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말레이 前 총리, 5조 원대 비자금 의혹

입력 2019.02.18 (18:07) 수정 2019.02.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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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화면에 준비된 내용이 뭔가요?

[답변]

영국 가디언지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어떤 사건을 묘사한 내용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와 피카소, 그리고 돈이 얽히고설킨 사건이 무엇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역사상 가장 큰 부패 스캔들입니다."]

세계적인 금융 스캔들.

그 중심에 선 사람은 바로 말레이시아에서 총리를 지냈던 나집 라작입니다.

나집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권력 남용과 돈세탁 등 모두 42가지.

그는 특히 나랏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45억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5조 원 규모입니다.

[앵커]

나집 전 총리가 국비를 횡령한 게 맞다면, 어떻게 가능했던 거죠?

5조 원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액수잖아요?

[답변]

때는 나집이 총리로 취임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나집 전 총리는 말레이시아 경제를 살리겠다며 국영 투자회사를 설립했는데요,

그 회사가 바로 1MDB입니다.

석유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 유치한 돈으로 에너지·관광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취지였죠.

하지만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한 결과 스위스 민간 은행의 계좌로 흘러 들러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클레어 브라운/탐사보도 기자 : "그는 네 번 나누어 국비를 (다른 곳으로) 빼돌렸어요. 채권이 발행된 원래 취지에서 벗어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5조 원이란 돈이 과연 어디로 간 걸까요?

[답변]

말레이시아 검찰은 나집과 그의 측근들이 그간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왔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나집 전 총리의 자택과 사무실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습니다.

당시 검찰이 압수한 물품에는 보석 만 2천여 점, 고가의 핸드백 5백여 개, 시계, 현금 등이 포함됐는데요.

모두 더하면 3천억 원에 이릅니다.

[아마르 싱/말레이시아 범죄조사국장/지난해 5월 : "가장 값비싼 물건은 목걸이로, 자그마치 17억 7천만 원입니다."]

아내인 로스마 만소르의 사치스러운 생활은 나집 전 총리 임기 내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수천만 원대에 고가의 핸드백을 색깔별로 가지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죠.

하지만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봉은 1억 원이 조금 넘습니다.

[앵커]

이번 스캔들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할만한 여지가 분명 있군요.

그런데 이번 스캔들, 만약 사실이라면 나집 전 총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로 보이는데요?

[답변]

네. 말레이시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핵심 인물이 있습니다.

조 로우, 말레이시아계 중국인으로 나집의 최측근에서 그를 보좌하며 비자금 조성과 돈세탁 등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집의 의붓아들과의 친분으로 발탁된 인물이라고 CNN은 보도했습니다.

이번 스캔들 수사로 로우의 사치스러운 행각이 만천하에 공개됐습니다.

특히, 그는 유명 모델인 미란다 커와 한때 연인 관계였는데 810만 달러, 91억 원어치 보석을 선물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힐튼 호텔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턴과 킴 카다시안 등 유명 인사에게도 고가의 선물을 하거나, 이들과 수차례 파티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클레어 브라운/탐사보도 기자 :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볼품없는 남자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친구를 얻는 그런 일이었죠."]

로우는 영화배우 디캐프리오에게도 피카소의 그림 등을 선물로 줬고, 그 역시도 뉴욕의 호화 저택과 요트, 비행기 등을 사는데 수천억 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사 개시 이후 로우는 종적을 감췄는데요.

당국은 그가 1MDB와 골드만삭스가 협력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그의 소재를 찾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스캔들에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연루된 겁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MDB의 자금 유치를 도와준 대가로 수수료 6천7백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두 회사 간 다리를 놓은 사람이 바로 조 로우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스캔들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자회사와 전직 직원 2명은 이미 기소된 상태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골드만삭스에 75억 달러(약 8조 4천억 원)의 벌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고, 미국 검찰 또한 수사에 나서면서 최악에는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스캔들이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인데요,

나집 전 총리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인정했습니까?

[답변]

나집 전 총리는 자신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나집 라작/전 말레이시아 총리/지난해 10월, 알자지라 인터뷰 : "사우디 왕자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1MDB에서 나오는 자금인 줄 알았다면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앵커]

필리핀에서도 이와 비슷한 초대형 스캔들이 있었죠?

[답변]

필리핀 정부는 여전히 부패 고리를 끊어내지 못해 골치를 앓고 있는데요.

그 시작이 마르코스 전 대통령입니다.

1965년 취임한 이후 20년 넘게 왕처럼 군림하며 인권 탄압과 부정부패를 저질렀죠.

그가 부정 축재한 재산, 11조 원이 넘습니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요,

마르크스의 부인인 이멜다 또한 마닐라 주지사에 있으면서 2천2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해 1심 재판에서 징역 77년형이 선고됐지만, 그녀는 보석금 320만 원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한편, 1MDB의 부채 규모가 13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죠.

현 말레이시아 정부는 빚을 갚기 위해 국채 모금 운동을 진행했는데요,

지금까지 560여억 원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결국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떠안게 됐군요.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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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말레이 前 총리, 5조 원대 비자금 의혹
    • 입력 2019-02-18 18:15:11
    • 수정2019-02-18 18:18:23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를 한눈에 보는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화면에 준비된 내용이 뭔가요?

[답변]

영국 가디언지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어떤 사건을 묘사한 내용입니다.

미국 할리우드와 피카소, 그리고 돈이 얽히고설킨 사건이 무엇인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역사상 가장 큰 부패 스캔들입니다."]

세계적인 금융 스캔들.

그 중심에 선 사람은 바로 말레이시아에서 총리를 지냈던 나집 라작입니다.

나집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권력 남용과 돈세탁 등 모두 42가지.

그는 특히 나랏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45억 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5조 원 규모입니다.

[앵커]

나집 전 총리가 국비를 횡령한 게 맞다면, 어떻게 가능했던 거죠?

5조 원은 상상을 초월하는 그런 액수잖아요?

[답변]

때는 나집이 총리로 취임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나집 전 총리는 말레이시아 경제를 살리겠다며 국영 투자회사를 설립했는데요,

그 회사가 바로 1MDB입니다.

석유를 담보로 채권을 발행, 유치한 돈으로 에너지·관광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취지였죠.

하지만 이 돈의 흐름을 추적한 결과 스위스 민간 은행의 계좌로 흘러 들러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클레어 브라운/탐사보도 기자 : "그는 네 번 나누어 국비를 (다른 곳으로) 빼돌렸어요. 채권이 발행된 원래 취지에서 벗어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5조 원이란 돈이 과연 어디로 간 걸까요?

[답변]

말레이시아 검찰은 나집과 그의 측근들이 그간 호화로운 생활을 누려왔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나집 전 총리의 자택과 사무실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습니다.

당시 검찰이 압수한 물품에는 보석 만 2천여 점, 고가의 핸드백 5백여 개, 시계, 현금 등이 포함됐는데요.

모두 더하면 3천억 원에 이릅니다.

[아마르 싱/말레이시아 범죄조사국장/지난해 5월 : "가장 값비싼 물건은 목걸이로, 자그마치 17억 7천만 원입니다."]

아내인 로스마 만소르의 사치스러운 생활은 나집 전 총리 임기 내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수천만 원대에 고가의 핸드백을 색깔별로 가지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죠.

하지만 말레이시아 총리의 연봉은 1억 원이 조금 넘습니다.

[앵커]

이번 스캔들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할만한 여지가 분명 있군요.

그런데 이번 스캔들, 만약 사실이라면 나집 전 총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로 보이는데요?

[답변]

네. 말레이시아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핵심 인물이 있습니다.

조 로우, 말레이시아계 중국인으로 나집의 최측근에서 그를 보좌하며 비자금 조성과 돈세탁 등 실무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집의 의붓아들과의 친분으로 발탁된 인물이라고 CNN은 보도했습니다.

이번 스캔들 수사로 로우의 사치스러운 행각이 만천하에 공개됐습니다.

특히, 그는 유명 모델인 미란다 커와 한때 연인 관계였는데 810만 달러, 91억 원어치 보석을 선물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힐튼 호텔의 상속녀인 패리스 힐턴과 킴 카다시안 등 유명 인사에게도 고가의 선물을 하거나, 이들과 수차례 파티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클레어 브라운/탐사보도 기자 : "재미있는 일이었어요. 볼품없는 남자가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자친구를 얻는 그런 일이었죠."]

로우는 영화배우 디캐프리오에게도 피카소의 그림 등을 선물로 줬고, 그 역시도 뉴욕의 호화 저택과 요트, 비행기 등을 사는데 수천억 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사 개시 이후 로우는 종적을 감췄는데요.

당국은 그가 1MDB와 골드만삭스가 협력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그의 소재를 찾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스캔들에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연루된 겁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MDB의 자금 유치를 도와준 대가로 수수료 6천7백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두 회사 간 다리를 놓은 사람이 바로 조 로우라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스캔들로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자회사와 전직 직원 2명은 이미 기소된 상태입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골드만삭스에 75억 달러(약 8조 4천억 원)의 벌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고, 미국 검찰 또한 수사에 나서면서 최악에는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스캔들이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인데요,

나집 전 총리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인정했습니까?

[답변]

나집 전 총리는 자신은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나집 라작/전 말레이시아 총리/지난해 10월, 알자지라 인터뷰 : "사우디 왕자로부터 받은 선물입니다. 1MDB에서 나오는 자금인 줄 알았다면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앵커]

필리핀에서도 이와 비슷한 초대형 스캔들이 있었죠?

[답변]

필리핀 정부는 여전히 부패 고리를 끊어내지 못해 골치를 앓고 있는데요.

그 시작이 마르코스 전 대통령입니다.

1965년 취임한 이후 20년 넘게 왕처럼 군림하며 인권 탄압과 부정부패를 저질렀죠.

그가 부정 축재한 재산, 11조 원이 넘습니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요,

마르크스의 부인인 이멜다 또한 마닐라 주지사에 있으면서 2천2백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지난해 1심 재판에서 징역 77년형이 선고됐지만, 그녀는 보석금 320만 원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한편, 1MDB의 부채 규모가 13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죠.

현 말레이시아 정부는 빚을 갚기 위해 국채 모금 운동을 진행했는데요,

지금까지 560여억 원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결국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말레이시아 국민들이 떠안게 됐군요.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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