지 않는다. 이 방침에 따라 코멘트를 삼가고 싶다"고 했다가, 그럼 "추천은 사실이 아니냐"는 재질문에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이를 시인했다.

골프채 들고 뉴욕으로 찾아갔던 '아베 스타일' 외교


여기서 우리는 아베 식 외교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뉴욕으로 날아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아베 총리였다. 골프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골프채를 들고 찾아갔다. 그리고 이후 양국 정상회담 때마다 골프 회동이 뉴스의 단골 메뉴로 떠올랐다.

그러는 동안 일본의 외교는 북한을 둘러싼 급변화 속에 미국 바라기로 일관했다. 안보 상황부터 납치문제까지 미국에 모든 걸 의지하는 일본의 상황 반영일 수도 있지만, 아베식 대미 외교는 또 좀 다르다.

오죽하면 지난해 5월 북미 간 급속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 속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일본을 보고 유럽 지역의 한 특파원이 "북미 회담 등을 두고 미국의 태도가 자꾸 변하는데,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뭘 해도 지지하는 겁니까?"라고 외무성 관계자에게 물었을까?

그도 그럴 것이 북미 회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외교로 분위기가 급변하는 가운데 일본 외무성이 내놓은 공식 입장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지한다" 였기 때문이다. 내 의견은 없고, 당신이 옳다고 하면 맞습니다라는 일본의 외교적 입장이었다.

북방 4개 섬 반환에 올인..."블라디미르 ~ "


이 같은 외교 스타일은 비단 트럼프 대통령을 대상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최근 외교적으로 아베 총리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일본명 북방 4개 섬,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 열도 일부 섬의 일본 반환 문제다.

2016년 12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자신의 고향인 야마구치의 온천장까지 초청한 아베 총리. 푸틴 대통령의 이름인 '블라디미르 ~'를 연발하며 분위기를 잡으려 했지만 군기 잡기라도 하려는 듯 푸틴 대통령은 5시간이나 회담장에 늦게 나타났고, "좋은 온천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면서도 "피로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로를 쌓지 않게 하는 겁니다"라는 말로 견제구만 팍팍 날렸다.

그 후 지금까지 아베 총리가 푸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얼추 25,6회나 된다. 정상 간 이렇게 자주 만난 것도 기록일 테면 기록일 텐데, 북방 섬 반환은 커녕,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체결 문제도 사실 진전이 많지 않아 보인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북방영토의 날' 전국대회에서 "불법으로 점거돼 있다"라는 말도 빼가며 러시아의 비위를 맞추고 있지만 16일 고노 일본 외무상을 만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쿠릴 4개 섬이 러시아 주권 아래에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평화조약 체결의 절대적 조건"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협상에 일체의 기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생각하는 것처럼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러시아의 속내가 읽힌다.

위안부 협상 때도 그랬다.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일본이 우리 쪽에 매달린(?) 적도 있었다.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앞두고 이 문제를 해결해 국제적인 비판 분위기를 무마, 회피하고 싶었던 아베 총리는 각종 국제무대에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접근해 인사를 건네는 등 많은 방법으로 호의를 표했다.

2014년 두 차례나 친서를 보내 정상회담을 요청한 것도 당시 아베 총리였다.

목표로 정하면 이를 이루기 위해 어떤 방법도 마다하지 않고 상대방 비위를 맞추는 아베 총리의 외교 스타일.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그 목표가 이뤄진 다음에 돌변하는 모습도 지금은 잘 알고 있다.

아베식 외교가 '굴종' 외교인지 '실용' 외교인지를 우리가 굳이 따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일본과 많은 부분에서 삐걱대고 있는 우리로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본 외교의 특성을 잘 파악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노벨상 추천서까지 카드로 사용하는 일본의 총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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