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뉴스] [졸업②] “하필이면 올해 졸업” 한탄…대졸 취업난 언제부터?

입력 2019.02.19 (08:07) 수정 2019.02.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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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 만성화된 대졸 취업난

높기만 한 취업의 벽 때문에 대학 졸업식장이 썰렁해진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교육부 '대학알리미' 사이트를 보면, 2018년 대학취업률은 62.8%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 5년간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습니다. 만성화된 대졸 취업난은 언제부터일까요?

취업설명회장 앞에 길게 줄 선 대학생들.91년취업설명회장 앞에 길게 줄 선 대학생들.91년

황금의 80년대, 고난의 90년대?

1987년부터 인터넷 다시보기가 가능한 9시뉴스. 대졸 취업난에 대한 뉴스를 찾아봤습니다. 관련 소식은 1990년 처음 등장합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세계 경제가 흔들렸고 이 여파로 국내 기업들도 채용을 줄였다는 소식입니다.

'대학 졸업자 취업난'(91년 9월 14일) 리포트의 첫 문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취업전쟁의 막은 올랐습니다" 입니다. 이미 취업난이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죠. 고도성장기라 취직하기 쉽던 80년대가 마감됐다는 뜻입니다.

취업설명회장을 가득 채운 대학생들.91년취업설명회장을 가득 채운 대학생들.91년

"하필이면 올해 졸업"

IMF 외환위기 사태는 대졸 취업난을 뿌리내리게 한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98년 9시뉴스는 "졸업을 앞둔 요즘 대학 4학년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해방 이후 가장 불운한 학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심각한 취업난으로 졸업생 10명 가운데 예닐곱 명은 실업자로 나앉게 될 처지에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소식을 전합니다.

당시 한 대기업 관계자는 150~200명 모집에 지원서 7천 장이 왔다고 인터뷰했습니다.

취업설명회장이 가득 차자 바닥에 앉은 대학생들.91년취업설명회장이 가득 차자 바닥에 앉은 대학생들.91년

졸업 끝 실업 시작

21세기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2001년 9시뉴스는 올 대졸자 순수 취업률이 1970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우울한 소식을 전합니다.

2001년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23만 5천 명에 취업재수생은 16~17만 명. 취업예상자는 8만 명 수준에 그쳤습니다. 졸업이 곧 실업이 되는 시대였습니다.


명문대도 덮친 실업대란

취업난은 세칭 명문대도 봐주지 않았습니다. '실업난 무풍지대'라던 서울대에서도 2004년 사상 처음 취업박람회가 개최됐습니다.

기업 설명회에는 긴 줄이 생겨났고 도서관은 졸업식 날에도 붐볐습니다. 인터뷰에 나선 한 연세대생은 "백수가 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을 한다", 또 다른 서울대생은 "죽을 사자를 써서 4학년이라는 말도 들어봤고 저주받은 95학번이라는 말도 들어봤다"며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경제부총리 "일자리가 엄중한 상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초 외청장 회의에서 1월 고용지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일자리가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1월 실업률은 4.5%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제히 민간 부문에서 고용 여건이 나아질 이유가 없다며 회색빛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올해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은 몇 명이나 사원증을 손에 쥘 수 있을지, 지난 시절 KBS 9시뉴스는 KBS 뉴스 홈페이지 9시뉴스 코너에서 달력기능을 사용해 손쉽게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연관기사]
[그때 그 뉴스] [졸업①] 대통령 면박주고 총장은 도망가고…패기 넘치던 대학 졸업식
[그때 그 뉴스] [졸업③] ‘반세기 만의 학사모’…영정사진이 대신 받았던 졸업장들
[그때 그 뉴스] [졸업④]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이 악물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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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뉴스] [졸업②] “하필이면 올해 졸업” 한탄…대졸 취업난 언제부터?
    • 입력 2019-02-19 08:07:06
    • 수정2019-02-21 10:25:19
    그때 그뉴스
언제부터일까? 만성화된 대졸 취업난

높기만 한 취업의 벽 때문에 대학 졸업식장이 썰렁해진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교육부 '대학알리미' 사이트를 보면, 2018년 대학취업률은 62.8%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나마 지난 5년간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습니다. 만성화된 대졸 취업난은 언제부터일까요?

취업설명회장 앞에 길게 줄 선 대학생들.91년
황금의 80년대, 고난의 90년대?

1987년부터 인터넷 다시보기가 가능한 9시뉴스. 대졸 취업난에 대한 뉴스를 찾아봤습니다. 관련 소식은 1990년 처음 등장합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세계 경제가 흔들렸고 이 여파로 국내 기업들도 채용을 줄였다는 소식입니다.

'대학 졸업자 취업난'(91년 9월 14일) 리포트의 첫 문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취업전쟁의 막은 올랐습니다" 입니다. 이미 취업난이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죠. 고도성장기라 취직하기 쉽던 80년대가 마감됐다는 뜻입니다.

취업설명회장을 가득 채운 대학생들.91년
"하필이면 올해 졸업"

IMF 외환위기 사태는 대졸 취업난을 뿌리내리게 한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98년 9시뉴스는 "졸업을 앞둔 요즘 대학 4학년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이 해방 이후 가장 불운한 학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심각한 취업난으로 졸업생 10명 가운데 예닐곱 명은 실업자로 나앉게 될 처지에 있기 때문입니다"라는 소식을 전합니다.

당시 한 대기업 관계자는 150~200명 모집에 지원서 7천 장이 왔다고 인터뷰했습니다.

취업설명회장이 가득 차자 바닥에 앉은 대학생들.91년
졸업 끝 실업 시작

21세기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2001년 9시뉴스는 올 대졸자 순수 취업률이 1970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우울한 소식을 전합니다.

2001년 4년제 대학 졸업 예정자 23만 5천 명에 취업재수생은 16~17만 명. 취업예상자는 8만 명 수준에 그쳤습니다. 졸업이 곧 실업이 되는 시대였습니다.


명문대도 덮친 실업대란

취업난은 세칭 명문대도 봐주지 않았습니다. '실업난 무풍지대'라던 서울대에서도 2004년 사상 처음 취업박람회가 개최됐습니다.

기업 설명회에는 긴 줄이 생겨났고 도서관은 졸업식 날에도 붐볐습니다. 인터뷰에 나선 한 연세대생은 "백수가 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을 한다", 또 다른 서울대생은 "죽을 사자를 써서 4학년이라는 말도 들어봤고 저주받은 95학번이라는 말도 들어봤다"며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경제부총리 "일자리가 엄중한 상황"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초 외청장 회의에서 1월 고용지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일자리가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1월 실업률은 4.5%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제히 민간 부문에서 고용 여건이 나아질 이유가 없다며 회색빛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올해 학사모를 쓴 졸업생들은 몇 명이나 사원증을 손에 쥘 수 있을지, 지난 시절 KBS 9시뉴스는 KBS 뉴스 홈페이지 9시뉴스 코너에서 달력기능을 사용해 손쉽게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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