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줄줄 새 동계체전 파행…올림픽 개최국의 ‘민낯’

입력 2019.02.20 (21:42) 수정 2019.02.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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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로 100회째를 맞은 전국 동계체전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빙상장 지붕에 물이 새 6시간 넘게 경기가 지연됐는데요,

동계 올림픽 개최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또 한 번 드러냈습니다.

김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릉 빙상장 위에 방수포가 깔려 있습니다.

천장에서 새어나온 물이 빙판 위로 떨어졌는데, 장맛비라도 내린 것처럼 바닥 곳곳이 흥건하게 젖었습니다.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어 오전 11시로 예정된 대회는 늦은 오후로 연기됐습니다.

[안건휴/동북고 2년 : "이런 건 난생 처음 봤어요. 사우나 들어갔을 때 버튼 누르면 폭포수처럼 나오는 거 있잖아요. 그 정도로 쏟아졌어요."]

어제 내린 눈이 지붕에 쌓여 있다 녹으면서 천장 사이로 물이 샌 겁니다.

낙후된 시설을 보수하지 않은 채 대회를 치른 대한체육회의 무책임함에 일선 지도자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장만열/빙상 지도자 : "이게 벌써 몇 년째 제기된 문제인데 체육회는 아예 신경도 안썼어요.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오후 5시부터 경기를 재개했지만, 계속 빙판 위에 물이 떨어지고 있어 선수들의 안전도 위협받았습니다.

["지금 저렇게 빗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괜찮은 건가요?"]

[나윤수/KBS 빙상 해설위원 : "지금 선수들 경기하는 데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요, 스케이트 날이 얼지 않은 곳에 들어가게 되면 크게 다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태릉 빙상장의 관리 주최인 대한체육회는 올해까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설 보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체육회는 긴급 예산을 배정해 방수 시설을 보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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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줄줄 새 동계체전 파행…올림픽 개최국의 ‘민낯’
    • 입력 2019-02-20 21:45:29
    • 수정2019-02-20 21:48:25
    뉴스 9
[앵커]

올해로 100회째를 맞은 전국 동계체전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빙상장 지붕에 물이 새 6시간 넘게 경기가 지연됐는데요,

동계 올림픽 개최국의 부끄러운 민낯을 또 한 번 드러냈습니다.

김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태릉 빙상장 위에 방수포가 깔려 있습니다.

천장에서 새어나온 물이 빙판 위로 떨어졌는데, 장맛비라도 내린 것처럼 바닥 곳곳이 흥건하게 젖었습니다.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 없어 오전 11시로 예정된 대회는 늦은 오후로 연기됐습니다.

[안건휴/동북고 2년 : "이런 건 난생 처음 봤어요. 사우나 들어갔을 때 버튼 누르면 폭포수처럼 나오는 거 있잖아요. 그 정도로 쏟아졌어요."]

어제 내린 눈이 지붕에 쌓여 있다 녹으면서 천장 사이로 물이 샌 겁니다.

낙후된 시설을 보수하지 않은 채 대회를 치른 대한체육회의 무책임함에 일선 지도자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장만열/빙상 지도자 : "이게 벌써 몇 년째 제기된 문제인데 체육회는 아예 신경도 안썼어요.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오후 5시부터 경기를 재개했지만, 계속 빙판 위에 물이 떨어지고 있어 선수들의 안전도 위협받았습니다.

["지금 저렇게 빗물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괜찮은 건가요?"]

[나윤수/KBS 빙상 해설위원 : "지금 선수들 경기하는 데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요, 스케이트 날이 얼지 않은 곳에 들어가게 되면 크게 다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태릉 빙상장의 관리 주최인 대한체육회는 올해까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시설 보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체육회는 긴급 예산을 배정해 방수 시설을 보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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